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우리나라에서 귀리는 건물수량이 많고 사료가치가 좋을 뿐 만 아니라 가축의 기호성도 높아 낙농가 위주로 약 4,000 ha 정도가 꾸준히 재배되는 사료작물이다(Han et al., 2017). 최 근에는 남부지역에서 동계 사료작물, 하계 조생종 벼, 추계 귀리의 3모작 재배기술이 개발되면서 귀리의 이용성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Song et al., 2014).
과거에 귀리는 추위에 약하기 때문에 주로 밭에서 옥수수 앞그루로 재배하는 봄 재배와 뒷그루로 재배하는 가을 재배 가 이루어졌다(Heo et al., 2003). 그러나 2000년 이후 농업이 규모화되고 겨울철 농가 소득원이었던 식용보리의 수매가 중 단되면서 그 대체로 사료작물의 답리작 재배가 확대되면서 추위에 강한 월동용 귀리 품종이 본격적으로 개발되었다(Han et al., 2009; Han et al., 2010a; Han et al., 2010b; Han et al., 2013; Han et al., 2014; Heo et al., 2003; Park et al., 2007; Park et al., 2008). 가을에 파종하여 초여름에 수확하는 월동 귀리는 봄이나 가을 재배에 비해 생육기간이 길기 때문에 조 사료 수량이 매우 많다(Han et al., 2017). 그러나 이들 품종들 은 내한성, 조숙성 및 수량성 등 월동용 답리작 사료작물로서 의 요건을 겸비하지 않아 남부 이외의 지역에서 답리작 재배 를 기피하거나 벼를 조기 이앙하는 충청이북 및 산간지 등에 서 재배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팀에서는 충청 및 일부 내륙지역에서도 월 동재배가 가능하면서 수확이 빠르고 수량성을 갖춘 귀리 품 종을 개발하고자 시험을 실시하였으며, ‘다경’이라는 우수품 종이 육성되어 그 결과를 보고하는 바이다.
Ⅱ. 재료 및 방법
1. 육성경위
귀리 품종 ‘다경’이 인공교배로부터 계통선발, 생산력검정 시험, 지역적응시험을 거쳐 품종으로 육성된 과정은 Figure 1, 육성계보도는 Figure 2와 같다. F1은 2004년 ‘CI7507(IT133304)’ 에 ‘스완(IT197920)’을 인공 교배하여 작성되었다. 잡종세대 는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전북 익산의 국립식량과학원 시 험포장에서 집단 및 계통육종법에 의해 목표형질을 가진 계 통을 선발하였다. 2012년부터 2013년까지 2년간 고정세대인 ‘SO2004-B-B-10-8-3-9’ 계통에 대해 생산력검정시험예비시 험과 생산력검정본시험을 실시하였으며, 이 계통이 월동재배 용 귀리로 우수한 계통으로 판명되어 ‘귀리91호’로 계통명을 부여하고 지역적응시험에 상정하였다. 지역적응시험은 2014 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제주, 예산, 익산, 전주 등 4개 지역 에서 실시하였다.
‘귀리91호’는 지역적응시험을 통해 육종목표인 조숙이면 서 내한성이 있고, 조사료 생산성이 뛰어나고 사일리지 품질 이 좋은 것으로 확인되어 2016년 9월 농촌진흥청 농작물 직 무육성 신품종선정심의회에서 품종으로 결정되었으며, ‘다 경’으로 명명되었다.
2. 시험방법
지역적응시험은 제주, 충남 예산, 전북 익산에서 밭 재배, 전북 전주에서 논 재배로 실시하였다. 파종기는 제주가 11월 상순, 예산이 10월 중순, 익산이 10월 하순, 전주는 10월 하순 이었다. 파종양식은 밭 재배의 경우 휴폭 25 cm, 파폭 5 cm, 휴장 6 m의 휴립세조파, 논 재배는 휴폭 150 cm, 파폭 120 cm, 휴장 6 m의 휴립광산파로 하였다. 파종량은 밭의 경우 ha 당 150 kg, 논은 170 kg 이었다. 시비는 진단시비를 하였으 며, 시비량은 보리 표준시비량인 ha 당 N2 91: P2O5 74: K2O 39 kg을 기준으로 질소는 30 %를 증비하였다. 시비방법은 질 소를 기비 40 %와 추비 60 %로 나눠주었으며, 인산과 가리 는 전량 기비로 시용하였다. 수확은 출수 후 30일경에 지상부 전체인 총체로 하였다. 생초수량은 시험구 전체를 예취하여 ha당 수량으로 환산하였으며, 건물수량은 각 품종별로 생초 수량을 평량하고 난 후 1 kg을 취하여 70 ℃에서 60시간 건조 후 건물률을 산출한 다음 생초수량을 곱하여 ha당 수량으로 환산하였고, 재료는 4 ℃ 저온 냉장고에 보관하여 조사료 분 석용 시료로 이용하였다. 기타 생육관리는 농진청 표준재배 법에 준하였고 생육, 수량특성, 내한성 및 병충해 저항성 등 의 관련 조사는 농진청 신품종개발 공동연구사업 과제 수행 계획서 조사기준에 준하여 실시하였다(RDA, 2013, 2014, 2015). 육성계통의 조사료 품질평가를 위하여 조단백질은 AOAC법(1995), NDF(neutral detergent fiber)와 ADF(acid detergent fiber)는 Goering and Van Soest (1970)의 방법으로 분석하였다. TDN 함량은 88.9-(0.79×%ADF)의 계산식을 이 용하여 산출하였다 (Holland et al., 1990).
Ⅲ. 결과 및 고찰
1. 고유특성
귀리 품종 ‘다경’의 고유특성은 Table 1과 같다. 잎은 색이 농록색이고, 넓이는 표준품종인 ‘삼한’과 비교할 때 중간이다. 줄기는 굵기가 중간 정도인 ‘삼한’과 비교할 때 굵은 편이다. 이삭의 모양은 지경이 사방으로 고르게 펴지는 산수형이다. 종실의 길이는 중간 정도인 ‘삼한’과 비교할 때 길고, 종자는 갈색으로 회갈색인 표준품종 ‘삼한’과 구별된다.
2. 생육특성
출수기는 Table 2와 같다. ‘다경’은 지역적응시험지 전체에 서 평균 4월 30일로 표준품종인 ‘삼한’의 5월 5일에 비해 5일 빨랐다(p<0.05). ‘다경’의 지역별 출수기는 표준품종인 ‘삼한’ 과 비교할 때 제주에서 4월 19일로 평균 6일, 충남 예산에서 5월 7일로 평균 9일, 익산에서 5월 2일로 2일, 전주에서 평균 3일 빨랐다.
조사료 형질 중에서 수량과 사료가치에 영향을 주는 초장, 엽신 및 이삭비율은 Table 3과 같다. ‘다경’은 초장이 시험지 전체에서 평균 122 cm로 표준품종인 ‘삼한’의 106 cm에 비해 16 cm가 큰 장간 품종이었다(p<0.05). 지상부의 엽신비율은 ‘다경’이 14.7 %로 ‘삼한’보다 3.8 %가 많았고, 이삭비율은 52.2 %로 54.9 %인 ‘삼한’보다 낮았다(p<0.05).
Kwon et al.(2008)은 식물체의 부위 중에서 잎의 조단백질 함량이 가장 높고 줄기가 가장 낮았다고 하였고, Shin and Kim(1995)은 모든 수확시기에서 귀리 잎의 조단백질 함량이 줄기보다 월등히 높다고 보고하였다. 또 Kwon et al.(2008)은 맥류는 호밀을 제외하고 출수 후 일수가 경과하면서 상대적 사료가치인 RFV가 높아지는데, 부위별로는 이삭의 RFV가 가장 높고 줄기의 RFV가 가장 낮았다고 보고하였다. 따라서 귀리를 총체사료로 이용할 경우 지상부 형질 중에서 엽신(잎) 과 이삭 비율이 높은 품종이 사료가치가 높다고 가정할 때 ‘다경’은 풍엽성에서 장점이 있는 것으로 사료되었다.
3. 내재해성
제주, 예산, 익산 및 전주 등 4개 지역의 지역적응시험에서 월동 후 고엽률을 달관 조사한 결과로 평가한 ‘다경’의 내한 성은 Table 4와 같다. ‘다경’은 시험지 평균 2.0으로 표준품종 인 ‘삼한’과 유의성은 인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표준품종 ‘삼 한’이 추위에 매우 강한 품종으로 알려져 있는바(Heo et al., 2003), ‘다경’의 내한성이 ‘삼한’과 대등한 2.0이라는 것은 적 응지역에서 월동 중 한해로 인해 동사 등이 거의 발생하지 않 을 정도로 추위에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경’의 도복은 Table 4와 같이 시험지 평균 1로 표준품종 인 ‘삼한’과 같은 수준의 내도복성이었다. 따라서 ‘다경’은 도 복으로 인한 생육 부진, 부패로 인한 품질 열화, 수확작업 지 연 등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4. 조사료 및 종자 생산성
작물이 출수한 후 30일 경에 평가한 ‘다경’의 ha당 조사료 생산성은 Table 5 및 Table 6과 같다. 생초수량은 Table 5에서 와 같이 시험지 전체에서 평균 45.1톤으로 표준품종인 ‘삼한’ 의 40톤보다 13 %가 많았다(p<0.05). 지역별 ‘다경’의 생초수 량은 제주에서 62톤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익산 47.7톤, 전주 36.8톤 순이었으며, 예산에서 34톤으로 가장 적었다. 표 준품종도 제주가 54.9톤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익산으 로 40.6톤, 예산과 전주에서 약 31.8톤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생초수량이 적었다.
건물수량은 Table 6에서와 같이 ‘다경’의 건물수량은 시험 지 전체에서 ha당 평균 15.7톤으로 표준품종인 ‘삼한’의 평균 14톤에 비해 12 %가 많았다(p<0.05). 지역별로 볼 때 ‘다경’ 은 제주에서 23.2톤으로 표준품종의 19.7톤에 비해 18 %가 많았고, 예산에서 12.7톤으로 가장 건물수량이 적었지만 표준 품종의 10.7톤에 비해 19 %가 많았다.
‘다경’의 조사료 생산성은 조생종의 특성상 월동기온이 높 은 남부지역에서 높은 경향이었고, 비교적 월동기온이 낮은 충청지역에서 낮은 경향이었다. 그러나 충청지역인 예산에서 ‘다경’이 추위에 강한 ‘삼한’ 품종보다 수량성이 높은 것으로 볼 때 ‘다경’은 조생종이면서 다수성인 품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경’의 종실 수량은 Table 7에서와 같이, ha당 5.18톤으 로 표준품종 ‘삼한’ 7.85톤의 66 % 수준이었으며, 천립중은 45.6 g으로 종실이 큰 대립 계통이었다.
5. 사료가치
국립식량과학원의 시험포장에서 출수 후 30일에 수확하여 총체시료로 평가한 ‘다경’의 조사료 품질 특성은 Table 8과 같다. 조단백질 함량은 6.1 %로 표준품종 ‘삼한’보다 0.9 % 낮았다. 섬유소인 NDF와 ADF 함량은 각각 60.0 %와 33.9 % 로 각각 58.2 %와 33.4 %인 ‘삼한’보다 높았다. TDN 함량은 62.1 %로 ‘삼한’의 62.5 %에 비해 약간 낮은 수준이었으나, ha당 TDN 수량은 표준품종보다 0.15톤이 많은 7.79톤이었다. Flieg’s 점수로 평가한 사일리지 2등급으로 양호하였다.
앞의 Table 3에서 ‘다경’은 엽신 비율이 높았다. 흔히 잎 비 율이 높은 것이 단백질 함량이 높기 때문에 ‘다경’ 또한 높을 것으로 판단했는데, 실지 사료로 이용하고자 총체시료를 분 석한 결과 ‘삼한’보다 다소 낮았다. 이는 ‘다경’이 종자가 성 숙해 가는 과정에서 단백질 함량 증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종실 비율(종실 수량)이 ‘삼한’에 비해 낮기 때문인 것으로 추 정되었다. Kwon et al.(2008)에 의하면 보리와 호밀의 경우 출 수 후 일수가 경과함에 따라 등숙과정에서 전분의 축적이 우 세하여 단백질 함량이 낮아지지만, 밀과 귀리의 경우는 그 반 대로 단백질 축적이 우세하여 단백질 함량이 증가한다고 보 고하였다. 결국 총체사료로 이용하고자 하는 귀리는 잎 비율 뿐만 아니라 종실 비율도 높아야 단백질 함량이 높을 것으로 사료되었다.
6. 적응지역
귀리 신품종 ‘다경’의 적응지역은 Figure 3과 같이 녹색으로 표시한 부분으로 1월 최저평균기온이 –6 ℃ 이상 지역인 충남 일부 지역과 전북, 전남 및 경남지역, 그리고 강원도 해안지 역이다.
그러나 ‘다경’을 지나치게 일찍 파종할 경우 월동 전에 과 잉생장에 의한 한해 피해가 발생할 수 있고, 월동 후인 2월경 에도 일교차가 심한 지역에서는 한해로 인해 식물체가 고사 할 수 있다. 따라서 지역에 알맞은 표준재배법을 준수하여 적 기파종하고, 습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배수로 관리와 식물체 밟기 등 적절한 관리를 해주어야 한다.
Ⅳ. 요 약
‘다경’은 추위에 강해 충청지역에서도 월동이 가능하면서 수확이 빨라 동계-하계 이모작 재배가 가능한 조숙 다수성 귀 리 품종 개발을 목표로 2016년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 서 육성되었다. 잡종은 2004년에 ‘CI7507(IT133304)’에 ‘스완 (IT197920)’을 인공 교배하여 작성되었으며, 집단 및 계통 선 발에 의해 고정계통인 ‘SO2004009-B-B-10-8-3-9’를 선발하였 다. 이 계통은 2012년부터 2013년까지 2년간 생산력검정시험 을 실시하였으며, 추파 조사료용 귀리로 우수한 계통으로 판 명되어 ‘귀리91호’로 계통명을 부여하고 지역적응시험에 상 정하였다. 지역적응시험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제 주, 예산, 익산, 전주 등 4개 지역에서 실시하였다. 이 계통은 2016년 9월 신품종으로 선정되었으며, 그 특성은 다음과 같 다. 귀리 품종 ‘다경’은 농록색 잎, 갈색의 종실을 가졌다. 출 수기는 전국 평균 4월 30일로 표준품종인 ‘삼한’보다 5일 빨 랐다. ‘다경’의 내한성은 ‘삼한’과 대등하였고, 도복에 강하였 다. 건물수량은 ha당 평균 15.7톤으로 14톤인 ‘삼한’에 비해 12 % 많았다. ‘다경’은 조단백질 함량이 6.1 %, 가소화양분총 량(TDN)이 62.1 %로 ‘삼한’(각각 7.0 %, 62.5 %)에 비해 다소 낮았으나 TDN 수량은 ha당 7.79톤으로 7.64톤인 ‘삼한’보다 0.15톤 많았다. ‘다경’의 적응지역은 1월 최저평균기온이 –6 ℃ 이상인 지역이면 전국 어느 곳에서나 재배가 가능하며, 특 히 월동기온이 다소 낮은 충청지역에서도 답리작 재배를 통 한 조사료 다수확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