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트리티케일은 추위, 가뭄 등 나쁜 생육 환경에서도 잘 자라 전 국 재배가 가능하고, 호밀과 달리 종자의 자가 채종이 가능한 작 물이다(Mergoum et al., 2009). 최근 겨울철 이상기상으로 인해 월동 사료작물의 작황이 불안정한 가운데 트리티케일은 안정적 이고 높은 수량을 나타내어 사료작물로서 점차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Han et al., 2016).
트리티케일은 조사료 생산성 면에서 밀·보리·귀리 등과 비슷한 수준(Bishnoi and Patel, 1979; Brown and Almodares, 1976; Chiba, 1983)이거나 건물이나 사일리지 수량은 호밀 등 다른 맥 류에 비해 높다고 알려져 있다(Bishnoi et al., 1978; Han et al., 2012). 또한 Han et al. (2012)은 트리티케일이 식물체 잎의 비율 이 높아 가축 기호성이 높은 장점이 있다고 보고하였다.
국내에서 사료용 트리티케일 품종은 1985년 신기호밀(Youn et al., 1986)이 개발된 이래로 신영(Park et al., 2003)을 비롯하여 조성(Han et al., 2012), 신성(Han et al., 2016), 세영(Han et al., 2017) 등이 개발되었으나, 우리나라의 이모작 환경에서 사료작 물로서 생산 및 이용성에 적합하도록 조숙화, 종실 다수성, 내도 복성 등의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국립식량과학원에서는 논 이모작에 도입될 수 있는 숙 기가 빠르고, 도복에 강하며, 조사료 생산성이 우수할 뿐만 아니 라, 종실 수량이 많아 사료작물로서 활용도가 높은 트리티케일 신품종을 개발하고자 하였다.
Ⅱ. 재료 및 방법
1. 육성경위
‘조영’은 추위에 강하고, 건물수량이 많아 동계작물의 월동재배가 가능한 조사료용 트리티케일 품종을 개발하고자 육성되었다. 이 품 종은 1998년에 멕시코에 소재한 국제옥수수밀연구소(CIMMYT)에 서 ‘RONDO’에 ‘ERIZO11’를 2회 교잡한 식물체에 ‘KISSA 4’를 교잡한 F1을 모본으로 하고, ‘ASNO’와 ‘ARDI3’을 교잡한 식물체에 ‘ERIZO 7’을 교잡한 F1을 부본으로 교잡하여 육성되었다. F2 세대 (CTSS98Y00019S-0MXI)는 2001년 국제연락시험을 통해 멕시코로 부터 국내에 도입하여 2002년부터 5년간에 걸쳐 계통 선발을 실시 하였다. 선발 계통인 ‘CTSS98Y00019SI-0MXI-B-3-3-5-2’는 목표 형질인 내한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어 2008년부터 2011년까지 4년간 생산력검정예비시험과 본시험을 실시하였고, ‘익산42호’ 로 계통명을 부여하고,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에 걸쳐 제 주⋅청원⋅예산⋅익산⋅강진⋅대구⋅진주 등 7개 지역에서 지역 적응시험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익산42호’는 기존품종에 비해 추위에 강하고, 도복에 잘 안되며, 조사료 수량이 높은 우수 계통 으로 인정되어, 2014년 8월 농촌진흥청 농작물 직무육성 신품종 선정위원회에서 품종으로 결정되었으며, 품종명이 ‘조영’으로 명 명되었다.
2. 시험방법
지역적응시험은 청원·예산 및 제주에서는 전작으로, 익산·강진· 진주 및 대구에서는 답리작으로 각각 실시하였다. 파종기는 청원· 예산·대구가 10월 중순, 익산·강진·진주가 10월 하순, 제주는 11 월 상순이었다. 파종방법 (휴폭 × 파폭 × 휴장)은 전작 재배지가 25 cm × 5 cm × 6m의 세조파로 하였고, 답리작은 150 cm × 120 cm × 6 m의 휴립광산파로 실시하였다. 파종량은 전작이 180 kg/ha, 답 리작이 220 kg/ha이었다. 시비량은 진단시비를 하여 보리 표준시 비량인 ha당 질소 91, 인산 74, 가리 39 kg의 30 %를 증비하였고, 시비방법으로 질소는 기비 40 % : 추비 60 %로 분시하였으며, 인 산과 가리는 전량 기비로 시용하였다. 수확은 출수 후 30일경에 지 상부 전체인 총체로 하였으며, 생초수량은 전체 시험구를 예취하 여 ha당 수량으로 환산하였고, 건물수량은 각 품종별로 생초수량 을 평량하고 난 후, 1 kg을 취하여 70 ℃ 순환식 송풍 건조기 내에 서 60시간 건조 후, 건물률을 산출한 다음, 생초수량을 곱하여 ha 당 수량으로 환산하였다. 건조 시킨 시료는 전기믹서기로 분쇄 후 4 ℃ 저온저장고에 보관하여 조사료 분석용 시료로 이용하였다. 기 타 생육관리는 농촌진흥청 표준재배법에 준하였고, 생육·수량특성· 내한성 및 병충해 저항성 등의 관련 조사는 농촌진흥청 신품종개 발 공동연구사업 과제 수행계획서 조사기준에 준하여 실시하였다 (RDA, 2011, 2013a, 2013b). 육성계통의 조사료 품질평가를 위하 여 조단백질은 AOAC법(1995), NDF(neutral detergent fiber)와 ADF(acid detergent fiber)는 Goering and Van Soest(1970)의 방 법으로 분석하였다. TDN 함량은 88.9 - (0.79 × %ADF)의 계산 식을 이용하여 산출하였다(Holland, 1990).
Ⅲ. 결과 및 고찰
1. 고유특성
트리티케일 품종 ‘조영’의 고유특성은 Table 1에서와 같다. ‘조 영’은 자식성인 밀과 타식성인 호밀을 속간 교잡한 후 염색체를 배가시킨 복이질배수체의 자식성 작물로서 6배체이며, 42개 염색체 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조영’과 같은 6배체 트리티케일(2n=6x=42, AABBRR) 품종의 육종은 듀럼밀(Triticum turgidum ssp. durum, 2n=4x=28, AABB)과 호밀(Secale cereale, 2n=2x=14, RR)과의 교잡에 의해 만 들어진다((Hills et al., 2007; Oettler, 2003). Fig. 1
‘조영’의 잎색은 녹색으로 진녹색인 표준품종인 ‘신영’과 다소 차이가 있었고, 잎은 중간 넓이이고 긴 잎은 ‘신영’과 유사하였 다. ‘조영’의 종실은 갈색이고 중간 길이를 나타내 담갈색이면서 중간 길이인 ‘신영’과 달랐다.
2. 출수기
‘조영’의 출수기는 Table 2에서와 같이 지역적응시험지 전체에 서 평균 4월 28일로 표준품종인 ‘신영’에 비해 2일 빨랐다 (p<0.05). 지역별 ‘조영’의 출수기는 제주에서 평균 4월 14일로 가 장 빨랐고, 예산에서 5월 5일로 가장 늦었는데, 제주와 예산 간에 는 21일의 출수기 차이를 보였다. 표준품종인 ‘신영’은 제주에서 4 월 18일로 출수가 가장 빨랐고, 예산에서 각각 5월 5일로 늦었으 며, 출수가 빠른 지역과 늦은 지역은 17일의 차이를 보여 그 변이 가 ‘조영’에 비해 다소 작은 경향이었다. ‘조영’은 제주지역에서 두 드러지게 출수기가 빨랐는데, 이는 이모작 재배용 조숙성 트리티케 일 품종을 육성하기 위해 초기세대부터 파성이 낮은 계통을 중점 적으로 선발한데 기인한 것으로 사료되었다(Han et al., 2016).
3. 조사료 수량구성요소
조사료 수량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인 초장, ㎡당 경수, 지상부 엽신 및 이삭 비율은 Table 3과 같다. ‘조영’의 초장은 시험지 전 체에서 평균 117 cm로 표준품종인 ‘신영’의 122 cm에 비해 다 소 작았고, ㎡당 경수는 633개로 7개 적었다. 또한 지상부에서 엽 신이 차지하는 비율은 ‘신영’이 17.4 %, ‘조영’이 17.6 %로 유의 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며, 이삭이 차지하는 비율은 34.2 %인 ‘신영’에 비해 ‘조영’은 1.3%가 적은 32.9 %를 나타내었다. 이처 럼 ‘조영’과 ‘신영’은 수량구성요소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이는 형질이 없었는데, 이 결과는 Table 5와 Table 6의 조사료 생산성 에서도 대등한 결과를 보인 원인이 되었다. Fig. 2
4. 내재해성
제주, 익산, 청원, 예산, 나주, 대구, 진주 등 7개 지역의 지역 적응시험에서 평가한 ‘조영’의 내한성은 Table 4에서와 같이 시 험지 평균 1로 추위에 강하였다. 또한 도복은 표준품종인 ‘신영’ 보다 강한 면모를 보였고, 습해와 더불어 흰가루병과 잎녹병은 ‘조영’이나 표준품종 ‘신영’에서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트리티 케일은 통상 추위, 습해, 가뭄 등 각종 재해에 강하다고 알려져 있다(AAFRD, 2005). 본 시험에서 개발된 ‘조영’ 품종도 우리나 라에서 겨울철 논 재배를 통한 조사료 생산 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한해, 습해, 도복 등의 재해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5. 조사료 생산성
출수 후 30일에 평가한 ‘조영’의 ha당 생체수량은 Table 5에 서와 같이 시험지 전체에서 평균 40.5톤으로 표준품종인 ‘신영’ 의 40.3톤에 비해 약간 많았으나, 유의성은 없었다. 지역별로는 제주·진주·익산·강진에서 각각 56톤·44.4톤·44.2톤·43.1톤으로 높 았고, 예산·대구·청원에서 각각 29.6톤·32.7톤·33.6톤으로 다소 낮 았다. 이러한 경향은 표준품종인 ‘신영’에서도 같았다.
‘조영’의 건물수량은 Table 6에서와 같이 시험지 전체에서 ha 당 평균 15.7톤으로 표준품종인 ‘신영’의 16.1톤에 비해 2 % 적 었다. ‘조영’의 지역별 ha당 건물수량은 제주와 강진에서 각각 20.6 톤과 19.5톤으로 많았고, 대구와 예산에서는 각각 12.2톤과 12.7톤 순으로 낮았다. 표준품종은 제주와 강진에서 각각 20.8톤과 18.2톤 으로 건물수량이 많았고, 대구에서 12.5톤으로 가장 적었다.
6. 사료가치
전북 익산에서 출수 후 30일에 수확하여 총체시료로 평가한 ‘조영’의 조사료 품질 특성은 Table 7에서와 같다. ‘조영’의 조단 백질 함량은 5.9 %로 5.7 %인 표준품종 ‘신영’보다 0.2 % 높았다. 그러나 섬유소인 acid detergent fiber(ADF)와 neutral detergent fiber(NDF) 함량은 각각 33.9 %와 57.3 %로 각각 33.0 %와 56.2 %인 ‘신영’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따라서 total digestible nutrients(TDN) 함량 또한 62.2 %로 ‘신영’의 62.9 %와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고, TDN 수량도 다소 적었으나 유의성은 없었다.
이 시험에서 ‘조영’이 ‘신영’에 비해 단백질 함량은 약간 높았 는데, 품종의 유전적 특성에 따른 차이인지, 아니면 수확시기에 따른 영향인지 불확실한 것이 사실이다. 현재 사일리지용 트리티 케일은 출수기로부터 30일경인 유숙기에 수확해서 그 시료에 대 한 사료가치를 분석하고 있다. 이번에 육성된 ’조영’이 조생종이 어서 중만생종인 ‘신영’에 비해 2∼3일 일찍 수확하므로, 그 수확 시기가 단백질 함량을 평가하는데 영향을 주는지 여부는 정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사료되었다. Han et al.(2016)에 의하면 트리 티케일 조생종은 중생이나 만생종에 비해 출수기 만큼 빨리 수확 하기 때문에 사료가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하였다.
7. 종실 생산성
조사료용 트리티케일은 재배 후 종자를 수확하지 않고 식물체 전체를 총체사료로 이용하므로 종자 소요량이 많기 때문에 종자 생산량을 검토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Han et al., 2016). ‘조영’ 의 종자 생산량은 Table 8에서와 같이 표준품종인 ‘신영’의 4.05 톤에 비해 38 %가 많은 5.59톤 이었다. 이 수량은 기존에 개발된 품종인 조성의 5.6톤(Han et al., 2012), 세영의 4.1톤 등(Han et al., 2017)에 비해서도 매우 많은 수준이었다.
8. 적응지역 및 재배상 유의점
트리티케일 신품종 ‘조영’은 추위에 강하기 때문에 1월 최저평균 기온이 -10℃ 이상인 지역에서 월동이 가능하다. 따라서 월동기온이 낮고 겨울이 긴 경기 북부나 강원도 및 경북의 일부 산간지역을 제 외한 모든 지역에서 월동 재배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조영’은 다른 트리티케일 품종과 마찬가지로 가을에 일찍 파종할 경우 월동 전에 과잉생장으로 인해 추위 피해가 발 생할 수 있고, 월동 후 생육재생기인 2월 중ㆍ하순경에도 일교차 가 심한 지역에서는 추위로 인해 피해가 있을 수 있다. 또한 비료 를 많이 주고 밀식해서 재배하면 도복이 발생하여 수확작업을 어 렵게 하고, 조사료 품질을 떨어뜨리게 되므로 표준파종량과 표준 시비량을 준수하는 것이 좋다. 추가로 트리티케일은 다른 밭작물 에 비해 습해에 강하지만, 본래 밭작물이므로 논 재배 시에는 배 수로 관리를 철저히 해야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
Ⅳ. 요 약
트리티케일 품종 ‘조영’은 2015년에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 원에서 육성되었다. ‘조영’은 넓이가 중간이고 길이가 긴 녹색 잎 과 갈색이면서 중간 길이의 종실을 가졌다. ‘조영’은 출수기가 전 국 평균 4월 30일로 표준품종인 ‘신영’보다 2일 빨랐으며, 한해 는 ‘신영’과 대등하였고, 줄기가 굵고 초장이 짧아 도복에는 강하 였으며, 습해⋅흰가루병⋅잎녹병 등에 저항성을 보였다. 생초수 량은 ha당 평균 40.5톤, 건물수량은 15.7톤으로 표준품종과 대등 하였다. 품질특성으로 ‘조영’은 ‘신영’에 비해 조단백질 함량이 5.9 %로 다소 높았고, NDF 및 ADF 함량도 각각 57.3 %와 33.9 %로 다소 높았으며, TDN 함량은 62.2 %로 약간 낮았다. ‘조영’ 은 종실 수량이 ha당 5.59톤으로 4.05톤인 ‘신영’에 비해 38 % 가 많았다. 적응지역은 1월 최저평균기온이 –10℃ 이상인 지역이 면 전국 어느 곳에서나 재배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