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세계는 이미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되었고, 농업 또한 예외가 아니다. 선진국은 첨단 농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고, 신재생 에 너지 발전을 추진하고 있다. 구글 등 세계적 IT 기업들은 농업에 ICT와 BT를 접목한 어그테크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5년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지구의 온도 상승을 막기 위한 파리기후변화협약에 가입하였고, 이에 따라 정부는 탈 원전, 재생에너지 3020 정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정책에 서 2019년 전력 시장의 4%에 불과한 신재생 에너지의 점유율을 2030년까지 20%까지 올리겠다고 보고하였는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태양광 에너지의 확보가 중요하다.
영농형 태양광 발전은 농지에서 작물을 재배하면서, 위에서는 태양광 발전을 병행하는 시스템으로 농업 수익과 전기발전 수익 을 함께 얻을 수 있다. 기존에 설치된 대부분의 태양광 발전 시설 은 전기 생산에만 이용될 뿐 시설물 아래 땅은 거의 활용되지 않 는데, 영농형 태양광은 토지의 활용 측면에서 유리하다. 또한 농 업인 수익 증가와 안정화를 기대할 수 있어 농업인의 농촌 이탈 을 막을 수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전국 농가 인구 는 2,244천 명으로 2010년 3,062천 명과 비교하여 26.7% 감소 하였고, 농지 면적은 171만ha(2010)에서 158만ha(2019)로 감소 하였으며, 평균 연령은 계속 증가하여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다. 절대농지 등 규제로 막혀있는 지역에 대해 태양광 발전과 작물 재배를 병행하는 조건으로 농업인에 영농형 태양광 발전을 허가 한다면 귀농 인구의 유입에도 도움을 주어 고령화 현상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우리나라와 농촌 실정이 비슷한 일본 의 경우 2013년 농지 전용 허가 제도에 관한 취급을 명확화하여 영농형 태양광 운영을 허가제로 관리하고 있고, 작물의 재배와 함께 80% 이상의 생산성을 의무화하고 있어 영농형 태양광 시설 물 허가를 받은 자는 직접 작물을 재배하거나 다른 경작자를 구 해서 계속 작물 재배하여야만 한다.
하지만 태양전지모듈 하부 경지에서 작물을 재배하는 것은 일 사량 부족 등 일반 노지와 재배환경이 달라 영농형 태양광 하부의 땅에 적응할 수 있는 작물 선발과 재배법 확립이 필요하다. Seo et al. (1990)은 작물 재배에서 자연광량은 적어도 50% 이상은 되 어야 적합하다고 보고하였고, Kim et al. (2015)은 차광률에 따라 작물의 적응력이 달라 식생 구성이 달라진다고 보고하였다.
본 연구는 태양전지모듈의 하부에 있는 경지에서 연중 사료작 물을 재배한 결과를 분석하여 신재생 에너지의 이용 및 확산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함과 더불어 영농형 태양광 사업을 육성하 는데 목적이 있다.
Ⅱ. 재료 및 방법
1. 재배 조건 및 방법
본 연구는 전남 강진군에 위치한 전라남도농업기술원 축산연 구소 시험포장에서 2018년 10월부터 2020년 9월까지 수행하였 다. 재배는 동계작물로 IRG(코윈어리)와 청보리(유연)를, 하계 작물은 옥수수(광평옥)와 수수×수단그라스 교잡종(sx-17)을 대 상으로 하였다. 동계작물은 2018년 10월 20일과 2019년 10월 17일에 파종하여 5월 중순에 수확하였고, 하계작물은 2019년 6 월 29일과 2020년 6월 3일에 파종하여 9월 중·하순에 수확하였 다. 그밖에 파종량 및 시비량 등은 농촌진흥청 조사료 표준재배 법에 따라 실시하였다(RDA, 2011). 시험구 배치는 난괴법 4반 복으로 하였고, 면적은 20m2(4m×5m)이었다. 태양광 발전 시설 물은 10kW급으로 하부는 평균 34%의 차광 영향을 받는 조건 이다(Fig. 1). 파종시기에 조사한 시험포장의 토양 이화학적 성 상은 Table 1과 같고, 재배기간의 평균온도, 강수량 등 기후조건 은 Table 2와 같다.
2. 조사항목 및 방법
조사항목으로 출수기, 초장, 수량성 등을 조사하였다. 출수기 는 시험구 전체 줄기가 40% 이상 출수한 날을 기준으로 하였고, 초장은 수확기에 지상부에서 이삭 선단까지 길이로 생육이 균일 한 곳에서 20개체를 측정하였다. 수량은 노지 재배 시험구에서는 전체를 수확하여 환산하였고, 태양전지모듈 하부 경지는 균일한 차광 조건을 맞추기 위해 시험구 안쪽 1m2를 수확하여 환산하였 다. 건물 수량은 수확기에 처리구별 생초 수량을 조사하고, 60℃ 건조기에서 5일 이상 건조하여 2∼3회 측량한 후 건조량의 변화 가 없는 건조물을 측량하여 건물률을 구한 후 생초 수량에 곱하 여 구하였다.
3. 화학적 성분 및 사료가치 분석
성분은 건물중을 측정한 시료를 이용하여 잎과 줄기를 혼합하 여 조단백질(crude protein, CP), 산성세제불용성 섬유소(acid detergent fiber, ADF), 중성세제불용성 섬유소(neutral detergent fiber, NDF)를 분석하였다. 조단백질 함량은 AOAC(1990)법에 의거하여 켈달장치(Kjeltec TM 2400 Autosampler System)를 이용하여 분석하였고, NDF 및 ADF 함량은 Goering and Van Soest(1970)법에서 사용되는 시약을 이용하여 Ankom fiber analyzer(Ankom technology)로 분석하였다.
사료가치는 화학적 성분 조사에서 얻어진 ADF와 NDF 값을 이용하여 가소화영양소총량(total digestible nutrients, TDN)를 88.9 - (0.79 × ADF%)의 계산식을 이용하여 산출하였다(Holland et al., 1990).
4. 통계분석
본 실험에서 얻어진 자료의 통계분석은 Windows SPSS/PC(ver. 18.0)의 T-test를 이용하여 5% 수준에서 검정하였다.
Ⅲ. 결과 및 고찰
1. 생육환경
동·하계 작물 재배기간별 생육환경은 Table 3와 같다. 태양전 지모듈 하부 경지의 일사량은 노지에 비해 평균 24% 이상 낮았 고, 2019년과 2020년 모두 6월에 가장 큰 차이를 보였다. 조도 값은 태양전지모듈의 하부 경지가 평균 41% 이상 낮았고, 2019 년은 5월에, 2020년은 4월에 노지와 가장 큰 차이를 나타냈다. 2019년 동·하계 사료작물 재배 기간의 일사량과 조도는 2018년 보다 낮았고, 토양 온도와 습도는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수준으 로 차이가 적었다.
2. 동계 사료작물
동계 사료작물의 월동 전·후 생육특성은 Table 4와 같다. 입모 율과 월동 전·후 초장은 태양전지모듈 하부 경지의 작물에서 공 통적으로 높았다. 2019년 파종시기인 10월부터 월동 후까지 토 양 평균 온도가 노지보다 높았는데, 이는 찬바람 등 외부요인이 태양전지모듈 시설물로 인해 토양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여 작물 초기 생육에 도움을 주었을 것으로 사료된다.
동계 사료작물의 출수기, 수량성 등은 Table 5와 같다. IRG는 태양전지모듈 하부 경지에서 출수기가 하루 늦었고, 청보리는 2018년은 3일 2019년에는 하루가 늦어 공통적으로 차광 조건에 서 출수기가 늦었다. 이는 태양전지모듈 시설물이 바람, 태양광 등 외부 환경을 일정 부분 막아주어 동계작물의 출수기가 늦어지 는 공통적인 경향을 나타낸 것으로 사료된다. 초장은 IRG는 노 지보다 평균 2∼3cm 작았지만, 청보리는 3∼8cm가 더 큰 반대되 는 경향을 보였다. 도복은 공통적으로 태양전지모듈 하부 작물이 노지 재배 작물보다 많이 발생했다. Lee et al. (2016)은 출수 후 20일의 벼 식물체 도복지수가 차광 처리구에서 현저히 높아졌다 고 보고하였고, Evans and De Datta (1979)은 일정 비율의 차광 이 계속되면 식물체의 줄기가 연약해지고, 수량을 저하시킨다고 보고하였다. 패널에 부딪힌 하향 돌풍으로 도복 되었을 가능성도 있지만, 위와 같은 보고 내용으로 볼 때 장기간의 일조 부족으로 식물체가 연약해져 도복을 가중시킨 것이 더 가능성이 높다고 판 단되었다. 2019년 동계 작물 재배 기간인 10월부터 5월까지의 평균 일사량은 태양전지모듈 하부에서는 122W/m2으로 노지의 159W/m2보다 23.3% 적었고, 조도는 3,152Ix로 노지의 5,371Ix 보다 41.3% 적었다. 2018년의 경우 10월부터 12월까지의 자료 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태양전지모듈 하부가 평균 일사량이 141W/m2으로 노지의 198W/m2 보다 28.8% 적었고, 조도는 3,152Ix로 노지의 5,371Ix 보다 43.3% 적었다. 이러한 환경에서 수량성은 태양전지모듈 하부 경지에서 2018년부터 재배한 IRG 가 ha당 건물중 16,915kg으로 노지의 16,750kg보다 조금 많았 고, 청보리의 경우 반대로 조금 적었다. 2019년의 경우 태양전지 모듈 하부 경지에서 건물중이 IRG가 ha당 12,062kg로 노지보다 5.4% 적었고, 청보리는 12,195kg로 노지보다 11.5% 적었다. Lee et al. (2016)은 벼에 차광 처리 결과 수량을 유의하게 감소 시켰다고 보고하였고, Kim et al. (2017)은 차광 정도가 높을수 록 목초의 건물수량이 감소된다고 보고하였다. 이 같은 결과들로 볼 때 IRG는 누적 일사량이 707W/m2 및 평균 조도가 3,100Ix 수준에서 수량 변화가 거의 없고, 그 이하의 조건에서도 청보리 보다는 태양전지모듈 하부 재배에 적합한 것으로 판단된다.
동계 사료작물의 사료가치는 Table 6와 같다. 태양전지모듈 하부 작물의 CP 값이 노지 재배 작물보다 공통적으로 높았는데, 부족한 광으로 노지 재배 작물보다 덜 사용된 질소 성분이 잎 등 에 축적된 결과로 사료된다. 2019년은 전년도 재배기간보다 평 균 일사량이 적었고, 노지와의 일사량 차이는 더 컸는데, 그 결과 2019년에 재배된 사료작물의 CP 값이 전년도 보다 크고, 노지와 의 CP 값의 차이도 컸다. 식물체의 질소 영양 상태가 좋으면 잎 색이 짙다고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태양전지모듈 하부 식물체의 잎이 육안으로 보기에도 더 짙어 보였다. An et al. (2020)은 벼 를 영농형 태양광 하부에서 재배한 결과 조단백질이 노지 조건보 다 0.5% 높았다고 보고하였고, Lee et al. (2016)은 차광처리는 쌀의 단백질 함량을 높인다고 보고하였으며, Lee et al. (2009)은 일사량이 부족한 조건에서는 늦게까지 벼 종실의 질소 축적이 계 속되었다고 보고하였다.
3. 하계 사료작물
옥수수 생육특성은 Table 7과 같다. 2018년 태양전지모듈 하 부 옥수수의 출수기는 8월 25일로 노지 조건보다 하루가 늦었고, 2019년은 8월 8일로 노지 조건보다 2일이 늦었다. 동계작물과 마찬가지로 태양전지모듈 하부 재배 조건에서 공통적으로 출수 기가 늦었다. 초장은 2019년의 경우 두 시험구가 232cm로 같았 지만, 2020년 재배시험에서는 태양전지모듈 하부 옥수수의 초장 이 182cm로 노지 조건보다 8cm가 작았다. 2020년의 경우 6월에 서 8월까지 평균 강수량과 강우 일수가 2018년보다 많고, 특히 7월의 경우 24일간 비가 내려 옥수수 생육이 좋지 않았다. 도복 은 동계 작물과 같이 태양전지모듈 하부 조건에서 더 많이 발생 되었다.
수수×수단그라스 생육특성은 Table 8과 같다. 출수기가 공통 적으로 노지 조건에서 빨랐고, 초장과 줄기 직경은 태양전지모듈 하부 조건에서 더 낮게 조사되었다. 2019년의 경우 태양전지모 듈 하부 조건이 노지보다 도복 발생이 더 많았다. 2020년의 경우 두 시험구 모두 도복이 발생되지 않았는데, 이는 초장이 작은 까 닭으로 사료된다.
옥수수의 수량성은 Table 9과 같다. 2019년 태양전지모듈 하 부 재배조건의 생초 수량은 ha당 36,833kg으로 노지 조건보다 10.6% 적었고, 건물 수량은 13,133kg으로 17%가 적었다. 2020 년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잦은 강우로 인해 생육이 좋지 않아 두 시험구 모두 수량이 적었다. 태양전지모듈 하부 옥수수의 경 우 ha당 생초 수량이 17,821kg로 전년대비 48.4% 수준이었고, 노지 옥수수의 생초 수량인 26,056kg과 비교해서는 68.4% 수준 이었다. 건물 수량은 태양전지모듈 하부의 옥수수가 ha당 8,033kg로 노지보다 7.9% 적었다. 재배 조건이 좋지 않은 2020 년의 경우 전년과 비교하여 이삭의 비중이 증가되는 경향을 보였 다. Yoon et al. (2019)은 옥수수(찰옥4호)를 영농형태양광 시설 물 하부에서 재배한 결과 노지 옥수수보다 이삭중이 가벼워 10a 당 15% 정도 수량이 감소했다고 보고하였다.
수수×수단그라스 교잡종의 수량은 Table 10과 같다. 2019년 태양전지모듈의 하부 조건에서 ha당 생초 수량은 62,312kg로 노 지보다 13.4% 적었고, 건물 수량은 12,450kg로 노지의 82.5% 수준이었다. 2020년 태양전지모듈 하부 조건의 건물 수량은 ha 당 5,651kg로 노지보다 11.4% 적었다.
두 작물 모두 태양전지모듈 하부의 차광 조건에서 수량이 감 소되는 경향을 나타냈고, 재배여건이 더 좋았던 2019년의 경우 2020년 보다 노지와의 건물수량의 차이가 더 컸다.
옥수수 및 수수×수단그라스 교잡종의 사료가치는 Table 11과 같다. 태양전지모듈 하부의 차광 조건에서 일관되게 CP 값이 높 았던 동계 작물과 달리 옥수수의 CP 값은 노지 환경보다 0.1% 낮거나 높았고, 수수×수단그라스 교잡종은 2019년 노지 환경보 다 0.2% 낮았으나, 2020년은 0.5%가 높아 같은 경향을 나타내 지 않았다.
4. 상관관계
작물별 두 차례 재배기간 동안 일사량과 생산성 간의 상관관계 를 분석한 결과는 Table 12와 같다. 일사량은 조도와 매우 높은 상관이 있었고, IRG의 TDN 수량과는 상관이 있으나 유의성은 없 었다. 옥수수는 생초중, 건물중, TDN 수량 모두 일사량과 상관을 보였으나, 유의성은 생초중에서만 나타났다. 수수×수단그라스 교 잡종은 생초중과 건물중에서 상관을 보였으나 유의성은 없었다.
Ⅳ. 요 약
본 연구는 전남 강진군에 위치한 전라남도농업기술원 축산연 구소 시험포장에서 영농형 태양광 시스템의 하부에서 재배되는 동계 및 하계 사료작물의 생육 분석을 위해 2년간 수행하였다. 동계작물은 IRG와 청보리, 하계작물은 옥수수와 수수×수단그라 스 교잡종을 대상으로 하였다.
공통적으로 동계 사료작물의 입모율과 월동 전·후 초장이 태 양전지모듈 하부 조건에서 높았고, 출수기는 하루 이상 늦었으며, 도복은 더 발생되었다. 또한 조단백질 값이 노지 재배 작물보다 높았고, 건물 수량은 2018년의 경우 IRG는 ha당 16,915kg으로 노지의 16,750kg보다 조금 많았으며, 청보리는 반대로 조금 적었 다. 2019년에는 IRG가 ha당 12,062kg로 노지보다 5.4% 적었고, 청보리는 12,195kg로 노지보다 11.5% 적었다.
하계 사료작물은 태양전지모듈 하부 조건에서 출수기가 노지 보다 하루 이상 늦었고, 초장은 같거나 작았으며, 도복이 더 발생 되었다. 2019년 옥수수의 건물 수량은 ha당 13,133kg으로 노지 조건보다 17%가 적었고, 수수×수단그라스 교잡종은 건물 수량 이 12,450kg으로 노지의 82.5% 수준이었다. 2020년 옥수수의 건물 수량은 태양전지모듈 하부 조건에서 8,033kg으로 노지보다 7.9% 적었고, 수수×수단그라스 교잡종은 ha당 5,651kg으로 노 지보다 11.4% 적었다.
결과를 종합하면 태양전지모듈 시설물 아래의 차광된 조건에 서 작물을 재배하면 생산성이 떨어지고, 하계작물이 동계작물보 다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수량 감소율은 최대 18%를 넘지 않아 사료작물인 IRG, 청보리, 옥수수, 수수×수단그라스 교잡종 모두 태양광 발전과 병행하여 재배할 수 있는 작목으로 사료되나, IRG와 옥수수가 수량적으로 더 유리하다고 판단된다. 또한 작물 의 차광 영향뿐만 아니라 수확 작업 시 태양광 시설물 점유 면적 에 의한 수량 감소도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