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대부분 말 사육농가는 소규모 면적의 방목초지를 활용하여 방 목 또는 조사료를 생산하고 있어 양질의 조사료 생산을 위한 집 약적인 조사료 생산체계 확립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온대성 기 후에 적합한 북방형 목초를 이용하여 초지를 조성하여 이용하는 데 북방형 목초는 늦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목초가 거의 자라지 않아 방목기간이 6∼7개월 정도 밖에 되지 못한다. 따라서 초겨 울이나 이른 봄에 방목을 하기 위해서는 일년생 사료작물을 활용 하여 방목할 필요가 있다.
말을 사육하는데 있어 가장 큰 지출 중 하나는 사료비용이므 로, 많은 말 농가에서는 이 비용을 줄이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 다. 사료의 구매 및 저장 비용은 목초지에서 가축을 사육하는 비 용에 비해 높은 편이다(McCormick et al., 2006).
그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말 방목초지 및 이용에 대한 연구는 북방형 방목초지 혼파조합 및 기호성, 말 방목에 따른 말의 생리 적 특성 및 남방형 방목초지의 생육특성 및 생산성 등에 대한 연 구가 주로 이루어져 왔다(Lee et al., 2002;Lee et al., 2007;Chae et al., 2017)
북방형 일년생 사료작물의 파종은 가축의 방목 기회를 증가시 키고 겨울철 동안 필요로 하는 건초의 양을 대체하여 급여하는 건초 생산과 저장에 필요한 경비를 절약시켜준다(Bridges et al., 2019;Ball et al., 2015). 또한, 일년생 사료작물은 단기간 작물 윤환체계에서 조사료를 공급할 수 있고 조사료의 품질과 생산성 을 높일 수 있다. 이들은 또한 방목체계에서 경제적이고 친환경 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Dillard et al., 2018;Myer et al., 2008;Beck et al., 2007). 가을부터 이른 봄까지 방목기간 연장을 위하 여 호밀, 귀리, 트리트케일 및 라이그라스 등이 이용되어지는데 이들 작물의 생산성은 파종방법, 파종시기, 토양비옥도 및 작물 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Mullenix and Rouquette., 2018), 말 방목 조건하에서 일년생 사료작물의 건물수량은 귀리와 보리가 가장 많았으나 기호성은 가장 낮은 반면 밀과 라이그라스는 기호 성이 가장 좋아 생산성과 기호성 및 조사료의 사료가치를 고려하 면 말 방목초지로는 일년생 라이그라스가 가장 적합하다고 하였 다(Grev et al., 2017). McCann and Hoveland(1991)도 일년생 라이그라스는 밀, 귀리, 호밀 및 트리트케일에 비해 기호성이 우 수하다고 하였다.
본 연구는 겨울철 동안 말에게 양질의 조사료를 공급하기 위 해 일년생 사료작물인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귀리, 호밀을 파종 하여 생육특성, 생산성 및 말 기호성 등을 조사하기 위하여 수행 하였다.
Ⅱ. 재료 및 방법
1. 시험장소
본 시험은 2019년 10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총 8개월간 제주시 소재의 난지축산시험장 방목시험지(해발 500m)에서 수행되었다.
토양의 성상은 표토를 10cm 깊이에서 시료를 채취하여 토양의 특성을 분석하였으며, 시험토양은 농암갈색 화산회토양으로서 pH 가 4.84, 총 질소가 0.29%, 유효인산이 5.59mg/kg인 비옥도가 낮 은 토양이었다(Table 1). 시험 기간 동안의 기온 및 강수량을 측정 하기 위해 WatchDog 1450 Data Logger(Specturm Technologies Inc., USA)와 강수량 센서를 설치하였으며, 시간단위로 수집된 자료를 월 단위로 환산하여 이용하였다. 기온은 월별 평균기온, 최저기온, 최대기온으로 나타냈으며, 강수량은 월간 강수량의 총 합을 표시하였다. 시험 기간 중 5월의 평균기온이 16.44℃로 가장 높았으며, 11월부터 4월까지의 평균기온은 10℃내외였다. 강수량 은 최소 54.20mm에서 최대 197.30mm로 나타났다(Table 2).
2. 시험설계
시험에 공시된 사료작물은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코윈어리), 귀 리(카이유스), 호밀(엘본)이며, 파종은 2019년 10월 30일에 실시 하였다. 시험구의 크기는 구당 18m×9m 이며, 시험구를 9개의 구획으로 나누어 품종에 따라 난괴법 3반복으로 배치하였다. 파 종은 처리별로 산파하였으며,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40kg/ha, 호 밀과 귀리는 150kg/ha를 파종하였다. 시비량은 N-P-K를 ha 당 각각 200-150-150kg를 파종시 40% 기비하였다. 추비는 이듬해 2월에 60%를 시비하였다.
3. 조사항목
사료작물별 말 방목지에서의 사료작물의 생산량, 방목지에서 의 채식시간, 채식률을 조사하였다.
건물 수량은 각 처리구 별로 500g 내외의 시료를 채취하여 7 0℃ 건조기(WFO-600SD, EYELA, Japan)에서 48시간 동안 건조 후 건물 중량을 이용하여 계산하였다. 1차 수량은 3월 16일, 2차 재생수량은 4월 7일, 3차 재생수량은 5월 12일에 조사하였다.
말의 기호성을 조사하기 위하여 36개월령 내외의 한라마(제주 마×더러브렛, 349.40±23.97kg)를 5두 공시하였다. 말 방목은 시험 포에 2시간 동안 자유롭게 방목하면서 채식행위를 하는 시간을 관 찰하여 기록하였다. 채식률은 구획별 1m2의 케이지를 각각 설치 하여 케이지의 수량에서 채식 후 수량을 빼서 백분율로 계산하였 다. 사료작물에 대한 1차 기호성 조사시 IRG 101cm, 귀리 70cm, 호밀 106cm였으며, 2차 기호성 조사시에는 사료작물을 8cm로 예취 20일 후 IRG가 40cm, 귀리가 30cm, 호밀이 46cm 가 되었 을 때 기호도를 조사하였다. 채식시간과 채식률 조사는 총 2번 진행하였다. 각 사료작물의 생육 특성은 방목 1일전에 생초수량, 건물수량을 조사하였다.
4. 통계
통계분석은 SAS(Statistical Analysis System, Version 9.1, USA, 2003) program package를 이용하여 분산분석을 실시하였다. 각 평균간 유의성 검정은 Duncan의 다중검정법(Multiple range test)에 의하여 실시하였으며, 통계적 유의성은 p값이 0.05보다 작을 때로 설정하였다.
Ⅲ. 결과 및 고찰
1. 사료작물의 생산성
일년생 사료작물의 생초수량 및 건물수량을 Table 3에 표시하 였다. 1차 예취시 생초수량은 이탈리안 라이그라스가 13,766kg/ha, 귀리가 15,366kg/ha로 21,133kg/ha인 호밀에 비해 생초수량이 낮았다(p<0.01). 건물수량 또한 생초수량과 동일한 경향을 보였 으며, 호밀이 4,600kg/ha로 가장 높았다(p<0.01). 이는 호밀이 추 위에 강하고 초기 생육이 좋아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와 귀리에 비 해 수량이 높았던 것으로 사료된다. 1차 예취 후 20일 후 2차 예 취를 하였는데 사료작물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2차 예취시에 는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와 귀리의 생초 및 건물 수량이 호밀과 비슷한 수량을 보였는데 이는 3월 이후 기온이 올라가면서 이탈 리안 라이그라스와 귀리의 생육이 촉진되면서 성장이 좋았던 것 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3차 수량 조사는 5월 12일에 실시하였 는데 유의적인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건물수량이 7,440kg/ha로 귀리나 호밀에 비해 높은 수치를 보였 다. 결과적으로 5월까지 총 건물수량은 사료작물간에 차이가 없 었다. 이는 이탈리안 라이그라스가 2차 예취 후에도 호밀이나 귀 리에 비해 재생력이 좋고 개체수가 줄어들지 않고 기온이 상승하 면서 생육이 좋았기 때문이었다.
국내 월동 사료작물에는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청보리, 귀리, 트리트케일 등 다양한 품종들이 있지만 추위에 약해 주로 남부 지방에서 이용된다(Ju et al., 2009). 사료 작물의 수량은 작물재 배지의 위치, 환경과 같은 요인에 영향을 받으며, 생육기 동안의 강수량의 부족, 비료 부족 등과 같은 환경적인 요인이 수량에 영 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제주지역에 적합한 동계사료작물을 선발을 위한 연구에서 이 탈리안 라이그라스, 청보리, 귀리, 밀의 사료가치 평가에 대한 연 구에서 모든 사료작물이 내한성이 우수했으며, 건물수량은 이탈 리안 라이그라스(25,951kg/ha)와 귀리(22,556kg/ha)가 가장 우수 하다고 하였다(Park et al., 2008).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신품종 선발에 대한 연구에 의하면 제주지역의 건물수량이 중부지역보다 대체로 높다고 보고하였다(Choi et al., 2007). Heo et al.(2003)의 보고에 따르면 내륙지방과 제주지역의 귀리의 건물수량은 제주 지역이 22,556kg/ha로 내륙지방의 8,100kg/ha과 8,600kg/ha에 비해 크게 높았다. 본 연구에서 생산성이 낮은 이유는 시험 지역 이 해발 500m로 다른 연구에서 수행된 제주지역(해발 200m)에 비해 고도가 높아 기온이 낮고, 파종시기가 10월 30일로 늦어서 초기 생육이 떨어져 전체적으로 수량이 낮아 졌다고 판단된다. 또한 출수 이전에 1차 방목 시험을 수행하기 위해 예취를 하여 방목을 진행하였기 때문에 전체적인 수량이 감소하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 말의 기호성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귀리, 호밀을 난괴법으로 3반복으로 배 치한 처리구에서 말의 기호성을 조사하기 위하여 말 5두를 2시 간 동안의 자유롭게 방목을 시키면서 채식시간을 기록하였다 (Table 4). 이탈리안 라이그라스가 귀리와 호밀에 비해서 월등히 채식시간이 높았다(p<0.01). 가장 채식 시간이 길었던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는 853.2초였으며,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에 비해 낮은 귀리와 호밀은 각각 149.7초, 89.4초였다.
각 작물별 채식률은 채식전과 후의 건물 수량을 비교하여 계 산했으며 그 결과는 Fig. 1에 표시하였다. 채식률은 이탈리안 라 이그라스가 귀리와 호밀에 비해 1차와 2차 시험에서 모두 가장 높게 나타났다(p<0.05).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채식률은 1차에 서 60.0%, 2차에서 82.8%였으며, 평균 채식률은 71.4%를 보였 다. 1차 기호성 조사시 사료작물의 초장이 기호성에 영향을 주었 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2차 조사시에는 8cm 높이로 예취 20일후 초장이 40cm 내외였을 때 기호성을 조사하였는데, 2차에서도 1 차와 동일한 기호성을 보여 기호성의 차이에 초장의 영향보다 사 료작물의 차이가 더 큰 것으로 판단되어진다.
이런 결과는 이탈리안 라이그라스가 호밀이나 귀리에 비해 잎 이 부드러워 말이 더 선호하는 것으로 사료된다. 이탈리안 라이 그라스의 기호성이 월등히 높았던 결과는 말은 선택적으로 채식 하며, 다른 가축들에 비하여 선호도가 뚜렷하다는 보고와 동일하 다(Allen et al., 2013).
McCann and Hoveland(1991)의 연구 결과에서도 라이그라스 가 밀, 귀리, 호밀, 트리트케일에 비하여 기호성이 우수하다고 보 고하였다. Grev et al.(2017)은 말 방목 조건에서 일년생 사료작 물인 귀리, 밀, 보리, 라이그라스의 기호성과 건물수량 조사한 연 구에서 밀과 라이그라스의 기호성이 가장 우수하다고 보고하였 다. 이러한 결과들은 본 연구에서도 다른 작물들에 비하여 라이 그라스의 기호성이 높은 결과를 확인 할 수 있었다.
말의 기호성에 미치는 요인은 주로 식물의 형태와 식물체의 조성 함량이 기호성에 영향을 미치며(Allen et al., 2013), 이러한 차이는 반복적인 방목에서 초지의 식생의 균형에 영향을 미친다 고 하였다(Martinson et al., 2016).
Ⅳ. 요 약
본 연구는 일년생 사료작물인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귀리, 호 밀을 파종하여 말방목 체계하에서 생육특성, 생산성 및 방목지에 서의 말의 기호성 등을 조사하기 위해 수행하였다. 일년생 사료 작물은 10월 30일에 파종하였으며 말 방목은 이듬해 3월 17일에 시작하였다. 1차 예취시 건물수량은 호밀이 4,600kg/ha로 이탈리 안 라이그라스와 귀리에 비해 높은 수량을 나타내었다(p<0.05). 2차와 3차 예취시 건물수량은 사료작물간에 유의적인 차이를 보 이 않았으나 시간이 경과할수록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수량이 높아져 총 건물수량은 이탈리안 라이그라스가 10,941kg/ha으로 호밀 12,593kg/ha와 귀리 9,424kg/ha와 비슷하였다. 사료작물별 채식시간은 이탈리안 라이그라스가 귀리와 호밀에 비해서 월등 히 높았다(p<0.05). 1차 방목과 2차 방목에서 이탈리안 라이그라 스의 채식시간은 각각 853.2초, 989.4초였으며, 귀리는 147.6초 73.0초 그리고 호밀은 89.4초, 33.18초였다. 각 사료작물별 채식 률은 이탈리안 라이그라스가 귀리와 호밀에 비해 1차와 2차 방 목 모두 가장 높게 나타났다(p<0.05).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채 식률은 1차에서 60.0%, 2차에서 82.8%였으며, 평균 채식률은 71.4%를 보였다. 일년생 사료작물의 1번초의 수량은 호밀이 가 장 높았지만, 작물의 재생능력과 총 생산성, 말의 기호성은 이탈 리안 라이그라스가 월등히 우수했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해 보면 제주지역에서 말을 방목하기 위한 동계사료작물의 재배 이용은 이탈리안 라이그라스가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