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국내 축산업의 조사료 소비량은 2022년 기준 약 530만 톤이며, 그중 국내산 조사료의 수급량은 약 432만 톤인 81.3%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나, 사료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볏짚이 약 307만 톤인 57.8%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어 양질의 국내산 조사료 공급량을 늘릴 필요가 있다(MAFRA, 2023;Choi et al., 2024).
이탈리안 라이그라스(Lolium multiflorum Lam.; Italian ryegrass, IRG)는 유럽 및 아시아의 온대지역에서 재배되는 화본과 작물로서(Hides et al., 1993) 빠른 생육으로 인해 생산성이 높고(Oh et al., 2021), 반추가축에 있어 기호성이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다(Lee et al., 2020). 그러나 다른 목초 작물들에 비해 도복에 약하고(Choi et al., 2000), 특히 내한성이 떨어져 추운 기후에서는 생육이 억제되어(Blount et al., 2005) 생산성이 낮아지는 단점이 있어 과거 국내에서는 비교적 따듯한 남부지역에서만 재배되었다(Yang, 1992). 이와 같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지속적인 연구가 수행되었으며 그 결과, 청보리와 호밀 위주의 답리작 재배에서 IRG 재배로 점차 증가하였고, 양질의 조사료 재배 면적 중 약 70% (Kang et al., 2020), 동계작물 재배량의 약 83%를 차지하고 있다(MAFRA, 2022).
국내산 조사료는 국내 기후 여건상 사일리지 형태로 주로 저장되어 이용되는데, 사일리지의 제조와 품질 향상(Song et al., 2009;Choi et al., 2014), 반추동물의 급여 효과(Jugder et al., 2013) 등 축산농가에서의 활용 방안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가 수행되고 있으나, 높은 수분함량과 수확시기에 따라 불균일한 품질 등의 문제점이 있어 최근 헤일리지 또는 건초와 같은 저수분 저장조사료의 생산기술이 개발되고 있다(Lee et al., 2022). IRG는 다른 조사료에 비해 사료가치가 높고 저수분 조사료 제조에 유리하며(Choi et al., 2018), 품질과 저장성 향상, 사료가치 평가, 건조 연구 등이 수행되었다(Kim and Lee, 2020;Min et al., 2020;Kim et al., 2022;Jung et al., 2023). 최근, 가축의 국내산 IRG 급여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Kim et al., 2020;Jeong et al., 2022), 반추동물을 이용한 연구는 비교적 부족하며 특히 착유우를 이용한 연구는 매우 미비한 실정이다.
본 연구의 목적은 착유우에게 널리 이용되고 있는 화본과 작물인 수입산 티모시와 국내산 IRG 사일리지와 열풍 건초 IRG의 사료가치에 대해 비교분석하고, 섬유질배합사료(total mixed ration, TMR)를 기초로 한 수입산 티모시와 비교하여 국내산 IRG 사일리지와 열풍 건초 IRG로 대체한 혼합 급여가 착유우의 생산성, 유질 및 반추 시간 등에 미치는 영향과 조사료별 경제성 분석을 수행하였다.
Ⅱ. 재료 및 방법
1. 시험조건 및 공시동물
본 실험은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에서 수행하였고, 동물보호법 및 국립축산과학원 동물실험윤리위원회에서 검토 승인한 방법에 따라 진행되었다(승인번호 : NIAS-2020-0435). 본 실험에서 사용된 수입 티모시 건초와 국내산 IRG 사일리지는 국내 유통 업계를 통해 구입하여 사용하였고, 열풍 건초 국내산 IRG는 2022년 4월 전북 정읍에 있는 농가 실증포장에서 수확하여 다음날 익산에 있는 열풍 건조시스템(HANIL MACHINERY, Korea)을 활용하여 80 ± 5℃에서 건조 후 사용하였다.
공시동물은 홀스타인 착유우를 대상으로 유량(36.43 ± 1.86kg/일), 비유일수(81.17 ± 8.16일) 및 산차(1.94 ± 0.21)에 따라 18두를 선발하였으며, 착유우용 TMR과 수입산 티모시 건초를 혼합 급여한 control 그룹(n = 6), 착유우용 TMR과 IRG 사일리지를 혼합 급여한 treatment 1 그룹(n = 6) 및 착유우용 TMR과 열풍 건초 IRG를 혼합 급여한 treatment 2 그룹(n = 6)으로 나누어 실험을 진행하였다. 실험 기간 중 control과 treatment 1 그룹의 한 마리 개체들은 각각 발굽질병과 우유 내 체세포수 증가로 인해 제외하였다. 착유우용 TMR, 티모시 및 IRG 사료는 매일 오전 09:00에 급여하였으며, 적응 기간 10일, 본 실험 14일로 총 24일간 실시하였으며, 시험 사료의 급여 조건은 Table 1과 같다.
2. 사료 섭취량, 유량, 및 시료의 성분 분석
사료 섭취량은 당일 급여량에서 다음날 사료 급여 전 잔량을 수거하여 측정하였고, TMR, 티모시 및 IRG는 매주 1회 샘플링하여 분석 전까지 –20℃에서 보관하였다. 사료는 65℃ dry oven에 48시간 건조 시킨 후 분쇄기를 이용하여 1 mm 망에 통과 가능한 크기로 분쇄 후 일반성분 분석하였다. 건물(dry matter, DM), 조단백질(crude protein, CP), 조섬유(crude fiber, CF), 조지방(ether extract, EE), 및 조회분(crude ash, CA) 함량은 AOAC(2005)의 방법에 따라 분석하였고, 중성세제불용섬유(neutral detergent fiber, NDF)와 산성세제불용섬유(acid detergent fiber, ADF) 함량은 Van Soest et al. (1991)의 방법에 따라 분석하였다. 가소화영양소총량(total digestible nutrient, TDN)와 비유정미에너지(net energy for lactation, NEL)는 NRC (2001)에 제시된 방법에 따라 계산되었다(Table 2). 건물 섭취량은 각 시험 사료들의 섭취량과 DM 값을 이용하여 환산하였다.
시험축은 2열 × 6두 헤링본 착유실(DeLaval international, Tumba, Sweden)에서 오전(08:00)과 오후(17:00)에 착유 하였고, 오전과 오후 유량을 합하여 1일 유량으로 계산하였으며, 체중은 매주 오전 착유 후 측정하였다. 우유는 개체별로 오전과 오후 연속하여 매주 샘플링하였다. 우유 내 지방, 단백질, 유당 및 체세포수는 CombiScope FTIR (Delta Instruments, Drachten, Netherlands)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4% 유지방 보정 유량(fat corrected milk, FCM)은 NRC (2001), 유지방과 단백질 보정유(fat protein corrected milk, FPCM)은 IDF (2015)에 제시된 방법에 따라 계산되었다.
3. 반추시간, 활동량 및 반추위 온도 분석
시험축의 반추시간과 활동량은 목걸이형 태그(HR-Tag, SCR Engineers Ltd., Netanya, Israel)를 통해 개체별 1일 2시간 간격 데이터를 수집하였다. 태그의 데이터 이력 기록 장치(logger)는 내부에 마이크 기능이 장착되어 시험축의 반추 및 소화된 내용물의 역류하는 소리를 인식하는 원리로 작동하여 반추시간 및 활동량을 측정하였다(Schirmann et al., 2009). 반추위 온도는 reticulo-rumen bolus sensor (SMART ALYAC, HanKook IoT Corp., Korea)를 위 내에 삽입하여 1시간 간격으로 측정하였다. 기기별 시간 간격에 따라 수집한 데이터는 모두 24시간 단위로 평균하여 일일 데이터로 사용하였다.
4. 경제성 분석
각 처리구별 조사료의 경제성 분석은 시험 조사료의 두당 1일 공급량과 kg 당 구입 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하였으며, TMR 사료 비용과 우유 생산성에 따른 수익은 고정하였다.
5. 통계분석
본 연구에서 얻은 결과들은 SAS Enterprise Guide 7.1 (SAS Institute, Cary, NC, USA)를 이용하여 one-way analysis of variance 분석을 실시하였으며, Duncan multiple-test의 사후 검정 방법으로 평균 간의 유의성(p<0.05)과 경향성(0.05≤p<0.1)을 검정하였다.
Ⅲ. 결과 및 고찰
1. 사료 섭취량, 체중 및 반추 활동
사료 섭취량, 체중 및 반추 활동 비교 결과는 Table 3과 같다. 급여 사료 내 섬유소 함량이 낮으면 반추 활동량이 저해되어 체중과 우유생산량이 감소 될 수 있으며(Beauchemin, 1991), 정상적인 반추위의 기능을 유지하고 유지율의 감소를 피하기 위해서는 NDF의 약 75%가 조사료원으로부터 유래해야 한다(NRC, 1989). 그러므로 섭취하는 조사료의 영양 성분뿐 아니라 사료 섭취량에 따라 착유우의 생산성 변화하며 이는 농가의 수익과 직결될 수 있다(Lee et al., 2013). 본 연구에 이용된 수입산 티모시 건초와 열풍 건초 국내산 IRG의 NDF 함량은 각각 DM 기준 61.54%와 50.82%였고, CF 함량은 DM 기준 32.47%와 27.36% 였으며, TDN (77.60 %)과 NEL (1.78 Mcal/kg)은 국내산 IRG 사일리지에서 높았다(Table 2). 또한, 사료 섭취량(34.93 vs. 33.95 vs. 35.55 kg)과 건물 섭취량(23.23 vs. 22.06 vs. 23.63 kg)은 treatment 2에서 높았고(p<0.001), 체중(746.20 vs. 728.15 vs. 758.67 kg)은 treatment 2에서 높았으나, 유의적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p>0.05).
반추 활동 시간은 섭취한 사료의 효율과 소화율 기능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Beauchemin, 2018). 활동 시간이 감소하게 되면 반추위 수축이 억제되며 이로 인해 반추위 정체를 일으킬 수 있을 뿐 아니라 고창증과 더불어 산독증을 유발 시킬 수 있다(Ash and Kay, 1959;Leek, 1986). 착유우의 반추 활동 시간은 평균 2.5∼10.5시간이 정상범위로 알려져 있으며, 섭취한 사료의 종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Beauchemin et al., 2008;Beauchemin, 2018). 반추위 온도는 평균 39℃로, 반추위 온도의 변화는 발정 시기와 질병 발병의 주요 지표로 이용되고 있다(Wrenn et al., 1958;Sathiyabarathi et al., 2016). 그러므로 반추 활동과 온도의 변화는 반추동물의 건강 상태와 생산성 관리 등에 활용될 수 있으므로 중요하다(Han et al., 2022). 본 연구 결과, 반추 활동 시간(519.51 vs. 547.83 vs. 506.05 min/2h-interval)은 treatment 1에서 높았고(p<0.001), 반추위 온도(38.89 vs. 38.83 vs. 38.85 ℃)는 control에서 높은 경향이 있었으나(p=0.086) 처리 구간 정상범위에 해당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2. 우유생산량, 유성분, 사료효율 및 경제성 분석
우유생산량, 유성분 및 사료효율 비교 결과는 Table 4와 같다. 착유우의 우유생산량은 개체 간 차이(Roche et al., 2009), 시험을 위한 개체별 분리된 제한된 공간에서의 생활 등에 따라 변화될 수 있고, 5∼10% 범위 내 일일 생산량의 변화는 일반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Atashi et al., 2021). 본 연구 결과, 시험 적응기의 우유생산량(37.28 vs. 31.99 vs. 33.84 kg)은 control에서 높았으나 (p=0.002) 실험 개시 후 우유생산량과 비교 결과(-2.05 vs. -2.20 vs. –1.42 kg)에서는 유의적인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므로(p>0.05) 이는 사료 급여의 효과가 아닌 공시동물의 탈락 개체들로 인한 결과로 사료된다.
우유 내 유당 함량은 평균 4.6% (Lynch et al., 2007)로 착유우의 비유일수 및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Auldist et al., 1995), 지방과 단백질 함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Portnoy and Barbano, 2021). 최근 국외에서는 유당 함량 비율을 높여 유제품, 식품 등의 품질을 높이고 있으며, 향후 우유 품질 평가에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고 하였다(Portnoy and Barbano, 2021). 본 연구 결과, 지방(3.44 vs. 3.38 vs. 3.38 %), 단백질(3.16 vs. 3.05 vs. 3.19 %) 및 유당(4.82 vs. 4.85 vs. 4.87 %)은 처리구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p>0.05). 우유 내 체세포수는 등급과 관련이 있으며, 1 mL 기준 20만개 이하이면 1등급 판정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체세포수는 우유생산량과 음의 상관관계가 있으므로(Jones et al., 1984) 낮은 수준의 체세포수 유지는 유질 향상뿐 아니라 우유생산량을 증가 시키는데 기여 할 수 있다(Lucey and Rowlands, 1984). 본 연구 결과, 체세포수(45.79 vs. 17.47 vs. 19.43 103/mL)는 treatment 1에서 낮았으며(p<0.001), 처리구간 1등급에 해당되는 범위인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수입산 티모시 건초, 국내산 IRG 사일리지 및 열풍 건초 IRG의 경제성 비교 분석 결과는 Table 5와 같다. 동일한 영양수준을 공급하기 위한 조사료 급여량은 수입산 티모시 건초는 2.5 kg, 국내산 IRG 사일리지 및 열풍 건초 IRG는 각각 6.4 kg과 4.2 kg이었으며, 두당 조사료 비용을 산출한 결과, 급여량이 가장 많은 국내산 IRG 사일리지는 1,747.2원, 열풍 건초 국내산 IRG는 1,818.5원이었으며, 급여량은 적지만 조사료 비용이 높은 수입산 티모시 건초는 2,150원으로 산출되었다. 그러므로 착유우에게 수입산 티모시 건초를 이용한 TMR을 급여하는 것에 비해 국내산 IRG 사일리지를 이용한 TMR 급여는 두당 402.8원/일, 열풍 건초 국내산 IRG를 이용한 TMR 급여는 두당 331.4원/일의 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사료된다.
Ⅳ. 요약
본 연구는 수입산 티모시 건초, 국내산 IRG 사일리지 및 열풍 건초 IRG를 이용한 TMR의 혼합 급여가 착유우의 유 생산량, 유질, 반추 활동 및 조사료 별 경제성 비교 분석 등을 통해 국내산 IRG 사일리지와 열풍 건초 국내산 IRG의 사료가치 평가를 수행하였다. 체중은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며, 반추위 활동 시간과 온도는 정상범위로 확인되었다. 우유 내 지방, 단백질 및 유당은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며, 체세포수는 1등급의 범위를 보였다. 경제성 분석 결과, 수입산 티모시에 비해 국내산 IRG 사일리지와 열풍 건초 IRG를 이용한 TMR 급여에서 두당 402.8원/일과 331.4원/일의 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므로 국내산 IRG 사일리지와 열풍 건초 국내산 IRG는 수입산 티모시 건초를 대체하여 착유우에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