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서 론
귀리는 세계적으로 벼과 작물 중에서 밀, 옥수수, 벼, 보리 다음으로 생산량이 많은 작물이다. 귀리는 이용 면에서 생산 량 중 90 % 정도가 가축사료로 이용되나, 귀리 세포벽에 함 유돼 있는 β-D-glucan이 혈중 콜레스테롤 함량을 떨어뜨리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Peterson, 2004), 심장혈관계 질환으로 사망률이 높은 선진국에서 식용으로 많이 소비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는 귀리 종실이 ‘슈퍼푸드’로 알려지면서 귀리가 조사료용보다는 식용으로 주목을 받고 있으며, 조사 료용 겉귀리를 가공하여 식용으로 판매하는 경우도 많다.
식용 쌀귀리는 겉귀리에 비해 겉껍질을 벗기는 노력을 절 감할 수 있으며, 단백질 함량이 높고 필수아미노산 및 베타글 루칸 함량 면에서 우수하다(Han et al., 2008, 2009). 또한 개 화기 초기에 제조된 쌀귀리 건초는 품질이나 수량 면에서 매 우 좋은 사료이며(Guo et al., 2013), 성숙기의 영양 가치는 옥 수수나 밀보다 좋다고 보고되었다(Ge et al., 2015). 따라서 국 내에서 개발 중인 쌀귀리 계통을 식용뿐만 아니라 조사료용 으로도 이용이 가능하도록 식물체의 지상부 특성에 대해 종 실과 더불어 바이오매스 등도 같이 고려하여 선발하면 도움 이 되리라 생각된다.
현재 국내에서 개발된 쌀귀리 품종은 선양(Heo et al., 2004), 조양(Han et al., 2008), 대양(Han et al., 2009) 등이 육 성한 바 있으나 모두가 종실 생산용으로 개발되었고, 식용 및 총체 사료용으로 같이 사용될 수 있는 품종은 없는 실정이다.
이에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는 식용으로 종실 수 량이 많으며, 조사료용으로 재배 시 총체수량이 많고 사료가 치가 우수한 쌀귀리 품종을 개발하고자 노력하여 ‘중모2005’ 을 육성한 바 이에 육성경위 및 주요특성을 보고하는 바이다.
Ⅱ.재료 및 방법
1.육성경위
‘중모2005’는 Fig. 1에서와 같이 1999년에 숙기가 빠르고 종실이 대립종인 사료용 겉귀리 계통 ‘아리80’에 종실용 쌀귀 리 계통인 ‘귀리33호’를 교잡한 잡종과 ‘아리80’에 조숙종인 겉귀리 계통 ‘귀리23호’를 교잡한 잡종을 복교잡하여 작성되 었다. F1 세대는 집단 및 계통 선발을 거쳐 농업 특성이 우수 한 ‘SO099027-B-19-5’ 계통으로 선발되었다. 이 계통은 2004 년부터 2개년간 생산력검정시험을 실시한 결과 기존에 개발 된 품종에 비해 농업 특성이 우수한 것으로 확인되어 ‘귀리62 호’로 계통명을 부여하고 2006년부터 3년간 지역적응시험을 실시하였다. 여러 지역에서 실시한 지역적응시험의 결과를 종합해 볼 때 ‘귀리62호’는 탈곡할 때 종실의 껍질이 쉽게 까 지는 탈부율이 높아 식용귀리로 이용성이 높고, 곡실 수량이 많았다. 또한 총체사료로 이용 시 건물수량도 많고, 다른 계 통에 비해 내한성도 강하며, 초형도 좋은 것으로 판명되었다. 따라서 ‘귀리62호’는 2010년 11월 농작물 직무육성 신품종선 정심의회에서 그 우수성을 인정 받아 신품종으로 선정되었으 며, ‘중모2005’로 명명되었다.
2.시험방법
시험은 전라북도 김제와 정읍에서 논 재배, 전라북도 익산 과 경상남도 진주에서 밭 재배로 3년간 실시하였다. 파종기는 김제, 익산, 정읍이 10월 중순, 진주가 10월 하순이었고, 파종 양식은 논이 휴폭 150 cm, 파폭 120 cm의 휴립광산파, 밭이 휴폭 25 cm, 파폭 5 cm의 평면세조파를 실시하였다. 파종량 은 논이 ha당 150 kg, 밭이 90 kg 이었다. 시비량은 보리 표 준시비량인 ha 당 N2 91: P2O5 74: K2O 39 kg을 기준으로 진 단시비를 하였고, 시비방법은 질소를 기비 40 % : 추비 60 % 로 분시하였으며, 인산과 가리는 전량 기비로 시용하였다. 조 사료 수확은 출수 후 30일경에 지상부 전체를 예취하였다. 생 초수량은 시험구 전체를 예취하여 ha당 수량으로 환산하였으 며, 건물수량은 각 품종별로 생초수량을 평량하고 난 후 1 kg 을 취하여 70 ℃에서 60시간 건조 후 건물률을 산출한 다음 생초수량을 곱하여 ha당 수량으로 환산하였고, 풍건물은 4 ℃ 저온 저장고에 보관하여 분석용 시료로 이용하였다. 기타 생 육관리는 농진청 표준재배법에 준하였고 생육, 수량특성, 내 한성 및 병충해 저항성 등의 관련 조사는 농진청 신품종개발 공동연구사업 과제 수행계획서 조사기준에 준하여 실시하였 다(RDA, 2011). 육성계통의 조사료 품질평가를 위하여 조단 백질은 AOAC법(1995), NDF (neutral detergent fiber)와 ADF (acid detergent fiber)는 Goering and Van Soest (1970)의 방법 으로 분석하였다. TDN 함량은 88.9 -(0.79 × %ADF)의 계산 식을 이용하여 산출하였다 (Holland, 1990).
Ⅲ.결과 및 고찰
1.고유특성
‘중모2005’는 Table 1에서와 같이 잎은 색이 농녹색이며, 폭은 좁고 길이가 짧은 편이다. 줄기는 황색으로, 굵기는 중 간 정도이다. 이삭의 모양은 지경이 사방으로 고르게 펴지는 산수형이다. 종실은 길이는 중간이고, 종피색은 황백색이다. 이는 잎색이 담녹색이고, 황갈색 줄기와 종피가 황갈색인 표 준품종 ‘선양’과 구별되는 특성이다.
2.출수기
‘중모2005’의 출수기는 Table 2에서와 같이 재배지 3개년 평균 5월 9일로 표준품종인 ‘선양’의 5월 11일에 비해 2일 빨 랐으나 유의성은 없었다. 지역별로는 남쪽인 진주에서 평균 5 월 7일로 표준품종과 같이 가장 빨랐고, 다른 지역에서는 5월 9일∼10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표준품종보다 평균 3∼4일 빠른 경향이었다. ‘중모2005’의 출수기에 대한 연차 변이는 큰 편으로, 재배환경에 따라 출수시기가 민감하게 반 응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Fig. 2
3.내재해성
김제, 익산, 정읍 및 진주 등 4개 지역에서 ‘중모2005’의 내 한성과 도복 정도는 Table 3에서와 같다. 월동 후 고엽률을 달관 조사한 결과로 평가한 ‘중모2005’의 내한성은 시험지 평 균 2.7로 표준품종인 ‘선양’의 4.3에 비해 강한 편으로 나타났 다(p<0.05). 그러나 내한성을 지역별로 보면 김제에서 4.0, 진 주에서 3.7을 나타내어 비교적 월동 중 한해 피해가 큰 편이 었으며, 정읍은 가장 피해가 적은 0.5 이었다. 표준품종인 ‘선 양’도 진주와 김제에서 각각 5.7과 5.0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한해 피해가 컸으며, 정읍에서는 1.5로 가장 작은 경향을 보 였다. 시험지역이 비교적 월동기온이 높은 남부지역에 집중 돼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험품종의 한해 정도 차이가 발생 하였는데, 김제는 시험지가 평야지로 바람이 많이 불고, 진주 는 일교차가 심한 반면, 정읍과 익산은 내륙지역으로 바람이 강하지 않고 적설에 의한 보온효과도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사료되었다. 그러나 내한성은 월동 후에 고엽이 발생한 정도 를 달관으로 평가한 것으로, 월동기온뿐만 아니라 시험지의 수분함량이나 배수 정도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 물에 영향을 주고, 또한 2월 중순 경에 흔히 발생하는 생육재 생기의 심한 일교차 등도 고엽을 발생시키는 원인이다. 따라 서 작물이 낮은 월동기온에 의해 동사하지 않고 봄철에 정상 적인 재생 및 후기생육으로 인해 수량이 확보된다면 내한성 이 있어 그 지역에 적응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Han et al., 2013a, b).
도복 정도는 ‘중모2005’가 1.5, ‘선양’이 1.3으로, 두 품종간 유의성이 없었다. 지역별로는 진주가 ‘중모2005’와 표준품종 모두에서 3.3, 김제에서 ‘중모2005’가 1.7, ‘선양’이 1.0 이었 고, 익산이나 정읍 지역에서는 도복이 발생하지 않았다. 이러 한 경향은 한해에서 언급했듯이 지역별로 바람의 강약에 영 향을 받은 것으로 판단되었다.
4.수량구성요소 및 종실 수량
‘중모2005’의 수량구성요소 및 수량은 Table 4와 같다. ‘중 모2005’는 수장이 21.5 cm로 표준품종인 ‘선양’의 23.5 cm에 비해 약간 짧았고, ㎡당 수수가 658개로 127개가 많았으며, 1 수립수도 82개로서 10개 많았다. 또한 ℓ중은 622 g으로 602 g인 ‘선양’에 비해 20 g 무거웠으며, 천립중은 23.3 g으로 1.8 g 가벼운 편이었다.
쌀귀리의 재배적지 4개소(김제, 익산, 정읍, 진주)에서 4년 간 실시한 지역적응시험에서 ‘중모2005’의 평균 종실수량은 Table 5에서와 같이 ‘선양’ 보다 6 %가 많은 ha당 3.38톤이었 다(p<0.05). 지역별로는 김제가 4.09 톤으로 가장 많았고, 진 주가 2.46 톤으로 적은 편이었다. 익산과 진주에서 수량이 낮 은 것은 2010년에 발생한 이상 한파로 인한 두드러진 수량 감소에 기인한 것으로(Han et al., 2014a), 그 외 시험 연도의 결과로 판단해 보면 ‘중모2005’의 지역간 수량 차이는 크지 않았다. 따라서 ‘중모2005’는 이상기상에 의한 가뭄, 추위, 강 우 등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재배적지에서 안정 적인 수량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5.조사료 생산성 및 사료가치
귀리를 조사료로 이용할 경우 적정 수확시기로 판단되는 출수 후 30일(유숙기)에 평가한 ‘중모2005’의 ha당 조사료 생 산성은 Table 6에서와 같다. 생초수량은 시험지 전체에서 ha 당 평균 44.8톤으로 표준품종인 ‘선양’의 47.5톤보다 6 %가 적었으나(p<0.05), 건물수량은 12.6톤으로 12.5톤인 ‘선양’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중모2005’는 ‘선양’에 비해 조단백질 함량이 7.6 %로 약 간 높았고, 섬유소인 ADF와 NDF 함량(%)은 각각 51.5 %와 28.6 %로 각각 57.0 %와 31.4 %인 ‘선양’보다 낮았다 (p<0.05). 이에 따라 TDN 함량은 66.3 %로 ‘선양’의 64.1 % 에 비해 2.2 %나 높았으며(p<0.05), RFV는 ‘중모2005’가 120.3으로 ‘선양’ 보다 15.1이 높았다.
건물수량 면에서 볼 때 쌀귀리 품종 ‘중모2005’는 대등한 조건에서 재배・수확한 조사료용 겉귀리 품종인 옥한 15톤 (Han et al., 2013a), 태한 14.5톤(Han et al., 2013b), 다한 15.6 톤(Han et. et., 2014b)에 비해 15 % 가량이 적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TDN 함량이 옥한 58.5 %, 태한 60.1 %, 다한 60.8 % 와 비교할 때 매우 높았고, RFV도 또한 높은 수준을 보였다. Cave and Burrow(1984)는 쌀귀리 종실이 겉귀리보다 세포벽 함량이 적어 높은 가소화에너지 함량을 가졌다고 하였고, Givens and Brunnen(1987)은 쌀귀리가 겉귀리, 보리, 밀 및 옥 수수보다 평균 대사에너지가 높다고 보고하였다. 따라서 쌀 귀리는 수량성 부분만 보완한다면 양질의 조사료를 경제성 있게 생산할 수 있으리라 기대되었다.
6.적응지역 및 재배상 유의점
쌀귀리 신품종 ‘중모2005’는 겉귀리 품종과 달리 추위에 약해 월동재배를 할 경우 1월 최저평균기온이 –4 ℃ 이상의 평야지역에서만 월동이 가능하다. 따라서 전북 익산, 김제를 포함하여 경남 진주, 함안, 포항이남 등 우리나라 남부가 재 배에 적합한 지역이며, 중·북부지역에서는 월동재배보다는 춘파재배를 하는 것이 좋다.
쌀귀리는 생육 중 수분을 많이 요구하는 작물이므로 파종 후부터 성숙기 전까지 토양이 지나치게 마르지 않도록 해주 어야 한다. 특히 파종 후에 토양이 건조할 경우 종자 출현이 불량하여 개체수를 확보하기가 어려우므로 유의해야 한다. 그러나 논 재배 시 강우 등으로 인해 지나친 수분 과잉은 뿌 리 호흡을 저해하여 결국 식물체를 말라죽게 하므로 배수로 를 잘 정비해야 한다.Fig. 3
Ⅳ.요 약
‘중모2005’는 식용 및 조사료 겸용 다수성 귀리 품종 개발 을 목표로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 겉귀리 계통 ‘아 리80’에 쌀귀리 계통인 ‘귀리33호’를 교잡한 잡종과 ‘아리80’ 에 겉귀리 계통 ‘귀리23호’를 교잡한 잡종을 복교잡하여 육성 되었으며, 그 특성은 다음과 같다. ‘중모2005’의 좁고 긴 농녹 색 잎, 중간 굵기의 황색 줄기, 그리고 중간 길이의 종실에 황 백색 종피색을 가졌다. 출수기는 재배지 3개년 평균 5월 9일 로 표준품종인 ‘선양’의 5월 11일에 비해 2일 빨랐다. 내한성 은 2.7로 표준품종의 4.3보다 강하였고, 도복은 표준품종과 같은 정도로 내도복성이었다. ‘중모2005’는 간장이 105 cm, 수장이 21.5 cm, m2당 수수가 658개, 1수립수가 82개, 천립 중이 23.3 g, 리터중이 622 g 이었다. 평균 종실수량은 ha당 3.38톤으로 표준품종보다 6 %가 많았다. ‘중모2005’를 조사 료로 이용할 경우 생초수량은 ha당 44.8톤 (‘선양’ 47.5톤), 건 물수량은 평균 12.6톤 으로 ‘선양’의 12.5톤과 큰 차이가 없었 다. ‘중모2005’의 조단백질 함량은 7.6 %로 ‘선양’과 대등하 나 ADF와 NDF 함량 은 각각 28.6 %와 51.5 %로 낮았으며, TDN 함량은 66.3 %, RFV는 120.3로 ‘선양’보다 높았다. 생 산목적이 식용이건 조사료건 1월 최저평균기온이 -4℃ 이상 의 평야지역에서만 월동이 가능하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남 부가 재배에 적합한 지역이며, 중북부지역이나 산간지역에서 는 춘파재배를 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