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호밀은 추위와 더불어 부적합 환경에 대한 적응성이 뛰어나서 추운 지역인 러시아, 독일 등 북유럽에서 주로 제빵과 사료용으로 재배하여 이용된다. 우리나라에서 호밀은 조사료용이나 녹비용으 로 매년 5만 ha 정도가 재배되고 있으며, 향후 호밀은 가축 사료 용이나 친환경농업을 위한 녹비용으로 더욱 수요가 증가될 것으 로 예상된다(Han et al., 2015).
우리나라에서 현재 주로 재배되는 호밀 품종은 도입종으로서 조생종으로는 ‘Koolgrazer’, ‘Wintermore’ 등이 있으며 중․만생종 으로는 ‘Kodiak’, ‘Danko’ 등이 있는데, 외국 도입종은 대부분 출수기가 늦은 경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Heo et al., 2009).
호밀은 중부지방의 경우 대부분이 10월 중순에 파종하고 5월 상순에 수확하는데, 그 시기는 호밀의 수확시기와 옥수수의 파종 시기가 10여 일 겹치게 된다(Shin and Ko, 2004;Kim et al., 2006). 따라서 옥수수의 앞그루로 호밀을 재배할 경우 4월 30일 이전에 수확이 가능한 조생성 뿐만 아니라 조생종의 결점인 내한 성과 수량성을 갖춘 품종 개발이 필수적이다.
국내에서의 호밀 품종은 1980년대에 팔당을 시작으로 두루⋅ 조춘⋅춘추 등, 1990년대에 올⋅윈터그린⋅곡우, 이그린⋅올그린 등 숙기가 빠르면서 수량이 많은 품종이 육성되었으나, 조생성⋅ 내한성⋅수량성이 결합된 품종 개발은 다소 미흡한 실정이다 (Han et al., 2015).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숙기가 빠르고 추위에 강하면서 생산성 도 높아 중북부 지역에서도 옥수수 앞그루로 재배가 가능한 조사 료용 호밀 품종을 개발하고자 하였다.
Ⅱ. 재료 및 방법
1. 육성경위
중부이북지역에서 하계 사료용 옥수수와 연계한 동계-하계 조사 료 작부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수확이 빠른 호밀 품종을 육성하고 자 하였다. 잡종은 1995년에 조숙인 조춘호밀 등 10계통을 집단교 배를 실시하여 작성하였다. 잡종세대는 수원 및 연천에서 조숙, 내 한, 다수성에 중점을 두어 계통 선발을 실시하여 ‘SR95POP -S1-1074-6-6-10-6’ 계통을 최종 선발하였다. 그 계통은 2002∼ 2004년까지 3년간 증식과정을 거쳐 2005년부터 2년간 생산력검정 시험을 실시한 결과 조숙성이고 조사료 생산성이 우수한 계통으로 판명되어 ‘호밀41호’로 계통명을 부여하고 2007년부터 3년간 지역 적응시험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상기 계통은 지역적응시험에서도 육종목표에 부합하는 특성과 더불어 기타 농업형질이 우수한 계통 으로 입증되어 2009년 12월 농작물 직무육성 신품종선정심의회에 서 신품종으로 선정됨과 동시에 ‘조그린’으로 명명되었다.
2. 시험방법
지역적응시험은 수원과 연천에서는 전작으로, 익산, 대구에서는 답리작으로 각각 실시하였으며, 표준품종은 ‘곡우’(Heo et al., 2004)를 사용하였다. 파종기는 수원이 10월 상순, 연천이 9월 하순, 익산, 대구가 10월 하순이었다. 파종방법 (휴폭 × 파폭 × 휴장)은 전작이 25 cm × 5 cm × 6 m의 조파를, 답리작은 150 cm × 120 cm × 6 m의 휴립광산파를 하였으며, 파종량은 전작이 ha당 120 kg, 답리작이 150 kg 이었다. 시비량은 진단시비를 하여 보리 표준 시비량인 ha당 질소 91, 인산 74, 칼리 39 kg를 시용하였으며, 그 중 질소는 30%를 증시하였다. 시비방법은 질소를 수원, 연천이 기비 50% : 추비 50%, 익산, 대구가 기비 40% : 추비 60%로 분시하였으며, 인산과 가리는 전량 기비로 시용하였다. 수확은 출수 기로부터 7일경에 하였고, 생초수량은 전체구를 예취하여 ha당 수량 으로 환산하였다. 건물수량은 각 품종별로 생초수량을 평량하고 난 후 1 kg을 취하여 70℃에서 60시간 건조 후 건물률을 산출한 다음 생초수량을 곱하여 ha당 수량으로 환산하였고, 4℃ 저온 저장 고에 보관하여 조사료 분석용 시료로 이용하였다. 기타 생육관리는 농진청 표준재배법에 준하였고, 생육⋅수량특성⋅내한성 및 병충해 저항성 등의 관련 조사는 농촌진흥청 동계작물 신품종개발 공동연 구 계획서의 조사기준에 준하여 실시하였다(RDA, 2008). 육성계통 의 조사료 품질평가를 위하여 조단백질은 Association & Official Analytical Chemists Method (AOAC법)(1995), neutral detergent fiber (NDF)와 acid detergent fiber (ADF)는 Goering과 Van Soest (1970)의 방법으로 분석하였다. Total digestible nutrients (TDN) 함량은 88.9-(0.79 × %ADF)의 계산식을 이용하여 산출하였다 (Holland et al., 1990).
Ⅲ. 결과 및 고찰
1. 고유특성
호밀 품종 ‘조그린’의 고유특성은 Table 1에서와 같다. ‘조그 린’의 잎색은 담록색을 나타내어 농록색인 표준품종과 차이가 있 지만, 잎 길이와 잎 넓이는 중간 정도를 나타내어 표준품종과 같 은 경향이다. ‘조그린’의 줄기는 황백색으로 표준품종과 같지만, 굵기는 다소 가늘어 표준품종과 다르다. 또한 ‘조그린’의 종실색 은 청갈색으로 담갈색인 표준품종과 차이가 있으며, 종실의 크기 는 ‘조그린’과 표준품종인 ‘곡우’ 모두 작은 경향이다.
2. 출수기
‘조그린’의 출수기는 Table 2에서와 같이 지역적응시험지 전 체에서 평균 4월 15일로 표준품종인 ‘곡우’에 비해 5일 빨랐다 (p<0.05). 지역별 ‘조그린’의 출수기는 남부지방인 대구에서 평 균 4월 8일로 가장 빨랐고, 연천에서 4월 24일로 가장 늦었는데, 대구와 연천 간에는 16일의 차이를 보였다. 표준품종인 ‘곡우’ 또 한 대구에서 4월 13일로 출수가 가장 빨랐고, 연천에서 4월 29일 로 가장 늦었다. 표준품종은 출수가 빠른 지역과 늦은 지역이 16 일의 차이를 보여 지역별 변이 정도는 ‘조그린’과 큰 차이를 보이 지 않았다. 출수기의 연차간 차이도 ‘조그린’이 최대 5일, ‘곡우’ 가 최대 6일로 유사한 경향이었다. Han et al.(2015)은 호밀이 출 수기의 연차간 차이가 적은 것이 안정적인 생산성을 보인다고 하 였는데, ‘조그린’은 표준품종 ‘곡우’보다 조숙이면서 연차간 차이 도 작은 경향이었다.
3. 초장 및 내재해성
조사료 수량에 관여는 형질 중에서 초장과 단위면적당 경수는 Table 3에서와 같다. 출수기로부터 1주일 경에 측정한 ‘조그린’ 의 초장은 평균 117 cm로 표준품종인 ‘곡우’의 111 cm 보다 6 cm가 컸다. 단위면적당 경수는 983개로 979개인 표준품종 ‘곡우’ 에 비해 많은 경향이었다. 이처럼 표준품종에 비해 초장이 크고 경수가 많은 ‘조그린’의 형질 특성은 조사료 수량성에 영향을 끼 친 것으로 사료되었다.
월동 중 추위 피해를 나타내는 포장 내한성은 ‘조그린’과 ‘곡 우’ 모두에서 0을 나타내었는데, 이는 한해에 의한 식물체의 피해 가 나타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도복은 평균 3이었고, 국내 밭 작물의 답리작 재배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습해나 병해 또한 0으로 ‘조그린’과 ‘곡우’는 대등한 관계를 보였다. 호밀은 다른 동계 사료작물에 비해 월동력이 우수하지만 초장이 크기 때문에 수확시기에 도복이 잘되는 편이나(Han et al., 2015), 이번에 개발 된 ‘조그린’은 도복에 강한 편으로 원활한 수확작업이 가능하리 라 판단되었다.
4. 조사료 생산성
‘조그린’의 ha당 생초수량은 Table 4에서와 같다. Han et al.(2015)은 호밀의 조사료 수량성과 품질을 고려할 때 적정 수확 시기는 출수기로부터 1주일이라고 하였다. ‘조그린’의 생초수량 은 시험지 전체에서 평균 42.5톤으로 표준품종인 ‘곡우’의 43톤 에 비해 99% 수준으로 적었으나 유의성은 없었다. 지역별 ‘조그 린’의 ha당 생초수량은 수원과 연천에서 각각 49.3톤과 45.5톤으 로 높았고, 익산과 대구에서 각각 38.6톤과 36.6톤으로 낮았다. 이러한 경향은 표준품종인 ‘곡우’에서도 유사하였다.
건물수량은 Table 5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시험지 전체에서 ha 당 평균 8.1톤으로 표준품종인 ‘곡우’의 7.76톤보다 많았다 (p<0.05). 지역별로는 수원에서 9.72톤으로 건물수량이 가장 많 았고, 연천이 8.94톤으로 그 다음이었으며, 익산과 대구에서 각각 7.39톤과 6.37톤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었다. 표준품종인 ‘곡우’는 수원과 연천에서 각각 8.98톤과 8.82톤으로 건물수량이 가장 많았고, 익산과 대구에서 각각 6.38톤과 6.36톤으로 작았으 며, 지역간 편차도 ‘조그린’에 비해 조금 더 큰 경향이었다.
5. 사료가치
익산에서 출수기로부터 1주일 후에 수확한 지상부 식물체, 즉 총체시료로 평가한 ‘조그린’의 조사료 품질 특성은 Table 6에서 와 같다. ‘조그린’의 조단백질 함량은 11.9%로서 12.7%인 표준 품종 ‘곡우’보다 0.8% 낮았다. ‘조그린’의 ADF와 NDF 함량은 각각 36.9%와 64.5%로, ‘곡우’의 34.0%와 62.1% 보다 높았다. ‘조그린’의 TDN 함량은 59.8%로 ‘곡우’의 62.1% 보다 낮았으 나, TDN 수량은 ha당 5.09톤으로 4.56톤인 ‘곡우’ 보다 많았다 (p<0.05).
6. 종실 생산성
사료작물은 종실이 성숙하기 전에 예취하므로 원활하기 종자 를 보급하기 위해서는 품종의 종실생산능력이 중요한 요소 중 하 나이다. ‘조그린’의 성숙기, 수량구성요소 및 단위면적당 종자 생 산량은 Table 7에서와 같다. 성숙기는 ‘조그린’이 6월 10일로 ‘곡 우’의 6월 14일 보다 4일 빨랐다. 또한 ‘조그린’은 ‘곡우’에 비해 m2당 수수와 수당립수가 적었으나 천립중에서 대등하고 ℓ중이 높아 ha당 종실수량은 3.11 톤으로 같았다. Han et al.(2015)에 의하면 호밀은 수확시기에 이삭비율이 증가하여 도복이 잘되기 때문에 도복에 강한 품종이 채종하는데 유리하다고 하였는데, ‘조 그린’ 또한 ‘곡우’와 같이 도복에 강한 면모를 나타내어(Table 3) 종자 생산에 장점이 있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Ⅳ. 요 약
‘조그린’은 숙기가 빠르면서 추위에 강해 수량이 많은 호밀 품 종을 육성하기 위해 육성한 품종이다. ‘조그린’의 출수기는 평균 4월 15일로 표준품종인 ‘곡우’보다 5일 빠른 조생종이다. 수확시 기의 초장은 117 cm로서 표준품종 ‘곡우’에 비해 6 ㎝가 컸고, ㎡당 경수는 983개로 ‘곡우’의 979개 보다 많은 편이었다. 내한성 및 흰가루병 등에 대한 내병성은 전국 4개 지역에서 3년간의 평 균이 0으로서 ‘곡우’와 같았으며, 내도복성도 3으로 같았다. ‘조 그린’의 건물수량은 ha당 8.1톤으로 ‘곡우’에 비해 4% 많았다. ‘조그린’의 조단백질 함량은 11.9%로 ‘곡우’ 보다 0.8% 낮았으 며, ADF와 NDF 함량은 각각 36.9%와 64.5%로 ‘곡우’보다 높았 다. 또한 TDN 함량은 낮았으나 TDN 수량은 ha당 5.09톤으로 ‘곡우’ 보다 많았다. ‘조그린’의 종실수량은 평균이 ha당 3.1톤으 로 ‘곡우’와 대등하였다. ‘조그린’은 내한성이 강하기 때문에 전 국의 답리작 및 전작지대에서 추파에 의한 월동재배가 가능하다. 그러나 비료를 많이 주고 밀식을 하면 도복이 발생하여 수확작업 을 어렵게 하고 조사료 품질을 떨어뜨리므로 적정 파종량과 표준 시비량을 준수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