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호밀은 추위와 더불어 부적합 환경에 대한 적응성이 뛰어나서 우리나라의 중부지역이나 조건불리지역에서 조사료용이나 녹비용으로 널리 재배되고 있다. 특히 호밀은 저온 생육성이 좋아 월동 후 수확이 빠르기 때문에 작부체계상 사료용 벼, 옥수수 등 여름작물과 이모작 연계 생산이 수월하여 고정 수요자도 많은 편이다(Han et al., 2015).
국내에서의 호밀은 꾸준한 재배면적과 소비자가 존재함과 동시에 국내 환경에 적합한 호밀 품종의 개발 요구도 증가로 인해 올ㆍ윈터그린ㆍ곡우ㆍ이그린ㆍ올그린 등 다수의 품종이 육성되었으며, 이들 육성 품종은 숙기가 빠르면서 추위에 강하고 수량이 많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Han et al., 2015). 그에 반해 국내에서 넓은 면적에 꾸준히 재배되던 ‘Koolgrazer’, ‘Wintergrazer’, ‘Elbon’ 등 도입 호밀 품종은 출수기가 늦은 경향이었다(Han et al., 2015;Heo et al., 2009).
‘참그린’은 2008년에 개발한 ‘이그린’ (Heo et al., 2009)과 2009년에 개발한 ‘조그린’ (Han et al., 2022)의 후속으로 개발된 국내 육성 품종으로(RDA, 2010), 높은 수량성과 조숙성, 그리고 내재해성에 대한 장점을 가지고 있어 봄철 해동이 늦은 산간지역에서 재배면적을 확보하고 있는 품종이다.
본 논문에서는 호밀 품종 ‘참그린’에 대한 육성경위와 생육 및 수량 특성, 품질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여 농업인과 관계자들이 본 품종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재배 및 이용과 산업화를 위한 정보를 제공해 주고자 하였다.
Ⅱ. 재료 및 방법
1. 육성경위
중부지방에서 여름철에 사료용 옥수수 재배와 연계한 동계-하계 조사료 생산체계를 구축하고자 월동 후에 생육과 수확이 빠른 호밀 품종을 육성하고자 하였다. 계통은 1995년에 조숙인 조춘호밀 등 10계통을 집단교배 한 후 1996년 격리막에서 각 개체간 방임수정 시킨 후 1997∼2000년 4년동안 수원 및 연천포장에서 조숙, 다수성에 중점을 두어 제반 특성이 우수한 ‘SR95POP-S1-520-5-6-2-5-2-2-B’ 계통을 선발하였다. 그 계통은 2004년∼2005년 2년간 증식과정을 거쳐 2006년부터 2개년간 생산력검정시험을 실시한 결과 조숙성이고 조사료 생산성이 뛰어난 우수 계통으로 판명되어 ‘호밀43호’로 계통명을 부여하고 2008년부터 3개년간 지역적응시험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상기 계통은 조사료 생산성이 뛰어나며 농업형질이 우수한 계통으로 입증되어 2010년 11월 농작물 직무육성 신품종선정심의회에서 신품종으로 선정됨과 동시에 ‘참그린’으로 명명되었다(Fig.1).
2. 시험방법
지역적응시험은 수원과 연천에서 전작으로, 익산과 대구에서 답리작으로 각각 실시하였으며, 표준품종은 ‘곡우’(Heo et al., 2004)를 사용하였다. 파종기는 수원이 10월 상순, 연천이 9월 하순, 익산과 대구가 10월 하순이었다. 파종방법 (휴폭 × 파폭 × 휴장)은 전작이 25 cm × 5 cm × 6 m의 조파를, 답리작은 150 cm × 120 cm × 6 m의 휴립광산파를 하였으며, 파종량은 전작이 ha당 120 kg, 답리작이 150 kg 이었다. 시비량은 진단시비를 하여 보리 표준시비량인 ha당 질소 91, 인산 74, 칼리 39 kg를 시용하였으며, 그 중 질소는 30%를 증시하였다. 수확은 출수기로부터 7일경에 하였고, 생초수량은 전체구를 예취하여 ha당 수량으로 환산하였다. 건물수량은 각 품종별로 생초수량을 평량하고 난 후 1 kg을 취하여 70℃에서 60시간 건조 후 건물률을 산출한 다음 생초수량을 곱하여 ha당 수량으로 환산하였다. 기타 생육관리는 농진청 표준재배법에 준하였고, 생육⋅수량특성⋅내한성 및 병충해 저항성 등의 관련 조사는 농촌진흥청 동계작물 신품종개발 공동연구 계획서의 조사기준에 준하여 실시하였다(RDA, 2010). 육성계통의 조사료 품질평가를 위하여 조단백질은 AOAC법(1995), neutral detergent fiber (NDF)와 acid detergent fiber (ADF)는 Goering과 Van Soest (1970)의 방법으로 분석하였다. Total digestible nutrients (TDN) 함량은 88.9 - (0.79 × %ADF)의 계산식을 이용하여 산출하였다(Holland et al., 1990).
Ⅲ. 결과 및 고찰
1. 고유특성
호밀 품종 ‘참그린’의 고유특성은 Table 1에서와 같다. ‘참그린’의 잎색은 농록색을 나타내어 표준품종과 차이가 없지만, 잎 넓이는 표준품종 ‘곡우’에 비해 큰 편이며, 길이도 길었다. ‘참그린’의 줄기는 황백색으로 표준품종과 같지만, 굵기는 중 정도인 표준품종 ‘곡우’ 보다 가늘었다. 또한 ‘참그린’의 종실 색은 담갈색이며, 종실의 크기는 ‘참그린’과 표준품종인 ‘곡우’ 모두 작은 경향이었다.
2. 출수기
‘참그린’의 출수기는 Table 2에서와 같이 지역적응시험지 전체에서 평균 4월 17일로 표준품종인 ‘곡우’의 평균 4월 21일에 비해 4일 빨랐다 (p<0.05). 지역별로 비교한 ‘참그린’ 출수기는 남부지방인 대구에서 평균 4월 11일로 가장 빨랐고, 연천에서 평균 4월 26일로 가장 늦었는데, 대구와 익산 간에는 15일의 출수기 차이를 보였다. 표준품종인 ‘곡우’ 또한 대구에서 평균 4월 15일로 출수가 가장 빨랐고, 연천에서 평균 4월 29일로 가장 늦었다. 표준품종인 ‘곡우’는 출수가 빠른 지역과 늦은 지역이 14일의 차이를 보여 지역별 편차도 ‘참그린’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매년 1월 1일부터 출수일까지 환산한 출수소요일수는 ‘참그린’이 평균 106일이고 ‘곡우’가 평균 111일이었으며, 연차간 표준편차는 ‘참그린’이 5.51로 ‘곡우’의 4.04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Han et al. (2015)에 의하면 작물의 출수기에 대한 연차간 변이는 그 폭이 적은 것이 수량 안정성이 좋다고 하였는데, 이 결과만 놓고 볼 때 큰 차이는 아닐지라도 표준품종이 ‘참그린’에 비해 비교적 생육이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3. 초장 및 내재해성
조사료 수량에 영향을 주는 형질 중에서 초장과 단위면적당 경수는 Table 3에서와 같다. 출수기로부터 1주일 경에 측정한 ‘참그린’의 초장은 평균 119 cm로 표준품종인 ‘곡우’의 평균 112 cm보다 7 cm가 큰 편이었다(Fig. 2). 단위면적당 경수는 평균 865개로 897개인 표준품종 ‘곡우’에 비해 32개가 적은 경향이었다.
포장에서 월동한 작물체의 추위 피해를 달관조사한 내한성은 ‘참그린’과 ‘곡우’ 모두에서 0을 나타내었는데, 이는 한해에 의한 작물체에 피해가 나타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참그린’의 도복은 평균 2을 나타내었고, 습해나 병해 또한 0으로 ‘참그린’과 ‘곡우’ 어느 품종에서도 발생하지 않았다. Han et al. (2015)에 의하면 호밀은 다른 사료작물에 비해 추위에 강하지만 초장이 크기 때문에 수확시기에 도복이 잘되는 편이라고 보고하였으나, ‘참그린’은 도복에 강한 것으로 생각되었다.
4. 조사료 생산성
‘참그린’의 ha당 생초수량은 Table 4에서와 같다. ‘참그린’의 생초수량은 시험지 전체에서 평균 45.3톤으로 표준품종인 ‘곡우’의 평균 43톤에 비해 5% 많았다(p<0.05). 지역별로 본 ‘참그린’의 ha당 생초수량은 수원에서 평균 58톤으로 많았고 대구에서 평균 35.8톤으로 적었으며, 표준품종인 ‘곡우’에서도 수원에서 평균 51.2톤으로 가장 많았고 대구에서 평균 35.9톤으로 적었다.
‘참그린’의 ha당 건물수량은 Table 5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시험지 전체에서 ha당 평균 9.1톤으로 표준품종인 ‘곡우’의 평균 7.9톤보다 많았다(p<0.05). 지역별로는 수원에서 평균 11.8톤으로 건물수량이 가장 많았고, 대구에서 7.5톤으로 적은 수준이었다. 표준품종인 ‘곡우’도 ‘참그린’과 마찬가지로 수원에서 9.1톤으로 건물수량이 가장 많았고, 대구에서 6.7톤으로 적었다. 연차간 편차 또한 ‘곡우’가 1.19로 0.76인 ‘참그린’에 비해 큰 경향이었다.
5. 사료가치
수원지역에서 출수기로부터 1주일 후에 수확한 지상부 건물로 평가한 ‘참그린’의 조사료 품질 특성은 Table 6에서와 같다. ‘참그린’의 조단백질 함량은 13.5%로서 15.1%인 표준품종 ‘곡우’보다 낮았다. ‘참그린’의 ADF와 NDF 함량은 각각 32.0%와 55.8% 로, ‘곡우’의 30.6%와 53.2% 보다 높았다. ‘참그린’의 TDN 함량은 63.6%로 ‘곡우’의 64.7% 보다 낮았으나, TDN 수량은 ha당 5.81톤으로 5.13톤인 ‘곡우’ 보다 많았다(p<0.05).
6. 종실 생산성
‘참그린’의 성숙기, 수량구성요소 및 단위면적당 종자 생산량은 Table 7에서와 같다. 성숙기는 ‘참그린’이 6월 12일로 ‘곡우’의 6월 16일 보다 4일 빨랐다. ‘참그린’은 ‘곡우’에 비해 수량구성요소인 ℓ중이 무거웠으나 m2당 수수가 83개 적었고 1,000립중도 가벼웠으며 수당립수도 많지 않아 ha당 종실수량이 2.92톤으로 ‘곡우’에 비해 적었다(p<0.05). 그러나 Han et al. (2015)에 의하면 호밀은 수확시기에 전체 작물체 대비 이삭비율의 증가로 인해 채종작업을 어렵게 하고 종자 품질을 악화시킨다고 하였는데, 앞의 Table 3과 같이 ‘참그린’은 도복에 강해 종자 생산에 장점이 있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Ⅳ. 요 약
‘참그린’은 숙기가 빠르면서 추위에 강하고 조사료 수량이 많은 국내 육성 호밀 품종이다. ‘참그린’의 출수기는 평균 4월 17일로 표준품종인 ‘곡우’보다 4일 빠른 조생종이다. 수확시기의 초장은 평균 119 cm로 표준품종 ‘곡우’에 비해 7 ㎝가 크고, ㎡당 경수는 865개로 ‘곡우’의 897개 보다 적은 편이었다. 내한성 및 흰가루병 등에 대한 내병성은 전국 4개 지역에서 3년간의 평균이 0으로서 ‘곡우’와 같았으며, 내도복성도 2로 같았다. ‘참그린’의 건물수량은 ha당 9.1톤으로 ‘곡우’에 7.9톤에 비해 15%가 많았다. ‘참그린’의 조단백질 함량은 13.5%로 ‘곡우’ 보다 1.6% 낮았으나, TDN 수량은 ha당 5.81톤으로 ‘곡우’ 보다 20%가 많았다. ‘참그린’은 내한성이 강하기 때문에 전국의 답리작 및 전작지대에서 추파에 의한 월동재배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