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벼 입모 중 파종 기술은 벼가 논에 자라고 있는 상태에서 최종 낙수(물떼기) 직후 토양 수분이 충분할 때 논 전면에 동력살분무기로 동계 사료작물의 종자를 산파한다. 약 10~15일 후 콤바인으로 벼를 수확하고 볏짚을 거둬들이거나 벼를 수확하면서 볏짚을 5~10 cm로 짧게 절단하여 덮어주는 재배방법이다. 이 재배기술은 벼 수확과 사료작물 파종작업의 노동력이 경합되는 것을 분산함으로서 생력 효과가 뛰어나고, 파종시기를 앞당겨 월동이 가능하도록 작물을 충분히 생장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벼 입모 중 파종(Chae et al., 1996; Kim et al., 1992; Kim et al., 1991)의 경우에는 맥류 종자에 비해 크기가 매우 작아 벼 수확 후 볏짚을 절단하여 덮을 경우 출현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볏짚을 모두 거둬들이는 것이 좋다. 또한 벼 수확기의 잦은 강우나 호우로 볏짚 수거가 불가능하게 될 경우에는 작황이 불안정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재배기술을 좀 더 보완한다면 중부지역에서도 조사료의 답리작 재배가 가능하여(Kim et al., 2009; Kim et al., 2007) 재배면적의 확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2014년 종자 공급량을 기준으로 파악한 조사료 재배면적은 297천 ha이며 조사료 자급률은 2014년 기준 82%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지만(Agriculture, Forestry and Food Livestock key statistics, 2015), 사료가치가 낮은 볏짚의 비중이 40% 이상 이나 차지하고 있어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와 같은 고품질 조사료에 대한 수요는 상존하고 있다.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는 1년생 또는 2년생으로서 청초수량이 많고 사료가치가 우수하여 가축의 기호성이 높은 작물이다(Chae et al., 1996; Lee, 2013).
최근 엘리뇨 등 이상 기상으로 동계 사료작물 가을 파종기에 잦은 강우가 발생하여 조사료의 안정 생산,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2014/2015년의 경우를 살펴보면, 2015년 3월경 전국단위의 동계 사료작물 월동 후 생육조사 를 통해 특히 벼 입모 중 파종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재배지의 생육 부진이 심함을 파악할 수 있었다 (Kim et al., 2015). 또한 2015년 1월부터 주기적으로 충남 논산지역의 대규모 재배단지에 대한 현장 기술지원을 하던 중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초기 생육에 피해가 있음을 발견하였다. 따라서 이에 대한 근본 원인을 구명하여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벼 입모 중 파종방법의 재배기술 보완을 통한 안정적인 농가 기술 보급에 도움을 주고자 본 연구를 수행하였다.
Ⅱ. 재료 및 방법
2014년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벼 입모 중 파종시 초기 생육 저해 요인을 찾기 위해 충남 논산지역에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약 85 ha를 재배하고 있는 농가의 생육상황과 기상을 지속적으로 관찰하여 분석하였다.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는 그린팜 (Ji et al., 2011)과 코윈어리 (Choi et al., 2011) 품종을 9월 하순~10월 초에 동력살분무기로 벼 입모 중 파종하였다. 파종량은 50 kg/ha으로 하였고 시비는 N-P2O5-K2O=140-150-150 kg/ha을 시용하였는데 질소는 기비 30%, 이른 봄 생육 개시기에 70%로 분시하였다. 벼 수확은 10월 중순부터 11월 16일까지 완료하였다. 벼 수확 후 계속되는 강우로 일부 볏짚을 수거하지 못했으며 배수로도 만들지 못한 상태로 월동을 하게 되었다. 기상은 논산 인근지역인 대전 기상청의 2014년 10월부터 2015년 3월까지의 순별 기상자료 (Fig. 1) 중 평균기온, 최저기온, 강수량, 최대순간풍속, 평균풍속 및 일조시간 등을 분석하였 다.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cv. 코윈어리)의 월동 후 생육상황은 시기별 (1월 20일, 2.6, 2.17, 3.3, 4.7)로 초장과 경수, 근장 및 생존율을 농촌진흥청의 농업과학기술 연구조사분 석기준 (RDA, 2012)에 준하여 조사하였다. 또한 벼 수확 후 강우로 인해 볏짚을 수거하지 못한 논에서 볏짚으로 인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피해 정도를 알고자 시기별 (1월 20일, 2.6, 2.12, 2.17, 2.24)로 볏짚을 손으로 옮겨 제거한 후의 생육상황을 조사하였으며, 이후 3월 3일에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생존율을 조사하였다.
Fig. 1에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월동 전 (2014. 10월∼11월) 대전지역의 기온 및 강수량을 살펴보면, 평균기온은 11.8℃로서 평년과 비슷했으나 강수량은 210 mm로 평년보다 122 mm나 월등히 많았다. 월동기간 (2014. 12월∼2015. 3월) 중 평균기온은 2.0℃로서 평년과 비슷했으나 강수량은 110 mm로 평년보다 35 mm나 적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2014년 10월 중순부터 하순까지의 강수량이 169 mm로 매우 많았다. 특히 12월은 눈이 많이 오고 기온이 평년보다 2.5℃나 낮았으나, 2015년 1, 2, 3월은 기온이 평년에 비해 각각 1.0, 0.4, 0.7℃ 높았다. 2014년 12월과 2015년 1월 의 강수량은 평년보다 각각 11, 2 mm 많았다. 그러나 2015 년 2월과 3월의 강수량은 평년에 비해 각각 7, 41 mm나 적었는데, 특히 3월 봄철의 가뭄이 매우 심했음을 알 수 있다.
Ⅲ. 결과 및 고찰
Fig. 1을 작물의 재배 환경과 결부지어 살펴보면, 9월 하순경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를 벼 입모 중 파종한 논에서 10월 중순부터 강수량이 많아 벼 수확 후 볏짚 수거 및 배수로 작업이 곤란하여 토양이 과습한 상태로 월동에 들어갔다. 또한 월동기간과 월동 후에는 급격한 기온변화가 발생 했는데, 1월 중순∼3월 상순의 이상고온과 저온현상의 주기적 반복으로 땅이 얼고 녹음을 반복함으로서 논산지역에서 서릿발이 생성되기에 좋은 조건이 만들어졌다. 반면 2월 하순∼3월 상순에는 강수량이 평년에 비해 9∼19 mm가 부족하면서 저온 건조한 강한 바람이 자주 발생함으로서 (Table 1) 월동 후 동계작물의 생육에 매우 불리하게 작용 했음을 알 수 있었다.
Table 1은 논산 인근 대전지역의 2015년 2, 3월의 특이 기상조건을 나타낸 것이다. 월동 후인 2월 8일과 9일의 최 저기온과 최대순간풍속을 살펴보면 각각 -8.8℃와 10.7 m/s, -12.4℃와 9.6 m/s로서 소낙눈을 동반한 강풍이 불면서 온도가 매우 낮았다. 이는 월동 전부터 토양이 과습함 으로 근권이 혐기화하여 산소가 부족한 상태에서 (Tomson and Atwell, 1989) 토양 속에 깊이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토양 표면 부근에 오랫동안 노출되어 자라고 있던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뿌리 생장에 절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연이어 2월 12, 13, 14일에도 각각 -4.1℃와 11.6 m/s, -5.6℃와 10.3 m/s, -4.7℃와 7.5 m/s의 저온과 강풍피해를 받아 생장에 심각한 장해를 입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더욱이 1월부터 2월 상순까지 지속된 가뭄으로 건조 상태가 지속되어 토양 표면에 노출되어 있던 뿌리의 생장에 장해를 초래하였다. 2월 15, 16일에 19 mm의 많은 강우가 내렸으나 (Fig. 1) 생육을 회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2월 26, 27, 28일에도 -1.8℃와 13.7 m/s, -3.5℃와 10.6 m/s, -4.1℃와 6.8 m/s의 저온과 강풍피해가 있었다. 더욱이 이 기간의 일조시간이 매일 9∼11시간으로 많아 건조 피해를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 3월 3일 논산 현장 포장 방문시 이미 고사개체가 59% (생존율 41%) 이상으로 많았으며 (Table 2) 3월 4일부터 12일까지 9일간의 저온과 강풍은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를 생육 회복 불능의 상태로 몰고 갔음을 알 수 있었다. Koo et al. (2007)도 봄철의 저온 장해(Chen et al., 1983; Lee, 1995; Livingston and Swinbank, 1950; Paulsen et al., 1995)로 인해 보리와 밀의 이삭이 각각 28%와 59% 고사되었으며 고사된 개체도 각각 10%와 44%였다고 보고한 바 있다.
특히 논산지역의 벼 입모 중 파종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재배 포장은 논 토양이 과습하여 벼 수확 콤바인과 볏짚 집초용 트랙터 작업시 이동했던 길을 따라 토양이 약 1 ∼2cm 가량 주저앉아 있었으며, 월동 중 상당기간 동안 논 지표면에 빗물이 1∼2mm 가량 고여 있었다. 그래서 콤바인의 궤도형 바퀴자국이 나 있던 자리에서 자라던 식물체의 뿌리가 지표면에 드러나고 지상부 생육도 저해되는 등 피해가 유독 심하게 나타났음을 관찰할 수 있었다. 논산 포장의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는 초장이 12∼13cm, 분얼이 3 ∼4개, 뿌리 생장이 6∼7cm 정도로 (Table 2) 충분히 월동 가능한 생육 조건이 되었지만, 월동 전부터 논 포장에 고여 있던 물이 1∼2mm 정도로 많아 뿌리를 땅 속으로 깊이 내리지 못하고 있어서 식물체를 손으로 가볍게 잡고 들어 올리면 모두 뽑힐 정도로 뿌리가 논 바닥 표면 부근에서 자라고 있었다. 이후 2월, 3월의 기온 변화가 심하여 땅이 얼다 녹다를 반복하면서 서릿발 피해를 받아 뿌리가 지표면에 완전히 노출되었고, 월동 직후 영하의 저온과 강풍 피해를 받아 피해가 컸던 것으로 판단된다. Suh(1973)와 Chen et al.(1983)은 맥류의 내습성은 지상부 보다는 지하 부가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였다. Ji et al.(2009)은 배수가 불량한 논에 사일리지용 옥수수를 재배했을 경우에는 배수가 양호한 논에 비해 건물수량이 65.6%에 불과했으며, 특히 생초수량은 수량감소가 커서 배수가 양호한 논의 38.8% 수준이었다고 보고한 바 있다.
Table 2는 벼 입모 중 파종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시기별 생육상황을 나타낸 것으로 3월 3일까지는 습해 및 저온 피해를 받아 초장이 12∼13cm 정도였으며 분얼 수도 3.8∼4.3개로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1월 20일에 현지 포장 방문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월동상황은 생존율이 약 86% 정도로 나쁘지는 않았으며 생육에 큰 문제도 없어 보였다. 그러나 생존율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급격히 감소 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는데, 특히 2월 17일부터 생존율 이 53% 이하로 심하게 감소되어 4월 7일에는 39%까지 감소하였다. 한편 4월 7일의 생육상황을 살펴보면 피해를 많이 받지 않고 살아남은 개체들로서 생육이 점차 회복됐음 을 알 수 있다.
Table 3은 벼 수확 후 강우로 인해 볏짚을 거둬들이지 못한 포장에서 볏짚에 눌려 자라고 있는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월동 후 생존 가능여부를 알아보고자 수행한 결과 이다. 벼 수확 후 볏짚을 군데군데 쌓아 집초 해 놓은 논 에서 각 시기별로 볏짚을 거둬들이며 볏짚단 밑에서 자라고 있던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생육상황과 최종적으로 3월 3일에 볏짚 수거 날짜별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생존율 을 조사하였다. 벼 수확 후 바로 볏짚을 거둬들여 정상적인 상태에서 생육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는 논 토양의 과습으로 인한 피해로 48%의 생존율을 나타내었다. 그러나 볏짚을 거둬내지 못해 볏짚단 밑에서 자라고 있었던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는 햇볕을 제대로 받지 못해 매우 연약하게 생장하고 있었는데, 잎은 길이가 12~14 cm였으며 세장 형으로 약간 말리며 도장했고 분얼도 2개 이내로 거의 정지되어 있었다. 볏짚을 시기별로 모두 수거한 후 3월 3일 에 조사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생존율은 0~17%였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저온과 강풍으로 인해 4월 7일 조사에서는 결국 모두 고사되어버림을 관찰할 수 있었다.
2014/2015년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벼 입모 중 파종 재배 포장 생육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다음과 같이 분석되었다. 첫째, 2014년 10월경부터 이상기상으로 비가 많이 내려 벼 수확 후 볏짚을 제때에 거두지 못했으며 볏짚 아래에 눌려 월동했던 연약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는 대부분 고사되었다. 둘째, 볏짚에 눌리지 않고 살아남은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는 월동 중 상당기간 동안 논 지표면에 1~2 mm 정도의 물이 덮여있는 상태에서도 생존하고 있었다. 그러나 수직 배수가 잘 되지 않는 토양의 과습으로 인한 산소 부족 등으로 뿌리가 땅 속 깊이 뻗지 않고 지표면 부근에서 발육 하다가 월동 후 2월경 서릿발 피해를 받아 뿌리가 지표면 으로 노출되면서 강한 찬바람을 맞아 뿌리가 동사했다. 셋째, 월동 후 표면 위로 도출되어 있던 뿌리가 건조한 봄 기후에서 한발 피해를 받아 말라 고사되었다. 이상의 복합 된 원인으로 2014/2015년 벼 입모 중 파종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작황은 매우 좋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Kim et al., 2015).
따라서 벼 입모 중 파종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재배지에서의 안정생산을 위한 필수 재배법은 벼 수확 후 생산된 볏짚은 바로 거둬들여야 하며, 재배 포장에 반드시 배수로를 내어 토양이 너무 습하지 않게 유지시켜야 한다.
Ⅳ. 요 약
2014/2015년도 전국 동계사료작물, 특히 벼 입모 중 파종했던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월동 후 생육 상황은 매우 저조했다.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생육저해 요인을 찾기 위해 충남 논산지역의 생육상황과 인근 대전지역의 기상을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월동 후인 2015년 2월 8일과 9일의 최저기온과 최대순간풍속은 각각 -8.8℃와 10.7 m/s, -12.4℃와 9.6 m/s로서 소낙눈을 동반한 강풍이 불면서 온도도 매우 낮았는데, 이는 토양 과습으로 토양 표면에 노출되어 있던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뿌리 생장에 매우 불리하게 작용하였다. 연이어 2월 12, 13, 14일에도 각각 -4.1℃와 11.6 m/s, -5.6℃와 10.3 m/s, -4.7℃와 7.5 m/s의 저온과 강풍피해를 받았다. 더욱이 1월부터 지속된 가뭄현상으로 건조상태가 지속되다가 2월 15, 16일에 19 mm의 강우가 내렸으나 생육을 회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2월 26, 27, 28일에도 -1.8℃와 13.7 m/s, -3.5℃와 10.6 m/s, -4.1℃와 6.8 m/s의 저온과 강풍피해가 있었다. 3월 3일까지 고사개체가 59% 이상으로 많았으며 3월 4일부터 12일까지 9 일간의 저온과 강풍은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를 생육 회복 불능상태로 몰고 갔다. 따라서 2014/2015년의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수량감소의 주원인은 다음과 같이 분석되었다. 2014년 10월, 11월의 강우로 인하여 벼 수확 후 볏짚수거가 지연되어 볏짚 밑에 눌려 연약하게 자란 개체가 월동 후 저온에 고사되었다. 배수로 미설치로 논 토양 표면의 수분이 과다하여 뿌리를 땅속으로 내리지 못한 채 월동하게 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가 봄에 서릿발 및 가뭄과 강풍을 동반한 저온피해를 받아 뿌리가 말라버려 작물이 고사 되어 버리는 상황이 발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