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보리는 세계적으로 식용 및 사료용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는 중요한 작물이다. 국내에서 보리는 혼반, 엿기름, 맥아 제조 등 주요 식량작물로 이용되고 있으며, 벼의 후작물인 답리작으로 재 배되고 있다(Park et al., 2017). 보리는 온도가 높지 않고 건조한 기후대에서 생육하는 작물로 국내의 대부분 지역에서 재배가 가 능하다(Kim et al., 2018).
대부분의 사료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 실정에서 사 료자원의 개발 및 이용효율 증진은 안정적인 사료공급에 도움이 된다(Song et al., 2017). 현재 우리나라는 조사료 생산을 위해 청 보리, 호밀, 귀리, 트리티케일, 사료용 밀 등 사료 작물을 육성 보 급하고 있으며(Song et al., 2017), 최근에는 중북부 지역에서도 재배가 가능한 내한성 우수한 동계사료 작물의 품종 육성이 활발 하게 진행되고 있다.
청보리는 국내 축산 농가의 조사료 자급률을 향상시켜 경영비 를 줄여 주는 역할을 해 왔으며, 또한 연구 분야에서는 청보리 재배면적을 확대하기 위해 생산성, 가축 기호성 등을 향상시킨 여러 총체담근먹이용 신품종을 육성하여 농가에 보급 하고 있다 (Park et al., 2017). 또한 청보리는 농가에서 보리의 줄기와 잎뿐 만 아니라 종실까지 모두 이용해서 담근먹이로 제조하기 때문에 농후사료의 가치도 일부 갖고 있다(Kim et al., 2007; Park et al., 2011). 영양적인 측면에 있어서도 소의 성장에 중요한 것으로 알 려져 있는 아미노산인 라이신 함량이 옥수수 종실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기 때문에 사료로서 청보리의 가치는 매 우 뛰어나다(Kim et al., 2012). 사료용 보리는 종실부터 줄기까 지 모든 부분을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 식가공용 보리보다 총체 수량이 평균 30% 이상 높은 것을 선호한다(Park et al., 2017). 그러나 현재 전세계적으로 고온, 가뭄, 홍수 등 이상기온 현상이 발생하고 있으며, 국내에도 고온, 가뭄 등이 발생하여 식량 작물 을 비롯하여 청보리 생산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on et al., 2015).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겨울철 한해도 문제가 되고 있어, 내한성 품종 육성이 필요하다. 국립식량과학 원에서는 삼차망으로 가축 기호성이 좋을뿐만 아니라 도복 및 한 해에 강한 특성을 갖고 있고, 총체수량이 많고 품질 좋은 담근먹 이 제조가 가능한 청보리 ‘유진’을 개발한 바 그 육성 경위와 주 요 특성을 보고하는 바이다.
Ⅱ. 재료 및 방법
‘유진’은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 2005년 삼차망으로 도복 및 내한성에 강하며, 초형이 양호한 수원406호/수원389호 의 F1을 모본으로 하고, 장간 총체적성이 높은 SB961012/수원 389호의 F1을 부본으로 인공교배 후, 계통육종법으로 육성하여 삼차망으로 총체 수량이 많은 ‘IB05035-B-B-B-57-2’ 계통을 선 발하였다(Fig. 1).
선발된 이 계통을 2012년부터 2013년까지 2년간 생산력검정 을 실시한 결과 우수성이 인정되어 ‘익산488호’로 계통명을 부여 하고,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지역적응시험을 수행하였다. 지역적응시험은 전작 1개소(수원), 답리작 5개소(청주, 예산, 전주 (익산), 대구, 진주)에서 실시되었다. 지역적응시험 기간 동안 ‘익 산488호’의 고유 특성과 가변 특성을 조사하였고, 도복, 한해, 병 해 등에 대한 내재해성과 조사료 품질을 분석하였다. 흰가루병 검 정은 비닐온실에서 3월 초순에 파종하여 자연발생한 병징을 조사 하였으며, 호위축병(Barley yellow mosaic virus, BaYMV) 검정은 지역별 상습발병포장인 익산(strain Ⅲ형), 나주(strain Ⅰ형), 진주 (strain Ⅳ형)지역에서 자연 발생을 유도하여 월동 후 3월 중 3회 조사하였다. 내한성 검정은 경기도 연천 시험지에서 10월 상순에 순위배열 2반복으로 파종하여 월동 후 고사주율(%)을 고휴와 저휴 에서 조사하였다(Table 1). ‘유진’의 수확은 황숙기 초기에 실시 하 였다. 조사료 품질평가를 위하여 조단백질은 AOAC법(1995)으로 하였고, neutral detergent fiber(NDF)와 acid detergent fiber(ADF) 는 Goering & Van Soest의 방법(1970)으로 분석하였다. Total digestible nutrients(TDN)는 ADF와 NDF의 건물소화율 및 섭취량 과 높은 상관관계를 가진다는 점에 근거하여 TDN(%) = 88.9 - (0.79 × %ADF)의 계산식을 이용하여 산출하였다(Holland et al., 1990). 이 실험에서 통계분석은 R(Ver 3.2.3, 2015, The R Foundation for statistical computing Platform)을 이용하였다. 그 결과 ‘익산488 호’는 삼차망으로 식물체가 부드럽고, 내한성 및 도복에 강하며, 담근먹이의 젖산함량이 높은 등 그 우수성이 인정되어 2016년 9 월 농작물 직무육성 신품종선정 위원회에서 신품종으로 선정됨 과 동시에 ‘유진’으로 명명되었다.
자세한 시험방법은 농촌진흥청에서 발행한 신품종개발 공동연 구사업 과제수행계획서를 통해 자세히 알 수 있다(RDA, 2014;2015;2016).
Ⅲ. 결과 및 고찰
1. 고유특성
청보리 품종 ‘유진’은 초형은 직립형이며, 파성은 II이다. 잎은 녹색이고 엽폭은 중간 정도이다. ‘유진’의 줄기는 굵고 장간이며, 까락은 퇴화된 삼차망이며, 종실의 색은 황색을 띠고 있으고 천 립중은 30.9g로 ‘유연’에 비해 조금 낮게 나타났다(Table 2).
2. 가변특성
‘유진’의 농업적 특성을 조사한 결과 초장은 99㎝로 장간에 속 하며, ㎡당 경수는 696개로 ‘유연’에 비해 적은 경향이었다. 또한 지상부 중에서 엽신 비율이 19.0%로 ‘유연’보다 풍엽성을 나타 내었다. 이삭 비율은 52.6%로서 대비품종 ‘유연’에 비해 다소 낮 은 경향이었다(Table 3).
‘유진’의 출수기는 전작에서 4월 26일, 답리작에서는 4월 24일 로 대비품종인 ‘유연’보다 전작과 답리작에서 평균 6일 정도 늦는 경향을 나타냈다. 지역별로는 수원, 청주 등 경기 및 충청북부지역 이 남부지역인 전주(익산), 대구, 진주에 비해 출수기가 2일 정도 늦은 경향을 나타냈다(Table 4). 황숙기는 전작 재배에서 6월 1일 로 ‘유연’과 같았으며, 답리작의 경우 5월 25일로 ‘유연’보다 3일 정도 늦었다. 지역별로는 청주, 예산 등 충청도 지역이 다른 지역 에 비해 1-4일 빨랐으며, 수원이 6월 1일로 가장 늦었다(Table 5).
3. 내재해성 및 내병성
‘유진’의 도복 정도는 1로 비교적 강하였으며, 내한성도 연천 지역에서 저휴재배시 고사주율이 36.9%로 ‘유연’의 69.6%에 비 해 강한 경향이었다. 호위축병은 나주(Ⅰ형), 진주(Ⅳ형)에서는 저 항성, 익산(Ⅲ형)에서는 3으로 중도저항성을 보였다. 그러나 흰가 루병은 유연과 같이 감수성을 나타내어 개선이 필요한 특성으로 판단되었다(Table 6).
4. 조사료 수량성
전작 조건의 생산력검정시험에서 유진의 건물수량은 14.3 톤/ha 으로 대비품종인 유연(11.7 톤/ha)에 비하여 23% 증수하였다. (Table 7).
수원의 전작 1개소와 청주, 예산, 전주(익산), 대구, 진주 등 답 리작 5개소에서 3개년간 실시한 지역적응시험의 평균 생초수량 은 32.1톤/ha였다(Table 8), 평균 건물수량은 수원의 전작에서 17.1 톤/ha이었고, 답리작에서는 5개소에서 평균 11.0 톤/ha으로 ‘유연’보다 각각 19%와 2% 증수하였다(p<0.05)(Table 9). 전체 적인 건물 수량은 ‘유연’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유진’을 조사료용으로 사용하면 수량성 증대에도 높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5. 담근먹이 사료가치 및 품질특성
황숙기 초기에 수확 후 분석한 신품종 ‘유진’의 조사료 품질특 성에서 조단백질 함량은 10.6%로 대비품종인 ‘유연’과 비슷했지 만, neutral detergent fiber (NDF)와 acid detergent fiber (ADF) 는 각각 43.5%와 24.8%로 ‘유연’보다 낮은 경향이었다. 가소화 영양소총량 (total digestible nutrients, TDN)은 69.1%로 ‘유연’ 에 비해 높은 경향이었으며, TDN수량은 8.3톤/ha이었다(Table 10). NDF와 ADF는 세포벽을 구성하는 구조탄수화물에 속하는 것으로, 이들의 섭취량과 소화율이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것으 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사료가치를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로 알려 져 있다(Holland et al., 1990). 또한 NDF와 ADF는 종실비율이 증가하면 함량이 낮아진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 때 줄기 속에 많 이 함유되어 있는 섬유소 함량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다(Song et al., 2017). ‘유진’은 단백질과 TDN 함량이 높고, 반면 NDF와 ADF 함량이 낮은 경향 때문에 좋은 사료 가치를 갖고 있는 것으 로 판단되었다. 실제 담근먹이 발효 품질을 Flieg 점수에 의해 평 가하였을 때, 담근먹이 품질 특성은 1등급으로 매우 우수하게 나 타났다(Flieg, 1938)(Table 10). 사일리지 발효는 미생물이 이용 할 수 있는 수용성탄수화물의 함량, 수분, 박테리아 종류, 혐기상 태 등의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데(Charmley, 2000; Filya et al., 2000), ‘유진’에는 담근먹이 제조에 적합하게 수용성탄수화물이 있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6. 적응지역 및 재배상의 유의점
‘유진’의 적응지역은 1월 최저 평균기온 -8℃ 이상인 지역으로 중북부 산간내륙지방을 제외한 전국이다. 흰가루병에 약하므로 상습발병지에서는 재배를 피하고, 물빠짐이 나쁜 곳에서는 배수 로를 만들어야 한다. 만파와 춘파 재배시에는 파종량을 늘려서 파종하는 것이 유리하다.
Ⅳ. 요 약
‘유진’은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 2005년 삼차망으로 도복 및 내한성이 강하고, 초형이 양호한 수원406호/수원389호 의 F1을 모본으로 하고, 장간으로 총체적성이 높은 SB961012/수 원389호를 F1을 부본으로 복교잡하여 육성된 ‘익산488호’로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전국 6개소에서 지역적응시험을 거쳐 2016년에 육성되었다. ‘유진’은 직립 초형으로 파성은 II 정도이 고, 잎은 녹색이며, 엽폭은 중간정도이다. 초장은 99㎝으로 장간 에 속하고, ㎡당 경수는 696개로 대비품종인 ‘유연’보다 적은 경 향이었으나, 엽신 비율이 19.0%으로 높은 경향을 보였다. 출수기 와 황숙기는 각각 4월 24일과 5월 26일로 ‘유연’보다는 늦은 경 향을 보였다. ‘유진’은 내한성과 보리호위축병에 대해 저항성을 보였다. 건물수량은 전작에서 17.1톤/ha, 답리작에서 11.0톤/ha로 ‘유연’보다 각각 19%, 2% 높은 경향을 보였다. 조사료 품질은 조단백질 함량 10.6%, ADF 24.8%, NDF 43.5%, TDN69.1%로 우수한 품질특성을 보였고, 담근먹이 품질등급 I 으로 ‘유연’보다 우수하게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