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최근 우리나라는 쌀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함에 따라 정부 에서 쌀 생산 조정을 위한 정책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현안을 극복하기 위해 논에 옥수수, 밀, 보리, 이탈리안 라이그라 스 등 사료작물의 재배 면적 확대를 위한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 다(Kim et al., 2005;Kim et al., 2007;Ji et al., 2009). 그러나 밭작물은 배수가 불량한 논 토양 환경에서 습해(Jung et al., 2015)를 입기 쉬워 내습성 연구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토양의 과습한 상태는 공극 내 산소 부족을 초래하고, 뿌리의 호기성 호흡을 제한하게 되며(Bailey-Serres et al., 2012b), 작물 은 저산소 조건에 적응하기 위해 상당한 수량 손실을 보게 된다 (Bailey-Serres et al., 2012a;Dennis et al., 2000). 옥수수는 모 든 생육 단계에서 과습으로 인한 영향을 받으며 유묘기에 습해에 대한 반응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Evans et al., 1990;Mukhtar et al., 1990;Zaidi et al., 2004;Shin et al., 2016;Shin et al., 2017). 과습에 의한 옥수수 지상부의 가장 대표적인 현상 은 잎의 엽록소 함량 감소와 노화(Ren et al., 2016)이며, 초장과 건물중의 감소이다(Go et al., 2020). 옥수수 지하부 또한 근장, 뿌리 밀도, 건물중이 모두 감소되며, 낮은 뿌리 밀도와 기능이 저 하된 뿌리는 양분과 물의 흡수의 제한을 받으며 노화가 촉진되고 지상부 생육 저하로 이어진다(Ren et al., 2016).
습해에 내성을 가진 옥수수는 과습 조건에서 적응하기 위해 대사 작용과 형태 해부학적인 변화가 일어난다(Bailey-Serres et al., 2012b). 과도한 수분 환경으로 인한 저산소 조건으로 인하여 내층 세포의 일부가 예정세포사멸(programmed cell death)을 통 해 붕괴되어 공기를 채울 수 있는 통기조직을 만들기도 한다 (Gunawardena et al., 2001;Drew et al., 2000). Zaidi et al.(2004) 은 내습성이 강한 옥수수 계통 그룹이 과습 조건에서 지하부 부 정근의 Root porosity가 높아지며, 부정근 생체중이 늘어났다고 하였다. 습해에 강한 옥수수 품종을 육성하기 위해 야생 테오신 트(Zea nicaraguensis)를 이용하여 토양 표면에 부정근을 형성하 거나 뿌리의 통기조직을 형성하는 등의 내습성 관련 인자를 도입 하려는 연구가 있었다(Bird, R.McK. 2000;Mano et al., 2007;Mano and Omori, 2013). 국내에서도 옥수수 자식 계통을 이용 해 내습성 옥수수 품종을 선발하기 위한 연구(Shin et al., 2017;Cho et al, 2009)가 있으나, 옥수수의 내습성에 대한 형태학적 원 인 등 지하부에 관한 연구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본 연구는 옥수 수의 내습성에 관한 기초자료를 얻기 위해 유묘기(V3)에 담수처 리하여 감수성과 저항성 계통을 선발하고 지상부와 뿌리의 특성 을 비교해보고자 수행되었다.
Ⅱ. 재료 및 방법
1. 시험 계통 및 담수 처리
본 시험은 2017년 5월 4일∼9월초, 2018년 5월 4일∼6월말 기 간 동안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 밭작물 시험포 장(37.2 N, 126.9E)의 비가림 비닐하우스에서 포트 시험으로 수 행되었다. 국립식량과학원에서 육성한 6개의 사료용 옥수수 자식 계통(KS85, KS124, KS140, KS141, KS163, KS164)을 사용하 였다. KS85와 KS124는 광평옥의 모본과 부본, KS140과 KS141 은 강다옥의 모본과 부본, KS163과 KS164는 양안옥의 모본과 부본이다. 토양은 2cm 채로 친 사양토와 원예용 상토(주, 서울바 이오)를 2 : 1 비율로 섞은 토양을 준비하였고, 1/2,000a 와그너 포트에 모래를 10cm 정도 넣은 후 준비한 토양을 채웠다. 옥수 수를 포트 당 3립씩 파종하였고, 2엽기가 되었을 때 1개체씩만 남기고 솎아내었다. 담수 처리는 유묘기 3엽기(V3)에 대형 플라 스틱 상자(100×70×65cm)를 이용하여 지표면 기준 1cm 깊이로 잠기도록 10일간 처리하였다. 담수 처리가 끝난 후에는 정상적인 조건에서 재배하였으며, 시비조건 등 그 외 재배법은 농촌진흥청 표준재배법(RDA, 2015)에 따랐다. 시험구 배치는 완전임의배치 법에 따라 6반복으로 하였다.
2. 담수 처리에 따른 습해 평가 및 수량 조사
2017년에는 담수 처리에 따른 자식 계통의 습해 평가를 위하 여 황화도와 황화 엽수를 조사하였다. 잎의 황화 정도는 한 개의 잎의 황화 된 상대적 면적비율에 따라 제일 낮은 값을 0으로 하 여 9까지 달관으로 조사하였다. 아래로부터 4개 잎에 대하여 각 각 달관 평가하고 시험 개체별로 평가한 것의 평균값을 사용하였 다. 황화엽수는 완전 전개잎 중 잎 황화도가 5 이상이면 황화엽, 4 이하이면 건전 잎으로 판정하였다. 개화 관련 형질 조사를 위해 출 웅기(출웅한 개체 수가 50%인 날)와 출사기(이삭의 수염이 포엽 밖으로 2∼3cm 나온 개체가 50%인 날)를 기록하고, ASI(Anthesis Silking Interval)는 출사기와 출웅기의 일수 차이로 계산하였다. 수확기 때 개체별로 수확한 이삭의 착립이삭길이를 조사하고, 70 ℃ 건조기에서 5일간 건조한 다음 종실을 손으로 탈립하여 건물 중을 측정하여 개체당 종실중과 이삭중을 조사하였다.
3. 지상부와 지하부 제형질 및 nodal root SEM 촬영
2017년에 조사한 습해 평가와 기존 연구 결과(Shin et al., 2016;Shin et al., 2017)를 근거로 하여 KS85를 습해 감수성, KS141 을 습해 저항성 계통으로 판단하였다. 2018년에는 습해에 대한 감수성과 저항성 계통 생리 및 형태학적 특성을 구명하기 위해 일련의 추가 시험을 수행하였다. 담수 처리는 2017년과 동일하 게 처리하였으며, 지상부 제형질 조사하기 위해 담수 처리 후 10 일과 20일에 처리당 6개 개체의 지상부 초장, 엽수, 황화엽수, 건 물중, 엽색도(SPAD값)를 조사하였다. 황화엽수는 습해 평가에 사 용했던 기준을 적용하였고, 건물중은 70℃ 건조기에 48시간 건조 후 측정하였으며, 엽색도는 SPAD-502(Konica- Minolta, Japan) 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담수처리에 따른 KS85(감수성)와 KS141(저항성) 계통의 지하 부 제형질을 비교하기 위해 뿌리를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은 후 와이프올로 물기를 제거하고 상온에서 표면의 수분을 말린 후 최 대 근장으로 근장을 측정하고, 생체중을 측정한 다음 70℃ 건조기 에 48시간 건조 후 건물중을 조사하였다. Nodal root(지하부 근)의 형태적 차이를 관찰하기 위해 담수 처리 전과 담수 처리 후 20일 에 무처리구와 담수구의 옥수수 nodal root를 채취하여 흐르는 물 에 세척 후 물기를 제거하고 FAA 용액(Sass, J.E., 1951)에 보관한 후 3mm 크기로 표본을 만들어 주사전자현미경(SEM, TM-3000, Hitachi, Japan)으로 관찰하였다.
4. 통계처리
모든 데이터는 SAS 통계패키지 프로그램(ver. 9.2, SAS Institute, USA)을 사용하였다. 2017년도 시험은 6품종에 대해 분산분석 후 Duncan’s multiple range test(DMRT)로 통계 분석하였고, 무 처리구와 처리구간의 T-test로 통계 분석하였다. 2018년도 시험 성적에 대해 품종간, 처리간 분산분석(ANOVA)을 실시하였다.
Ⅲ. 결과 및 고찰
1. 자식 계통의 습해 평가 및 수량 조사
옥수수는 3엽기 이내의 유묘기에 습해가 가장 심한 것으로 알려 져 있으며(Evans et al., 1990;Liu et al., 2010), Shin et al.(2016) 은 엽노화 정도 달관 평가 방법이 간편하면서 내습성 평가로 적 합하다고 하였다. Table 1은 옥수수 자식 계통의 V3기에 담수 처리 후 10일에 습해를 달관 평가한 결과이다. 모든 계통에서 담 수 10일 후에 무처리구에 비해 잎이 노화되고 황화엽수가 증가 하였으며, KS85은 황화엽수 3.33개, 노화정도 5.54로 가장 피해 가 컸고, KS141은 황화엽수 1.33개, 노화정도 3으로 가장 피해 가 적었다.
개화 특성과 관련 있는 출웅기, 출사기는 모든 계통에서 담수 구가 무처리구에 비해 늦어지는 경향을 보였는데, 모든 계통에서 출웅기는 1∼5일, 출사기는 6∼10일이 늦어졌다(Table 2). 출사기 와 출웅기의 일수 차이인 ASI(Anthesis Silking Interval)도 2∼5 일 증가하였다. KS85와 KS140은 출웅기와 출사기가 각각 5일과 8일, 4일과 10일이 늦어져 다른 계통에 비해 차이가 컸다. KS141 은 출웅기는 1일, 출사기는 6일 늦어져서 다른 계통에 비해 시기 차이가 가장 적었으나, ASI는 5일 증가하여 다른 계통에 비해 차 이가 컸다. 옥수수는 한발과 같은 수분 스트레스에 의해 출사기가 지연되고 수량 감소에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가 있으며(Herrero and Johnson, 1981), ASI도 한발, 영양 부족, 일사량 부족 등의 스트레스 조건에서 증가된다(Edmeades et al., 2000). Zaidi et al.(2004)은 유묘기에 과습 스트레스를 받으면 ASI가 25일까지 증가되는 반면 출웅기에 과습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ASI가 무처 리구와 차이가 없다고 하였으며, 6∼7엽기 과습 처리에서 저항성 그룹은 ASI가 4.3일, 감수성 그룹은 25.3일로 저항성 그룹의 ASI 가 높다고 보고하였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유묘기 과습 처리 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연구와 달리 저항성 계통으로 판단되 는 KS141의 ASI 값이 감수성인 KS85 계통보다 유의적으로 높 아서 ASI를 내습성 지표로 사용하기에는 곤란할 것으로 추정되 었다. 추후 정밀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수량 관련 요소인 개체당 이삭중, 착립이삭장, 종실중도 무처 리구에 비해 담수구에서 모두 감소하였는데(Fig. 1 and Table 3), 이러한 결과는 3엽기 담수처리 시 수량 손실이 컸다는 Ren et al. (2016)의 결과와 유사하였다. 본 시험을 통해 유묘기(V3기)에 10 일간의 담수 조건이 엽의 노화, 개화 관련 특성과 수량에 영향을 미치며, KS85는 습해에 감수성이고, KS141는 저항성이 있는 것 을 알 수 있었다.
2. 습해 관련 지상부, 지하부 생육 및 뿌리의 형태학적 특성
습해 평가 시험(Table 1) 및 Shin et al.(2016)과 Shin et al. (2017)의 연구 결과를 근거하여 KS85를 습해 감수성, KS141을 습해 저항성 계통으로 판단하고, KS85와 K141의 지상부, 지하 부의 작물학적 특성 및 뿌리의 형태적 특성을 조사하기 위해 V3 기에 10일간 동일한 담수조건을 처리하였다. Table 4는 KS85와 KS141은 담수 처리 전, 담수 처리 후 10일과 20일에 조사한 지 상부 생육 특성이다. 담수 처리 후 기간이 경과함에 따라 무처리 구와 담수구 간의 차이가 뚜렷해지는 경향이었다. 계통별 지상부 건물중은 담수 처리 후 10일과 20일에 KS85가 무처리구 대비 각각 65.9%와 86.1%가 감소되었고, KS141는 무처리 대비 각각 42.9%와 77.0%가 감소되어 계통 간의 차이는 담수 처리 후 10 일이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KS85와 KS141의 담수 처리 전, 담수 처리 후 10일과 20일에 조사한 지하부 생육은 Table 5와 같다. KS85의 지하부 건물중은 담수 처리 후 10일과 20일에 무처리구 대비 43.7%, 77.6% 감소 하였으며, KS141은 담수 처리 후 10일과 20일에 45.7%, 65.0% 감소하여 시간이 경과함에 KS85에 비해 담수에 의한 피해가 줄 어들었다.
Fig. 2는 담수 처리 후 기간에 따른 T/R율(Top/Root ratio) 변화 를 조사한 결과이다. KS85는 담수 처리 후 무처리구 대비 T/R율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 반면 KS141은 담수 처리 후 10일에는 무처 리구 대비 T/R율이 비슷하였고, 20일에 감소하였으나 KS85보다 감소 폭이 적었다. 이러한 결과는 습해 감수성인 KS85의 지상부가 지하부보다 담수로 인한 피해가 더 컸기 때문으로 추정되었다.
습해 감수성인 KS85와 저항성인 KS141 뿌리의 형태적 특성을 관찰하기 위해 담수 처리 전과 담수 처리 후 20일에 지하부의 nodal root를 SEM 촬영하였다(Fig. 3 and Fig. 4) 담수 처리 전의 SEM 사진 촬영 결과 KS141이 nodal root의 두께가 약간 더 두꺼운 것 으로 관찰되었다(Fig. 3). 담수 처리 후 20일에는 감수성인 KS85 에서 담수 처리구에서 뒤틀림 현상이 관찰되었고, 테오신트 교배 종의 부정근 피층에서 통기조직이 관찰되었다는 결과(Mano et al., 2006;Mano et al., 2007)와 달리 KS85와 KS141에서는 통기조 직이 관찰되지 않았다. 통기조직의 발달이나 변화는 관찰되지 않 았으나 저항성인 KS141에서 피층이 현저히 두꺼움이 관찰되었 다(Fig. 4). 옥수수의 뿌리의 단면은 통기조직이 발달되어 있는 벼나 율무와 달리 표피, 내피 사이에 있는 피층이 발달되어 있는 데(Lee, 2016), Yamauchi et al.(2019)는 담수조건 하에서 밀, 옥 수수, 벼의 피층 면적이 각각 49, 164, 88% 증가하여 옥수수의 피 층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고 보고하였으며, 피층/중심주의 비율이 높은 것이 내습성에 유리하다고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KS141의 피층의 두께가 KS85보다 현저히 두꺼워 내습성 영향을 미친 것 으로 사료되며, 국내 육성 자식 계통의 담수 처리 시 nodal root 의 형태적 특성을 밝힘으로써 추후 옥수수의 내습성 계통 교배, 선발 등 육종 및 기초 생리 생태적 연구에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Ⅳ. 요 약
본 연구는 옥수수 습해 저항성 계통과 감수성 계통의 지상부 와 지하부 제형질과 뿌리의 형태적 특성을 알아보고자 수행되었 다. 6개의 국내 자식 계통을 유묘기(V3)에 10일간 담수처리 한 후 엽노화 정도로 내습성을 평가 한 결과 KS85은 황화엽수 3.33개, 노화정도 5.54로 가장 피해가 커 습해 감수성을 보였으며, KS141 은 황화엽수 1.33개, 노화정도 3으로 가장 피해가 적어 습해 저 항성을 보였다. KS85와 KS141을 담수 처리 후 20일에 조사한 결 과 KS85와 K141의 지상부 건물중은 무처리구 대비 각각 86.1%, 77.0%가 감소되었고, 지하부 건물중은 KS85와 K141이 무처리구 대비 각각 77.6%, 65.0% 감소하여 습해 저항성인 KS141이 감수 성인 KS85에 비해 건물중 감소량이 적었다. 두 계통의 지하부 nodal root의 SEM 촬영 결과 피층의 두께가 KS141이 KS85보 다 더 현저히 두꺼웠으며 담수 처리 후 KS85는 KS141에 비해 피층의 뒤틀림이 심하여 피층의 두께가 내습성과 관련이 있는 것 으로 사료되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