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밀은 쌀, 옥수수와 더불어 국제적으로 가장 많이 생산되는 작물 중 하나이며,국제 거래도 빈번하다. 2016년 밀 세계생산 량은 749백만톤이었다(FAO, 2016). 우리나라의 사료용을 포 함한 식량자급률은 1970년 80.5%에서 1980년 56%, 2014년 24.0%로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MAFRA, 2016).
사료는 영양가치에 따른 분류를 보면 조사료, 농후사료, 보 충사료로 분류할 수 있다(Lee et al., 2015). 그 중 국내에서 조 사료 자급률은 2015년 81%로 상대적으로 다른 사료에 비하 여 높게 유지되고 있으나, 사료용 곡물의 자급률은 00%로 매 우 낮다. 2015년 밀의 국내생산은 27천톤에 불과하며, 수입이 3,613천톤이 되어 밀 곡물자급도는 0.7%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 중 사료용 밀은 1,544천톤이 수입되어 옥수수 8,104천톤 다음으로 두 번째로 많다(MAFRA, 2016). 그러므로 수입산 옥수수와 사료용 밀을 대체하는 것은 국내 식량 자급률 향상 을 위해서 중요한 과제이다.
국내에서 남부지방은 겨울철 사료작물로 청보리와 이탈리 안 라이그라스를 주로 재배하지만, 중북부 지방에서는 추운 날씨로 인하여 재배가 제한적이지만, 밀은 추위에 강한 작물 로 1월 최저 평균기온이 -10℃ 이상인 지역에서 재배가 가능 하여 재배지역을 넓힐 수 있고, 지구온난화로 인하여 겨울철 이상한파에 귀리나 보리보다 안정적으로 재배할 수 있다. 국 내에서 사료용 밀로 ‘청우’가 개발되어 잎, 줄기, 이삭을 모두 이용하는 총체 사일리지의 형태로 사용되고 있다(Kim et al., 2015). 또한 밀은 수확시기도 청보리 보다 늦어, 고가의 수확 용 농기계 가동시간을 늘릴 수 있다. 따라서 밀은 벼농사 후 작물로 재배하면서, 경지이용률과 사료자급률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겨울작물이다. 밀은 곡실사료의 형태로도 이용이 가 능한데, 곡실의 사료가치는 단백질 함량이 11~14%로 옥수수 의 단백질 함량 8~11%보다 높으며, 라이신 함량도 옥수수가 1.80~2.00%인데 비하여 2.50~3.20%로 두 배 가까이 높아 사 료 가치가 높다(FAO, 2004). 소에 급여시 건물기준으로 하였 을 때 대사에너지(Metabolized energy, ME)는 옥수수가 3.42Mcal/kg 일때 3.45Mcal/kg으로 대등하였다(Owens et al., 1997). 또한 육성돈에 밀 곡실 사료 급여시 일별 증체량은 옥수수보다 낮 았으나, 등지방 두께는 대등하였다(Gill et al., 1966).
한우, 돼지, 가금류를 사육하는 국내 축산 경영인들이 직면 하는 가장 큰 문제는 축산분뇨악취 등 환경문제이며, 축산 경 영인의 77%는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한국농업인신 문, 2016). 이를 경감시킬 수 있는 방안 중에 청보리 발효 사 일리지의 경우 돼지의 임신돈에서 대장의 기능을 개선시켜 변비예방과 악취감소에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었다(Cho et al., 2011).
따라서 본 연구는 국내에서 육성된 밀 품종을 이용하여, 곡 실 발효사료를 만들 수 있는 최적 수확시기를 구명하고 수입 곡실사료를 대체할 수 있도록 안정적 곡실 발효사료 자급생 산기반 구축을 위해 수행되었다.
Ⅱ. 재료 및 방법
1 시험재료
본 시험재료는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 개발한 밀 품종으로서 고소, 금강, 백중, 연백, 조경 등 5품종을 사용하 였다.
2 재배법 및 밀 곡실 발효사료 조제
본 실험은 2014년 10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전북 전주에 소재한 국립식량과학원 시험포장(밭조건)에서 실시하였다. 시 험구 배치는 난괴법 3반복으로 파종량은 20.8kg/10a로 하여, 40cm 간격으로 줄뿌림 하였다. 10a당 시비량(N-P2O5-K2O)은 9.1kg - 7.4kg - 3.9kg으로 질소는 2회에 걸쳐서 기비 40%, 추비 60%로 나누어 시비하였다. 품종별 생육조사는 농촌진흥청 농 업과학기술 연구조사분석기준에 의거 출수기, 초장, 경수, 수량 등을 조사하였으며(RDA, 2012), 이후 출수 후 일수(DAH : Days After Heading)에 따라 30일부터 3일 간격으로 42일까지 5회에 걸쳐 수확한 후에, 플라스틱 백에 밀 곡실 500g에 발효제 (청미락토, 청미바이오)를 106CFU의 농도로 1ml 첨가한 후에 밀봉하여 곡실 발효사료(Fermented grain silage)를 만든 후 실 온에서 40일 보관 후 발효품질 및 사료가치를 조사하였다.
3 밀 곡실 발효사료 사료가치분석
분석용 시료는 각 품종별로 수확시기 및 발효곡실 개봉당 일 400g의 시료를 취하여 60℃ 순환식 건조기에 72시간 이상 건조한 후 건물 중량을 측정하여 건물함량을 산출한 다음 이 를 분쇄기로 분쇄하여 분석에 이용하였다. 시료의 일반성분 분석은 AOAC(1995)에 준하여, 조단백질(CP: Crude Protein) 은 Dumas Method법(Vario Max CN; Element Analyzer, Langenselbold, Germany), 조섬유(Crude Fiber)는 여과포분석 법(A2000; ANKOM, Macedon NY, United States), 조지방 (Crude Fat)은 Soxhlet 추출법(Soxtec 2050; FOSS, Eden Prairie, MN, United States), 조회분(CA: Crude Ash)은 직접회 화법으로 측정하였다. TDN(Total Digestible Nutrients) 함량은 사료공정서(MAFRA, 2011)에 준하여 TDN = DCP + DNFE + DCF + DEE × 2.25로 산출하였다(Song et al., 2015)
4 밀 곡실 발효사료의 발효 품질분석
곡실 발효사료의 발효정도를 측정하기 위하여, 사일리지 10g 을 3차증류수100mL에 넣어 희석한 후에, 4℃ Shaking Incubator 에 넣어 24시간 추출시킨 후 여과지(Whatman No.2)를 통과시킨 후에 여과액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pH는 Electrode pH meter(Model 220; Denver instrument, Bohemia, NY, United States)를 이용하였다. 유기산 분석(Acetic acid, Butyric acid, Lactic acid)은 High Performance Liquid Chromatography(HPLC; Waters 2695; Waters, Milford, MA, United States)를 사용하였으 며, 여과액을 0.45um membrane 필터를 통과시킨 후 Table 1의 조건하에 HPLC에 주입 후 분석하였다.
5 통계분석
이 실험에서 통계분석은 R(Ver 3.2.3, 2015, The R Foundation for statistical computing platform)을 이용하였다. 분산분석을 실시한 후에, Duncan’s multiple range test(DMRT)로 5% 유의수 준에서 처리간의 통계분석을 하였다.
Ⅲ. 결과 및 고찰
1 수확시기에 따른 수분함량변화
밀 품종별 수확시기에 따른 곡실 수분함량의 변화는 Fig. 1과 같았다. 발효에 중요한 요인인 수분함량은 수확시기가 늦 어짐에 따라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출수 후 30일에는 평균 61.6%에서 시작하여 36일차에는 49.5%, 39일차에는 46.4%가 되었으며 42일차에는 42.8%까지 떨어졌다(p<0.05).
수분함량은 출수 후 30일에 백중이 63.7%로 가장 높았으 며, 다음으로 고소가 61.8%, 금강이 60.4%로 가장 낮았다. 출 수 후 42일째 수분함량은 금강이 44.3%로 가장 높았으며, 다 음으로 조경이 43.6%였으며, 연백이 41.1%로 가장 낮았다. 출수 후 42일째 수분함량은 평균 42.8%로서 40% 이상을 보 여, 안정된 발효에 유리한 수분함량을 보였다.
Song et al.(2015)은 금강밀을 이용한 시험에서 출수 후 35 일에 수분함량은 48.8%, 40일에는 43.2%, 45일에는 40.0%미 만의 수분을 보였다고 보고하였고, Change et al.(1987)은 수 원지역에서 밀 수확시기에 따른 수분함량을 보고하였는데, DAH 35일 때 평균 수분함량은 45.0%였으며, 40일에서는 31.4%까지 떨어져 본 실험에서보다는 더 빠른 속도로 감소하 였다. 이는 전주와 위도 차이로 파종부터 출수까지의 수원의 평균기온평균기온이 낮아 출수기, 성숙기가 늦어지고, 성숙 기 에 따른 온도가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2 생육특성
밀 출수기는 고소, 금강, 연백, 조경은 4월20일로 같았으며, 백중은 4월 21일로 하루 늦었다. 도복 정도는 고소가 가장 강 하였으며, 금강, 연백, 조경은 약하였다(Table 2). 간장은 연 백, 백중이 각각 88cm, 86cm로 길었으며, 고소, 금강이 81cm 로 가장 작았고 전체 평균은 84cm였다. 수장은 고소가 9.7cm 로 가장 길었으며, 백중이 8.3cm로 가장 작았고 전체평균은 8.7cm였다. 경수는 백중이 824개/m2로 가장 많았으며, 고소가 641개/m2로 가장 적었으며, 전체평균은 762개/m2였다. 수당 립수는 고소, 연백이 37개로 많았으며, 금강이 25개로 가장 적었고, 전체평균은 33개였다.
3 수확시기에 따른 밀 수량특성
밀 출수 후 수확 일수별 수량성을 보면(Table 3) 출수 후 30일차에 2.59T/ha이었으며, 36일차에는 3.46T/ha, 42일차에는 5.57T/ha이었으며 출수 후 42일차의 수량이 가장 많았다. (p<0.05). 품종별로는 고소가 출수 후 42일차에 6.15T/ha로 가 장 많았으며, 백중이 4.77T/ha로 가장 적었다. Chang et al.(1987)의 출수 후 일수에 따른 밀 전분합성을 보면 출수 후 15일에서 35일 사이에 전분함량이 직선적으로 증가하고, 출수 후 40일 정도가 되면 증가가 정체된다고 보고 하였다. Song et al.(2015)은 금강밀의 수량이 35일에 4.82T/ha, 40일에는 4.82T/ha, 45일에는 5.48T/ha였으며 모두 유의적 차이를 보인다 고 보고 하였다. 본 연구에서도 30일부터 39일까지 수량은 유 의적으로 증가하였으며, 42일에 5.57T/ha로 수량이 최대였으 나, 39일과는 유의적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 이유는 출수 후 급속한 단백질, 탄수화물 등이 증가하는 과정을 거쳐서, 배 가 완성되는 시기로 생리적 성숙기에 도달하고, 이후는 수분이 감소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일 것으로 판단된다(Kim and Chang, 1985).
4 수확시기에 따른 밀 곡실 발효사료의 발효품질
밀 수확시기에 따른 pH는 출수 후 30일차에는 pH 3.8로 가 장 낮았는데, 차츰 증가하여 42일차에 pH 4.5로 가장 높았다 (Table 4). 33일차부터 39일차까지는 pH 3.8~4.0로 안정된 발 효를 보였다. 유기산 분석의 경우 초산은 출수 후 30일에 0.53%이었으며, 36일차와 39일차에 3.63%로 가장 높았으며, 42일차에는 0.57%로 감소하였으나 유의적 차이는 보이지 않 았다. 낙산은 30일차부터 39일차까지는 0%였으나 42일차에 는 0.06%로 높아졌다. 젖산의 경우는 30일차에 3.08%로 시작 하여 33일차에 3.75%로 가장 높았으며 이후 감소하여 42일차 에 1.10%로 가장 낮았으나 유의적 차이는 없었다(p<0.05). Song et al.(2015)이 금강밀의 유기산 분석에서 초산과, 낙산 은 유의적 차이를 보이지 않았고, 젖산은 35일차에 5.34%, 40 일에 2.56%, 45일에 2.34%로 유의적 차이를 보였다고 한 것 보다는 젖산의 함량이 더 낮게 측정되었다. 젖산발효 중에서 는 가용성 탄수화물 함량 및 수분함량이 출수 후 일수에 따라 발효에 적합하지 않아 젖산 함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pH는 출수 후 35일부터 차츰 증가하여, 42일차에 최고가 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겉보리 곡실 발효사료에서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는데 출수 후 24일에 pH3.8로 가장 낮으며, 출수 후 36일 차에는 pH4.2를 거쳐 39일차에는 pH5.2까지 증가하여 곡실 발효사료에 적합하지 않았다(Park et al., 2017).
5 수확시기에 따른 밀 곡실 발효사료의 사료가치
밀 수확시기에 따른 조단백질의 함량은 출수 후 30일차에 13.1%로 가장 낮았으며, 이후 날짜가 지남에 따라 증가하여, 42일차에 14.0%로 가장 높았다(Table 5)(p<0.05). 조지방은 2.0~2.1%로 유의적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조섬유는 출수 후 30일 4.0%로 가장 높았으며 42일차에 2.4%로 가장 낮았다 (p<0.05). 조회분은 출수 후 30일에 2.4%로 가장 높았으며, 이 후 낮아져서 42일차에는 1.8%로 가장 낮았다(p<0.05). 소에 대한 TDN는 출수 후 36일차에 84.3%로 가장 높았으며, 30일 차에 83.3%으로 가장 낮았으나 유의성은 보이지 않았다. FAO.(2004)에서 밀의 조단백질 함량은 11.0~14.0%라고 하였 으며, Song et al.(2015)은 밀 금강의 조단백질 함량이 출수 후 35일 13.4%에서 42일에는 14.3%로 증가하는 것을 보고한 바 있는데 본 결과와 유사하였다. 춘파밀 연구에서도 알곡의 전 체 질소 함량이 출수 후 33일 2.56%에서 출수 후 65일에는 2.78%까지 증가하여 비슷한 경향치를 보였다(Woodman and Engledow, 1924). 밀은 출수 후 생리적 성숙기에 도달시 까지 전분의 함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조섬유 함량은 감소한 것이 TDN의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
6 출수 후 수확일수에 따른 밀 곡실 발효사료 최적수확 시기
밀 수확시기에 따른 조지방, TDN은 유의적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며, 조단백, 조섬유, 조회분, 가용무질소물(NFE)은 유의 적 차이를 보였다. 사료가치에서 TDN 함량이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으므로, 곡실 발효사료 제조시 고려할 요인은 수량 과 발효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밀은 수량은 출수 후 30일부터 유의적 차이를 보이면서 증가하여 42일차 5.57T/ha까지 증가 하였다(p<0.05). 발효의 중요 지표인 pH의 경우 30일차에 pH3.8에서 시작하여 39일차까지는 pH4.0으로 발효에 적합하 였으나, 42일차에는 pH4.5까지 상승하여 고소, 영백 등 일부 품종의 경우 발효에 적합하지 않았다. 젖산의 함량도 33일차 에는 3.75%로 최고였으며, 이후 39일, 42일차에는 2.00%, 1.10%로 하락하였지만 유의성이 없었다(p<0.05). 따라서 사료 가치, 발효, 수량 등 3가지 조건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것은 출 수 후 39일차가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Fig. 2). Seo et al.(2004) 일반 총체밀 사일리지의 경우의 수확시기는 유숙후기에서 황 숙기 이전인 5월 하순을 추천하고 있으며, 이때의 수분함량은 60% 내외가 되어 사일리지에 적합하다. 또한 곡실사료용 밀은 출수 후 40일 이후가 되면 수분 함량 40% 내외에서 생리적 성숙기가 완성된다고 보고하였다(Kim et al., 1985). 따라서 밀 을 곡실 발효사료로 이용시에는, 수확시기가 청보리, 밀 총체 사일리지용과 곡실사료의 사이에 위치하게 되어, 수확시기의 노동력 분산이 가능하여, 고가의 농기계 이용률을 높일 수 있 다. 또한 수확시기도 기존의 6월 중순에서 6월 초가 되어 밀의 후작물인 벼의 안정생산에 기여할 수 있다.
Ⅳ. 요 약
출수 후 수확일수에 따라 수량 및 사료가치를 고려해 보면 밀 수량은 출수 후 30일부터 42일까지 유의적으로 증가하였 으며(p<0.05), 최대 수량은 42일차에 5.57T/ha이었는데, 39일, 42일차와는 유의적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사료가치의 경우 조단백, 조섬유, 조회분의 경우 유의적 차이를 보이나, 조지 방, TDN의 경우 유의적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p<0.05). 발효 에 영향을 주는 pH는 30일부터 39일까지는 pH 3.8-4.2까지 안정을 유지하다가 42일차부터는 pH4.5로 증가하여 일부 품 종의 경우 발효에 적합하지 않았다(p<0.05). 따라서 밀의 곡 실 발효사료 제조를 위한 최적 수확시기는 출수 후 39일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