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이탈리안 라이그라스(IRG)는 국내에서 생산 및 이용되는 대표 적인 조사료 작물이다. 농림축산식품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9 년 우리나라의 전체 사료작물 재배면적은 25만 ha이고, IRG 재배 면적은 16.5만 ha로 66%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사용 되고 있는 IRG 종자는 대부분 수입산이고, 국내산 종자는 아직 상용화에는 미흡한 실정이다. 2016년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자료 에 따르면 IRG의 종자 자급률은 33%라고 보고하였다.
수입 종자는 대부분 미국산인데, 한 국가에 수입이 치중되는 경우 검역 문제 등으로 수입 금지 시 종자 수급에 문제가 발생 할 수 있다. 또한 재배 사정 및 외환 시세에 따라 가격 변동 위험 성이 있어 축산농가에 안정적으로 IRG 종자를 공급하기 위해서 는 자급률을 높여야 한다.
IRG 종자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규모 재배 및 생산을 통한 산업화가 요구되는데, 간척지가 참여 농가 모집, 생산단가 및 규모화 면에서 유리하다. 하지만 간척지는 염분과 배수 불량 으로 작물 재배에 불리하다. Kang et al.(2018)은 염농도 0.3% 토양에서 IRG는 무처리(0%)보다 22.1% 생육이 감소하였다고 보고하였고, Kim et al.(2012)은 갈대·피·망초 등 식생의 생장량 은 토양 염농도와 부의 상관을 나타낸다고 보고하였다. 우리나라 에는 많은 간척지가 있지만, 각각 토양 특성이 다르고, 위치에 따 라 기후 조건도 다르기 때문에 최적 재배 기준이 다를 수 있다. 또한 IRG 종자 수확 시기인 6월은 장마가 시작되는 시기로, 간 척지는 일반 논보다 물 빠짐이 좋지 않아 기계 작업이 지연될 가 능성이 높아 수확 시기에 따른 종자 수량 및 품질 변화 구명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전남 장흥에 위치한 삼산간척지에서 IRG 종자 생 산단지 조성을 추진하기 위한 전략으로 파종 시기, 파종량, 원산 지 등에 따른 종자 생산 기술을 개발하고자 실시하였다.
Ⅱ. 재료 및 방법
1. 재배 조건 및 방법
본 시험은 전남 장흥에 위치한 삼산간척지에서 2018년 10월 부터 2019년 6월까지 수행되었다. 파종 시기에 대한 시험포장의 토양 이화학적 성상은 Table 1과 같다. 간척지 특성상 pH가 8.16 으로 높았고, EC가 7.75ds/m으로 염농도로 환산 시 0.5%로 높았 다. 서론에서도 언급하였지만, 토양 염농도가 높아지면 작물의 양 분 및 수분 흡수가 저해되는 등 생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Kwon et al.(2003)은 10a당 벼 수량이 토양 염분농도가 0.1%에 서 600kg, 0.4%에서 569kg, 0.8%에서 446kg로 줄어든다고 보 고하였다.
파종기부터 수확기까지 기후조건은 Table 2와 같다. 파종 시 기인 10월의 강우일 수가 4일로 적어 IRG 파종에 문제가 없었 고, 이듬해 수확 시기인 6월은 강우일 수가 10일로 잦고 강우량 이 많아 기계 수확과 종자 건조를 위해 토양 및 기후 조건 고려 가 필요하였다.
종자는 국립축산과학원에서 육성한 조생종 ‘코윈어리’ 품종의 국내산(전남 장흥산)과 수입산을 사용하였고, 그 종자 품질은 Table 3와 같다. 수입 종자의 천립중과 발아율이 국내산보다 높았다.
파종은 10월에 벼 입모중으로 50kg/ha 산파, 벼 후작으로 20, 30kg/ha, 그리고 이듬해 봄 30kg/ha로 조파(조간 15cm)하였고, 출수 후 35일부터 10일 간격으로 3차례 수확하였다. 시험구는 12m2(3m×4m) 면적에 난괴법 3반복으로 배치하였고, 시비는 농 촌진흥청 IRG 종자 생산 기준에 따랐다(RDA, 2017).
2. 조사항목 및 방법
조사항목으로 IRG 종자 수량 및 발아 특성, 채종 짚 수량 및 사료가치를 조사하였다. IRG 종자와 채종 부산물인 짚의 생물 수량은 수확기에 처리구별로 조사하였고, 건물 수량은 60℃ 건조 기에서 5일 이상 건조하여 2∼3회 측량한 후 건조량의 변화가 없 는 건조물을 측량하여 건물률을 구한 후 생물 수량에 곱하여 구 하였다. 종자의 발아 특성을 살펴보기 위해 2개월 이상 –4℃에서 저온 저장 후 발아율, 발아세, 평균 발아일 수 및 속도를 조사하 였다. 발아율은 멸균 페트리디쉬에 여과지를 2장 깔고 각각 100 립씩 4반복으로 균일하게 종자를 펼친 후 증류수를 분주하여 1 5℃에서 항온 처리한 후 10일간 조사하였고, 발아세는 치상 후 5 일까지의 발아율을 기준하였으며, 평균 발아일 수는 치상 후 일 수에 발아립을 곱한 전체 합을 총 발아립수로 나누었고, 평균 발 아 속도는 총 발아립수를 총 조사일수로 나누어 구하였다.
3. 화학적 성분 및 사료가치 분석
성분 조사는 건물중을 측정한 시료를 이용하여 엽과 줄기를 혼 합하여 조단백질(crude protein, CP), 산성세제불용성 섬유소(acid detergent fiber, ADF), 중성세제불용성 섬유소(neutral detergent fiber, NDF)를 분석하였다. 조단백질 함량은 AOAC(1990)법에 의 거하여 켈달장치(Kjeltec TM 2400 Autosampler System)를 이용 하여 분석하였고, NDF 및 ADF 함량은 Goering and Van Soest (1970)법에서 사용되는 시약을 이용하여 Ankom fiber analyzer (Ankom technology)로 분석하였다.
사료가치는 화학적 성분 조사에서 얻어진 ADF와 NDF 값을 이용하여 가소화영양소총량(total digestible nutrients, TDN)를 88.9 - (0.79 × ADF%)의 계산식을 이용하여 산출하였다(Holland et al., 1990).
4. 통계분석
본 실험에서 얻어진 모든 자료의 통계분석은 Windows SPSS/ PC(ver. 18.0)를 이용하여 이원분산분석을 시행하고, 처리구간 평 균값의 유의성 검정은 Duncan's multiple range-test를 이용하여 5% 수준에서 검정하였다.
Ⅲ. 결과 및 고찰
1. 생육특성
파종 방법 및 원산지에 따른 IRG 생육 특성은 Table 4와 같 다. 가을 벼 입모중 파종일은 9월 24일, 벼 후작 파종은 10월 10 일로 16일의 차이가 있었지만, 출수기는 각각 4월 19일과 4월 22 일로 3일의 짧은 차이를 보였고, 봄 파종의 경우 5월 16일로 24 일 이상 차이를 보였다. Ju(2010)는 청보리, 밀, 호밀, 트리티케일 의 경우 봄 파종이 가을의 적기 파종에 비교해 출수기가 약 16∼ 20일 늦어진다고 보고하였다. Nam et al.(2019)은 전남 강진에서 2017년과 2018년 2월 중순에 IRG를 봄 파종한 결과 출수기가 5월 8일과 5월 16일로 보고하여, 전남 지역에서 IRG를 2월 중순 에 파종할 경우 출수기는 5월 상·중순 정도로 추정되었다.
초장은 수입산 IRG 종자를 벼 후작으로 30kg/ha 파종한 시험 구가 112cm로 가장 컸고, 봄 파종의 경우 벼 후작에 비해 39cm 가 작은 73cm로 조사되었다.
2. 종자 수량 및 품질
파종 방법, 원산지, 수확 시기에 따른 IRG 종자 수량성은 Table 5와 같다. 가을 파종의 경우 파종 방법에 관계없이 출수 후 35일 에 수확 했을 때 ha당 평균 2,232kg의 종자를 얻어 가장 수량이 많았고, 출수 후 45일, 55일로 수확 시기가 늦춰짐에 따라 탈립 으로 인해 수량이 감소하였다. 출수 후 35일 수확 했을 때 벼 입 모중 파종은 벼 후작으로 파종한 시험구와 비교하여 종자 수확량 이 약 80% 정도 수준이었고, 봄 파종은 벼 후작의 40% 수준으로 차이가 컸다. 게다가 봄 파종은 통상 출수기가 5월 상·중순이라고 볼 때 수확 시기가 늦어 작부체계상 후작물 재배에 부정적인 영향 을 끼칠 것으로 우려되어 IRG 채종 재배에 적합하지 않다고 사료 되었다. 이런 이유로 봄 파종 시험구에서는 출수 후 45일과 55일 수확을 생략하였다. Kim et al.(2013)은 전북 김제에서 벼 입모 파종(40kg/ha)을 통한 IRG 종자 생산 시 1,300kg/ha의 수량을 얻 었다고 보고하였는데, 수확 시기 및 재배 환경에 따라 다르겠지만 출수 후 35일 기준으로 본 시험의 입모중 파종과 비교하여 500kg/ha 정도 수량이 적었다. 국내산 종자를 이용하여 벼 후작으로 30kg/ha 조파 재배한 시험구에서 출수 후 35일에 ha당 2,507kg의 종자가 생 산되어 가장 많은 수량성을 나타냈다(p<0.05). Kim et al.(2010)은 충남 천안에서 IRG ‘코윈어리’ 품종을 9월 하순에 20kg/ha 조파 하여 3,079kg/ha의 종자를 얻을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 본 시험 에서는 벼 후작 파종에서 미국산 ‘코윈어리’ 품종의 종자를 사용 할 경우 ha당 20kg와 30kg 파종간에 수량 차이가 거의 없었다. 출수 후 45일까지는 천립중이 증가하였으나, 그 이후부터는 차이 가 거의 없었다. 시험에 사용한 수입 종자의 천립중은 3.9g이었는 데, 우리 지역에서 생산한 종자는 출수 후 55일에 만기 수확해도 3.0g을 초과하지 못하였다. 이는 수입국인 미국 지역의 기후 등 재배 여건이 우리나라보다 종자 생산에 더 유리하기 때문으로 사 료되었다.
파종 방법, 원산지, 수확 시기에 따른 IRG 종자 품질은 Table 6와 같다. 벼 입모중 및 후작 파종구에서 출수 후 35일에 수확한 결과 종자 발아율은 최고 92.7%에서 최저 42.0%까지 50.7%의 큰 차이를 보였고, 출수 후 45일에서는 26.7%, 55일에서는 28.7%로 그 차이가 줄어들었다. 이는 출수 후 35일 수확 시 종자 간 성숙 정도가 달라 발아율에 큰 차이를 나타낸 것으로 보여, 수량적인 측면에서는 유리하지만 종자 등숙을 위해서 기간이 좀 더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또한 본 시험 결과에는 제시하지 않았지만 IRG 개체 간에 첫 이삭이 나오고, 마지막 이삭이 나오기까지 기 간이 짧게는 3일, 길게는 10일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작물 개체 간 차이와 기후 등 외부 영향으로 인 해 식물체의 생육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종자 수확 시기 를 출수 후 경과일 수로 기준으로 하기 보다 IRG 이삭이 노랗게 익어가는 황화 정도 및 비율에 기인하여 수확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되었다. 그리고 출수 후 수확 시기가 늦 어질수록 종자의 발아율이 벼 입모 파종 시험구와 같이 늘어난 반면, 벼 후작 20kg/ha 파종구와 같이 오히려 감소한 결과도 있 어 수확 시기에 따른 발아율의 상호관계를 판단하기에 무리가 있 었다. Ku et al.(2012)은 사료작물 헤어리베치의 경우 수확 시기 가 늦어질수록 발아율이 증가한다고 보고하였는데, 종자가 완숙 되는 시기까지 장마 등 외부 영향이 없는 재배 환경에서 발아율 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판단되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주 로 IRG 종자를 수입하는 미국 오리건주 지역의 종자 수확기 기 후는 지속적으로 건조한 데 반해, 국내 기후는 해가 저무는 저녁 부터 공기 중 습도가 증가하다 해가 떠오르는 아침에 다시 수분 이 감소하는 반복적인 환경에 노출되어 있어 강우 등 영향이 아 니더라도 수확 시기가 늦춰지는 것은 종자 발달과 품질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사료되었다. 그리고 벼 후작 20kg/ha 파종이 출수 후 35일, 45일, 55일 수확에서 모두 발아율이 높게 나타났지만(p<0.05), 같은 벼 후작 파종 시기에 파종량 및 종자 원산지 차이만으로 발아율이 높아질 수도 있다고 결론 내리기엔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사료되었다. 따라서 반복 시험 등을 통해 이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었다. 한편, 발아세의 경우 출수 후 수확 시기가 늦어짐에 따라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 고, 평균 발아일 수는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3. 짚 수량 및 사료가치
IRG의 종자를 수확한 후에 부산물인 짚의 활용도도 중요하다. 채 종 짚 수량은 Table 7과 같다. 출수 후 35일 수확을 기준으로 할 때 벼 후작으로 수입산 종자 20kg/ha 파종 시에 ha당 생초중 36,667kg, 건물중 14,500kg, TDN 수량은 7,895kg으로 가장 수량이 많았고 (p<0.05), 가을에 파종한 시험구의 평균 건물중은 11,871kg이었다. Choi et al.(2007)은 IRG ‘코윈어리’ 품종을 전북 익산 지역에서 2003년부터 2006년까지 4회 반복 재배한 결과 평균 건물중이 8,732kg/ha라고 보고하였고, Kim et al.(2015)은 2014년에 전남 강진 지역에서 IRG ‘코윈어리’ 품종을 10월 10일에 30kg/ha 산 파한 결과 12,233kg/ha 건물중을 얻었다고 보고하여 IRG를 채종 한 후 부산물인 짚의 수량은 일반 조사료원으로 수확하는 IRG 수량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IRG의 종자 채종 후 부산물인 짚의 사료가치는 Table 8과 같 다. 수확 시기가 가장 빠른 출수 35일 수확구에서 조단백질과 TDN 함량이 가장 높았고, 가을에 파종한 IRG 채종 짚의 평균 조단백질 함량이 5.7%, TDN 함량은 54.4%로 조사되었다. Choi et al.(2018)은 2017년 10월 충남 천안 지역에서 ‘코윈어리’ 품종 을 40kg/ha 산파한 결과 건물중이 8,629kg/ha, 조단백질 함량은 12.1%, TDN 함량은 60.2%라고 보고하였고, Seo et al.(2018)은 2014년 10월에 ‘그린팜’ 품종을 60kg/ha 산파한 결과 건물중이 6,130kg/ha, 조단백질 함량이 7.6%, TDN이 61.8%라고 보고하 여, 짚은 일반 IRG 조사료보다 조단백질 및 TDN 함량이 낮아 사료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하지만 한 국 표준 사료 성분표에서 제시한 볏짚의 조단백질 함량이 5.1%, TDN 함량이 43.7% 임을 감안할 때 볏짚보다는 사료가치가 높 다고 말할 수 있다(RDA 2002).
Ⅳ. 요 약
본 연구는 전남 장흥군에 위치한 삼산간척지에서 이탈리안 라 이그라스(IRG)의 종자 생산단지 조성 추진을 위한 안정적인 종 자 생산 기술을 개발하고자 수행하였다. IRG 종자는 가을 파종 기준으로 출수 후 35일에 종자를 수확하는 것이 가장 많은 수량 성(2,232kg/ha)을 나타내었고, 출수 후 45일, 55일로 수확 시기가 늦춰짐에 따라 탈립으로 인해 수량성이 감소하였다. 출수 후 35일 수확 시 벼 입모중 파종은 벼 후작 파종과 비교하여 종자 수량성이 약 80% 수준이었고, 봄 파종은 벼 후작의 40% 수준으로 수량 차 이가 컸다. 가장 많은 종자 수량을 얻은 것은 국내산 종자를 사용 하여 벼 후작으로 30kg/ha 조파하는 것으로 2,507kg/ha의 종실 수 량을 보였다. 가을 파종 시험구에서 출수 후 35일에 수확한 종자 의 발아율은 최고 92.7%에서 최저 42.0%로 50.7%의 큰 차이가 있었고, 출수 후 45일에서 출수 후 55일로 수확 시기가 늦어질수 록 각각 26.7%와 28.7%로 그 차이가 줄어들었다. 종자 채종 후 부산물인 IRG 짚은 출수 후 35일 수확을 기준할 때 벼 후작으로 수입산 종자를 20kg/ha 조파하는 것이 ha당 생초중이 36,667kg, 건물중이 14,500kg, TDN 수량이 7,895kg로 높았다. 가을에 파종 한 IRG의 짚은 평균 건물중이 11,871kg/ha이었고, 조단백질 함량 은 5.7%, TDN 함량은 54.4%를 나타내었는데, 이는 통상 수확하 는 IRG 조사료에 비해 사료가치가 낮으나, 볏짚보다는 높은 수 준이었다.
결론적으로 삼산간척지에서 국내산 종자를 10월 상순에 30kg/ha 수준으로 조파하여 출수 후 35일에 수확할 경우 ha당 대략 종자 2.5톤과 부산물로 짚을 11톤 정도 생산할 수 있다. 따라서 종자 대가 kg당 2,500원, 짚이 kg당 100원에 판매된다고 가정하면, 종 자 수확 시 범용콤바인 작업비로 ha당 100만 원이 별도로 소요 된다고 하더라도 조사료 생산 시보다 약 339만 원/ha의 추가 수 익을 발생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