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보리는 논에서 밀과 더불어 벼 후작물로서 재배되어 온 식 량작물이며, 국내에서는 혼반용, 엿기름용, 맥아용 등 주로 식 가공 용도로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국외에서는 옥수수, 밀, 콩 등과 더불어 사료용 작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사료용을 포함한 국내의 식량자급률은 2000년 29.7%에서 2015년 23.6%로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MAFRA, 2017). 청보리는 보리의 조사료적 가치에 주목하여 육성된 품종으 로, 경종농가에서 사용하던 장비를 이용하여 쉽게 재배할 수 있고, 자가채종도 가능하며, 수입 조사료와 비교하여 가격도 저렴하다. 곡실과 줄기, 잎을 함께 수확하여 사일리지를 만들 기 때문에, 농후사료의 기능도 일부 가지고 있어 배합사료 대 체 효과가 크다(Kim et al., 2007;Park et al., 2011a). 또한 성 장에 중요한 제1제한 아미노산인 라이신은 청보리 종실이 옥 수수 종실에 비해 2배 정도 많은 함량을 가지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어, 라이신 공급을 위한 중요한 사료가 될 수 있다 (Kim et al., 2012).
현재 육성된 청보리를 망(까락, awn)의 특징에 따라 분류하 면, 망(awn)을 가지고 있는 일반망과 망이 없는 무망으로 나누 며, 다시 망의 거치(작은 가시)의 유무에 따라 거치가 있는 일반 망과 거치가 없는 매끈망, 일반망과 매끈망 사이의 반매끈망, 그리고 망이 퇴화한 삼차망으로 구별할 수 있다(Ha, 2000). 국 립식량과학원에서는 2002년부터 식가공용 보리에 비해 총체 수량이 평균 30% 이상인 일반망 청보리 전용품종 영양(2002), 선우(2002)를 시작으로 하여, 상원(2004), 소만(2006)을 육성하 였으며, 2015년에는 초장이 크면서도 도복 및 추위에 강하며, 사일리지 품질도 우수한 ‘다청’을 육성하였다. 또한 한우 급여 시 기호성을 좋게 하기 위하여 매끈망 품종인 ‘우호’(2004)를 육성하였다. 반매끈망 품종으로는 다수성인 미호(2014)가 육성 되었으며, 가축에 급여시 초기에 기침을 유발하는 기존 품종의 단점을 보완한 삼차망 품종 유연(2006), 유호(2008), 유한(2012) 을 개발하였다(Choi et al. 2007a, 2007b, Kim et al., 2007, Oh et al., 2016, Park et al., 2008, Park et al., 2009, Park et al., 2011b, Park et al., 2012, Park et al., 2017). 밀식 적응성이 강화 를 통해 생산성 향상을 위하여 줄기에 잎귀가 없어 부드러운 무엽이 품종으로 ‘다미(2007)’, ‘조미(2010)’를 육성하였다(Oh et al., 2014). 그리고 2016년에는 까락이 반매끈망으로 부드럽 고, 내한성 및 도복에 강하며, 사일리지 젖산함량이 높아 총체 사일리지용으로 우수한 ‘미한’을 육성하여 그 육성경위와 주 요 특성을 보고하는 바이다.
Ⅱ. 재료 및 방법
‘미한’은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 2001년 도복 및 내한성이 강하고, 초형이 양호한 SB00T2064를 모본으로 하 고, 양질다수성으로 총체적성이 높은 수원385호(IT215831)를 부본으로 인공교배하여 계통육종법으로 육성하여 반매끈망 으로 가축기호성이 좋은 ‘SB01T2093-B-B-B-B-90-3-3-1’ 계 통을 선발하였다(Fig. 1).
선발된 이 계통을 2012년부터 2013년까지 2개년간 생산력 검정을 실시한 결과 우수성이 인정되어 ‘익산487호’로 계통명 을 부여하고,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개년간 지역적응시험 을 수행하였다. 지역적응시험은 경기 지역은 수원(전작) 1개 소, 답리작은 전북 전주(익산), 충북 청주, 충남 예산, 경북 대 구, 경남 진주 등 5개소에서 실시되었다. 지역적응시험 기간 동안 ‘익산487호’의 가변 특성과 고유 특성이 조사되었으며, 도복·한해·병해 등에 대한 내재해성과 조단백질, ADF, NDF 등 조사료 품질을 분석하였다. 흰가루병 검정은 차광막이 설 치된 비닐온실에, 3월 초순에 파종한 후에 자연발생한 것을 조사하였으며, 호위축병(Barley yellow mosaic virus, BaYMV) 검정은 3개 지역에서 상습발병지 포장에서 익산(strain Ⅲ형), 나주(strain Ⅰ형), 진주(strain Ⅳ형)에서 자연 발생을 유도하여 월동 후 3월부터 6월까지 3회 조사하였다. 내한성 검정을 위 하여 경기도 연천에서 10월 상순에 순위배열 2반복 파종하여 월동 후 고사주율(%)을 고휴와 저휴에서 조사하였다. 조사료 품질평가는 조단백질은 AOAC법(1995)으로 하였고, neutral detergent fiber(NDF)와 acid detergent fiber(ADF)는 Goering & Van Soest(1970)의 방법으로 분석하였다. Total digestible nutrients(TDN)는 ADF와 NDF의 건물소화율 및 섭취량과 높 은 상관관계를 가진다는 점에 근거하여 TDN(%) = 88.9 - (0.79 × %ADF)의 계산식을 이용하여 산출하였다(Holland et al., 1990). 이 실험에서 통계분석용 프로그램은 R(Ver 3.2.3, 2015, The R Foundation for statistical computing Platform)을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그 결과 ‘익산487호’는 까락이 반매끈 망으로 부드럽고, 내한성 및 도복에 강하고, 사일리지 젖산함 량이 높아 총체 사일리지용으로 우수성이 인정되어 2016년 9 월 농작물 직무육성 신품종선정위원회에서 신품종으로 선정 됨과 동시에 ‘미한’으로 명명되었다.
자세한 육성 경위와 시험조사방법은 농촌진흥청에서 발행 한 신품종개발 공동연구사업 과제수행계획서를 통해 자세히 알 수 있다(RDA 2014, 2015, 2016).
Ⅲ. 결과 및 고찰
1. 고유특성
청보리 신품종 ‘미한’의 고유특성은 직립 초형으로서 파성 은 IV 정도이며, 잎은 녹색이고, 엽폭은 중간 정도이다. ‘미 한’은 엽이의 안토시아닌색은 없으며, 까락 특성이 반매끈망 으로 표준품종인 ‘영양’과 차이가 있다. 줄기는 장간이면서, 굵고, 천립중은 30.8g, 종피색은 황색인 품종이다(Table 1).
2. 가변특성
‘미한’의 농업적 특성으로 초장은 96㎝로 비교적 장간 품종 에 속하고, ㎡당 경수는 665개로서 ‘영양’의 699개보다는 적 었다. 또한 지상부 중에서 엽신 비율이 17.9%로 영양과 동일 하였으며, 이삭 비율이 52.2% 정도로 조사료용으로 알맞은 품종이었다(Table 2).
‘미한’의 출수기는 전작(수원)에서 4월 26일, 전주 등 5개 답리작 평균은 4월 23일로 표준품종인 ‘영양’보다 전작과 답 리작에서 3일 늦었다. 지역별로는 수원, 예산 등 경기 및 충청 지역이 남부지역인 전주(익산), 대구, 진주에 비해 출수기가 늦은 경향이었다. 청보리의 최적 수확시기는 황숙기 초기로 알려져 있다. ‘미한’의 황숙기 초기는 전작(수원) 재배에서 5 월 31일로 ‘영양’보다 1일 늦었으며, 답리작에서도 5월 23일 로 ‘영양’보다 2일 늦어 그 차이가 단축되었다. 지역별로는 청주가 5월 20일로 가장 빨랐고, 수원이 5월 31일로 가장 늦 었다(Table 3). 따라서 ‘미한’은 5월 말에는 수확이 가능하여, 남부지방에서는 후작으로 재배하는 벼 농사의 안전 작기 확 보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3. 내재해성 및 내병성
‘미한’의 내재해성과 도복 정도는 1로 비교적 강하였으며, 내한성(연천지역)도 저휴재배시 월동후 고사주율이 33.3%로 ‘영양’ 41.7%에 비해 강한 편이다. 따라서 겨울철 추위에 강 하여, 영양보다는 조금 더 넓은 재배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재 배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호위축병은 나주(Ⅰ형)와 진주 (Ⅳ형)지역에서는 저항성을 보였으며, 익산(Ⅲ형)지역에서는 중도저항성을 보였다. 그러나 ‘미한’은 흰가루병에는 약한 것 으로 나타나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Table 4).
4. 조사료 수량성
전작 조건의 생산력검정시험에서 ‘미한’의 건물수량은 14.1톤/ha으로 대비품종인 ‘영양보리’(12.7톤/ha)에 비하여 21% 증수하였다(p<0.05)(Table 5).
수원의 전작 1개소와 청주, 예산, 전주(익산), 대구 및 진주 등 답리작 5개소에서 3개년간 실시한 지역적응시험의 평균 건물수량은 수원의 전작에서 13.9톤/ha으로 ‘영양보리’보다 5% 감수하였으며(통계적 유의성 없음), 답리작에서는 5개소 에서 평균 10.9톤/ha으로 ‘영양’ 10.9톤/ha으로 같았다(Table 6). 답리작 지역에서 가장 높은 생산량을 보인 지역은 전주로 서 11.0톤/ha이었으며, 이는 이 품종이 처음 육성되었던, 익산 과 기후가 비슷한 전주에서 품종의 가진 소질이 잘 발현되었 을 것으로 판단이 된다.
5. 품질특성
황숙기 초기에 분석한 신품종 ‘미한’의 조사료 품질특성에 서 조단백질 함량은 10.3%로서 표준품종인 ‘영양’의 9.2%에 비해 높았으며, ADF 및 NDF 함량은 각각 26.1%, 46.9%로 ‘영 양’에 비해 높았으나, TDN 함량은 68.2%로 낮았으며, TDN수 량은 11.4톤/ha였다. 사일리지 발효품질을 Flieg 점수에 의해 평가하였을 때 1등급으로 우수하였다(Flieg, 1938)(Table 7).
6. 적응지역 및 재배상의 유의점
‘미한’의 적응지역은 1월 최저 평균기온 -8℃ 이상인 지역 으로 중북부 산간내륙지방을 제외한 전국이다. 흰가루병에 약하므로 상습발병지에서는 재배를 피하고, 물빠짐이 나쁜 곳에서는 배수로를 만들어야 한다. 만파와 춘파 재배시에는 파종량을 늘려서 파종하는 것이 유리하다.
Ⅳ. 요약
‘미한’은 추위 및 도복에 강한 다수성이면서 총체적성이 우 수한 청보리 품종육성을 목표로 2001년 추위 및 도복에 강하 며 초형이 양호한 ‘SB00T2064’를 모본으로, 양질다수성으로 총체적성이 우수한 ‘수원385호(IT215831)’를 부본으로 인공교 배하였다.‘익산487호’로서 전국 6개소에서 2014년부터 2016년 까지 지역적응시험을 거쳐 2016년에 육성되었다. ‘미한’은 기 존 육성된 ‘영양’의 거친 망의 단점을 개선하여, 까락의 거치 가 적은 반매끈망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미한’은 직립 초형으 로 파성은 IV정도로 영양보다는 추파성이 강하였다. 미한의 잎은 녹색이며, 엽폭은 중간정도이며, 엽이의 안토시아닌색은 없으며, 초장은 96㎝, ㎡당 경수는 665개로 표준품종인 ‘영양’ 보다 적었으나, 엽신 비율이 17.9%, 이삭비율은 52.2%로 높다.
답리작(전주 등 5개 지역 평균)에서 출수기는 4월 23일로 ‘영양’보다 3일 늦었으나, 황숙기는 5월 23일로 ‘영양’보다 1 일 늦었다. ‘미한’은 내한성에 대해서는‘영양’보다 강하며, 흰 가루병에는 약하며, 보리호위축병에 저항성을 나타냈다. 건 물수량은 전작에서 13.9톤/ha으로 ‘영양’과 보다 5% 감수하 였지만, 답리작에서 10.9톤/ha으로 ‘영양’과 같았다. 조사료 품질은 조단백질 함량이 10.3%로 ‘영양’에 비해 높았으며, ADF는 26.1%, NDF는 46.9%로 ‘영양’보다 높았으며 TDN이 68.2% ‘영양’보다 다소 낮았으나, 사일리지 품질등급은 I 등 급으로 ‘영양’보다 우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