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우리나라는 2005년까지만 해도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재배 면적이 약 12 천ha로서 연간 약 500톤 정도의 종자가 파종되었으나, 현재 재배면적은 약 106 천ha로 연간 약 6,000~7,000톤 정도의 종자가 소요되고 있다 (MAFRA, 2024).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는 9월 하순부터 10월 중하순까지 파종하여 이듬해 5월 상순부터 양질조사료로 수확하여 가축에 이용하는 동계 사료작물이다 (Kim, 1991). 그러나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는 내한성이 약하여 월동 중 동사할 가능성이 있어 우리나라의 남부지역에서 주로 재배 되었다. 이러한 재배지역을 중부 및 중북부지역으로 확대하기 위해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에서는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내한성 품종 육성과 보급 확대 연구사업을 1995년부터 지속적 추진하여 ‘화산 101호’ (Choi et al., 2000), ‘코윈마스터’ (Choi et al., 2008) ‘코윈어리’ (Choi et al., 2011), ‘그린팜’ (Ji et al., 2011) 등 국내 기후 적응성이 우수한 내한성 품종을 육성하였다. 이 품종들은 외국에서 육성된 도입품종보다 추위에 강하고 건물 생산성이 우수하며 (Choi et al., 2018), 특히 중부 및 중북부지역에서 생산 능력의 우수성이 실증되었다 (Kim et al., 2015). 이와 같이 추위에 강한 내한성 품종의 육성과 안전 재배 기술의 보급으로 현재 우리나라에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재배지역은 강원도까지 확대되고 있고 이에 따라 국내 육성품종에 대한 종자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 기후조건에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는 6월 하순부터 장마기로 들어가기 때문에 종자생산은 조생종이 만생종보다 유리하다 (Kim et al., 2010). 또한 남부지역 간척지에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생육은 타 작물에 비해 양호하고 (Shin et al., 2005), 종자 생산성도 우수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Nam et al., 2020). 종자의 건조방법은 태양열을 이용하는 자연건조와 건조기계를 이용하는 인공건조방법이 있다. Parimala et al. (2013)는 종자의 자연건조 방법은 가장 일반적인 건조 방법으로서 값싸고 손쉽게 건조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건조 시간이 길고 넓은 건조장 면적이 필요하며, Smelik et al. (2021)는 종자 수확시기에 강우가 잦고 습한 기후의 국가에서는 인공 건조가 필요하나 에너지 비용으로 인한 경제적인 측면과 종자의 품질 저하를 고려하여 가장 적합한 종자 건조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하였다. 종자 건조장의 대기 온도, 상대습도 및 공기 흐름은 자연건조 중인 종자의 효율적인 건조에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Cabrera, 1991). 종자의 건조과정에서 온도와 습도는 종자의 발아력을 떨어뜨리는 가장 기본적인 요인이며 (Barrozo et al., 2014), 수분을 가진 종자의 호흡으로 만들어진 열이 발산되지 않고 축적이 되면 종자의 품질을 낮추는 원인이 될 수 있다 (Hill and Johnstone, 1985).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종자의 자연건조 기간 중 발생할 수 있는 강우에 대응하기 위해 종자 건조 중 매트를 포개어 덮음으로써 공기의 흐름이 일정 시간 동안 차단되었을 때, 건조 중인 종자의 수분함량과 종자 두께 및 보관 기간에 의한 종자의 발아율 변화를 구명하기 위하여 수행하였다.
Ⅱ. 재료 및 방법
1. 시험지역 및 품종
본 연구는 남부지역 간척지를 활용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종자 생산기반을 구축하기 위하여 전남 장흥지역 간척지에서 2023년 6월 9일부터 11일까지 수행되었고, 김제지역 새만금 간척지에서 2024년 6월 18일부터 20일까지 수행되었다. 종자생산을 위한 시험품종은 2023년 장흥 지천 간척지 (N 34°37’44.42”, E 126°57’49.33”)에서는 조생종인 그린콜 (Ji et al., 2018)로 하였고, 2024년 김제 새만금 간척지 (N 35°50’18.54“, E 126°42’ 40.18“)에서는 중생종인 스파이더(RDA, 2024)로 하였다. 종자 보관 후 경과 시간별 2개 지역 보관장소의 대기 온도와 상대습도를 12시간 간격으로 조사한 결과는 Table 1과 같다. 장흥 지천 간척지에서 종자 보관장소의 외기 온도는 평균 24.7℃, 상대습도는 70.1%였다. 김제 새만금 간척지에서 종자 보관장소의 외기 온도는 평균 25.3℃, 상대습도는 45.8%였다.
2. 시험종자 및 처리내용
본 시험용 종자의 수분함량은 컴바인으로 수확된 종자를 방수용 종자 건조 매트 위에 종자 펼침 두께를 달리하여 태양을 이용한 자연건조로 수분함량을 약 15, 25 및 30%로 인위적으로 조절하였다. 보관 전 인위적으로 조절한 종자의 실제 수분함량의 조사는 10 g의 종자를 200 mL 유리 비이커에 담아 약한 온도의 전자레인지 (Microwave oven)에서 종자 무게의 변화가 없을 때까지 반복하여 건조시켰고, 건조 전ㆍ후의 종자 무게 차이로 수분함량을 환산하였다. 수분이 조절된 종자를 폭 30cm 길이 40 cm 규격의 비닐봉투에 10, 15 및 20 cm 두께로 넣은 후 공기를 차단하고 그늘진 곳에 보관하였다. 보관 중인 종자는 12시간 간격으로 48시간까지 온도 변화를 조사하였고, 발아시험용 종자는 12시간 간격으로 48시간까지 채취하여 종이봉투에 넣어 약 35℃ 송풍조건기에서 48시간 건조 후 밀봉하여 150일 정도 6℃ 냉장고에 보관하였다.
3. 수분함량 및 발아율 조사
공기흐름 차단조건에서 48시간 보관 후 종자의 수분함량은 시료채취 후 밀봉 보관된 1g의 종자를 105℃ 항온기에서 3시간 이상 건조하여 건조 전ㆍ후 종자 무게의 차이로 수분함량을 환산하였다. 종자의 발아율은 지름 9 cm 페트리디쉬에 여과지를 깔고 50립을 치상하여 25℃ 항온기에서 14일간 발아되는 개체수를 환산하였다.
4. 통계처리
시험연구결과들은 SPSS (IBM SPSS Statistics for Windows, Version 29.0.; IBM Corp., Armonk, NY, USA)로 변수 간 평균의 표준오차와 p value를 이용하여 통계적 유의성을 검정하였다.
Ⅲ. 결과 및 고찰
1. 종자의 수분함량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종자를 자연(태양)건조 방법으로 건조할 때 종자의 공기흐름 차단 시간에 따라 종자의 수분함량 변화가 조사되었다. 종자의 수분함량을 인위적으로 15, 25 및 30%로 조절한 종자의 실제 수분함량은 15.3∼15.9, 22.3∼22.8 및 26.6∼ 28.0%였으며, 이 종자들을 10, 15 및 20 cm 저장 두께로 48시간 동안 공기의 흐름을 차단한 후 수분함량의 변화는 Table 2와 3과 같다. 2023년 6월 9일부터 6월 11일까지 48시간 동안 장흥지역의 종자 저장장소에서 공기흐름을 차단하여 48시간 동안 저장된 종자의 수분함량은 저장 두께 간에 유의적인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Table 2). 한편 2024년 6월 18일부터 6월 20일까지 48시간 동안 김제지역의 종자 저장 장소에서 공기흐름을 차단하여 48시간 저장된 각각의 다양한 수분함량의 종자는 저장 두께 간에는 유의적인 차이가 없었으나 보관 전보다 48시간 후 종자의 수분함량은 유의적으로 감소하였다 (p<0.000). 이러한 결과는 종자의 건조는 종자의 수분이 수증기의 형태로 종자에서 제거되고 주변 공기에 흡수되어 수분함량의 평형이 이루어지는 과정으로서 대기 온도, 상대습도 및 공기흐름 속도 등 여러 가지 환경 요인이 종자 건조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 (Cabrera, 1991, Barrozo et al., 2014)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며, 김제 새만금 간척지에서 종자 보관장소의 외기 온도 및 상대습도는 장흥 지천 보다 외기온도는 다소 높고, 습도는 다소 낮은 기상조건 (Table 1)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Parimala et al. (2013)은 종자의 건조는 종자 표면의 수분이 먼저 증발이 되고 이어서 종자의 내부 층에서 표면으로 수분이 전파되어 건조된다고 보고하였다. 이러한 결과로 보아 건조 중인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종자는 수분함량이 30% 이하로 건조가 진행된 경우, 공기흐름 차단 등 건조조건이 다소 불량하여도 대기의 상대습도가 46% 정도로 낮은 경우 종자의 수분 감소는 미세하게나마 계속 일어나는 것으로 판단된다.
2. 종자의 온도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종자를 자연(태양)건조 방법으로 건조할 때 종자의 흐름이 차단된 시간에 따라 종자의 온도 변화가 조사되었다. 전남 장흥지역의 기상환경에서 공기흐름을 차단하여 48시간 동안 저장된 종자의 온도는 Table 4와 같이 종자의 수분 함량, 저장 두께 및 저장기간 간에 유의적인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p<0.000). 이때 저장 12시간 후 종자의 온도는 저장 종자의 수분함량이 높고 저장 두께가 두꺼울수록 높게 나타났다. 또한 종자 저장 12시간 후 종자의 온도가 가장 높았으며, 그 이후부터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외기와 비슷하게 종자의 온도가 유지 되었다. 한편 전북 김제지역의 기상환경에서 공기흐름을 차단하여 48시간 동안 저장된 종자의 온도는 Table 5와 같이 종자의 수분함량, 저장 두께 및 저장기간 간에 유의적인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p<0.000). 이때 저장 24시간 후 종자의 온도는 저장 종자의 수분함량이 높고 저장 두께가 두꺼울수록 높게 나타났다. 또한 종자 저장 24시간 후 종자의 온도가 가장 높았으며, 그 이후 부터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외기와 비슷하게 종자의 온도가 유지되었다. 이상의 2개 시험장소에서 수행된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종자 저장 후 이른 시간인 12∼24시간에 종자의 수분함량이 27∼28%로 높고 저장 두께가 15∼20cm로 두꺼울수록 종자의 온도가 유의적으로 높았으나 그 차이가 1∼2℃ 정도로 크지 않았고 최고의 종자 온도는 30℃ 정도였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Hill and Johnstone (1985)에서 보고된 것처럼 종자의 건조과정에서 종자의 수분함량의 영향으로 발생된 호흡열은 종자의 품질을 손상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나, 종자 건조과정에서 35∼40℃의 저온건조는 건조 후 종자의 활력이 높았으며 (Moreno et al., 2022), 22∼ 40℃에서 목초 종자의 건조는 최고 발아율을 보였다 (Stanisavljevic et al., 2013)는 보고를 고려할 때, 자연건조 중인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종자의 수분함량이 27∼28% 정도인 경우는 공기의 흐름을 차단하고 15∼20cm 두께로 48시간 동안 보관해도 종자의 온도는 최고 30℃ 정도로서 종자의 품질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사료된다.
3. 종자의 발아율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종자를 자연(태양)건조 방법으로 건조 할 때 종자의 흐름이 차단된 시간에 따라 종자의 발아율 변화가 조사되었다. 전남 장흥지역 종자 저장장소 기상환경에서 공기흐 름을 차단하여 48시간 동안 저장된 종자의 발아율은 Table 6과 같이 종자의 수분함량 간에는 유의적인 차이가 없었고, 저장 두께 및 저장기간 간에 유의성이 있었다 (p<0.000). 그러나 종자의 저 장 두께(10, 15 및 20cm)의 차이에 따른 발아율의 변화는 두께에 따른 일정한 변화는 없었고, 저장기간(12, 24, 36 및 48시간)에 따른 발아율의 변화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차이가 없었다. 특히 24, 36 및 48시간 동안 공기흐름을 차단했던 종자의 발아율이 공 기흐름 차단 전 종자의 발아율보다 오히려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Stanisavljevic et al. (2013;2014)에서 보고된 바와 같이 종자 수확 후 전통적 건조 방법으로 30℃의 좋은 온도 조건 에서 잘 건조된 종자는 휴면이 높게 유지되고 종자 수확 후 70℃ 의 온도 조건 등 나쁜 조건에서 건조된 종자는 휴면이 빨리 타파 되어 발아가 빨리 된다는 연구 결과와 비슷하다. 공기흐름 차단이 없이 양호한 조건에서 건조된 종자는 높은 휴면 수준을 유지하여 종자의 발아율이 낮게 나타나고, 공기의 차단으로 불량한 환경에 처했던 종자는 휴면이 일찍 타파되어 발아율이 더 높게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전북 김제지역 종자 저장장소의 기상환경 에서 공기흐름을 차단하여 48시간 동안 저장된 종자의 발아율은 Table 7과 같다. 종자의 수분함량 간에는 유의적인 차이가 없었 고 저장 후 12시간과 24시간의 발아율에서 종자의 저장 두께가 두꺼울수록 발아율이 낮았다 (p<0.006). 저장 36 및 48시간 후에 는 종자의 저장 두께 간 일정한 경향이 없었다. 종자의 저장기간 간 발아율은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p<0.042) 일정한 경향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상의 연구 결과는 이탈리안 라이그라 스의 종자를 자연(태양)건조 방법으로 건조 중 갑자기 비가 내리 는 경우, 건조 중인 종자의 수분함량이 27∼28% 수준으로 건조되 었다면 종자의 두께를 15∼20cm로 모아 건조 매트를 포개 덮어 비를 맞지 않게 48시간 동안 보관하여도 Parimala et al. (2013) 이 제시한 높은 종자 활력을 나타내는 종자의 발아율인 70∼ 80% 정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나타났다.
Ⅳ. 요약
본 연구는 남부지역 간척지에서 자연건조 중 수분함량이 다른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종자에 공기흐름을 차단 후 경과시간이 종자의 발아율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하여 2023년 6월 전남 장흥과 2024년 6월 전북 김제 간척지에서 각각 수행되었다. 자연 건조 중 수분함량이 15.3, 22.3 및 28.0%인 종자를 비닐 용기 (30 × 40cm)에 두께 10, 15 및 20 cm로 각각 넣어 48시간 동안 공기의 흐름을 차단하였고 12시간 간격으로 종자의 수분함량, 종자의 온도 및 종자 발아율이 조사되었다.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종자의 자연건조 중 공기흐름을 차단하여 48시간 동안 저장된 종자의 수분함량은 저장 두께 간에 유의적인 차이가 없었다 (p>0.05). 자연건조 중인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종자의 수분함량이 27∼28% 수준의 종자가 15∼20 cm 저장 두께로 공기의 흐름이 차단된 조건에서 48시간 동안 보관되었을 때, 보관 종자의 온도는 최고 3 0℃ 정도였고 종자의 발아율은 70∼80% 정도로 우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