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2024년부터 한국과 농‧축산업 생산 주요국 간의 자유무역협정 이 체결됨에 따라 농·축산관련 시장이 전면 개방되어 국내 농·축 산업은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농·축 산업 시장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다양한 정책과 제도 개선과 함 께 기술개발 등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오고 있다. 현재 전 세 계적으로 식품의 소비구조가 양적에서 질적으로 변화됨에 따라 농‧축산물의 품질 향상에 대한 관심이 증가로 가축사육에 이용되 고 있는 사료의 중요도가 어느 때 보다 더 강조되고 있다. 최근 이상기후 등에 따라 국제곡물가가 상승함에 따라 배합사료의 가 격이 급등하여 축산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따라서 수입 곡물사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어 경영비를 절감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조사료를 생산·확대하여 국내산 조사료의 자급률을 증가 시켜야 한다. 정부의 확고한 정책과 조사료 관련 기관 그리고 축 산·경종농가의 노력과 의지 등에 힘입어 사료작물 재배면적은 크 게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답리작을 중심으로 한 사료작물 재배가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동계사료작물로는 이탈리안 라이그라스(Italian ryegrass, IRG), 청보리, 트리티케일 등이 이용(Kim et al., 2005;Choi et al., 2018)되고 있고, 하계사료작물로는 옥수수, 수수류가 생산되며(Lee et al., 2019;Bae et al., 2022;Go et al., 2022), 일부지역에서 사료용 벼가 재배되고 있다(Kim et al., 2018). 하 지만 논 이용 신하계사료작물 재배·생산 기술 개발은 미흡한 실 정이다. 조사료 자원의 하나인 야초류(갈대, 피, 바랭이, 강아지풀 등)는 우라나라 전 지역에 광범위하게 분포(Han et al., 1971;Seo et al., 2012)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이용은 조사료 자급율을 증가시기는데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여진다. Seo et al(2012)은 야초류의 소개, 생산성 및 사료화에 대해 보고를 하면서 조사료원 으로써 야초류의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사료 피(Echinochloa crusgallivar)와 바랭이(Digitaria sanguinalis)는 난지형 야초류에 속하지만, 하계 조사료용으로 이 용하기 위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Park et al., 2022). 사료 피는 아시아지역에서 많이 재배되어 왔으며 환경 이 열악한 조건에서도 생육이 잘되고 생산성 많으나 사료가치가 다소 떨어지는 단점은 있다. 최근 사료 피 생산과 가공이용 등에 대한 연구가 일부 진행되고 있다(Shin et al., 2006;Park et al., 2022).
바랭이(Digitaria sanquinalis)는 일년생 잡초로써 아시아 및 유럽원산이며 줄기는 땅위를 가면서 마디마디마다 뿌리를 내려 큰 다발을 형성하고 생육중에는 줄기가 돋게 자라 직립형으로 자 라는 특성이 있다. 또한 성숙이 빠르기 때문에 생장기간 중에 분 얼이 계속 일어나 장기간에 걸쳐 종자를 생산하기 때문에 식용작 물 재배농가 입장에서는 방제가 어려운 야초로 알려져 있다. 그러 나 바랭이는 국내 환경 적응성이 높아 하계사료작물로 활용도가 높은 유망 작물로 보고되었다(Lee and Lee, 1999).
강아자풀(Setaria viridis)은 아시아 전 지역에 분포되어 있으 며 조(Setaria italica)의 야생형으로 알곡은 식용으로 이용될 수 있기 때문에 조사료원으로 가능성 우수한 작물로 인식되고 있으 나 조사료 생산과 이용관련 연구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Han et al., 1971).
정부는 논 전략작물 직불제사업(MAFRA, 2023)을 통해서 국 내산 조사료 수급 안정과 자급률 제고를 위해서 국내 논을 최대 한 이용하여 양질의 조사료를 증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 고 있다. 일반적으로 논은 경운 방법을 이용하여 작물을 재배이용 하고 있는데 무경운 작물재배는 경운재배에 비해 생산비 및 노동 력절감이 가능하고 탄소격리 효과가 뛰어나 환경보전과도 융화되 는 작물재배법으로 많은 관심이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Zhang et al., 2014;Qi et al., 2021).
우리나라에서 재배할 수 있는 논 이용 하계 사료작물의 선택폭 을 넓히고 또한 노동력 절감을 위해 논에서 국내 자생 사료자원 을 이용한 무경운 작부체계 기술개발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무경운 논에서 하계 자생사료작물 파종량이 생육 및 수량 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수행하였다.
Ⅱ. 재료 및 방법
1. 하계 자생사료작물 수집 및 시험포 조성
본 연구는 2020년부터 2022년 까지 3년 동안 충청남도 천안 시 소재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 초지사료과 무경운 논 시험포장에서 하계자생작물인 사료 피‘제주피(국내 생태형)’, 강 아지풀(국내 생태형), 바랭이(국내 생태형)의 기준 파종량 대비 50% 증량 또는 감량을 하여 생육특성 및 생산성을 조사하기 위 해 수행하였다. 하계 자생사료작물 파종량 시험을 위한 시험포 면 적은 12 m2 (3×4 m)로 설정하고 시험구배치는 난괴법 3반복으로 하여 생육특성(출수기, 초장, 도복, 병해발생 등)과 건물생산량을 조사하였다. 사료작물 재배 및 생육특성은 농촌진흥청 재배기술 및 조사방법에 준하여 수행하였다. 하계 자생사료작물 파종은 5 월 하순 또는 6월 상순에 파종하여 9월 20일 전후에 수확하였다. 파종량은 사료 피와 강아지풀은 ha당 40 kg을 기준(표준량)으로 증감(ha당 20 kg, 60 kg)하였고 바랭이도 ha당 16 kg을 기준(표 준량)으로 증감(ha당 4 kg, 8 kg, 24 kg)하여 각각 파종하였다.
하계 자생사료작물 중 사료용피 “제주피”는 ㈜다나농축산에서 구입하여 이용하였고 강아지풀과 바랑이는 야생에 존재하는 종자 를 채종한 다음 건조하였다. 그리고 건조 및 정선된 종자는 발아 율을 조사한 다음 본 연구에 이용하였다. 하계 자생사료작물 의 출수기는 강아지풀을 출수기로 하였다. 시비량은 토양분석 후 진 단시비 처방기준에 준하였는데 시비량은 파종 당일에 질소(N)-인 산(P2O5)-칼리(K2O)를 기준으로 150-100-100 kg ha-1 시용하였 으며 이중 인산과 칼리는 전량 기비로 시용하였고, 질소는 기비 50% 그리고 파종 1개월 후 추비 50%로 나누어 분시 하였다.
2. 사료가치 및 통계 분석
건물수량 및 사료가치 분석을 위한 시료는 각 처리구별로 200 ∼300 g의 시료를 채취하여 65∼70℃ 순환식 송풍건조기에서 건 조(48∼72시간) 후 건물 중량을 조사한 다음 건물함량을 산출하 여 건물수량을 계산하였다. 그리고 이 건조된 시료는 사료가치 분 석을 위해 20 mesh screen이 달린 Wiley mill로 분쇄하여 이중마 개가 있는 플라스틱 시료통에 넣고 직사광선이 들지 않는 곳에 보관하며 분석에 이용하였다. 조단백질 함량은 AOAC (2000)법, NDF (neutral detergent fiber) 및 ADF(acid detergent fiber) 함 량은 Goering and Van Soest (1970)방법을 이용하였다.
본 시험에서는 얻은 모든 결과는 Windows 용 SPSS/PC (Statistical Package for the Science, ver 12.0. USA) 통계프로그 램을 이용하여 유의성 검정은 P-value가 0.05로 평가하였다.
3. 시험지역 토양특성 및 기후
시험지역의 토양의 이화학적 특성은 Table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전형적인 국내 논 토양의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일반 논 토 양보다 토양산도(pH)는 낮았으며, 유기물함량은 적정하였고 유효 인산은 낮게 나타났다. 시험개시 전 토양의 화학적 성분과 종료시 토양성분은 큰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시험기간 동안의 기온 및 강수량은 Fig. 1에서 보는 바와 같다.
Ⅲ. 결과 및 고찰
1. 하계 자생사료작물 의 파종량에 따른 생육특성
중부지역 논에서 하계 자생사료물인 사료 피, 바랭이 및 강아 지풀의 파종량에 따른 생육특성, 식생비율 및 건물수량은 Table 2에 제시하였다. 사료 피, 바랭이 및 강아지풀을 논에 파종량을 달리하여 파종한 후 생육특성을 조사한 결과, 사료 피의 출수기는 8월 26일, 바랭이는 8월 7일, 강아지풀은 7월 28일로 나타났으며 파종량에 상관없이 출수기는 비슷하게 나타났다. 그리고 사료 피 와 바랭이는 도복이 약하게 나타났으나 강아지풀은 도복이 나타 나지 않았다. 그리고 파종량에 상관없이 모든 자생하계작물은 병 충해가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사료 피와 강아지풀 처리구에서 바 랭이의 출현과 증식이 관찰되었다.
2. 하계 자생사료작물 의 파종량에 따른 건물수량
중부지역 논에서 하계 자생사료작물의 파종량에 따른 건물수 량, 즉 사료 피는 Table 3, 바랭이는 Table 4 그리고 강아지풀은 Table 5에 제시하였다. 사료 피와 강아지풀은 파종량이 증가함에 따라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사료 피는 40 kg ha-1 처리구에 서, 강아지풀은 60 kg ha-1 처리에서 최대 수량을 보였다. 그러나 바랭이는 4-16 kg ha-1 처리에서는 비슷한 수량을 보였으나 60 kg ha-1 처리에서 최대 수량을 보였다. 자생하계사료작물의 건물 수량이 연차별로 차이를 보이는 것은 강우 등의 기상조건의 차로 인한 논 배수상태에 따라 초종별 생육차이가 나타난 것으로 판단 된다.
이상의 결과에서 나타낸 바와 같이 자생하계사료작물의 건물 수량이 연차별로 차이를 보이는 것은 강우 등의 기상조건의 차로 인한 논 배수상태에 따라 초종별 생육차이가 나타난 것으로 판단 된다. 그리고 자생하계사료작물의 건물수량은 표준 파종량을 기 준으로 비교했을 때 사료 피>바랭이>강아지풀 순으로 나타났으 며 사료 피 처리구에서 가장 높은 수량을 보였다. 이는 사료 피가 비옥도가 낮고 배수가 불량하고 습한 조건에서 적응력이 강하기 때문에 논 조건에서 상대적으로 잘 적응 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Baker, 2003;Ball et al., 2004). Park et al.(2022)은 밭에서 사 료 피의 출수후기의 건물수량이 23,872 kg ha-1 수준이라고 보고 하였으며 Shin et al. (2006)은 간척지에서 사료 피의 품종별 건 물수량은 0.3∼5.3 ton ha-1 라고 보고하였다. 본 연구에서 제시된 수량보다 현저하게 적었는데 이는 논 재배 조건과 경운 여부, 토 양 조건 등이 작용하였을 것으로 보여진다.
바랭이의 건물수량이 강아지풀의 건물수량보다 약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강아지풀이 바랭이에 비해 초기생육이 빠 르지 못하여 경합에서 약했기 때문인 것 보여진다. 한편 Lee and Lee (1999)에 의하면 바랭이는 우점 야초지에서 시비를 하지 않 고 연간 8,473 kg ha-1의 건물수량을 얻을 수 있어 부존 조사료원 의 하나로 이용 가능성은 크다고 보고 하였다. 그러나 바랭이는 비료원의 이용성 높을 뿐 아니라 난지형 목초나 사료작물 등에 비해 번식력이 현저히 빠르기 때문에 수량성을 고려한 목초나 사 료작물 재배하기 위해서는 바랭이의 방제기술은 또한 매우 중요 할 것으로 보인다.
3. 하계 자생사료작물 의 파종량에 따른 사료가치
중부지역 논에서 하계 자생사료작물의 파종량에 따른 사료가 치, 즉 사료 피는 Table 7, 바랭이는 Table 8 그리고 강아지풀은 Table 9에 제시하였다.
사료 피 파종량에 따른 평균 조단백질 함량은 6.13%, NDF 함 량은 67.57%, ADF 함량은 38.77%로 나타났다. 강아지풀 파종 량에 따른 평균 조단백질 함량은 5.43%, NDF 함량은 65.36%, ADF 함량은 37.53% 그리고 바랭이 파종량에 따른 평균 조단백 질 함량은 6.53%, NDF 함량은 66.80%, ADF 함량은 38.02%로 나타났다. 초종별 단백질함량은 바랭이>사료 피>강아지풀 순으 로 ADF와 NDF 함량은 사료 피>바랭이>강아지풀 순으로 나타 났으며 통계적인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연차별로 모든 처리에서 사료가치가 차이를 보이는 것은 수확시기의 차이 및 기온 등에 따라 자생하계사료작물들의 생육차이에 기인된 것으로 판단된다. Han et al. (1971)은 바랭이와 강아지풀 등의 자생 야초류를 사료 원으로 이용 가능성을 보고하였는데 본 연구에서 제시된 수량성 이나 사료가치 측면에서 보면 자생 야초류도 반추가축사료용으로 충분히 이용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또한 자생하계사료작물은 식량작물과는 달리 비옥도가 낮거나 배수가 불량 또는 건조조건 에서 적응력이 강하기 때문에 동계사료작물과 연계한 작부체계는 양질의 조사료 확보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제까지 많은 연구자들은 다양한 작부체계를 통한 양질의 조 사료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나(Seo et al.. 2004;Shin et al., 2007;Seo et al., 2010;Ju et al., 2012) 여름철 초지 또는 사료작 물 재배지에 피해를 주는 피, 바랭이 등과 같은 자생하계사료작물 과 연계한 연구는 전무한 실정이다,
최근 국내에 빈번하게 발생되는 이상기상에 대응하여 안정적 으로 양질의 조사료를 생산하고 확보할 수 방안으로 자생하계사 료작물과 연계한 이모작 작부체계는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안정 된 양질 조사료 생산·이용확대를 위해서는 사료 피, 바랭이, 강아 지풀 등과 같은 야초류의 재배기술 그리고 가공이용을 위한 연구 접근이 추가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Ⅳ. 요 약
본 시험은 하계자생작물인 사료 피‘제주피’, 강아지풀(국내 생 태형), 바랭이(국내 생태형)의 파종량에 따른 생육특성 및 생산성 을 조사하기 위해 충청남도 천안시 소재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 원개발부 초지사료포장 무경운 논에서 2020년 부터 2022년 까지 3년 동안 수행하였다. 사료 피와 강아지풀은 파종량이 증가함에 따라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사료 피는 40 kg ha-1 처리에서, 강아지풀은 60 kg ha-1 처리에서 최대 수량을 보였다. 그러나 바 랭이는 4-16 kg ha-1 처리에서는 비슷한 수량을 보였으며 60 kg ha-1 처리에서 최대 수량을 보였다. 그리고 건물수량은 사료 피 (9,681∼11,092 kg ha-1) > 바랭이(8,311∼9,023 kg ha-1) > 강아 지풀(3,145∼4,749 kg ha-1) 순으로 나타났다. 하계자생작물인 사 료 피, 강아지풀, 바랭이의 파종량에 따른 단백질함량은 바랭이 > 사료 피 > 강아지풀 순으로 ADF와 NDF 함량은 사료 피 > 바랭이 > 강아지풀 나타났으며 통계적인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이상의 결과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논을 이용한 이모작 작부체계 에서 안정적으로 조사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자생하계사료작물 도입은 매우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