Ⅰ. 서론
최근 국내 쌀 소비량은 점진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반면, 수요량 대비 공급과잉으로 불균형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2018년부터 ‘논 타작물 재배 지원 사업’이 시행되고 있다(MAFRA, 2020). 타작물로의 전환 면적은 콩과 사료작물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전세계적인 기후변화로 인해 곡물 작황불안, 초지 및 조사료 생산 감소, 바이오 에너지 생산에 따른 곡물 수요 증대 등의 다양한 변동성에도 직면하고 있다 (KREI, 2018). 따라서 국제곡물 수급 불안으로 인한 식량안보가 대두되는 상황을 고려하였을 때, 논 작물 재배면적 감소는 줄이면서 쌀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해 총체벼 사일리지를 생산하여 가축에 게 급여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MAFRA, 2020). Kim et al. (2019)은 총체벼를 곤포 사일리지로 제조하여 한우에게 급여하였 을 때, 도체중과 일당증체량이 개선되었으며, 이로 인해 수입조사 료 대체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사일리지는 다즙질 조사료의 혐기적 발효과정에서 유산균이 당을 분해하여 lactate를 생산함으로 pH를 빠르게 낮추어 유해균의 성장을 억제하게 되며, 이로 인하여 조사료의 저장성이 개선된다 (McDonald et al., 1991). 일반적으로, 사일리지 발효품질은 조사 료의 수확시기, 수분함량, 세절 길이, 충진과 답압, 첨가제 등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되며, 적절한 발효 조건을 갖추지 못할 경우 사일로 내에서 곰팡이, clostridia 등의 유해균이 증가하여 발효 품질이 떨어지게 된다(McDonald et al., 1991). 유산균을 함유한 미생물제제는 사일리지 발효품질 개선을 위한 대표적인 첨가제로, 발효대사산물에 따라서 homo형과 hetero형으로 분류할 수 있는 데, homo형은 주로 lactate를 생성하며, hetero형은 lactate를 분해 하여 항균작용이 우수한 acetate와 propionate를 생성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Driehuis et al., 2001;Adesogan et al., 2004). 최근 Paradhipta et al. (2020)과 Joo et al. (2020)은 섬유소 분해와 항 균활성이 우수한 신규한 유산균 균주(Lactobacillus brevis와 Lactobacillus buchneri)를 선발하여 옥수수와 청보리 사일리지에 첨가하였을 때, 건물 소화율과 호기적 안정성(aerobic stability)이 개선되었다고 보고하였다.
사일로 밀도(density)는 사일로 내 산소를 배제함으로써 호기성 미생물의 성장을 억제시키는 반면, 혐기성 미생물의 성장을 촉진 하여 사일리지 발효품질을 개선시킨다(McDonald et al., 1991). 사일리지 제조 중 밀도가 충분하지 않으면 공기 투과 및 호기적 상태가 유지되어 곰팡이, 호기성 유해균 등이 증식하여 이상발효를 유도할 뿐만 아니라 건물과 영양소 손실율을 증가시키므로 사일 로의 적절한 밀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Sucu et al., 2016;Anesio et al., 2017). 하지만, 대부분의 총체벼 사일리지에 대한 연구는 소형 사일로를 이용하거나 사일로 밀도에 관한 연구는 제한적으로 수행되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조사료 생산 현장에 제조되어지는 원형 베일 사일로의 밀도와 미생물 첨가가 총체벼 곤포 사일리지 영양소 함량, 발효특성 및 호기적 안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수행하였다.
Ⅱ. 재료 및 방법
1. 사일리지 제조
총체벼(“영우” 품종)를 생산하기 위해 2020년 6월 2일에 경상 남도 진주시 소재 벼 재배 포장지에서 모내기를 실시하였으며, 기타 관리는 농장의 관행에 준하여 재배하였다. 자주식 사료작물 수확기 (Livemac Co. Ltd., Gimje, Korea)를 이용하여 10월 7일(호숙기, 49.7% DM)에 수확하고 3~5 cm 길이로 세절 후 곤포 사일리지를 제조하였다. 시험구는 베일 압력을 430 kgf(kilogram-force)/cm2와 770 kgf/cm2을 적용한 저밀도(LOW)와 고밀도 시험구(HIGH)를 두었으며, 미생물을 첨가하지 않은 무첨가구(CON)와 미생물 첨가구(INO)로 설정하였다. 실험에 이용된 미생물은 항균활성과 섬유소 분해력이 검증된 Lactobacillus brevis 5M2와 Lactobacillus buchneri 6M1 (1.0 x 105)이 1:1 비율로 혼합한 것을 이용하였으 며, 각 시험구마다 약 500 kg의 곤포 사일리지를 4개씩 제조하여 160일간 발효시켰다. 사일리지 제조 직전과 사일로 개봉 직후 시료를 채취하여 영양소 함량(2 kg), 발효특성(20 g), 미생물 성상 (1 g) 및 호기적 안정성(1 kg) 분석에 이용하였다.
2. 영양소 함량
총체벼의 영양소 함량을 분석하기 위해 채취된 시료는 65℃ 송풍 건조기에서 48시간 건조시킨 후 cutting mill 분쇄기 (Shinmyung Electric Co., Ltd., Gimpo, Korea)를 이용하여 분쇄 하고, 1 mm screen을 통과한 시료를 분석용으로 이용하였다. 건물 함량은 105℃ 건조기(OF-22GW, JEIO TECH, Korea)에서 24시간 동안 건조 후 무게를 측정하여 분석하였다. 조단백질과 조회분 함량은 AOAC법(2005)에 준하여, Kjeldahl(B-324, 412, 435 and 719Titrino, BUCHI, Germany)과 회화로(Muffle furnace, Nabertherm, Liliental, Germany)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Neutral detergent fiber (NDF)와 acid detergent fiber (ADF) 함량은 Ankom 200 fiber analyzer (Ankom Technology, Macedon, NY, USA)를 이용하여 Van Soest et al. (1991)법에 준하여 분석하였다.
3. 발효 특성
채취한 총체벼 20 g과 증류수 180 mL를 믹서기에서 30초간 혼합한 후 거즈로 걸러서 사일리지 추출물을 제조하였다. 제조 된 추출물은 pH meter(SevenEasy, Mettler Toledo, Greifensee, Switzerland)를 이용하여 pH를 분석하였다. Volatile fatty acid (VFA) 함량은 auto sampler (L-2200, Hitachi, Tokyo, Japan), UV detector (L-2400, Hitachi, Tokyo, Japan) 및 column (MetaCarb 87H, Varian, CA, USA)이 설치된 HPLC를 이용하여 분석하였으며(Adesogan et al., 2004), 암모니아태 질소(NH3-N) 함량은 비색법에 준하여 분석하였다(Chaney and Marbach, 1962).
4. 미생물 성상과 호기적 안정성
미생물은 채취한 총체벼 1 g과 멸균 희석액(0.84% NaCl)으로 10진 희석법에 따라 희석 후 균 수 측정을 위하여 각 희석 단계 의 희석액을 사용하였다. 유산균(Lactic acid bacteria, LAB)은 Lactobacilli MRS agar media(MRS, Difco, Detroit, MI, USA) 에 희석액 100 uL를 도말하여 30℃에서 48시간 배양 후 균 수(log10 cfu/g)를 측정하였다. 곰팡이(Mold)와 효모(Yeast)는 Potato Dextrose Agar (PDA, Difco, Detroit, MI, USA)를 이용 하여 분석하였다. 분석은 3반복으로 수행하였으며, 반복들의 평 균값을 통계분석에 이용하였다. 호기적 안정성(Aerobic stability) 은 Arriola et al. (2012)의 방법에 준하여, 사일로 개봉 직후 채 취한 시료(1 kg)를 용기에 넣고 2개의 온도 센서(MORGANTM TR-60CH, Hongkong, China)를 각 사일리지 심부에 설치한 후 30분 간격으로 온도를 기록하였다. 추가적인 4개의 온도 센서는 이용하여 실내 온도를 측정하였으며, 사일리지 심부 온도가 실내 온도보다 2℃ 이상 증가하는 시간을 측정하여 분석에 이용하였다.
5. 통계처리
본 시험은 2(미생물 첨가제; CON vs. INO) × 2(사일로 밀도; LOW vs. HIGH) factorial design으로 수행되었으며, 본 시험에서 얻어진 결과는 PROC GLM SAS program (v. 9.1 program, 2002) 을 이용하여 사일로 밀도, 미생물 및 상호작용 효과를 분석하였 다. 처리구간 유의성 검정은 Tukey test (p<0.05)로 실시하였다.
Ⅲ. 결과 및 고찰
1. 영양소 함량
사일리지 제조 전 총체벼의 영양소 함량은 Table 1과 같았다. 총체벼의 건물, 조단백질, 조지방, 조회분, NDF 및 ADF 함량은 각각 49.7, 9.59, 2.85, 6.74, 39.7 및 21.9%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본 연구에서의 총체벼 영양소 함량은 타 연구에서 이용된 총체벼 영양소 함량과 유사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되었다(Takahashi et al., 2005;Lee et al., 2021).
사일리지 제조 후 160일간 저장한 총체벼 곤포 사일리지의 영 양소 함량은 Table 2와 같았다. 미생물 첨가와 밀도에 따라 모든 시험구간 유의적인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p>0.05). Weinberg et al. (2007)은 사일리지 제조 시 L. plantarum을 비롯한 다양한 LAB를 첨가하였을 때 DM 함량이 감소하였지만, L. buchneri를 첨가할 경우에는 증가한다고 보고하였다. 본 연구에서 총체벼 곤 포 사일리지의 건물함량이 시험구간 차이가 없었던 것은 L. buchneri와 L. brevis를 포함하는 혼합형 LAB를 사용하였기 때 문인 것으로 사료된다. 한편 사일로 밀도는 사일리지의 발효품질 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지표로 간주될 수 있는데, 전분과 같은 비섬유성 탄수화물은 사일로 밀도와 양의상관관계를 가지는 반 면, NDF와 ADF와 같은 섬유성 탄수화물은 음의상관관계를 나 타낸다 보고되었다(Krüger et al, 2020). 또한 사일로 밀도가 높 을수록 사일리지 발효품질은 개선되지만, 사일리지의 저장성 개 선 효과는 미미하고 건물 손실량은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Han et al., 2004;Tian et al., 2020).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사 일로 밀도가 총체벼 곤포 사일리지의 영양소 함량에는 영향을 미 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곤포 사일리지 제조 시 수분함량 (50.3%)이 낮아서 사일로 내 발효가 적게 일어났으며, 이로 인해 사일로 밀도에 따른 효과가 적게 나타난 것으로 사료된다. 한편, 본 연구결과에서 낮은 유기산 발생량(0.82∼1.26%)과 다소 높은 pH(4.58∼4.86)는 사일리지 저장기간 중 발효가 미약하게 일어났 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2. 발효특성
사일리지 제조 후 160일간 저장한 총체벼 곤포 사일리지의 발효 특성을 조사한 결과는 Table 3과 같았다. 사일리지 pH와 NH3-N 함량은 LAB 첨가제와 사일로 밀도 차이에 의한 영향은 없었다 (p>0.05). 하지만, lactate 함량은 CON 시험구가 INO 시험구에 비해 유의적으로 높게 나타났으며(p<0.001; CON vs. INO = 0.77 vs. 0.39%), acetate 함량은 시험구간 차이가 없었으나 propionate 함량은 INO 시험구가 CON 시험구에 비해 유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p<0.001; INO vs. CON = 0.11% vs. ND). 이로 인해 lactate와 acetate 비율은 CON 시험구에서 유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p=0.001; CON vs. INO = 2.59 vs. 1.21). 선행연구에서 총체벼 사일리지의 pH는 4.50~5.00 수준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본 연구의 결과와 유사하였다(Wanapat et al., 2014;Lee et al., 2021). 한편, 본 연구에서 사용된 L. brevis 5M2와 L. buchneri 6M1 균주는 선행연구에서 조사료 중 당을 분해하여 lactate를 생성하고, 이를 다시 acetate나 propionate로 전변시키는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확인되었다(Paradhipta et al., 2020). 본 연구에서도 INO 시험구에서 선행 연구들과 유사한 결과를 나타났었는데, 이는 L. brevis 5M2와 L. buchneri 6M1 첨가로 인해 lactate가 acetate 또는 propionate로 전변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사료된다. 한편, 사일로 밀도가 증가할수록 총체벼 곤포 사일리지의 pH (p=0.041, LOW vs. HIGH = 4.66 vs. 4.78)는 증가하고, lactate 함량(p=0.004, LOW vs. HIGH = 0.64 vs. 0.51)은 감소하였다. Sucu et al. (2016)은 사일로 밀도가 옥수수 사일리지와 수단그라스 사일리지의 발효품질(NH3-N, acetate 및 butyrate)에 영향을 미친 다고 보고하였다. 본 연구에서도 사일로 밀도가 pH와 lactate 함량에 영향을 미쳤으나, 시험구간 차이는 매우 적었다. 이러한 결과는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사일리지 제조 시 총체벼의 수분 함량이 낮음으로 인해 발효가 적게 일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사료 된다.
3. 미생물 및 호기적 안정성
사일리지 제조 후 160일간 저장한 총체벼 사일리지의 미생물 성상과 호기적 안정성(aerobic stability)을 조사한 결과는 Table 4와 같았다. LAB는 시험구간 유의적인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으 며(p>0.05), 곰팡이는 검출되지 않았다. L. brevis 5M2와 L. buchneri 6M1을 포함한 혼합형 LAB 첨가구(INO)가 CON 시험 구에 비해 yeast(p<0.001, INO vs. CON = 9.22 vs. 8.25 log10 cfu/g)와 호기적 안전성(p<0.001, INO vs. CON = 240 vs. 87.6 h)이 높았으나, LAB(p=0.004, INO vs. CON = 7.93 vs. 8.24 log10 cfu/g)는 낮았다. 하지만, 사일로 밀도는 LAB, yeast, mold 및 호기적 안전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p>0.05). 본 연구 에서 이용된 미생물인 L. brevis 5M2와 L. buchneri 6M1은 선 행연구에서 항균활성이 우수한 헤테로형 LAB로 확인되었다 (Paradhipta et al., 2020). 일반적으로 헤테로형 LAB는 발효과정 에서 생성된 lactate를 acetate 또는 propionate로 전변시킴으로 인해 사일리지 저장기간 중 pH가 서서히 낮아지며, 이로 인해 발효초기에 호기성 미생물의 성장이 많이 일어나는 단점이 있는 데(McDonald et al., 1991), 본 연구에서도 미생물을 첨가한 INO 시험구에서 yeast가 증가한 결과와 일치하였다. 한편, 헤테로형 LAB에 의해 생성된 acetate와 propionate는 강력한 항균활성이 있어서 사일로 개봉 후 사일리지의 호기적 안전성 개선에 크게 기여한다(Driehuis et al., 2001;Adesogan et al., 2004;Paradhipta et al., 2019;Joo et al., 2020;Paradhipta et al., 2020). 따라서 본 연구에서 혼합형 LAB 첨가구에서 호기적 안전성이 CON 시험구에 비해 약 3배 정도 개선된 것은 헤테로형 LAB 발효에 의한 propionate 함량 증가에 기인하는 것으로 사료된다.
Ⅳ. 요약
본 연구에서는 미생물 첨가제와 사일로 밀도가 총체벼 곤포 사일리지의 영양소 함량, 발효특성 및 호기적 안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고자 수행하였다. 미생물 첨가와 사일로 밀도는 사일리지의 영양소 함량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하지만, INO 시험구에서 lactate 함량, lactate와 acetate 비율 및 LAB는 감소 하였고, propionate 함량, yeast 및 호기적 안전성은 증가하였 다. 사일로 밀도는 pH와 lactate 함량에 영향을 미쳤으나, 처리 구간 차이는 매우 적었다. 이상의 결과에서, L. brevis 5M2와 L. buchneri 6M1을 포함한 혼합형 LAB 첨가제 사용은 총체벼 곤포 사일리지의 호기적 안전성 개선에 유리하며, 사일로 밀도는 베일 압력이 430∼770 kgf/cm2일 때 정상적인 사일리지 발효가 일어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