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이탈리안 라이그라스(Lolium multiflorum Lam.)는 1년생 혹은 월년생의 볏과 식물 사료작물로 원산지는 지중해 연안이지만 왕성한 초기생육과 우수한 수량성으로 현재 전 세계에 널리 분포되어 있다.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는 수량이 많고 사료가치가 높으며 가축의 기호성이 우수하여 전 세계적으로 이용되는 중요한 사료작물이며, 특히 온대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Wang et al., 2015). 또한 파종후 정착이 빠르고, 생육기간이 짧으며, 월동 후 회복이 빨라 집약적 축산법으로 가축을 사육하는 나라에서 핵심 사료작물로 사용된다(Spangenberg et al., 2000;Cojocariu et al., 2010). 우리나라에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는 강한 내습성은 휴경논과 간척지를 양질의 사료작물 재배지로 활용할 수 있게 하였다(Ji et al., 2011a). 하지만 국내재배를 위해 국내 기후에 적합한 내한성을 가진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품종의 개발이 필요했고 다양한 숙기의 내한성 이탈리안 라이그라스가 개발되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육성하여 출원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품종은 25개로 ‘화산 101호’(Choi et al., 2000), ‘화산 102호’(Choi et al., 2001a), ‘화산 103호’(Choi et al., 2001b), ‘화산 104 호’(Choi et al., 2005), ‘코그린’(Choi et al., 2006a), ‘코스피드(Choi et al., 2007)’, ‘코윈어리’(Choi et al., 2011)’, ‘코위너’(Choi et al., 2006b), ‘그린팜’(Ji et al., 2011b), 그린팜2호(Ji et al., 2013) 등이 있다. 이중 조생종 품종의 수요가 특히 높은데, 이는 출수기가 빠른 품종이 벼의 이앙기까지의 작업시간을 벌어줄 수 있어, 벼와 이모작으로 재배하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생종 품종인 ‘'코윈어리'’의 국내 품종 중 점유율이 약 90%로 농가 선호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농가의 수요에 맞추어 조생종 품종인 ‘코그린’, ‘'코윈어리'’, ‘코스피드’ 등 3품종보다 숙기가 빠른 극조생종 품종인 ‘그린팜’(Ji et al., 2011b), ‘그린팜2호’(Ji et al., 2013), ‘그린팜3호’(Ji et al., 2015), ‘그린콜’(Ji et al., 2018)이 개발되었으며, 특히 그린팜2호는 대조품종인 Florida 80에 비해 출수기가 14일 이나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Ji et al., 2013). 국내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재배시기가 5-6월로 이동성 고기압으로 인한 장마전선의 형성시기와 맞물려 비가 자주내려 건초의 조제가 어렵다(Kim et al., 2022). 이러한 이유로 극조생종이라도 건초 조제과정에서 기후 상황에 따라 가공형태를 바꿔야 할 수도 있다. 따라서 극조생종 내에서도 다양한 출수기를 가진 품종이 개발되어야 하는데, 이는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생장단계가 화학적 그리고 미생물군집의 변화에 영향을 미쳐 사일리지나 헤일리지 조제시 발효양상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Yin et al., 2023). 또한 다자간 FTA 체결 등 조사료 시장의 전면 개방으로 통해 24년 캐나다를 시작으로 26년 미국, 28년 호주까지 수입 조사료가 무관세로 들어올 전망이다. 현재 상황에서 수입 조사료에 대응하여 국내 조사료가 경쟁력을 가지고 위해서는 단위면적당 생산성이 우수한 신품종의 개발이 절실한 실정이다. 따라서 벼와 답리작 작부체계를 원활히 할 수 있고, 단위 면적당 생산성이 우수한 조생종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신품종을 육성하기 위하여 본 연구를 수행하였다.
Ⅱ. 재료 및 방법
본 연구는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극조생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품종을 개발하기 위해 2011년부터 2023년까지 국립축산과학원 초지사료과에서 수행되었다.
1. 교배조합 작성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5개 영양계통(13LmEs02, 13LmCb02, 13LmCb10, 13LmEs12, 13LmCb16)을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육성하여 합성품종 개발을 위한 교배조합을 작성하였다.
2. 합성계통 종자생산
다교잡 교배조합의 영양계통의 종자생산을 위해 2014년 Polycross를 삼각배치법으로 합성포장을 조성하고, Polycross 주변에는 호밀을 재배하여 외래 화분의 오염을 차단하였다.
3. 생산력 및 지역적응성 검정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생산성과 지역적응성 검정을 위하여 2021년 천안에서 합성계통의 생산력 검정시험을 수행하였으며, 2022년부터 2023년까지 농촌진흥청 신품종개발 공동연구사업으로 지역적응성시험을 천안, 평창, 정읍, 진주 4개 지역에서 2년간 실시하였다. 시험의 표준품종은 조생종인 '코윈어리'로 하였으며, 천안, 평창, 정읍, 진주 모두 9월 하순에 파종하였다. 인산과 칼리는 기비와 이른 봄 생육 개시기에 각각 50%씩 분시하는 방법으로 시비하였다. 시험구는 난괴법 3반복의 형태로 배치하였으며, 헥타르 당 30 kg의 종자를 20 cm 세조파 방법으로 파종하였다. 시험 포장의 총 시비량은 N-P2O5-K2O = 200-150-150 kg/ha였으며 질소는 기비 20%, 이른 봄 생육 개시기에 50%를 분시하였고, 2차 수확을 위해 1차 수확 후 총 시비량의 30%로 분시하는 방법으로 시비하였다. 생육특성으로는 월동성, 출수기, 도복, 병해, 초장, 풍엽성 및 재생력 등을 조사하였고, 수량성은 6 m2 시험구를 수확 후 평량하는 방법으로 측정하였다. 품종의 형태적 특성 조사는 천안지역의 포장에서 수행되었고, 내한성은 지역적응시험 4개 지역(천안, 평창, 정읍, 진주)의 월동 후 이른 봄에 식물체의 동사주율과 식생의 달관 조사를 통해 1∼9에서 등급화(1 = 강함, 9 = 약함)하였다.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품종별 수향성 조사는 시험구 전면을 수확하여 무게를 측정한 후, 1 ha 기준으로 환산하여 이용하였다. 건물수량은 수확당일 각 시험구마다 300∼400g 내외의 시료를 수집하여 65℃ 순환식 열풍건조기에서 72시간 이상 건조 후 건조시료의 무게를 측정하여 아래 공식에 의하여 생산성 항목을 산출하였다.
수확한 시료의 조단백질 함량은 국제공인분석법인 AOAC법(1990)으로 분석하였으며, Goering과 Van Soest (1970)법으로 neutral detergent fiber (NDF)와 acid detergent fiber (ADF)를 분석한 후, SAS 프로그램(SAS, 2004)을 이용하여 분산분석을 실시하고 처리 간의 비교는 Duncan 다중검정법 통해 수행하였다. 2022년과 2023년의 평균최저기온과 강수량은 Table 1과 같다. 1월 강수량과 평균 최저기온은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재배기간 중 내한성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다. 2022년 강원지역에서의 1월 평균최저기온은 -13.8이었고 강수량은 0.0mm로 매우 춥고 건조했으며, 2023년의 1월 평균 최저기온은 -13.5℃, 강수량은 0.3 mm로 역시 춥고 건조했다.
Ⅲ. 결과 및 고찰
1. 품종특성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신품종 '얼리버드(Earlybird)'의 주요특성은 Table 2와 같다.
'얼리버드'는 배체수는 2배체고 월동 전 반직립형, 봄에는 직립형 초형을 나타내어 '코윈어리'같은 특성을 보였다. '얼리버드'의 출수기의 지엽폭과 지엽 길이는 각각 9 mm, 19.6 cm로서 '코윈어리'보다 각각 2 mm 두껍고, 1.4 cm 길었으며, 출수기 초장은 97 cm로 '코윈어리'보다 9 cm 정도 길었다. '얼리버드'의 이삭 길이는 25.9cm로 '코윈어리'보다 1.6 cm 길었다. '얼리버드'의 엽색은 '코윈어리'보다 옅은 녹색에 속하였고 출수기는 4월 30일로 ' 코윈어리'보다 3일 빨라서 우리나라 중부지역에서 답리작 재배를 할 때 벼 이앙에 시기의 문제없이 수확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옥수수와 수수류와 작부체계를 설정할 때에도 기존의 품종보다 유리할 것으로 사료된다.
2. 내한성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월동성에 관련이 높은 1월 평균 최저 기온과 강수량을 Table 1에 나타내었다.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충남 천안지역의 1월 평균최저기온이 -10.1 ∼ -7.5℃으로 평년에 비해 낮은 경향을 보였다. 특히, 2022년에는 지역적응시험을 수행했던 모든 지역에서 평년과 비교했을 때 강수량이 낮게 나타나 월동에 불리한 기상조건이었으나 월동에는 문제가 없었다. 신품종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얼리버드'의 내한성을 Table 3에 나타내었다. 제시된 바와 같이 지역 및 연차 별로 차이가 없었다. 즉, 천안, 평창, 정읍 및 진주지역에서 내한성이 고르게 양호하여 '얼리버드'가 국내 대부분 지역에서 월동이 가능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내한성에 대한 선행 연구결과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내한성은 유전자원이 가지고 있는 유전적 특성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에 추위에 강한 품종 육성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내한성 검정장치를 활용하여 추위에 강한 식물체를 반복적으로 선발하고 이를 기본으로 선발된 육종모재의 유전적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하였다(Pfahler et al., 1984). 또한 Adhikari 등(2022)에 따르면 내한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선 유전학적 기법 및 관행적 기법이 필요하다고 보고하고 있으며 내한성 증진을 위해 이종간의. 육종 연구도 이루어지고 있다(Augustyniak et al., 2018). 국내 환경에 적합한 내한성 품종 개발에 있어서도 내한성 품종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추위에 강한 유전자원 선발 및 교배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의 내한성 품종개발에 있어서도 내한성 특성을 지닌 유전자원 선발이 더욱 중요한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Anderson 등(1988)에 따르면 내한성은 식물조직의 형태와 수분함량, 동사율과 같은 여러 가지 요소들에 의해 좌우된다고 보고하였다.
3. 수량성
신품종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얼리버드'의 건물수량은 Table 4와 같다. 천안, 평창, 정읍, 진주 4개 지역에서의 건물수량 평균은 '얼리버드'가 7,469 kg/ha로 대비품종인 '코윈어리'가 7,474 kg/ha과 비교하여 유사한 수치를 나타내었다. 특히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정읍지역의 답리작에서의 건물수량이 9,106 kg/ha로 '코윈어리'보다 높은 경향을 보였다. Table 2에 제시된 것과 같이 '얼리버드'는 출수기가 빠르고 답리작에서 생산성이 높아 답리작 재배에 더욱 적합할 것으로 사료된다.
4. 사료가치
Table 5는 신품종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얼리버드'의 사료가치를 나타내었다. ‘얼리버드’의 TDN은 63.5 %로 61.7 %인 '코윈어리'보다 1.8 % 높게 나타났다. '얼리버드'의 ADF와 NDF는 각각 32.0 % 및 56.9 %로 '코윈어리'보다 각각 2.2 및 2.3% 낮아 사료 가치가 양호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얼리버드의 상대적 사료 가치(RFV)에서는 104.5로 97.8인 '코윈어리'에 비해 높은 수치를 보였다. '얼리버드'가 '코윈어리'보다 사료가치가 다소 높았던 이유는 Table 2에서 제시된 것처럼 답리작을 수행한 정읍 지역 등에서 풍엽성이 우수하였던 것 때문인 것으로 사료된다.
Ⅳ. 요약
본 시험은 생산성이 우수하고 답리작에 적합한 극조생종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품종을 육성하기 위하여 2022년부터 2023년까지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초지사료과에서 수행되었다. 신품종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얼리버드'는 2배체 품종으로, 엽색은 녹색이고, 월동 전 초형은 반직립형, 봄의 초형은 직립형이다. 출수기가 4월 30일경인 '얼리버드'는 대비품종인 '코윈어리'보다 3일 빠른 극조생종으로, 출수기의 초장은 97.2㎝ 정도였다. '얼리버드'의 출수기 지엽폭과 지엽 길이는 각각 9 mm, 19.6 cm로, 대조품종인 '코윈어리'보다 각각 2 mm 두껍고 1.4 cm 길었다. 출수기 초장은 '코윈어리'보다 9 cm 정도 긴 97 cm였다. 또한, '얼리버드'의 이삭 길이는 25.9 cm로 '코윈어리'보다 1.6 cm 길었다. 엽색은 녹색에 속하였다. 결론적으로 '얼리버드'는 출수기가 빨라서 우리 나라 중부 및 남부지역에서 답리작 재배를 할 때 벼 이앙 시기 문제 없이 수확이 가능하며, 옥수수와 수수류와 작부체계에 활용할 때도 기존 품종보다 유리할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