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이탈리안 라이그라스(IRG)는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대표적 인 사료작물이다. 2018년 기준 국내 조사료 재배 면적은 263천 ha, 동계 사료작물 재배면적은 175천 ha이며, 그 중에서 IRG의 재배면적은 169천 ha로 전체 조사료 재배 면적의 약 64 %, 동계 사료작물 재배면적의 약 97 %를 차지한다. IRG 재배면적은 2010년 56천 ha에서 2018년 169천 ha로 8년 사이 3배 이상 증 가했다(MARFA, 2019). 이에 반해 국내에 필요한 IRG의 종자량 은 총 6,107 톤이지만 IRG의 종자 자급량은 1,777 톤으로 자급 률은 29.1 %에 불과해 국내 IRG 재배 증가량을 따라가지 못하 고 있으며, 상당수를 수입 종자로 사용하고 있다(NIAS, 2018). Nam et al.(2020)은 IRG 수입 종자 대부분이 미국산이며, 한 국 가에 수입이 치중될 시 검역 문제 등으로 종자 수급의 문제점을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논에서의 종자 생산은 채종 시기가 벼 모내기 시 기 및 장마 기간과 겹치는 문제와 채종 기술 부족, 단가 등의 문 제로 IRG의 국내 채종은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나라 평년의 중 부지방 장마 시작일은 6월 24~25일, 남부지방은 6월 23일이었다 (KMA, 2019). 그러나 최근의 IRG 극조생 신품종의 육성으로 인 해 출수일, 개화기가 빨라져(Ji et al., 2018), 장마 시작일 전에 채종 가능성을 고려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Jeong et al., 2020).
한편 국내에서의 IRG 채종은 주로 가을에 파종을 하여 봄에 채종을 하지만 기상 여건 등으로 추파가 불가능할 경우 대안으 로 봄에 파종하여 채종하는 방안도 고려되어야 한다. 물론 봄 파 종은 생육기간이 충분하지 못해 종자 생산량이 줄어들거나 어려 운 단점도 있지만(Nam et al., 2020) 불가피한 사정으로 인해 봄 생산이 이루어질 수 있으며 이에 대한 다양한 기술적인 접근 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최근 남부지방에서의 IRG 채종 연구 가 진행되고 있지만(Kang et al.. 2020) IRG의 종자 생산 기술 을 확보하기 위해 봄철 파종과 전국적인 종자생산 가능성 시험 도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본 연구는 강원도 평창에서 IRG 품종 중 극조생종인 “그린콜”을 2020년 봄에 파종할 때, 파종량에 따른 IRG의 생육 특성과 종자 생산성을 비교하기 위 해 수행되었다.
Ⅱ. 재료 및 방법
1.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재배
본 연구를 위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재배는 강원도 평창군 (북위 37°32′40″, 동경 128°26′33″, 해발 550m)에 위치한 서울 대학교 평창캠퍼스 사료작물 시험포에서 수행되었다. 시험 전 옥 수수를 재배한 후 휴경 중인 밭 포장으로 시험포장의 화학적 특 성은 Table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약산성이고 유기물 함량은 높 았으며 총 질소 및 유효인산의 함량은 낮은 편 이었다.
시험에 사용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품종은 국립축산과학원에 서 육성한 극조생종 “그린콜(Greencall)”을 이용하였으며, 시험 구 배치는 난괴법 3반복으로 실시하였다.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파종은 2020년 3월 26일에 하였다. 시 험구 크기는 6㎡ (2m×3m)으로 하였고, 30cm 간격으로 종자를 각각 20 kg/ha, 30 kg/ha 및 40 kg/ha 조파를 하였다.
시비량은 질소 90 kg/ha, 인산 120 kg/ha 및 칼리 120 kg/ha 로 하였으며, 파종당일 포장전면에 균일하게 살포하였다.
2.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수확
종자 생산을 위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수확은 출수일로부터 60일 후인 7월 2일에 하였다. 수량조사 전에 포장상태에서 초장, 생육상황, 질병, 도복 등에 대한 생육조사를 실시하였다. 수확은 전체 10줄 중에서 가장자리 2줄을 제외한 나머지 6줄을 수확하 여 수량 조사를 하였다.
수확한 시료는 즉시 실험실로 운반하여 냉장보관실에 두고서 종자와 짚을 분리하여 각각의 수량을 측정하였다. 측정된 시료 중 종자는 넓게 펴서 그늘에서 건조를 하였고, 짚은 65℃ 순환식 열풍건조기에서 72시간 건조한 후 건물함량을 조사하였고, 건물 수량은 조사된 수량에 건물함량을 곱하여 ha 단위로 환산하였다.
한편 m2 당 이삭수는 파종당일 20 × 30 cm quadrat을 각 시 험구에 설치하고 해당 면적에서 생산된 이삭수를 조사한 후 m2 당 이삭수로 환산하였다.
3. 종자특성 평가
건조된 종자 중 일부를 채취하여 종자의 특성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였다. 종자의 특성조사는 각각의 시험구에서 10개의 개체 를 선정하여 조사를 진행하였다. 전체 이삭의 길이는 마디에서 이삭 끝까지의 길이를 측정하였고 각각의 이삭에서 생산된 종자 수와 무게를 측정하였다. 또한 천립중은 이삭에서 분리된 1,000 개의 종자 무게를 측정하였고, 65 ℃ 순환식 열풍건조기에서 72 시간 건조한 후 종자의 건물함량을 조사하였다. 수확지수(HI)는 Seed dry yield / (Seed dry yield + Straw dry yield) x 100의 식을 통해 계산하였다.
4. 사료가치 분석
짚에 대한 사료가치 분석을 위한 시료는 수확당일 얻어진 시 료를 65 ℃ 순환식 송풍 건조기 내에서 72시간 이상 건조시킨 후 전기믹서로 1차 분쇄 후 20 mesh mill로 다시 분쇄한 후 이중마 개가 있는 플라스틱 시료통에 넣고 직사광선이 들지 않는 곳에 보관하여 분석에 이용하였다.
조단백질 함량은 Dumas(1831)법에 의거하여 분석하였고, NDF(neutral detergent fiber) 및 ADF (acid detergent fiber) 함 량은 Goering and Van Soest (1970)법에 따랐으며, TDN(total digestible nutrient) 함량은 Holland et al.(1990)에 의거 ADF 함 량으로 추정하여 (TDN % = 88.9 - (0.79 × ADF %)) 공식에 의 해 계산하였다 . 또한 RFV (relative feed value)는 ADF 함량으 로 DDM (digestible dry matter)을 추정하였고(% DDM = 88.9- (ADF % × 0.779)), NDF 함량으로 DMI (dry matter intake)를 산정한 후 (% DMI = 120 / NDF %) RFV 값을 산출하였다 (RFV = (% DDM × % DMI) / 1.29). In vitro 건물소화율 (IVDMD)은 Tilley and Terry법(1963)을 Moore(1970)가 수정한 방법을 사용하였다. 시험에 쓰인 위액은 평소 조사료를 자유채식 한 한우에서 아침 사료를 급여하기 전에 채취하여 이용하였다.
5. 기상 상황
시험기간 동안의 기상(기온 및 강수량)은 Fig. 1.에서 보는 바 와 같다. 기온은 평년보다 낮았으며 특히 4월 기온은 예년에 비 해 12.1℃가 낮았다. 그러나 5월∼7월까지는 예년과 큰 차이가 없 었다. 강수량은 3월과 4월에는 예년보다 적었으나 5월에는 강수 량이 더 많았고 6월과 7월은 예년에 비해 줄어들었다. 강수일수 에 있어서는 7월은 장마철에 해당되어 19일이나 되어 잦은 강우 로 인해 종자 건조에 어려움이 있었다.
6. 통계처리
통계처리는 SAS Package program(Ver. 6. 12, 2003)을 이용 하여 분산분석을 실시하였고, 처리 평균간 비교는 최소 유의차검 정(LSD)을 이용하였다.
Ⅲ. 결과 및 고찰
1. 생육특성
본 시험에서 IRG의 생육특성은 Table 2와 같다. 초장은 ha당 30 kg 파종 구에서 85.1 cm로 가장 길었고 20 kg 파종 구와 40 kg 파종 구에서 각각 81.3 cm, 83.4 cm로 나타났지만, 유의적인 차이는 없었다(p>0.05). 파종량은 출수기에 영향을 주지 않아 모 두 5월 8일에 출수하였다. 40kg/ha 파종 구에서 병해 저항성이 1.33으로 가장 높았고, 도복 저항성 또한 파종량에 따른 유의적 인 차이가 없었다(p>0.05).
2. 종자 특성
파종량에 따른 종자 특성은 Table 3과 같다. 이삭의 길이는 ha 당 20 kg 파종 시험 구에서 52.0 cm로 가장 길었고, 30 kg/ha 파 종 시험구와 40 kg/ha 시험 구에서 각각 48.3 cm, 50.5 cm로 나타 났으며, 처리 간에 유의성은 없었다(p>0.05). 이삭 당 종자의 수는 30 kg/ha 파종 시험 구에서 146.8개로 가장 많았고, 20 kg/ha 파 종 시험 구에서는 139.2개 였으며, 40 kg/ha 파종 시험 구에서 114.7개로 유의하게 적었다(p<0.05). 이는 Kang et al.(2020)이 간 척지에서 봄에 파종(20 kg/ha)하여 출수 후 60일에 조사한 IRG의 이삭 당 종자의 수가 105.0 개라고 보고한 결과와 비슷하며, 더불 어 수확일이 이를수록 그 수가 많아진다고 보고하였다.
이삭 당 종자 무게는 있어서 20 kg/ha 파종 시험 구가 0.55g으 로 가장 무거웠고, 40 kg/ha 시험 구에서 0.47 g으로 가장 가벼 웠지만, 유의성은 없었다. 천립중의 경우에도 3처리 간 유의성이 없었다(p>0.05). m2 당 이삭 수는 40 kg/ha 파종 시험 구에서 886개로 유의성 있게 많았으며, 20 kg/ha 파종 시험 구에서 750 개로 가장 적었다(p<0.05). Kim et al.(2016)도 IRG 조생종인 ‘코윈어리’에 대한 파종량 시험에서 m2 당 이삭 수는 575개, 732 개 및 873개(각각 20 kg/ha, 30 kg/ha 및 40 kg/ha)로 파종량이 증가함에 따라 많아진다고 보고하였다.
3. 종자 및 채종 짚의 생산성
파종량에 따른 종자와 짚의 생산성은 Table 4에서 보는 바와 같다. 종자의 건물함량은 평균 50.0 % 이었으며 20 kg/ha 파종 구에서 48.9 %로 나타났지만 유의성은 없었다(p>0.05). 40 kg/ha 파종량 시험 구에서 종자 생산량은 1,288 kg/ha로 가장 많 았고 20 kg/ha 파종량 시험 구에서 종자 생산량은 1,157 kg/ha로 가장 적었으나 유의성은 없었다(P>0.05). Choi et al.(2002)는 IRG 추파 시 파종 간격 30 cm, 질소 시비량 50 kg/ha에서 종자 생산량이 1,694 kg/ha라고 보고했으며, Kang et al.(2020)은 IRG 춘파 시험포의 경우 추파 시험포에 비해 종자 생산량이 71 % 수 준이라고 보고하였다. 이에 비춰보았을 때 종자의 평균 생산량인 1,219 kg/ha는 비슷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짚의 평균 건물함량은 36.4 %이었고 20 kg/ha 파종구에서 가 장 낮았으나(34.4 %) 유의적인 차이는 없었다(p>0.05). 40 kg/ha 파종량 시험 구에서 생초수량이 7,952 kg/ha, 건물 수량이 2,970 kg/ha로 가장 높았으며, 30 kg/ha 파종량 시험 구에서 생초수량 이 6,840 kg/ha, 건물 수량이 2,549 kg/ha로 가장 적었으나 모두 유의적인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p>0.05).
수확지수는 30 kg/ha 파종량 시험 구에서 32.68 %로 가장 높 았고, 40 kg 파종량 시험 구에서 30.25 %로 가장 낮았으나 유의 성은 없었다(P>0.05). SIMIĆ et al.(2009)는 IRG 파종 후 첫해 채종 시 ha 당 20 kg/ha 파종량 시험 구에서 수확지수가 31.08 %라고 보고하고 있으며, 이보다 적게 파종할 시 수확지수가 점 점 떨어진다고 보고하였다. 본 시험의 결과로 비춰볼 때, 수확지 수는 파종량에 따른 유의성이 없었지만 가을 파종 실험을 통해 다시 연구할 필요가 있다.
4. 짚의 사료가치
채종 후 짚의 사료가치는 Table 5에서 보는 바와 같다. 대부분 의 사료가치를 나타내는 항목들은 낮은 값을 나타냈으며, 처리 간에 유의적인 차이는 없었다(p>0.05). Ji et al.(2018)은‘그린콜’ 품종을 가을 파종했을 때의 사료가치는 CP 10.3 %, ADF 35.5 %, NDF 58.9 %, TDN 60.8 %, IVDMD 69.5 % 및 RFV 96.7 라고 하였고, Kim et al.(2010)은 조생종인 ‘코스피드’를 채종이 아닌 춘파 재배했을 때 사료가치는 CP 15.6 %, NDF 56.4 %, ADF 34.1 %, TDN 62.1 %라고 하여 본 시험의 채종 후 짚과는 차이가 있었다. RFV 값에서 20 kg/ha 파종량 시험 구에서 92로 가장 높았고, 30 kg/ha 파종량 시험구에서 83으로 가장 낮았지만 유의성은 없었으며, 전체적으로 낮은 값을 나타내었다.
한편, 한국표준사료성분표(NIAS, 2012)에 따르면 수입된 애뉴 얼 라이그라스 짚의 건물 사료가치는 CP 4.65 %, NDF 76.69 %, ADF 50.47 %, TDN 42.98 % 및 RFV 60 라고 하여 본 시험의 채종 짚의 결과보다 사료가치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기준 애뉴얼 라이그라스 짚의 한 해 수입량은 155,774 톤으로 전 체 수입 조사료 중 5번째로 많은 수입량을 기록하고 있으며 (APQA, 2020), 이를 국산 IRG 짚으로 대체할 시 축산 농가들의 경제적 부담은 경감하고 조사료의 질은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 된다. 다만, 구체적인 경제성 분석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Ⅳ. 요 약
본 시험은 강원지역에서 봄에 파종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Lolium multiflorum Lam.)의 파종 량(20, 30, 40 kg/ha)에 따른 종자 생산성을 비교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시험포장은 해발 600m 내외의 고지대 밭 포장으로 최근 육성된 극조생종 그린콜 (Greencall) 품종을 공시하여 난괴법 3반복으로 수행하였다. 시험 구의 파종은 2020년 3월 26일에 하였으며, 수확은 출수일로부터 60일째인 7월 2일에 하였다. 출수기는 5월 8일로 처리 간에 차이 는 없었으며, 초장을 포함한 생육 특성에서도 유의적인 차이는 없 었다. 이삭 당 종자 수는 30 kg/ha 파종량 시험구에서 146.8개로 가장 많았고, 40 kg/ha 파종량 시험 구에서 114.7개로 가장 적었 다. m2 당 이삭 수는 40 kg/ha 파종량 처리구에서 886개로 가장 많았고 20 kg/ha 파종량 처리구에서 750개로 가장 적었다. 종자 생산성과 채종 후의 짚 생산량 모두 유의성은 없었으며, 40 kg/ha 파종량 처리구에서 각각 1,288 kg/ha, 2,970 kg/ha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하여 볼 때 강원지역 고지대에 서 봄 파종을 통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종자 생산은 가을 파종에 비해 생산량이 낮아 향후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의 투입이 필요하며, 경제성 분석을 통해 생산 단가를 고려하여 결정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또한 국내에서 육성된 극 조생종 “그린콜(Greencall)”의 경우 본 시험포에서 실험한 결과 파종량 처리마다 이삭 당 종자 개수, 단위 면적 당 이삭 수를 제 외한 다른 조사 항목 간에 유의성이 나타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