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국내에서 생산되는 사료작물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이 탈리안 라이그라스(Lolium multiflorum Lam.)는 생산성, 사료가 치 및 작부체계의 용이성 등으로 매년 그 재배면적이 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선호도에 힘입어 국립축산과학원에서는 국 내 수요에 맞는 다양한 품종를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2021년 기준으로 국외 도입 품종이 약 69% 그리고 국내 육성 품종이 약 31%를 차지하고 있어 국내 육성 품종의 중요도가 점차 늘어가고 있다 (NIAS, 2022).
그러나 이런 인기에 비해 국내 육성 품종의 대부분도 해외에서 위탁생산을 통하여 국내로 반입하여 보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 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국내에서의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종자 생 산의 가장 큰 제약 요인은 기상이다. 특히 6월 하순의 장마는 종 자의 수확과 건조 작업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며 새로운 종자 생산에 대한 기술 또한 정립되지 못하여 종자 생산을 확대하기가 어려운 실정에 있다 (Li et al., 2022). 국내에서의 종자 생산은 남 부지역에서 일부 생산을 하고 있지만 대규모로 확대하기에는 어 려움이 따른다. 이로 인하여 국내 육성 품종은 해외에서 생산하여 도입하는 방향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해외에서의 종자 생산 은 향후 검역 등의 문제로 인해 언제든지 수입이 중단될 수 있 으며 이로 인해 종자수급에 큰 어려움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 (NIAS, 2022).
그 동안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종자 생산을 위한 다양한 연구 들이 진행되었으나 최종적으로 기상적인 제약으로 인해 현장에서 활용되지 못한 사례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의 극조생 이탈리안 라 이그라스 품종 개발은 종자 수확시기를 장마철 이전으로 앞당길 수가 있어 국내에서도 종자생산이 가능할 수 있으며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초종 및 품종은 다르지만 수확시기에 따른 종자의 품질과 생산성에 대한 연구로서 이탈리 안 라이그라스의 수확시기에 따른 종자 생산성 연구 (Dario et al., 2018), 코윈어리 품종의 수확시기 설정 (Kang et al., 2020), perennial ryegrass의 수확시기에 따른 종자 생산성 연구 (Berhanu et al., 2004), French bean에 대한 종자 생산성 연구 (Shaheb et al., 2015) 등이 있었다.
극조생품종에 대한 수요 증가는 국립축산과학원에서의 신품종 (그린콜 등) 개발 (Ji et al., 2018)과 그린콜 품종의 종자 생산을 위한 적정 파종량 (Jeong et al., 2022) 및 파종간격의 설정 (Li et al., 2022) 그리고 종자와 부산물(짚)의 생산성 규명 연구 (Jeong et al., 2020), 재배 환경에 따른 종자의 생산성 평가 (Nam et al., 2020) 등에 대한 연구결과가 보고 되었다. 그러나 생산성 을 최적화 할 수 있는 적정 수확시기에 따른 종자 생산성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국내에서 극 조생 품종을 활용한 종자생산 기술을 확립하기 위해 남부지역에서 수확시기가 종자 및 채종짚 의 생산에 미치는 영향을 구명하기 위하여 수행되었다.
Ⅱ. 재료 및 방법
1.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재배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종자 생산을 위한 적정 수확시기 구명 시험 재배지는 경남 진주시 이반성면 장안리(N 35°19′58″, E 128°35′01″)의 일반 농가의 논에서 수행하였다. 시험을 수행한 포장은 전 작물로 벼를 재배하였으며 토양의 이화학적 특성은 약 산성으로 유기물 함량은 53.14 g/kg으로 다소 높았고 총질소 함 량은 0.17%로 낮았다. 유효인산 함량은 168 mg/kg으로 일반적 인 논 토양에 비해 약간 높은 경향이었다(Table 1).
시험에 이용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품종은 국립축산과학원에 서 육성한 극조생 품종으로 분류되는 ‘그린콜 (GreenCall)’이었으 며 파종량은 ha 당 20 kg을 줄간격 20 cm로 조파를 하였다. 시험 구의 크기는 6 ㎡ (2m×3m)로 3반복 난괴법으로 수행하였다. 시 비량은 파종 당일인 2021년 10월 10일에 인산 및 칼리질 비료는 120 kg/ha을 포장전면에 균일하게 살포하였으며 질소질 비료는 90 kg/ha를 파종시와 이듬해 봄에 1/2씩 나누어 시비하였다.
2.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수확
종자 생산을 위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수확은 출수일을 기준 으로 30, 40, 50 및 60일 후에 하였다. 생육특성 조사를 위해 종 자를 수확을 하기 전에 생육조사(초장, 생육상황, 질병저항성, 도 복저항성 및 월동율)를 하였으며, 수확은 전체 중에서 가장자리를 제외하고 중앙의 4줄을 수확하여 수량 조사를 하였다. 질병 및 도 복에 대한 저항성은 달관으로 조사를 하였는데 1∼9점으로 채점 을 하였으며 1은 가장 강하고 9는 가장 약한 것으로 하였다.
수확한 시료는 즉시 종자와 짚을 분리하여 각각의 수량을 측정 하였다. 측정된 시료 중 종자는 넓게 펴서 그늘에서 건조를 하였 고, 짚은 65℃ 순환식 열풍건조기에서 72 시간 건조한 후 건물함 량을 조사하였고 건물수량은 조사된 수량에 건물함량을 곱하여 ha 단위로 환산하였다.
한편 m2 당 이삭수는 파종당일 20 × 30 cm quadrat을 각 시험 구에 설치하고 해당 면적에서 생산된 이삭수를 조사한 후 m2 당 이삭수로 환산하였다.
3. 종자특성 평가
종자의 특성조사는 건조된 종자의 일부를 활용하여 평가하였 는데, 종자의 특성조사는 각각의 시험구에서 10 개의 개체를 선 정하여 조사를 진행하였다. 전체 이삭의 길이는 마디에서 이삭 끝 까지의 길이를 측정하였고 각각의 이삭에서 생산된 종자수와 무 게를 측정하였다. 또한 천립중은 이삭에서 분리된 1,000 개의 종 자 무게를 측정하였고, 65℃ 순환식 열풍건조기에서 72시간 건조 한 후 종자의 건물함량을 조사하였다.
4. 사료가치 분석
짚에 대한 사료가치 분석을 위한 시료는 수확당일 얻어진 시료 를 65℃ 순환식 송풍 건조기 내에서 72시간 이상 건조시킨 후 전 기믹서로 1차 분쇄 후 20 mesh mill로 다시 분쇄한 후 이중마개 가 있는 플라스틱 시료통에 넣고 직사광선이 들지 않는 곳에 보 관하여 분석에 이용하였다.
조단백질 함량은 Dumas (1826)법에 의거하여 분석하였고 NDF (neutral detergent fiber) 및 ADF(acid detergent fiber) 함 량은 Goering and Van Soest (1970)법에 따랐으며 TDN (total digestible nutrient) 함량은 Holland et al. (1990)에 의거 ADF 함량으로 추정하여 계산하였다(TDN% = 88.9 -(0.79 × ADF%)). 또한 RFV (relative feed value)는 ADF 함량으로 DDM (digestible dry matter)을 추정하였고 (% DDM = 88.9-(ADF% × 0.779)), NDF 함량으로 DMI (dry matter intake)를 산정한 후 (% DMI = 120 / NDF%) RFV 값을 산출하였다 (RFV = (% DDM × % DMI) / 1.29). In vitro 건물소화율 (IVDMD)는 Tilley and Terry법 (1963)을 Moore (1970)가 수정한 방법을 사용하였다. 시험에 쓰인 위액은 평소 조사료를 자유채식 한 한우에서 아침사 료를 급여하기 전에 채취하여 이용하였다.
5. 기상 상황
시험기간 동안의 기상(기온 및 강수량)은 Fig. 1에서 보는 바 와 같다. 기온은 대체적으로 평년보다 높았으나 2022년 1월 및 2월에는 평년보다 낮았다. 강수량은 대체적으로 낮은 편이었으며 2021년 12월 하순부터 2022년 3월 상순까지는 거의 비가 내리지 않았다. 그러나 2022년 3월상순부터 비가 많이 왔으며 4월 하순 과 6월 상순에 강우가 있었다. 특히 6월에는 비가 잦아 종자 건조 에 어려움이 있었다.
6. 통계처리
통계처리는 SAS Package program(Ver. 6. 12, 2003)을 이용 하여 분산분석을 실시하였고, 처리 평균간 비교는 최소 유의차검 정(LSD)을 이용하였다.
Ⅲ. 결과 및 고찰
1. 생육특성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출수 후 수확일에 따른 생육 특성은 Table 2에서 보는 바와 같다. 출수는 4월 18일에 하였으며 (Yu et al., 2024), 출수 후 수확시기가 늦어짐에 따라 초장은 99.1 cm 에서 84.1 cm로 줄어들었으나 유의성인 차이는 없었다 (p>0.05). 또한 질소 시비량 100 kg/ha에서의 초장은 91.7 cm로 나타났다 고 하여 본 시험보다 더 짧았다. Li et al. (2022)은 남부지역에서 의 그린콜 파종량 시험에서 초장이 평균 112 cm로 나타났다고 하였는데 본 시험보다는 초장이 길게 나타났다.
내한성은 남부지역인 관계로 양호하였으며 질병저항성은 수확 시기가 늦어질수록 낮았다. 한편 도복 저항성은 출수 30일후부터 계속 낮아졌으며 50일 이후에는 전체가 도복 상태로 머물렀다. Jeong et al. (2022)은 남부지역 그린콜 품종의 파종량 시험에서 출수 60일후에 수확할 당시 도복은 전체 시험구에서 심하게 발생 하였다고 하여 본 시험과 비슷한 결과를 보고하였다.
2. 종자특성
남부지역에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수확시기가 종자특성에 미 치는 영향은 Table 3에서 보는 바와 같다. 이삭의 길이는 평균 43.2 cm로 나타났으며 출수 후 30일 수확구에서 가장 길었으며 출수 후 50일 수확 처리구에서 가장 짧았다 (p<0.05).
화서당 종자수는 수확시기가 늦어짐에 따라 급격하게 줄어들 었는데 출수 60일 후 수확처리구에서는 42개로 출수 30일 후 수 확구의 179개에 비해 급격한 감소가 있었다 (p<0.05). 출수 후 시 간이 경과함에 따라 종자수가 줄어든 것은 탈립에 의한 손실이 많이 발생하였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화서당 종자의 무게는 출수 30일후 수확구에서 가장 무거웠으 며 수확시기가 늦어질수록 감소하였는데 이는 종자의 탈립으로 인해 무게가 줄어든 것으로 판단된다. Li et al. (2022)의 파종간 격 시험에서 화서당 종자무게가 평균 0.61 g으로 나타났으며 본 시험과 같은 20 cm 파종구에서 0.65 g 이었다고 보고하여 본 시 험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내었다. 그러나 Yu et al. (2024)은 화서 당 종자의 무게가 평균 0.32 g으로 본 시험보다 매우 낮은 성적을 보고한 바 있다.
단위면적당 화서수는 수확시기가 늦어질수록 유의적으로 줄어 들었으며 (p<0.05), 출수 후 60일 수확구에서는 763개로 출수 후 30일 수확구에 비해 약 55% 수준으로 낮았다. 한편 천립중은 출 수 30일후 수확구에서 3.743 g으로 가장 무거웠으며 수확시기 가 늦어질수록 가벼워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p<0.05). 그러나 출수 후 60일 수확구에서는 천립중이 오히려 늘어났는데 Li et al. (2022)의 시험에서는 출수 후 60일에 수확한 종자의 천립중이 2.1807 g으로 나타나 본 시험과는 다른 경향을 보였다. 한편 Yu et al. (2024)은 그린콜 품종의 종자생산 연구에서 출수 후 30일 에 수확한 종자의 천립중이 3.6217 g으로 나타났다고 하여 본 시 험과는 비슷한 경향을 보고하였다. Dario et al. (2018)은 수확시 기에 따른 종자 생산성 평가시험에서 수분함량이 44.1%일 때 종 자 생산성이 가장 좋다고 하여 본 시험과 비슷한 결과 (46.83%) 를 나타내었다.
3. 종자 및 짚의 생산성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수확시기에 따른 종자 및 짚 생산성은 Table 4 및 Fig. 3에서 보는 바와 같다. 종자의 건물함량은 출수 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지속적으로 증가하였고 출수 후 60일에 45.27%로 낮았는데 이는 전날 내린 비로 인하여 건물함량이 낮 게 나타났다. Silberstein et al. (2006;2010)은 수확당시 종자의 수분 함량은 작물의 수확시기를 결정하는 가장 일반적인 지표라 고 하였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건조기간이 길지 못하기 때문에 수 분함량이 낮을수록 유리하다.
종자 생산성에 있어서는 출수 후 30일 수확구에서 3,432 kg/ha로 가장 많았으며 출수 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줄어드는 경향을 나타내었다. 풍건 기준(수분함량 13%)으로 환산한 종자 생산량은 출수 후 30일 수확구에서 3,945 kg/ha로 가장 많았고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유의적인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p>0.05). Yao et al. (2023)은 중국의 티벳에서 Kengyilis melanthera의 종자 생산시기가 지연될수록 생초수량, 건물수량, 천립중 등이 증가하는 반면 수분함량은 감소 한다고 보고하였는데 본 시험에서는 다른 경향을 보였다.
종자 생산량과 종자 특성을 비교해 볼 때 화서당 종자수, 화서 당 종자무게 그리고 단위면적당 화서수 등에서 출수 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줄어들어 최종적으로 종자의 생산량에도 영향을 미쳐 수량이 감소한 것으로 판단이 된다.
종자를 생산하면 필연적으로 부산물인 짚이 생산된다. Fig. 3. 은 채종짚 생산량을 제시하였다. 수확시기가 늦어짐에 따라 건물 함량은 지속적으로 높아졌으며(Fig. 2) 건물수량은 수확시기에 따른 일정한 경향을 나타내지는 않았다. 건물함량은 출수 후 30일 수확구에서 44.62%로 나타났으며 50일후에는 75.73%로 높았으나 60일후에는 34.99%로 나타났는데 50일 후에서 건물 함량이 낮아진 것은 강우에 의하여 수확시 수분함량이 높았기 때문이다.
4. 채종 짚의 사료가치
수확시기에 따른 채종짚의 사료가치는 Table 5에서 보는 바와 같다. 수확이 지연됨에 따라 ADF 및 NDF 함량은 유의적으로 증 가하였으며 조단백질 함량, in vitro 건물소화율 및 TDN 함량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상대사료가치 (RFV)는 수 확이 지연됨에 따라 점차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30일 및 40 일 까지는 품질적인 차이가 나타나지 않아 짚의 품질을 고려하면 출수 후 30∼40일에 수확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Yu et al. (2024)의 남부지역 시험에서 본 시험과 비슷한 (90 kg/ha) 질소 시비량 100 kg/ha 일 때의 조단백질 함량이 9.63% 로 보고하여 본 시험에서는 평균 12.52%로 더 높게 나타났다.
Ⅳ. 요약
본 시험은 남부지역에서 출수 후 수확시기에 따른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종자의 생산성 변화를 구명하기 위하여 수행되었다. 이탈리안 라이그라스(Lolium multiflorum Lam.) ‘그린콜’ 품종 을 2022년 가을에 경남 진주지역에 파종하였다. 처리는 4처리의 수확시기(출수 후 30일, 40일, 50일 및 60일)를 두고 난괴법 3반 복으로 수행하였다. 시험구의 파종은 2022년 10월 10일에 하였 으며 수확은 출수일로부터 30일인 5월 18일부터 60일까지 하 였다. 초장은 출수 후 30일 수확구에서 가장 길었으며(99.1 cm) 수확시기가 늦어짐에 따라 짧아졌다. 내도복, 내병성 및 내한성은 처리간에 유의적인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출수 후 시간이 경 과함에 따라 도복이 더 심하게 나타났다(7∼9). 질병도 출수 50일 및 60일 후 수확구에서 더 많이 발생하였다. 이삭의 길이는 출수 50일후 수확구에서 가장 짧았으며(38.76 cm) 이삭당 종자수는 출수 후 60일 수확구에서 가장 적었다(42개/이삭). 종자의 건물함 량은 수확이 지연됨에 따라 높아졌으며 건물수량은 수확이 지연 됨에 따라 줄어들었고 출수 40일 후 수확구에서 가장 낮게 나타 났었다(3,031 kg/ha, p<0.05). 채종짚의 건물함량은 출수 50일 후 수확구에서 75.73%로 가장 높았으며 60일 후는 강우로 인해 34.99%로 낮게 나타났다. 채종짚의 건물 생산성은 출수 후 40일 수확구에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채종짚의 사료가치는 수확이 지 연됨에 따라 감소하였으며 평균 RFV 값은 91로 나타났다. 이상 의 결과를 종합하여 볼 때 남부지역에서 종자생산을 위한 가을 파종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최적 수확시기는 출수 후 30일에 하 는 것이 가장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