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Lolium multiflorum Lam.)는 사료가치가 높고, 가축 기호성이 우수하며, 습해에 강해서 농가에서 많이 재배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육성해서 품종 등록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는 모두 12품종인데 (Choi et al., 2000; Choi et al., 2001a; Choi et al., 2001b; Choi et al., 2005; Choi et al., 2006a; Choi et al., 2006b; Choi et al., 2007; Choi et al., 2008; Choi et al., 2011; Ji et al., 2011; Ji et al., 2013; Ji et al., 2015), 이 중에서 조생종 ‘코윈어리’ 품종은 추위에 매우 강하고 수확시기가 빠른 장점이 있어 (Kim et al., 2015), 2015년에 농가에 보급된 국산품종 1,251톤 중에서 ‘코윈어리’ 품종이 843톤 (67%)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좋은 품종이다. 우리나라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Italian ryegrass, IRG) 재배면적은 134,880 천ha 로서 동계 사료작물 재배면적 중 74%를 차지하며, 옥수수 등 하계 사료작물 재배면적을 합치더라도 전체 재배면적의 52%를 차지할 정도로 재배면적이 크게 증가하였다. 우리나 라 중부지역에서는 추위에 강한 IRG 국산품종이 개발되어 있어도 파종시기가 맞지 않아서 재배를 못했는데, 최근 ‘벼 입모중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파종 재배기술’이 보급되면서, 중부지역에서도 벼가 있는 상태에서 IRG를 적기 (9월 하순 경)에 파종해서 재배할 수 있게 되었다 (Kim, 2016). 하지만 아직 IRG 재배 경험이 부족한 중부지역에서는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를 입모중으로 파종 후 벼를 늦게 수확해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재배에 실패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를 입모중으로 파종 후 벼 수확이 늦어지면 파종을 늦게 한 것과 다를 바 없고, 볏짚을 늦게 걷어내면 벼를 베지 않은 것보다 나쁘며, 밑거름 주는 시기가 늦으면 추위가 오기 전에 충분한 생육을 하지 못해 월동이 어렵게 된다 (Kim, 2016).
본 연구에서는 중부지역에서 ‘벼 입모중 IRG 파종’ 방법 으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를 재배할 경우, 가을철에 IRG를 파종 후 벼를 어느 시기에 수확하는 것이 좋은지 알아보기 위하여, 벼 수확시기에 따른 IRG의 월동 전후 생육특성, 수량성 등을 조사 분석하였다.
Ⅱ. 재료 및 방법
1. 시험장소 및 공시품종
본 연구는 중부지역 논에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를 벼 입모중 파종 후 벼 수확시기에 따른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생육특성 및 조사료 생산성을 평가하기 위해 2012년부 터 2014년까지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 초지사료과 시험포장 (충남 천안, 논)에서 재배시험을 수행하였다. 시험 품종은 국내육성 품종 중 조생종 ‘코윈어리’를 사용하였다.
2. 재배조건 및 처리내용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파종은 9월 하순에 미스트기를 이용해서 입모중으로 파종하였고 (1년차는 2011년 9월 28일, 2년차는 2012년 9월 28일 파종, 3년차는 2013년 9월 27일 파종), 파종량은 ha당 각각 50kg으로 하였다. 시험구 면적 은 0.3ha로 하였고, 9월 하순에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를 입모중 파종 후 10일 간격으로 3회에 나누어 벼를 수확하였으며 (처리내용: 10일후, 20일후 및 30일후 수확), 곧 바로 볏짚을 수거한 다음, 기비를 살포하고 배수로를 설치하였다. 처리별 시험구 면적은 0.1ha로 했다. 시비량은 기비를 N-P2O5-K2O=40-75-75 kg/ha 수준으로 시비하고, 추비는 N-P2O5-K2O=100-75-75 kg/ha으로 2월 하순에 시비하였다. 질소 비료는 시중에서 구입한 요소를 사용하였다.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수확은 출수기에 맞추어 수확하였다.
시험기간 중 최저평균기온과 강수량은 Table 1과 같다. 2012년 겨울이 2011년 겨울에 비해 추웠고, 2013년 봄에는 4월까지 저온현상이 나타났으며, 2013년 겨울과 2014년 봄은 상대적으로 따뜻했다. 2011년 겨울에 가뭄이 심했고, 초 겨울 날씨가 따뜻해서 웃자람 현상이 나타났으며, 2012년 봄까지 가뭄이 심했다. 2012년 겨울부터 2013년 봄까지 가뭄이 심하진 않았으나, 5월을 제외하면 강수량이 다소 부 족한 편이었으며, 2014년 봄에도 강수량이 부족했다. 2011 년부터 2013년까지 천안지역의 가을철 (10월∼11월) 평균기 온은 각각 11.4℃, 9.6℃ 및 11.0℃로서 평년의 9.8℃와 비교해서 2012년은 비슷했고 2011년과 2013년은 1℃ 이상 높았다 (National Weather Service (NWS), Korea).
3. 생육특성 및 수량성 조사
생육기간 중 처리별로 월동 전분얼수, 월동률, 출수기, 초장, 건물수량 등을 조사하였다. 월동 전분얼수는 12월 중순에 조사했고, 월동률은 3월 중순에 조사했으며, 초장은 월동 전과 수확 시에 조사했다. 출수기는 출수 40% 시점을 조사해서 월일로 표시했다. 수확 시 생초수량은 처리구 별로 1 m2씩 3반복으로 예취하여 조사하였으며, 건물수량은 각 조사구별로 500g 내외의 시료를 취하여 65℃ 열풍순환 건조기에서 72시간 이상 건조 후 건물율을 구하여 ha당 건물수량으로 환산하였다. 시험결과의 통계분석은 SAS Package(2004)를 이용해서 분산분석을 실시하였고, 처리 간의 비교는 최소유의차 (LSD)를 이용하였다.
Ⅲ. 결과 및 고찰
1. 월동 전 생육특성 및 월동률
국내육성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조생종 ‘코윈어리’를 9월 하순에 파종 후 10일 간격으로 3회에 나누어 벼를 수확한 다음, 12월 중순에 분얼수와 초장을 조사하고 이듬해 3월 중순에 월동률을 조사한 결과는 Table 2와 같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 월동 전 생육특성과 월동률 성적을 비교 분석하였을 때,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파종 후 벼 수확시기가 10일씩 늦어짐에 따라 월동 전 분얼수는 4.2개, 3.4개 및 2.5개로 감소하였고, 초장도 18.9cm, 16.5cm 및 12.5cm로 감소하였으며, 이듬해 월동률도 89%, 82% 및 72%로 감소하였다 (p<0.05). 2012년에는 벼 수확시기가 10 일씩 늦어짐에 따라 월동 전 분얼수는 4.8개, 3.7개 및 3.2 개로 감소하였고, 초장도 20.8cm, 16.7cm 및 15.0cm로 감소하였으며, 이듬해 월동률도 98%, 95% 및 90%로 감소하였다. 2013년에는 벼 수확시기가 10일씩 늦어짐에 따라 월 동 전 분얼수는 4.0개, 2.9개 및 1.8개로 감소하였고, 초장도 7.7cm, 16.3cm 및 10.0cm로 감소하였으며, 이듬해 월 동률도 85%, 81% 및 68%로 감소하였다. 2014년에는 벼수확시기가 10일씩 늦어짐에 따라 월동 전 분얼수는 3.9개, 3.5개 및 2.5개로 감소하였고, 초장도 18.3cm, 16.5cm 및 12.6cm로 감소하였으며, 이듬해 월동률도 85%, 71% 및 59%로 감소하였다.
2013년 데이터에서 월동 전 분얼수와 초장이 벼 수확시 기가 늦어짐에 따라 특히 감소의 폭이 심했는데, 이는 2012년 가을철 기온이 예년에 비해 많이 추웠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판단된다. 월동률은 2014년 데이터에서 감소의 폭이 심했는데, 이는 2014년 1~3월에 가뭄이 심해서 나타난 현상으로 판단된다.
2. 벼 수확시기별 IRG 건물수량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조생종 ‘코윈어리’를 9월 하순에 벼 입모중 파종 하고 벼 수확시기를 달리하여 재배하였을 때, 출수기, 초장 및 건물수량을 조사한 결과는 Table 3과 같다. 2012년에는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파종 후 벼 수확시 기가 10일씩 늦어짐에 따라 건물수량은 10,101, 8,811 및 8,512 kg/ha로 나타났다. 벼를 IRG 파종 10일 후에 수확한 것에 비해 20일 후와 30일 후에 벼를 수확한 경우에 건물 수량이 각각 13 및 16% 감소하였다. 처리에 관계없이 출 수기는 5월 12일이었다. 2013년에는 벼 수확시기가 10일씩 늦어짐에 따라 건물수량은 8,179, 6,851 및 6,271 kg/ha로 나타났다. 벼를 IRG 파종 10일 후에 수확한 것에 비해 20일 후와 30일 후에 벼를 수확한 경우에 건물수량이 각각 17 및 23% 감소하였다. 처리에 관계없이 출수기는 5월 16일이었다. 2014년에는 벼 수확시기가 10일씩 늦어짐에 따라 건물수량은 9,057, 8,159 및 7,435 kg/ha로 나타났다. 벼 를 IRG 파종 10일 후에 수확한 것에 비해 20일 후와 30일 후에 벼를 수확한 경우에 건물수량이 각각 10 및 18% 감소하였다. 처리에 관계없이 출수기는 5월 5일이었다. 2012 년부터 2014년까지 평균 성적에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건물수량은 벼 수확시기가 10일씩 늦어짐에 따라 9,112, 7,940 및 7,406 kg/ha로 감소하였다. 벼를 IRG 파종 10일 후에 수확한 것에 비해 20일 후와 30일 후에 벼를 수확한 경우에 건물수량이 각각 13 및 19% 감소하였다 (p<0.05). 출수기는 매년 다르게 나타났는데 이는 월동기간과 봄철 생육기간 동안 기후의 차이로 인해 나타난 결과로 판단되며, 초장은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3. 종합고찰
국내육성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조생종 ‘코윈어리’를 9월 하순에 파종 후 10일 간격으로 3회에 나누어 벼를 수확해서 재배하였을 때, 가을철에 벼를 IRG 파종 10 후에 수확 한 것에 비해 20일 후와 30일 후에 벼를 수확한 경우에 월동 전 분얼수는 평균 19 및 40% 감소하였다 (p<0.05). 특히 2013년에는 27 및 55% 크게 감소하였다. 초장은 평균 13 및 34% 감소하였으며, 특히 2013년에는 벼를 20일 후에 수확했을 때 44%나 크게 감소하였다. 월동 전 분얼수와 초장 모두 벼 수확시기가 늦어짐에 따라 감소하였는데, 이러한 결과를 볼 때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를 벼 입모중 파종 해서 재배할 경우, 벼 수확시기가 늦어질수록 월동 전 IRG 생육이 저조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2013년 성적에서는 벼 수확시기가 늦어짐에 따라 월동 전 분얼수와 초장 모두 크게 감소하였는데, 이는 2012년 가을철 기온이 예년에 비해 추웠고 일찍 겨울이 왔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판단된다.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조생종 ‘코윈어리’의 월동률은 가을철에 벼를 IRG 파종 10일 후에 수확한 것에 비해 20일 후와 30일 후에 벼를 수확한 경우 평균 각각 13 및 19% 감소하였는데 (p<0.05), 특히 2014년에는 각각 16 및 31% 크게 감소하였다. 이는 2014년 1~3월 강수량이 60.9 mm로 가뭄이 심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판단된다. Choi et al. (2000), Choi et al. (2001a), Choi et al. (2001b), Choi et al. (2006a), Choi et al. (2006b), Choi et al. (2007), Choi et al. (2008) and Choi et al. (2011)의 보고에 의하면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월동율은 1월 최저 평균기온에 큰 영향을 받는다고 하였다. 그런데 2013년 1월 최저평균기온 (-9.0℃) 보다 2014년 1월 최저평균기온 (-6.2℃)이 더 높았지만 월동률이 더 낮은 것은 전년도 12월부터 3월까지 강수량이 2013년에는 216 mm였는데, 101 mm로 50% 이하의 강수량을 보여, 가뭄으로 인해 월동률이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월동률은 겨울철 추위와 상관이 있지만, 강우량 등 다른 기후조건에 의해서도 복합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사료된다.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조생종 ‘코윈어리’의 건물수량은 가을철에 벼를 IRG 파종 10일 후에 수확한 것에 비해 20일 후와 30일 후에 벼를 수확한 경우 평균 각각 8 및 19% 감소하였으며, 특히 2013년에는 건물수량이 17 및 23% 감 소하였다. 이는 2013년 월동 전 분얼수가 차이가 많았고 충분한 생육을 하지 못해서 나타난 결과라고 판단된다. 벼 입모중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파종 재배시험에서 출수기는 매년 다르게 나타났는데, 이는 월동기간 동안 생육정도와 봄철 생육기간에 기온, 강수량, 추비량 등에 따라 달라진 것으로 판단되며, 가을철 벼 수확시기에 따른 봄철 IRG 수확 시 초장은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Fig. 1에서 보면, 가을에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를 입모중 파종 후 벼 수 확시기가 늦어짐에 따라 월동 전 분얼수, 월동률 및 건물 수량이 많이 감소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해볼 때, 논에서 입모중 파종으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를 재배할 경우, 국내육성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조생종 ‘코 윈어리’ 품종은 파종 후 벼 수확시기를 가능한 빨리 하는 것이 조사료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판단된다.
Ⅳ. 요 약
본 연구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국립축산과학원 축산 자원개발부 초지사료과 시험포장 (충남 천안, 논)에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를 벼 입모중 파종 후 벼 수확시기에 따른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생육특성 및 조사료 생산성을 평가하기 위해 수행하였다. 국내육성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조생종 ‘코윈어리’를 9월 하순에 파종 후 10일 간격으로 3회에 나누어 벼를 수확해서 재배하였을 때, 벼 수확시기가 늦어짐에 따라 월동 전 분얼수, 월동 전 초장, 월동률 및 건물수량 모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을에 벼를 IRG 파종 10후에 수확한 것에 비해 20일 후와 30일 후에 벼를 수확한 경우에 월동 전 분얼수는 평균 19 및 40% 감소하였다. 월동률은 평균 13 및 19% 감소하였으며, 건물수량은 평균 8 및 19% 감소하였다. 벼 입모중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파종 재배시험에서 출수기는 매년 다르게 나타났으며, 봄철 IRG 수확 시 초장은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해볼 때, 논에서 입모중 파종으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를 재배할 경우,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코윈어리’ 품종은 파종 후 벼 수확시기를 가능한 빨리 하는 것이 조사료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