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유지에너지는 가축이 생명현상 유지를 위해 사용하는 에너지 의 양을 말하며, 이때 필요로 하는 에너지 요구량을 유지에너지 요구량이라 한다. 유지에너지는 가축이 섭취한 총 에너지 중 약 50%~ 70%가 쓰이기 때문에 효율적인 생산을 위해선 유지에너 지 요구량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며(Derno et al,. 2005), 적정 에너지의 공급 여부는 성장, 번식, 난임, 난산 등의 문제와 관련 이 깊다고 알려져 있다(Almeida et al., 2015). 우리나라 재래 염 소는 외래종과 비교했을 때 성장이 느리고 산육량이 낮기 때문에 보어, 자아넨, 누비안 등 외래종과의 교잡을 시킨 개량종을 주로 사육하고 있는 실정이다(RDA, 2014). 과거 주로 약용으로 소비 되던 염소는 과거와 달리 근래에는 육용으로의 소비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소비시장의 변화에 따라 사육규모가 점차 전업화 되고, 일반 사육농가에 섬유질 배합사료의 보급도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데(Choi et al., 2007), 섬유질 배합사료 (TMR: Total Mixed Ration)의 급여체계는 농후사료와 조사료의 균형 잡힌 급여를 유도하고 반추위 미생물 성상을 안정되도록 유 지 할 수 있으며, 사료섭취량 및 영양소 이용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Nocek et al., 1985: Li et al., 2003). 염소 사육에 섬유질 배합사료(TMR) 급여체계를 적용하기 위해 선 각종 영양소의 공급수준 결정이 중요한데, 국내에선 영양소 요구량 및 사양표준 제정에 대한 연구는 한우, 젖소, 돼지, 가금 등 4대 주요 경제동물에서만 진행되었으며, 염소에 대해선 성장 단계 별 사양표준이 확립되지 않아 염소 사육농가에서 사료 선택 및 영양소 수준 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Choi et al., 2005).
가축의 영양사양에 있어 우리나라 고유의 환경에 맞게 적정 영양소 요구량을 제시하는 것은 가축생산성 향상 및 최적화된 영 양공급을 유도하기 위한 필수요소이다. 또한, 원료사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상황에서 보다 정밀한 사양체계를 확립할 수 있다면 축산 경쟁력 향상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사 료된다. 본 연구는 국내 개량종 육성기 염소의 유지에너지 요구 량을 결정하여 적정 에너지 급여체계 확립 및 염소 농가의 사료 비 절감과 가축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고, 이후 정밀사양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시하기 위하여 수행되었다.
Ⅱ. 재료 및 방법
1. 사양실험
사양실험은 평균체중 약 12kg의 3개월령 개량종(보어 x 재래 종) 염소 32두를 공시하여 충북 증평에 위치한 실험농장에서 군 집실험 방식으로 총 3개월 간 실시하였다. 처리구 구성은 NRC의 재래종 유지에너지 권장량(108kcal/kgBW0.75, NRC 2007)을 기 준으로 4x4 Latin Square로 설계하여 각기 에너지 수준을 달리한 4개의 처리구로 구성하였다(T1: NRC+0%, T2: NRC+10%, T3: NRC+20%, T4: NRC+30%). 공시축은 처리구 당 8마리 씩 임의 로 배치하였으며, 실험사료는 톨페스큐와 티모시를 섞은 조사료 원과 농후사료, 콘플레이크를 배합하여 TMR로 만들어 실험사료 로 사용하였다. 사료의 에너지 수준은 에너지 첨가제(유락)를 이 용해 조절하였으며, 에너지 수준 외에는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 였다. 사료는 1일 2회(07:00, 17:00) 급여하였고 물은 자유급수 하였다. 실험사료의 배합비율 및 일반성분은 각각 Table 1, 2, 3 과 같다. 사료의 섭취량은 사료급여량에서 다음날의 잔량을 측정 하여 계산하였으며, 시험축의 체충 측정은 주 마다 1회 측정하였 다. 실험사료는 건물섭취량 수준을 체중의 2.5% 전후로 설정하 여 전량섭취를 유도하였다.
2. 성분분석 및 통계처리
시험사료의 조단백질, 조섬유, 조지방 및 조회분 함량에 대한 분석은 AOAC(AOAC, 1990)법에 준하여 실시하였고, 중성세제 섬유소(NDF)와 산성세제섬유소(ADF)의 함량은 Van Soest(1991) 의 방법을 응용하여 분석하였다. 유지 에너지요구량을 구하기 위 하여 SAS 9.4 program의 PROC REG을 이용하였다. 일당증체량 (ADG)과 대사에너지 섭취량 (MEI)에 대한 상관관계 분석을 통 해 회귀식을 작성하여 유지에너지 요구량을 추정하였다. 사양실 험 결과에 대한 유의성 검증을 위하여 SAS 9.4 program의 GLM 을 사용하여 분산분석 후, 처리 간 평균값 비교를 위해 Duncan (1995)의 다중검정법을 통하여 유의차를 P<0.05 수준에서 분석 하였다.
Ⅲ. 결과 및 고찰
1. 사양성적 및 소화율
본 시험에서 염소의 건물섭취량은 유의적인 차이가 없었다. 체 중대비 건물섭취량은 군 사양실험에서 약 2.3%(Table 4) 정도로 나타났는데, 염소의 건물섭취량은 체중의 1.47~3.65% 수준이라고 보고한 연구결과와 같은 경향을 보였다(Devendra and McLeory, 1982;Ranjhan, 2001). 염소의 사료섭취량은 체중, 나이, 사료의 종류 및 에너지 수준 등 다양한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Lu and Potchoiba, 1990;Mahgoub et al., 2000). 일반적으로 반추동물 에서 고에너지 사료 급여 시 사료섭취량이 감소한다고 보고되어 있는데(Gatenby, 1986;Hossain et al., 2003;Choi et al., 2007), 본 실험에서는 에너지 수준이 높아져도 건물섭취량의 감소가 크 게 나타나지 않았다(Table 4). 조사료를 분리급여하거나 방목 사 육 하였을 경우에 농후사료에 의해 에너지 요구 수준이 충족되어 조사료가 더 이상 건물 섭취량을 제한하지 않는데(Dinius and Baumgardt, 1970), 본 실험에서는 TMR 제조 시에 같은 원료를 일정한 비율로 배합하여 실험에 이용하였고, 에너지 수준만을 달 리 하였기 때문에 에너지 수준에 의한 사료섭취량 감소효과가 크 게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사료된다.
실험기간 동안 일당증체량은 38 g~45 g으로 나타나, 에너지 수 준이 증가할수록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이다가 에너지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서는 정체되는 모습을 보였으며, 사료의 에너지 수 준을 NRC+10%로 처리한 처리구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Table 4). 이전 연구에서 염소에서 에너지수준이 2.0~3.0 Mcal/kg 범위 일 때 일당증체량은 59.8~81.8g 범위로 에너지 수준이 증가함에 따라 증체량이 높아진다고 하였으며(Ahn et al., 1990;Choi et al., 2007), Shahjalal et al(1992)은 사료의 ME 수준을 2.4~2.9 Mcal/Kg으로 하여 Angora 염소에게 급여한 결과 에너지 수준이 증가할수록 일당증체량이 높아졌다고 하였다. Ivey et al(2000)은 Spanish 염소에게 급여한 결과 에너지 수준이 가장 높은 2.79 Mcal/kg 수준에서 가장 높은 일당증체량을 나타냈다고 하였는 데, 본 실험에서는 앞선 연구에 비해 낮은 에너지 섭취와 종 특성 으로 인해 일당증체량이 낮게 나온 것으로 사료된다. 일당증체량 의 경우 일반적으로 사료섭취량과 에너지, 단백질 급여 수준에 영향을 받는데, 동일 사양 조건에서는 섭취한 사료의 종류와 가 공방법 등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다(Milford and Minson, 1965). 본 실험에서는 동일한 사양 조건에서 에너지 수 준만을 달리한 사료를 이용하였기 때문에 에너지 섭취 수준이 일 당증체량에 영향을 준 것으로 여겨진다. 사료요구율은 6.3g~7.3g 의 범위로 나타났으며(Table 4), 에너지 수준이 높을수록 개선되는 경향을 나타낸다고 보고한 연구결과들(Lee et al,. 2019: Tameem Eldar et al., 2012)과 같은 경향을 보였다. 육성기의 경우 에너지 수준이 높아지면서 더 효율적인 성장률을 보여준다고 보고한 이 전의 연구결과들과도 같은 경향을 보였다.(Choi et al., 2000;Hossain et al., 2003).
사양실험을 통한 염소의 소화율은 Table 5와 같다. 본 실험에 서 건물 소화율은 69%~73 정도로 나타나, 흑염소에게 맥주박을 첨가한 TMR 급여 시 건물소화율이 62%~63% 범위를 보인다고 보고한 연구결과(Choi et al., 2006)와 비교해서 높은 경향을 보 였지만, 흑염소에게 혼파 청보리 사일리지를 급여한 결과 건물소 화율이 71%~78% 범위라고 보고한 연구결과(Jung et al., 2008) 와는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이런 소화율의 차이는 실험사료의 원료 차이에 따른 것으로 사료된다. 처리구 간 소화율에서 유의 적인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에너지 수준을 NRC+10%로 처 리한 처리구에서 건물, 조단백질, 조지방 등의 소화율이 다른 처 리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소화율의 차이가 일당증체량 및 사료요구율이 다른 처리구에 비해 우수했던 결과 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2. 유지에너지 추정
군 사양실험을 통해 얻은 에너지 섭취량과 증체량의 값의 회귀식 (Y=0.5439X+111.51, R2=0.712)을 통해 육성기 염소의 유지에너지 요구량은 111.51kcal/kgBW0.75로(Fig. 1) 나타나, Lou et al(2004) 의 연구에서 제시한 유지에너지 요구량 110.4kcal/kgBW0.75와 유사 한 결과를 나타내었고, NRC(2007)에서 제시한 108kcal/kgBW0.75보 다는 다소 높은 결과를 나타냈다. 회귀분석에 의한 영양소요구량 추정은 에너지가 체내 축적과 유지 중 어느 쪽으로 사용되었는지 에 대한 확인이 힘들고 장내 충만도, 품종 및 시험방법 등에 영향 을 많이 받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는데(Lu and Potchoiba, 1990), 본 실험에서도 품종, 시험방법, 및 회귀식 추정을 위한 자료의 수 등과 같은 원인에 의해 차이가 발생했을 것으로 사료된다. 국내 에서 가축에 대한 정밀사양연구는 대부분 주요 경제동물에 대해 서만 이루어져 왔으며, 염소의 경우 단백질 수준에 관한 연구는 있었지만 그 외에 정밀사양을 위한 유지에너지 연구는 부족한 실 정이다. 염소 산업의 전업화에 따라 사양관리 기술의 체계적인 확립을 위해 적정 에너지 급여수준을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며, 염소의 에너지 요구량에는 성별, 성장단계, 사양방식, 계절 등에 따라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환경에 맞는 염소의 사 양표준제정을 위해서는 위와 같은 다양한 요인들을 산정한 추가 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Ⅳ. 요 약
가축의 영양사양에 있어 우리나라 고유의 환경에 맞게 적정 영양소 요구량을 제시하는 것은 가축생산성 향상 및 최적화된 영 양공급을 유도하기 위한 필수요소이다. 국내에선 영양소 요구량 및 사양표준 제정에 대한 연구는 한우, 젖소, 돼지, 가금 등 4대 주요 경제동물에서만 진행되었으며, 염소에 대해선 성장단계 별 사양표준이 확립되지 않아 염소 사육농가에서 정밀사육을 실시 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본 연구는 국내 개량종 육성기 염소 의 유지에너지 요구량을 결정하여 적정 에너지 급여체계를 확립 하고 염소 농가의 사료비 절감과 가축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고, 이후 정밀사양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시하기 위하여 수행되었다. 본 실험은 3개월령 개량종 염소 32두를 공시하여, Latin Square 설계를 이용하여 4개의 처리구를 두고 3개월 간 실험을 실시하 였다. 일당증체량은 사료의 에너지 수준을 NRC+10%로 처리한 처리구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사료요구율은 6.3g~7.3g의 범 위로 나타났다. 처리구 간 소화율에서 유의적인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에너지 수준을 NRC+10%로 처리한 처리구에서 건물, 조단백질, 조지방 등의 소화율이 다른 처리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군 사양실험을 통해 얻은 에너지 섭취량과 증체 량 값의 회귀식(Y=0.5439X+111.51, R2=0.712)을 통해 육성기 염소의 유지에너지 요구량은 111.51kcal/kgBW0.75로 추정되었다. 염소의 에너지 요구량에는 성별, 성장단계, 사양방식, 계절 등 여 러 조건에 따라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환경에 맞는 염소의 사양표준제정을 위해선 여러 요인을 산정한 추가적인 연 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