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국내 육류 소비량의 지속적인 증가세에 따른 축산 농가의 조사 료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이다. 국내 조사료 자급률은 80%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며, 생산량 대부분은 남부지역에 국한되어 있다(MAFRA, 2018). 쌀 생산량 대비 1인당 쌀 소비량은 지속적 인 감소 추세이며, 이로 인한 쌀 재고량 증가에 따른 정부의 재고 관리비 및 변동직불금 상승으로 정부 재정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 이다. 이에 정부는 ‘논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을 실시하는 등 조 사료 자급률 향상을 도모함과 동시에 쌀 과잉 문제를 해소하고자 하였다(MAFRA, 2017). 논을 이용한 벼 대체 작물로 사료용 맥 류, 사료용 옥수수, 사료용 피 등을 포함한 다양한 작목의 재배가 검토되었으나, 논 배수 불량에 따른 습해 발생이 가장 큰 원인으 로 수량 안정성이 크게 떨어져 재배 적합성을 만족하지 못하였다 (Kim and Lee, 1994; Lee et al., 1994; Kim et al., 2006).
사료용 벼는 논 기능을 유지하면서 조사료 자급률을 향상시킬 수 있는 수단으로 제시되어 왔는데, 논을 유지한다는 것은 홍수조 절, 토양보전 및 수질정화 등 공익적인 역할과 더불어 필요 시 밥 쌀용 벼 생산으로 전환이 용이한 다원적인 기능을 지속시킬 수 있는 이점이 있다(Eom et al., 1993; Sung et al., 2004; Choi et al., 2006; Kim et al., 2006; Yang et al., 2007; Yang et al., 2014). 국내 사료용 벼에 대한 연구로는 수확시기에 따른 건물수 량 및 사료가치 성분 변화(Sung et al., 2004), 생육 시기 및 품종 에 따른 수량 및 사료가치 성분 변화(Kim et al., 2007), 수확 시 기 및 품종에 따른 총체 사일리지 품질 변화(Kim et al., 2008), 직파시기에 따른 수량 및 사료가치 변화(Kim et al., 2009), 수확 시기 및 품종별 수량성과 사료가치 성분 분석을 통한 최적 수확 시기 구명(Ahn et al., 2018) 등 다양한 접근을 통해 최적 조사료 생산성을 검증하기 위한 많은 연구들이 수행되어 있다.
사료용 맥류에 대한 연구로는 엽면적지수(leaf area index)나 엽중비(leaf weight ratio), 경엽비(leaf stem ratio)와 같은 여 러 생장지표를 이용한 맥종별 생산성 분석(Gunn et al., 1999; Martens et al., 2001), 식물체 부위별 건물수량에 대한 기여도와 부위별 사료가치의 변화 조사(Kwon et al., 2008; Kwon et al., 2010), 수확 시기 및 생육 단계별 수량 및 품질 변화 분석(Song et al., 2009; Yun et al., 2009) 등 이외에도 다양한 접근으로 사 료용 맥류의 생산성과 사료가치를 분석한 연구가 보고되어 있다. 또한, 최근 국내 조사료 수요 증가에 따른 원활한 공급과 자급률 확보를 위하여 사료용 밀 품종 개발 연구가 진행되어왔고, 현재 육성 된 사료용 밀 품종 중 총체수량성이 높으며 한해에 강한 다 수성 계통으로 육성된 ‘청우’(Kim et al., 2015)에 이어 내한성이 강하고 사료가치가 우수한 사료용 밀 ‘태우’(Kim et al., 2019)가 개발되어 있다. 하지만, 논을 이용한 사료용 밀 재배 시 연차 간 건물수량성 및 사료가치 수준의 변이 등에 관한 연구는 미흡한 실정으로, 사료용 밀을 논에서 연차 간 평가하여 논 기능의 장점 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사료용 벼와 이모작으로 연중 조사료 생 산성을 최대화 할 수 있는 작부체계 설정을 위한 품종 평가 등 실증적인 분석 연구가 필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국내에서 사료용 밀로 개발 된 ‘청우’와 ‘태 우’ 품종의 논 재배 시 생육 특성과 건물수량 및 사료가치 수준을 분석하여 논을 이용한 사료용 밀의 생산성과 사료이용가치에 관 한 기초 자료를 확보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사료용 밀의 숙기에 따른 사료가치 및 양분 전이 변화, 건물수량 및 사료가치 함량의 연차 간 변동성에 환경적 요인(온도, 강우)이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하여 중부지역에서 사료용 밀 생산성 최대화에 적합한 품종 을 알아보고자 한다.
Ⅱ. 재료 및 방법
1. 시험장소 및 품종
본 연구는 중부 평야지인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 벼 재 배시험 포장(수원, 37°27'N, 126°99'E, 해발 34 m)인 논토양 (석천통: 식양질)에서 최근 육성 및 등록된 품종을 이용하 여 2019~2021년 동안 수행하였다. 품종은 총체 조사료용 밀 (Triticum aestivum L.) 조숙형 ‘청우’(Cheongwoo)와 만숙형 ‘태 우’(Taeu)를 이용하였다.
2. 재배방법
2019년과 2020년에 청우와 태우 품종을 휴립광산파로 파종량 22 kg/10a, 휴폭과 파폭을 150×120 cm로 하여 파종하였다. 시비 방법은 N-P2O5-K2O : 11.8-7.4-3.9 kg/10a로 질소는 기비 50%, 추비 50%로 나누어 시비하였다. 사료용 밀의 숙기에 따른 생육 특성, 건물수량, 사료가치 평가를 위한 재배를 1년차(2019년 10 월 22일 ~ 2020년 5월 25일)와 2년차(2020년 10월 21일 ~ 2021 년 5월 24일)로 수행하였고, 조사 당시 각 품종의 숙기는 조숙형 청우(1년차; 출수 후 35일, 2년차; 출수 후 33일)가 황숙기 후기 그리고 만숙형 태우(1년차; 출수 후 22일, 2년차; 출수 후 20일) 가 황숙기 초기에 수행되었다. 시험 밀 품종 생육조사는 농촌진흥 청 농업과학기술 연구조사분석기준에 의거 출수기, 초장, 경수, 생산성 등을 조사하였다(RDA, 2012).
3. 생육 특성, 건물수량 조사 및 기상자료 수집
품종별 수확기에 0.5 m2 내의 식물체로 초장, 수장, 간장, 경수 등을 조사하였고, SPAD (SPAD-502plus, KONICA MINOLTA Inc., Japan) 값은 완전히 전개된 최상위 엽에서 측정하였다. 생체 중은 식물체를 뿌리와 함께 온전히 채취하여 상온에서 30분 간 표면의 수분을 제거시킨 뒤 토양 및 뿌리 등을 제거한 직후 지상 부의 생체중을 측정하였고, 이 후 순환식 건조기에서 70℃로 72 시간동안 건조시킨 시료의 건물중을 측정하였다. 측정된 생체중 및 건물중 값을 통해 단위면적 당 생체수량과 건물수량으로 환산 하였다. 같은 방법으로 식물체를 채취하여 지상부를 줄기, 잎, 이 삭 부분으로 절단한 후 부위별 생체중을 측정하였고, 각각 건조시 킨 후 부위별 건물중을 측정하였다. 건물비율 및 식물체 부위별 비율은 아래의 식으로 산출하였다.
-
i) Ratio of dry matter (%) = dry weight (g) / fresh weight (g) × 100
-
ii) Ratio of plant part (%) = plant part dry weight (g) / total shoot dry weight (g) × 100
기상자료는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에서 2020년과 2021년의 수원지역(위도: 37.25746, 경도: 126.983) 자료를 수집하였고 사 료용 밀의 생육재생기인 2월 20일부터 수확기인 5월 25일까지의 일평균기온과 일강수량 자료(Fig. 1A)를 이용하여 누적온도와 누 적강수량을 산출하였다(Fig. 1B).
4. 사료가치 분석
사료가치 분석을 위한 시료는 식물 부위별로 분리한 뒤 건조 기에서 70℃로 72시간 건조시킨 후 분쇄한 시료를 이용하였다. 분석항목으로 조단백질(CP; crude protein), 중성세제불용성섬유 (NDF; neutral detergent fiber), 산성세제불용성섬유(ADF; acid detergent fiber)을 대상으로 한국농업기술진흥원(전 농업기술실 용화재단)에 의뢰하여 분석을 수행하였다. CP 함량은 습식 분해 후 켈달법(Kjeldahl method)으로 총질소 함량을 구한 뒤 6.25 를 곱하여 산출하였고, NDF와 ADF는 Van Soest 세제법으로 분석하였다(Van Soest et al., 1991). 가소화양분총량(TDN; total digestible nutrient)은 ADF함량을 이용한 공식으로 산출하였고, 상대적 사료가치(RFV; relative feed value)는 NDF 및 ADF 함량 을 이용하여 산출한 가소화건물(DMD; dry matter digestibility) 과 건물섭취량(DMI; dry matter intake)을 통해 산출하였다(Lee et al., 2005). 계산 공식은 다음과 같다.
-
iii) TDN = 88.9 – [ADF(%) × 0.79]
-
iv) DMD = 88.9 – [ADF(%) × 0.779]
-
v) DMI = 120 / NDF(%)
-
vi) RFV = (DMD × DMI) / 1.29
5. 통계 분석
시험 결과의 통계분석은 SPSS 27.0 통계 분석 프로그램(SPSS Inc., Chicago, IL, USA)을 이용하였다. 조사 항목 간 유의성은 paired two tailed Student’s t-test를 수행하여 5% 유의수준에서 통계적인 차이를 검정하였고, 각 처리구별 유의성은 분산분석 (ANOVA)을 실시하여 Duncan’s multiple range test(DMRT)에 의한 5% 유의수준에서 시험구 간의 통계적인 차이를 검정하였다.
Ⅲ. 결과 및 고찰
1. 사료용 밀의 품종 간 연차별 생육 특성
사료용 밀의 품종에 따른 연차 간 출수 관련 특성은 Table 1에 서 보는 바와 같다. 조숙형 ‘청우’의 출수소요일수는 1년차(2019 ~ 2020년 재배)에 182일, 2년차(2020 ~ 2021년 재배)에 185일이 었고 만숙형 ‘태우’는 각 195일과 196일이었다. 품종 간 출수소 요일수의 차이는 11~13일 정도 차이가 났고, 연차 간에는 ‘청우’ 에서 3일, ‘태우’에서 1일로 2년차 재배에서 출수가 지연되었 다. 출수소요일수의 연차 간 차이가 품종별로 3일과 1일에 불과 하지만, 파종-출수 간 적산온도는 ‘청우’의 경우 1년차에서 1004.4℃, 2년차에서 1100.8℃로 1년차보다 96.4℃ 많았고, ‘태우’ 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연차별 1169.2℃, 1256.3℃로 1년차에 비해 2년차에서 87.1℃ 많은 것으로 나타나 1년차보다 2년차 재배기간 동안의 일평균기온이 더 높았던 것을 확인하였다.
재배 1년차 수확기의 초장과 경수는 ‘청우’에서 각 평균 97.8 cm와 1,183 개/m2로 (Kim et al., 2015)에서 보고한 ‘청우’의 91 cm, 1,070 개/m2보다 초장과 경수가 약간 높은 경향이었다. ‘태 우’에서는 102 cm와 579 개/m2로 (Kim et al., 2019)에서 보고한 ‘태우’의 98 cm, 562 개/m2보다 약간 높은 경향으로 두 품종 모 두 앞서 보고 된 생육 수준과 큰 차이는 없었고, 본 시험의 ‘청우’ 와 ‘태우’ 간 초장(p<0.001)과 경수(p<0.01) 모두 통계적으로 유 의한 차이를 보였다(Fig. 2). 그러나, 재배 2년차에서는 두 품종 모두 초장은 증가하고 경수는 감소하였는데, 초장은 ‘청우’ 105.3 cm와 ‘태우’ 118.7 cm로 전년대비 각 7.5 cm와 16.7 cm 가량 증가되었으며, 반대로 경수는 ‘청우’ 869 개/m2와 ‘태우’ 447 개 /m2로 각 314 개/m2와 132 개/m2 가량 감소되었다. 비록, 품종 내 연차 간 초장과 경수의 증감이 발생하였더라도, ‘1년차의’ ‘태 우’에서 초장이 크고 ‘청우’에서 경수가 많은 경향이 2년차에서 도 동일하게 나타났다(p<0.001).
간장, 수장, 생체수량 및 SPAD 값으로 조사한 생육 특성에서, 간장과 수장을 제외한 나머지 특성은 품종 간 유의성이 없는 (p>0.05) 것으로 나타났다(Table 2). 재배 1년차의 간장은 ‘청우’ 90.8 cm, ‘태우’ 89.2 cm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나(p>0.05), 2년차 재배에서는 두 품종 모두 간장이 증가하여 ‘청우’, ‘태 우’ 각 97.9 cm, 104.2 cm로 품종 간 유의한 차이를 나타내었다 (p<0.001). 수장의 경우 1년차 재배의 ‘청우’에서 7.1 cm로 ‘태 우’의 13.2 cm보다 작았으며, 이는 재배 2년차에서도 ‘청우’, ‘태 우’ 각 7.4 cm, 14.5 cm로 연차 간 유사한 수준을 보였고 품종 간 수장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p<0.001). 생체 수량은 재배연도 간에 ‘청우’는 43.6 t/ha에서 48.0 t/ha로 다소 증가했으나, ‘태우’는 46.9 t/ha에서 45.0 t/ha로 약간 감소하는 경 향이었다. 지엽의 SPAD 값은 ‘청우’, ‘태우’ 모두 재배연도 간에 2년차에서 약간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내었다. 그러나, 생체수량 과 SPAD 값은 재배 1년차와 2년차 모두 품종 간 통계적으로 유 의한 차이는 없었다(p>0.05).
2. 사료용 밀의 품종 간 연차별 부위별 비율 및 건물수량
사료용 밀 품종으로 개발 된 ‘청우’와 ‘태우’의 생산량과 사료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사료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식물체 부위 비 율과 건물수량 및 건물비율을 조사하였다(Fig. 3). 재배 연도별로 ‘청우’에서 줄기의 비율이 1년차에 54.3%, 2년차에 63.5% 그리 고 ‘태우’에서 58.5%, 64.0%로 전체 식물체 부위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그 다음으로 이삭이 각각 ‘청우’ 35.8%, 29.6%와 ‘태우’ 27.7%, 23.7%였고, 잎의 비율은 각각 ‘청우’ 9.9%, 6.9%와 ‘태우’ 13.8%, 12.3% 순으로 ‘청우’가 이삭의 비 율이 높았고 ‘태우’가 줄기와 잎 비율이 높았다(Fig. 3A). 조사료 의 사료가치 수준에 큰 영향을 미치는 CP는 맥류의 식물체 부위 중 잎에서 함량이 가장 높고, 줄기에는 10% 미만에 불과한 것으 로 보고되어 있다(Shin and Kim., 1995; Kwon et al., 2008). 이 러한 식물체 CP 함량은 출수 후 일수가 경과할수록 낮아지는 것 으로 알려져 있지만(Hwang et al., 1985; Kwon et al., 2008), ‘청우’를 포함한 총체 사료용으로 개발 된 밀 품종들의 경우, 곡 실 사료가치 함량 수준이 사료용 옥수수를 대체할 수 있는 우수 한 수준인 점(Baek et al., 2020) 등을 고려할 때, 잎 비율이 상 대적으로 3.9-5.4%p 높은 ‘태우’보다 오히려 이삭의 비율이 5.9-8.1%p 높은 ‘청우’가 총체 사료용으로 더 적합한 것으로 보 인다. 또한, 조사료의 품질을 저하시키는 NDF 및 ADF 함량은 맥류의 줄기에 가장 많이 분포하고 다음으로 잎 순이라고 하였다 (Kwon et al., 2008). 따라서, 사료용 작물에서는 줄기나 잎의 비 율 보다 수확기 이삭의 비율이 높을수록 우수한 사료가치를 확보 하기 때문에 출수 후 곡실로의 양분전이가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으며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상대적으로 ‘태우’보다 이삭 의 비율이 높은 ‘청우’가 조사료로 적합할 것으로 판단된다.
두 품종의 건물수량은 ‘청우’가 1년차에 15.5 t/ha로 ‘태우’ 14.5 t/ha보다 헥타르 당 1톤 가량 많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 이는 보이지 않은(p>0.05) 반면, 2년차에서는 ‘청우’의 건물수량 이 15.3 t/ha로 ‘태우’ 12.6 t/ha보다 유의하게(p<0.01) 높은 것으 로 나타났다(Fig. 3B). 건물로 전환되는 비율 역시 마찬가지로, ‘청우’에서는 1년차 35.5%, 2년차 31.8%였고 ‘태우’는 1년차 31.1%, 2년차 28.1%로 재배연도에 관계없이 모든 연차에서 ‘청 우’가 높은(p<0.05) 것으로 조사되었다(Fig. 3C). 건물비율이 두 연차에서 모두 통계적으로 차이를 보임에도 건물수량에서 연차 간 유의성에 차이를 보이는 것은 표본 간 편차에 기인한 것으로, 개별 식물체가 각각 내포하고 있는 수분함량의 변이 수준보다 각 식물체 간 당시 작황 조건에 의존적인 생산성의 변이 수준이 더 큰 것이 요인일 것이라 판단된다. 또한, ‘청우’는 중립종이면서 타 품종 대비 낮은 천립중으로 같은 양으로 파종 시 상대적으로 많은 종자 수로 인해 높은 경수를 확보하여(Baek et al., 2020) 안정적인 건물중을 보인 것에 비해, ‘태우’는 대립종이면서 ‘청 우’ 대비 낮은 경수로 인해 상대적으로 적은 건물중을 보이는 것 으로 사료된다. 또한, 밀에서 출수 후 일수가 경과할수록 줄기보 다 이삭의 건물중이 건물수량에 대한 기여도가 상승한다(Kwon et al., 2010). 따라서, 이삭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던(Fig. 3A) ‘청우’에서 ‘태우’보다 높은 건물수량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3. 사료용 밀의 품종 간 연차별 사료가치 조사
숙기가 서로 다른 ‘청우’와 ‘태우’의 식물체 부위별 조사료 가 치를 알아보기 위해 수확기에 잎, 줄기, 이삭 부분으로 나누어 CP, NDF, ADF를 분석하고, TDN과 RFV를 산출하였다(Table 3). 연차 간 CP 함량은 품종에 관계없이 잎>이삭>줄기 순으로 많 았다. 부위별로 연차 간 경향을 보면, 먼저 잎의 CP 함량은 1년차 ‘청우’와 ‘태우’가 각각 11.15%, 12.17% 로 ‘태우’가 1.05%p 높 은 수준을 보인 반면, 2년차에서는 반대로 ‘청우’, ‘태우’ 각 19.20%, 16.85% 로 ‘청우’가 2.35%p 더 높은 수준을 보이는 등 연차 간 변동성을 보였고, 줄기의 경우에는 1년차의 ‘청우’ 및 ‘태우’가 각각 2.87%, 3.73% 였고, 2년차는 4.30%, 4.56%로 ‘태 우’에서 CP 함량이 더 높은 경향이 연차 간 동일하게 나타났다. 또한, 이삭의 경우는 1년차 ‘청우’, ‘태우’가 각 11.02% 및 10.11%, 2년차는 11.18% 및 10.2%로 ‘청우’에서 더 높은 경향 이 연차 간 동일하게 나타났다. 조사료의 섭취율과 소화율에 영향 을 미치는 주요 성분인 NDF 및 ADF 함량은 ‘청우’에서 줄기> 잎>이삭 순으로 높은 경향이 연차 간에 유지되었다. ‘태우’의 경 우, 1년차 재배에서는 잎에서 가장 많았고 2년차에서는 줄기에서 가장 많은 등 연차 간 변동성을 보였다. 사료가치를 평가하는데 주로 이용되는 TDN 함량과 RFV는 사료 품질을 저하시키는 NDF와 ADF 함량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사료 등급이 우수하기 위해서는 NDF와 ADF 함량이 적을수록 유리한데, 부위별로 NDF 및 ADF 함량이 가장 적었던 이삭에서 주로 TDN 함량 및 RFV가 높게 나왔으며, 이는 연차에 관계없이 ‘청우’가 ‘태우’보 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총체 사료용 밀에서, 이삭의 사료가치 가 수확이 지연될수록 종실의 등숙 진행으로 전분질 등을 포함한 양분의 축적으로 인해 ADF 함량이 감소되고 CP 함량은 증가하 는 것으로 보고되었다(Kwon et al., 2008). 따라서, 본 연구 조사 당시 황숙기 후기(DAH 33~35)였던 ‘청우’가 황숙기 초기(DAH 20~22)였던 ‘태우’보다(Table 3) 13일 빠른 등숙이 곧 이삭 비율 의 상승으로 이어지면서(Fig. 3A), 조숙형 ‘청우’의 NDF와 ADF 함량이 만숙형 ‘태우’보다 장기간 더 많이 감소한 것으로 사료된 다. 등숙이 진행됨에 따라 발생하는 이삭의 양분 전이 기간이 ‘태 우’보다 길었던 ‘청우’에서 높은 TDN 함량과 RFV 값을 가질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조사료로 이용되는 총체(whole plant)의 사료가치를 분석하여 품종 간 차이와 연차 간 성적을 비교하였다(Fig. 4). 품종 간 1년 차 성적에서, ‘청우’와 ‘태우’의 각 CP 함량은 6.4%, 5.5%로 ‘청 우’에서 높은 수준을 보였고(p<0.01), NDF와 ADF 함량은 각각 39.6%, 45.3%로 ‘청우’에서 낮은 함량을 보였으며(p<0.01), 이에 따른 TDN 함량이 73.7%, 70.4% 그리고 RFV는 174.0, 145.0 값 으로 산출되어 ‘청우’가 ‘태우’보다 높은 사료가치를 보인 것을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에서 확인하였다(p<0.01). 하지만, 2년차 성적은 품종에 관계없이 CP, NDF 및 ADF 함량이 전반적으로 상승하였는데, 특히 ‘청우’에서 큰 폭으로 증가하여 1년차에서 보였던 각 함량의 품종 간 유의한 차이가(p<0.05) 2년차에서 는 감소하여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p>0.05). DMRT (Duncan’s multiple range test) 사후검정으로 수행한 분산분석을 통해 연차 간 NDF 함량과 ADF 함량이 품종에 관계없이 1년차 재배와 2년 차 재배 즉, 연차 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p<0.05), 이에 따른 TDN 함량과 RFV 값 역시 차이를 보이는 것을 확인하였 다(p<0.05). 각 품종의 연차별 상대사료가치(RFV)를 미국 건초 시장에서 이용하고 있는 조사료 품질 평가 기준과 비교하면 (Marsalis et al., 2009), 1년차 재배의 ‘청우’는 최우수 등급에 부 합하고 ‘태우’는 1등급에 속했지만, 2년차 재배에서 ‘청우’와 ‘태 우’ 모두 2등급 수준이었다. 결과적으로, 연차 간에 사료가치 함 량의 변화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1년차 재배에서 보였던 우수한 사료가치 수준이 2년차 재배에서는 다소 낮아졌으며, 1년차에서 상대적으로 ‘청우’에서 우수했던 사료가치 수준이 2년차에서는 품종 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위별 사료가치 분석 시 1년차 줄기 부위를 제외한 나머지 부위와 2년차의 모든 부위에서 ‘청우’의 TDN 함량과 RFV가 ‘태우’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 지만(Table 3), 연차 간 식물체 부위별 함량 조사(Fig. 3A)에서 1년차보다 2년차 재배의 이삭과 잎 감소 및 줄기 증가의 변화량 이 ‘태우’보다 ‘청우’에서 더 컸던 결과로 인해 총체 사료가치 분 석 시료에 포함된 줄기의 비율이 높아졌기 때문에 부위별로 각각 분석한 사료가치와 총체를 분석한 사료가치 간 차이가 난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1년차 재배에서 총체의 사료가치가 최우수 등 급인 ‘청우’가 1등급인 ‘태우’보다 더 우수한 것으로 조사되었으 나, 2년차 재배에서는 ‘청우’와 ‘태우’ 모두 2등급으로 총체 사료 가치 간에 등급 차이가 없었다.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사 료가치가 동일한 등급이라면 생산량 측면에서 ‘청우’가 ‘태우’보 다 모든 연차의 건물수량이 더 높았기 때문에(Fig. 3B) 종합적으 로 ‘청우’의 조사료 생산성이 ‘태우’보다 우수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하면, 사료용 밀의 1년차 재배와 2년차 재 배의 생육이 전반적으로 차이를 보였다. ‘청우’와 ‘태우’ 모두 경 수, 이삭 비율, 건물 비율 등이 2년차에서 비슷한 경향으로 감소 했고 초장, 간장, 수장은 증가하는 등 연차 간 변동성을 보였다 (Tables 1 and 2; Figs. 2 and 3). 이러한 변동성은 환경적 영향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중부지역의 동계 밀 파종 후 생육재생기인 2월 하순(2월 20일)에서 수확기인 5월 하순(5월 25일) 동안 내린 총강우량이 2020년(1년차)에 169.3 mm인 것에 비해 2021년(2년차)에 337 mm로 약 2배 많았고, 같은 기간 동 안 일평균온도를 합산했을 때, 1년차 1021.8℃에 비해 2년차는 1117.6℃로 더 높았다(Fig. 1).
작물의 생리적 측면에서 침수 피해는 뿌리 호흡율 감소, 지상 부 및 지하부 간 대사 불균형, 광합성 효율 감소, 식물 호르몬의 급격한 변화 등을 초래하고(Liao and Lin, 2001), 밀에 침수 처 리 시 생육 불량에서 수량 감소에 이르기까지 심각한 피해를 받 는 것으로 보고되었다(Davies and Hillman, 1988; Sharma and Swarup, 1988). 밀 생육기의 온도가 1℃ 상승 시 수량은 약 3-10% 수준 감소한다고 보고되었고(You et al., 2009), 일반적인 작황보 다 강우량이 50% 이상 높을 시 동계 밀의 생산성은 크게 감소하 며, 특히 등숙기의 강우량은 수량 변동성의 70-78%를 설명할 수 있다고 하였다(Song et al., 2019). 본 연구의 생육재생기 이후 고 온의 영향으로 1년차보다 2년차 재배에서 발달적 측면의 생육은 증가했지만, 지속된 고온으로 인해 수량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 을 것으로 판단된다(You et al., 2009). 또한, 1년차 대비 2배 많 은 강우량을 보인 2년차에서 과량의 강우가 생산성 감소에 영향 을 미쳤을 것으로 보이며(Song et al., 2019), 특히 출수 이후 적 절한 등숙이 이뤄져야 할 시기에 2년차에서 1년차보다 더 잦은 강우로 인해 줄어든 일조량 및 과습 조건에 따른 생리적 측면의 이삭 비율이나 건물비율 및 건물수량 등 수량에 연관된 요소의 저하가 발생한 것으로 사료된다.
그러나, 2년차 재배에서 두 품종 모두 전년 대비 높은 온도와 많은 강우에 노출되었더라도, ‘청우’의 건물수량은 1년차와 비슷 한 수준을 2년차에서도 보인 반면, ‘태우’는 1년차보다 2년차의 건물수량이 큰 폭으로 감소하였다. 2년차 재배에서 ‘청우’와 ‘태 우’의 출수기는 각각 4월 21일과 5월 4일로 기상청에서 공시한 수원지역의 강우 자료와 비교하면(Fig. 1A) ‘청우’는 출수기를 포 함한 출수기 직전 4일과 직후 7일 동안 강우가 없어 출수기와 유 숙기 초기에 기상이 적절했던 것에 비해 ‘태우’는 출수기 및 출수 기 전·후로 잦은 강우에 노출되면서 과습한 조건에서 출수와 유 숙이 진행됨에 따라 이삭의 형성과 등숙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쳤 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는 조숙형 ‘청우’가 만숙형 ‘태우’에 비해 이삭의 빠른 출수 및 등숙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출수 이후 스트 레스에 노출된 기간이 짧아서, ‘청우’가 ‘태우’보다 건물수량이 안정적으로 확보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으로 사료된다. 따라서, 환경적 스트레스 중 특히 강우 피해에 대항하여 수량을 생산하는 측면에서 ‘청우’가 ‘태우’보다 유리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사료의 가치적 측면에서는 연차 간 변동성이 품종에 관계없이 모 두 발생하였고, 1년차보다 온도가 높고 강우량이 많았던 2년차 재배에서 두 품종 모두 사료가치가 낮아진 결과를 보였다(Table 3; Fig. 4). 이는 아마도 발달 및 형태학적인 요소와는 별개로 사 료가치 함량에 관여하는 생리학적 측면의 환경적 요소에 대한 감 응 정도는 청우와 태우의 품종에 따른 차이 없이 서로 비슷한 수 준일 것으로 판단된다. 향후 환경 스트레스에 대한 생육 특성과 수량성 및 사료가치에 대한 정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 로 보인다. 수량성 측면에서, 10월 하순부터 이듬해 5월 하순까지 동일한 기간 동안 재배했을 시 조숙형 ‘청우’가 만숙형 ‘태우’보 다 건물수량이 많았다(Fig. 3B). 본 연구의 재배 기간 설정은 중 부지역의 밥쌀용 벼 또는 사료용 벼 재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에서 논을 이용한 사료용 밀의 생산성을 증대시키고자 하였 다. 이러한 목적에 있어 만숙형 ‘태우’는 재배 기간을 충분히 확 보한다면 ‘청우’보다 건물수량이 높을 순 있겠으나(Kim et al., 2019), 중부지역에서 벼와 이모작에는 재배 기간이 경합하게 되 는 점을 감안하면, 본 연구에서 확인한 결과에 따라 ‘태우’보다 ‘청우’의 수량성이 높고 벼와 이모작이 가능한 장점이 있어 중부 지역 논 이용 조사료 생산 증대에 조숙형 ‘청우’ 품종을 재배하는 것이 만숙형 ‘태우’ 품종보다 더 적합한 것으로 판단된다.
Ⅳ. 요약
중부지역에서 사료용 밀의 건물 생산 특성 및 사료가치를 평가 하기 위하여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 수원 벼 재배 시험 포장 에서 최근 육성ㆍ등록된 ‘청우’와 ‘태우’ 품종을 이용하여 2년간 수행하였다.
사료용 밀 품종 조숙형 ‘청우’와 만숙형 ‘태우’의 숙기에 따른 출수기는 11-13일 정도 차이를 보였다. 동일 품종 내 연차 간 출 수기는 1년차에 비해 2년차 재배에서 ‘청우’가 3일, ‘태우’가 1일 지연되었다. 초장은 약 4-12%, 수장은 85-95% 정도 ‘태우’가 길 었고(p<0.001), 경수는 ‘청우’에서 약 94-104% 정도 많았다 (p<0.001). 생체수량은 1년차 재배 시 ‘태우’가, 2년차 재배 시 ‘청우’가 많은 것으로 연차 간 상반된 양상을 보였으나 통계적인 차이는 없었다. 그러나, 건물수량은 연차에 관계없이 ‘청우’에서 많았고, 특히 2년차 재배에서 헥타르 당 3톤 가량 많은 15.3 t/ha 로 ‘태우’ 12.6 t/ha 보다 ‘청우’에서 약 21% 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p<0.01). 이러한 건물수량 양상은 ‘청우’가 ‘태우’에 비해 건물비율(p<0.05)이 높으며, 조숙형 품종으로써 상대적으로 긴 등숙기간으로 인해 적정 이삭 수량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 이라고 판단된다.
식물체 부위별 사료가치 함량 분석 시, 1년차 재배의 줄기 부 분을 제외한 나머지 잎, 이삭 및 2년차 재배의 모든 부위에서 가 소화양분총량(TDN)과 상대적사료가치(RFV)가 ‘청우’에서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다만, 총체의 사료가치 분석 결과에서 1년차 재배 시 ‘태우’보다 ‘청우’에서 높았던(p<0.01) 값이 2년차에는 품종 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본 연구의 생육 특성과 수량성 및 사료가치 함량 등 조사를 수행한 대부분의 항목에서 연차 간 성 적의 변동성을 보였는데, 이는 사료용 밀의 생육재생기에서 수확 기까지의 기간 동안 큰 차이를 보였던 연차 간 환경적 요인 즉, 1년차에 비해 2년차에서 더 높았던 평균기온과 2배 가량 많았던 강우량 등의 영향인 것으로 생각된다. 비록 연차 간 성적이 환경 적 영향에 의해 변동성을 보이더라도, 조사료로써 이용하기 위해 중요한 항목인 건물수량이 상대적으로 많으면서 연차 간 수량의 변동성이 적었던 ‘청우’가 조사료 생산에 더 적합할 것으로 판단 된다.
따라서 중부지역의 작부체계를 고려하여 10월 하순 동계 사료 용 밀 파종 후 이듬해 5월 하순까지 재배할 시 조숙형 품종을 재 배하는 것이 안정적인 건물수량 확보에 유리하며, 이삭으로의 저 장 양분의 전류가 많아 사료가치를 높일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 다. 또한, 후작으로 사료 벼를 이모작으로 재배 시 조생종인 ‘청 우’ 품종이 중부지역에서 사료용 밀-사료용 벼 이모작 재배 시 적 합한 품종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