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국내 동계 사료작물은 주로 내한성이 강한 호밀이나 청보리가 재배되었으나, 최근 가축의 기호성과 사료가치가 높은 이탈리안 라이그라스(IRG: Italian ryegrass, Lolium multiflorum Lam.)의 재배면적이 증가되고 있다(Choi et al., 2018). IRG는 국내에서 재배되는 동계 사료작물의 83%에 해당된다(MAFRA, 2022). 주 로 남부지방에서 답리작으로 재배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곤포 사 일리지의 이물질 혼입, 과도한 수분 등 품질저하 요인이 개선되고 있어 농가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추위에 약한 IRG의 특성을 개선하는 신품종을 육성하여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Choi et al., 2005). 농가에서는 작부체계(IRG+옥수수, IRG+벼), 재배 지역(중부, 남부 등) 등 조건에 따라 IRG의 다양한 품종을 요구 하고 있다. IRG의 숙기별 대표 국내 품종으로는 그린팜(극조생 종), 코윈어리(조생종), 코윈마스터(중생종), 화산104호(만생종)가 개발되어 품종등록 되어있다(Choi et al., 2005;2007;2008;Ji et al., 2011). 최근들어 논에서 IRG와 하계작물을 재배하는 작부 체계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어 조사료 연중생산을 통해 국내 조사 료 자급률을 높이고 있다(Jung et al., 2023;Oh et al., 2021). 또 한, IRG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하여 질소 추비시기(Lee et al., 2021), 습해 스트레스 생리반응(Kim et al., 2022) 등 다양한 연 구가 수행되고 있다.
최근 들어 이상기상이 빈번하게 발생되어 조사료 재배 시 생육 불량, 생산량 감소 등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IRG의 생산량에 영 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가을장마, 혹한, 봄 가뭄으로 보고되고 있다(Kim and Sung, 2021). 또한, 평년보다 높은 봄 온도는 동계 작물의 출수시기를 앞당겨 생산량이 감소되는 영향을 주고 있다. Kim and Sung (2022)은 남부해안지역에서 가을장마와 혹한은 IRG의 생산량에 큰 영향은 주지 않았으나, 봄 가뭄은 약 2 ton/ha 의 생산량 피해를 받는다고 보고하였다. 기후변화에 대비하여 신 품종육성을 통해 극복하는 방법은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재배방 법 개선을 통해 즉각적인 대응을 하여야 한다. IRG 재배 농가는 주로 단파 위주로 재배하고 있어 이상기상에 취약하므로, 이상기 상 발생 시 숙기가 다른 품종을 혼파하는 방법 등으로 피해를 경 감시키는 방안이 필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IRG를 품종별 재배방법에 따라 건물수량의 차이를 비교 분석하여 이상기상 발생 시 적합한 품종을 추천하기 위하여 실시하였다.
Ⅱ. 재료 및 방법
1.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파종 및 수확
IRG의 품종별, 혼파조합별 생산성을 평가하기 위하여 2019년 10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충청남도 천안시 소재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 조사료 시험포장(36°56′04.42″N, 127°05′40.57″ E)에서 재배시험을 수행하였다.
시험구는 IRG 숙기별로 단파와 혼파조합으로 난괴법 3반복으 로 배치하였으며, 구당 시험포 면적은 6 ㎡ (2×3 m)였다. 단파는 극조생(그린팜, Green Fram; GF), 조생종(코윈어리, Kowinearly; KE), 중생종(코윈마스터, Kowinmaster; KM), 만생종(화산104호, Hwasan 104; H104)이었다. 혼파조합은 GF+KE, GF+KM, GF+H104, KE+KM, KE+H104, KM+H104 이었다.
파종은 2019년에 10월 4일에 하였으며 파종간격은 20 cm 세 조파로 실시하였다. 파종량은 단파 40 kg/ha, 혼파 40 kg/ha(혼파 비율 5:5) 이었다. 시비량은 질소(N)-인(P2O5)-칼리(K2O)를 140-120-120 kg/ha로 기비(N 30%, P2O5 및 K2O 50%)와 봄 추 비(N 70%, P2O5 및 K2O 50%)로 나누어 시비하였다.
수확은 IRG 단파 재배구의 출수 기준으로 4월 22일(극조생 기 준), 5월 6일(조생 및 중생 기준), 5월12일(만생 기준)에 실시하였 다. 4월 22일에는 4처리 GF, GF+KE, GF+KM, GF+H104를 수 확하였다. 5월 6일에는 8처리 GF, KE, KM, GF+KE, GF+KM, KE+KM, KE+H104, KM+H104를 수확하였다. 5월 12일에는 7처리 KE, KM, H104, GF+H104, KE+KM, KE+H104, KM+H104를 수확하였다.
2. 생육특성, 조사료 생산성, 기상데이터 조사
시험 초종의 주요 생육특성으로 생초수량을 조사하였다. 생초 수량은 전체 시험구를 예취하여 ha 당 수량으로 환산하였으며 건 물수량은 각 처리구별로 약 300∼500 g의 시료를 취하여 생초중 량을 칭량하고, 68 ℃의 열풍순환 건조기에서 72시간 이상 건조 후 건물함량을 산출한 다음 ha당 수량으로 환산하였다. 얻어진 건물시료는 20 mesh를 장착한 시료분쇄기로 분쇄한 후 이중마개 가 있는 플라스틱 시료 통에 보관하여 식물체분석에 이용하였다.
시험기간 기상데이터는 기상자료정보포털에서 제공하는 천안 지역의 평균기온과 강수량을 이용하였다(KMA, 2023). 또한 30 년 평균 기상데이터는 우리나라 기후평년값(1991~2020년)을 이 용하였다.
3. 사료가치 및 통계분석
조단백질 (crude protein, CP)함량은 AOAC (1990)법에 의거 하여 켈달장치 (KjeltecTM 2400 Autosampler System)를 이용하 여 분석하였고, 중성세제불용성섬유소 (neutral detergent fiber, NDF)와 산성세제불용섬유소 (acid detergent fiber, ADF) 함량은 Van Soest et al. (1991)법에 준하여 Ankom200 fiber analyzer (Ankom Technology, USA)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가소화양분 총량(total digestible nutrients, % TDN) 함량은 88.9 - (0.79 × ADF %)의 계산식으로 산출하였다(Holland et al., 1990).
통계분석은 SPSS 18.0 (IBM Corp Chicago)를 이용하여 분산 분석을 실시하였으며, 처리간의 평균비교는 Duncan의 다중검정 에 의하여 5% 유의수준에서 처리구간의 통계적인 차이를 구명하 였다.
Ⅲ. 결과 및 고찰
1. 시험지역 기후특성
시험기간동안 천안의 평균온도와 천안의 30년간 평균온도는 비슷한 경향이었다(Fig. 1) 그러나 11월 평균온도는 30년 평균보 다 낮은 수치를 나타내었고, 3월 평균온도는 30년 평균보다 높은 수치를 나타내는 등 일부 기간이 이상기상으로 판단된다. IRG가 월동 후 평균기온이 5℃ 이상이었던 날부터 마지막 수확일(5월 12일)까지 83일 중 23일 비가 내렸다(Fig. 2). 그러나 30 mm 이 상은 2월 25일(35.5 mm)이었으며, 5 mm ~ 15 mm 수준은 6일 로 대부분 5 mm 미만이었다. 이는 봄철 강우량이 적어 봄 가뭄 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Jung et al. (2023)의 연구에서는 봄철 가뭄으로 인하여 IRG의 숙기가 빨라져 생육에 영향을 받고 있다 고 보고하였다. 이와 같이 최근 이상기상으로 인한 봄 가뭄이 자 주 발생하고 있어 작물재배 시 피해저감을 위한 방법이 필요한 실정이다.
2. IRG 생산성
IRG의 수확시기별 건물함량 및 생산량은 Table 1, 2, 3에서 보는 바와 같다. GF 출수 기준으로 수확 시 GF+H104의 건물수 량이 유의적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p<0.05, Table 1). 이는 GF 에 비해 KE, KM의 생육이 늦어 혼파하였을 떄 건물수량이 낮게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GF+H104에서 9,496.3 kg/ha로 GF (9,000.7 kg/ha)보다 높게 나타난 것은 H104보다 GF의 생육 이 월등히 빨라 우점한 것으로 판단된다. 건물함량은 GF+KE에 서 14.4%로 유의적으로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내어 (p<0.05), GF+H104와 원물함량이 49,666.6 kg/ha로 같음에도 건물수량이 낮게 나타나는 결과를 보였다.
KE와 KM 출수기준으로 수확 시 KE 및 KE+KM의 건물수량 이 유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Table 2). 5월 6일 수확한 GF, GF+KE, GF+KM의 건물수량은 13,056.4~14,714.1 kg/ha로 Table 1의 건물수량(7,178.1~9,496.3 kg/ha)에 비해 3,560~7,536 kg/ha가 증가하였다. 그러나 GF는 천안에서 건물수량이 15,978 kg/ha로 보고하고 있어(Ji et al., 2011), 적기 수확시기가 KE와 KM보다 늦음에도 건물수량이 낮은 것은 극조생이라는 품종의 한계로 판단된다. KE와 KM의 건물수량이 단파 및 혼파 처리에 따라 일부 차이가 나타나고 있으나 기존에 보고된 건물수량보다 는 높게 나타났다(Seo et al., 2013;Choi et al., 2018). 이는 시험 기간 중 3월 온도가 평년보다 높게 나타난 것에 영향을 받은 것 으로 판단된다. 건물함량은 18.5~23.4%로 처리간에 유의적인 차 이는 없었다(p>0.05). 그러나, GF기준 수확보다는 건물함량이 높 은 경향이었다.
H104 출수기준으로 수확 시 건물수량은 처리간에 유의적인 차이는 없었으나(p>0.05). KM이 16,763.1 kg/ha로 가장 높았다 (Table 3). Table 3의 처리별 건물수량이 Table 1 및 2의 처리보 다 수확시기가 늦어짐에 따라 증가하였다. 특히, KE, KM, GF+H104 및 KE+H104는 건물수량이 16톤 이상으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건물함량은 H104에서 17.3%로 유의적으로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내었다(p<0.05). 원물수량은 처리 중 H104가 가장 높음에도 건물함량이 낮게 나타나 건물수량이 낮게 나타나는 결 과를 보였다. 이는 H104가 출수기에는 도달하였으나, 만생종인 특성상 생장이 아직 더 가능하여 수확시기를 늦추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IRG 모든 수확시기의 건물수량을 비교하였을 때 KE, KM의 단파 및 혼파 구에서 가장 높았다. 최근 봄 가뭄 등 이상기상의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으므로 이상기상에 대비하기 위하여 조 생 및 중생을 이용한 IRG 재배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3. IRG 사료가치
IRG의 조단백질, NDF 등 사료가치는 Table 4, 5, 6와 같다. GF 출수기준 수확시 조단백질 함량은 11.5~13.2%로 단파 및 혼 파에 따른 유의적인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p<0.05, Table 4). GF의 조단백질 함량(11.7%)보다 GF+KE 및 GF+H104를 혼파 한 처리에서 13.0~13.2%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GF보다 숙기가 느린 IRG 품종이 출수가 아직 되지 않은 영양생장기 단계로 높 게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 NDF 함량은 유의적인 차이가 나타 나지 않았으나(p>0.05), ADF 함량은 유의적인 차이가 나타났다 (p<0.05). GF의 단파 및 혼파 시 NDF와 ADF 함량이 Ji et al.(2011)의 결과(NDF 54.6%; ADF 32.5%) 보다 낮게 나타났다. 이는 3월 평균온도가 평년보다 높은 이상기상으로 일찍 출수로 인한 섬유소의 함량이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TDN 함량은 ADF 함량이 다른 수확시기보다 낮아 수확시기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KE와 KM 출수기준으로 수확 시 CP, NDF, ADF, TDN 함량 이 모두 유의적인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p>0.05, Table 5). Choi et al. (2018)은 CP 함량(5.0~19.7%), NDF 함량(53.8~68.6%) 과 ADF 함량(31.5~44.3%)이 재배지 및 수확시기에 따라 다양하 게 나타난다고 보고하였다. IRG의 품종과 혼파 유무에 따라 일부 차이가 있었으나 일반적으로 보고되는 사료가치와 비슷한 수준이 었다(NIAS, 2007).
H104 출수기준으로 수확 시 CP함량은 유의적인 차이는 없었 으나(p>0.05), 단파보다는 혼파에서 높은 경향이었다(Table 6). NDF, ADF 및 TDN 함량은 유의적인 차이가 나타났다(p>0.05). H104는 혼파한 처리에서 단파보다 CP 함량이 높고, NDF와 ADF 함량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만생종인 H104보다 숙 기가 빠른 품종이 먼저 생장하면서 H104의 생육이 늦은 것으로 판단된다.
Ⅳ. 요약
본 연구는 이탈리안 라이그라스(IRG)를 단파 및 혼파에 따라 건물수량의 차이를 비교 분석하여 이상기상 발생 시 적합한 품종 을 추천하기 위하여 실시하였다. 천안의 평균온도와 천안의 30년 간 평균온도는 비슷한 경향이었으나, 11월과 3월은 이상기상으로 판단된다. IRG 품종은 Green Fram(GF, 극조생), Kowinearly(KE, 조생), Kowinmaster(KM, 중생), Hwasan 104(H104, 만생)로 단 파 또는 혼파하였다. GF 출수 기준으로 수확 시 GF+H104의 건 물수량이 유의적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p<0.05). KE와 KM 출 수기준으로 수확 시 KE 및 KE+KM의 건물수량이 유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H104 출수기준으로 수확 시 건물수량은 처리간 에 유의적인 차이는 없었으나(p>0.05). KM이 16,763.1 kg/ha로 가장 높았다. IRG 수확시기의 건물수량을 비교하였을 때 KE, KM의 단파 및 혼파에서 가장 높았다. 최근 봄 가뭄 등 이상기상 의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으므로 이상기상에 대비하기 위하여 조생 및 중생을 이용한 IRG 혼파재배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