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서 론
축산물 수요 증가에 따른 사료 곡물 수요, 신흥국 및 개 도국의 곡물 수요, 바이오 연료를 위한 곡물 수요의 증가 등으로 국제 곡물 가격이 상승세에 있다 (National Institute of Animal Science, 2014). 곡물 가격 상승은 관련 제품의 생산 비용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소비자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곡물 수입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국제 곡물 가격 변동은 국내 농산물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세 계 곡물시장의 변동성이 심화되는 가운데 유전자변형 (GM: genetically modified) 작물의 개발은 단위당 작물 생산성을 높임으로써 생산량 증대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GM 작물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존재하지만 GM 작물 재배는 세계 곡물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인식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GM 작물의 재배가 허용되어 있지 않지만 식용 및 사료용으로 수입되어 사용되고 있다. 국내 축산 농가는 수입 사료의 이용 비율이 높고, 이는 대부분 GM 작물을 포함하고 있다. 수입 사료뿐만 아니라 국내 사료 역시 대부분 수입된 GM 작물을 원료로 한다. 국내 축산 농가가 사용하는 사료는 농후사료 (79.1%)와 조사료 (20.9%) 로 구성되며 (2013년 기준), 농후사료는 배합사료 (88.2%)와 농가자급사료 (11.8%)로 구성되어 있다. 배합사료는 수입 배합사료 (76.9%)와 국내산 배합사료 (23.1%)로 나뉜다. 대 부분의 수입 사료는 GM 작물을 이용한 사료이기 때문에 국내 축산 농가는 사료용 GM 작물을 이용한 배합사료를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Chung and Kyung, 2009). 2014년 기준 국내에 수입 승인된 식용·농 업용 GMO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는 약 1,082만 톤, 31억 달러 규모로, 이는 2013년에 비해 약 22%(194만 톤) 증가한 수치다. 농업용으로 수입 승인된 GM 작물은 약 854만 톤 (79%)이며, 그 중 옥수수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옥수수는 주로 사료용으로 이용되며, 버섯 재배용과 비료 용 (4천 톤)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식용으로는 약 228만 톤 (21%)의 옥수수와 대두가 수입되고 있다. 이들은 미국과 브라질, 파라과이, 우크라이나 등에서 수입된다 (KRIBB, 2015).
GM 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로 인해 소비자 인식과 수용성에 관한 연구가 다수 존재한다. GM 식품의 안전성 과 표시에 대한 소비자 인식조사에 따르면, GM 식품에 대 해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소비자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 났으며, GM 식품 구입 의사에 대한 질문에도 부정적인 의 견이 주를 이루었다 (Kim et al., 2011). Ha et el. (2003)의 연구에서도 응답자의 71.6%가 GM 식품의 안전성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나타내며 정확한 과학적 지식을 갖고 있지 않은 것 (76.2%)으로 나타났다. Lim et al. (2004)에 따르면, GM 농산물 구입 경험에 대하여 전체 응답자의 44.4%가 ‘없다’ 또는 ‘잘 모르지만 구입한 적이 있는 것 같다’고 답 변했다. 이는 2014년 현재 약 천만 톤이 넘는 식용 및 농 업용의 GM 작물이 수입·판매되는 상황에서 GM 작물에 대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음을 보여준다.
GM 식품 인식에 대한 대부분의 연구들은 GM 식품의 최종 수요자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하였으며 국내 농업 인의 인식에 대한 조사는 소수에 불과하다 (Kim, 2002; Lee et al., 2014a). 국내 소비자와 생산자를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GM 작물에 대한 생산자의 섭취 의사가 소비 자에 비해 높고 GM 농작물에 대한 재배 의사 긍정률이 49.4%로 소비자 구매 의사 긍정률 (13.2%)과 비교해 36.2% 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Kim, 2002). 이는 GM 농작 물 안전성에 대한 생산자의 우려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을 의미한다.
GM 작물 도입에 대한 스코틀랜드 농업인들의 의사를 설문조사와 Q 방법론1)을 통해 분석한 결과 “농업용 GM 작물 도입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30%가 찬성을, 36%는 반대를 했고, 나머지 34%는 ‘모르겠 다’ 또는 찬성과 반대의 중간 입장을 나타냈다. “GM 작물 을 도입할 경우 발생할 문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라는 질문에 대중의 의심과 교차오염 등을 언급하였다 (Hall, 2008). 일반화하여 해석하면, GM 작물에 대한 순수 한 우려도 있지만, 생산자로써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대 중적 인식에 맞춰 신중하게 GM 작물을 도입하겠다는 의 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Lee et al. (2014a)는 농업인들의 인식과 재배의도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설문조사와 표적집단면접 (FGI) 을 병행하여 사용하였다. GM 작물에 대한 농민들의 인지 수준과 지식 수준은 각각 85.5%, 65%로 일반인과 크게 다 르지 않았다. GM 작물에 대해 알고 있는 내용을 설명하도 록 했을 때, 개발 목적에 대해서는 수확량 증가나 작물의 재배 용이성 증가 등만을 인식하고 있고, GM 농작물의 유 형·개발 방법·특징 등에 대해서는 대부분 부정확하거나 부정적인 측면이 과장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 났다. 소비자와 마찬가지로 농업인들도 GM 작물의 안전성 을 확신하지 못하고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불 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GM 작물을 섭취하거 나 재배할 의향이 있는 농민은 응답자의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고, FGI 방법을 통한 GM 작물 재배와 섭취 의향에 관한 의견에 따르면 자신이 먹을 수 없는 농산물을 소비자 에게 판매 할 수 없기 때문에 GM 작물 재배 의사가 없다 고 진술하지만, 일부 농업인은 수요가 있다면 재배할 의사 가 있음을 밝혔다. 즉, 절반가량은 국가가 안전성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고 재배를 허용한다면 재배 의사가 있으며 시장의 수요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재배 의 사가 있는 농민들은 질병저항성이나 해충저항성 등 경작에 필요한 특성이 개선되거나 수확량 증가, 건강에 좋은 성분 강화 등 판매에 유리한 특성을 갖는 GM 작물을 재배하려 는 의사가 높았다. 다만 정량적인 분석이 되지 않아 소비 수요 증대나 생산자 소득 증대 등 시장의 변화에 따른 생 산자의 재배 의사를 계측하지 않고 있다. 또한 재배 의사 에 영향을 미치는 수요를 최종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 수요 로 한정하여 축산 농가의 사료용 소비 수요를 고려하지 않 고 있었다. 따라서 이들을 고려한 경종 농가의 GM 기술 수용성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국내 축산 사료의 상당수가 해외에 의존하고 있고 이의 대부분이 GM 작물을 포함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료용 GM 작물의 생산을 국내에 허용할 경우 농업인이 GM 기술을 수용할 가능성에 대하여 조사·분석한다. 대상 작목은 사료용 벼 (쌀)와 기타 사료용 작물 (수단그라스, 청 예보리 등)이다.
II.재료 및 방법
1.설문 조사
우편을 통해 전국의 686개 농가를 상대로 GM 작물에 대한 인지도, 생산 현황, 농가의 사회경제적 변수 및 농가 기술 수용성에 대하여 설문하였다. GM 작물 인지도는 GM 농작물과 GM 축산사료에 대한 인지정도와 필요성에 대한 의견이며, 생산 현황은 현재의 경작 규모와 조수입 수준, 사회경제적 변수는 성별이나 연령, 영농 경력 등의 농가 속성을 포함하였다. 농가 기술 수용성은 두 가지 항목으로 분류하여 조사하였다. 설문을 통해 농업경영인이 응답자로 써 직면하게 되는 가상 상황을 두 가지로 나누었다. 사료 용으로 판매가 될 GM 벼 (쌀)의 경작이 가능하게 되어 소 득이 증가한다는 조건 하에 GM 벼 (쌀)의 경작의 여부를 질문하였다. 다만 소득 증가율을 7가지 (10%, 20%, 30%, 40%, 50%, 60%, 70%)로 달리한 설문지를 균등한 개수로 준비하고 무작위로 조사하였다. 두 번째 가상 상황도 동일 한 구성으로 수단그라스나 청예보리와 같은 사료작물의 경 작 의사를 질문하였다.
GM 벼 (쌀)와 GM 사료작물 경작 의사 분석을 위해 사 용한 변수의 정의는 Table 1에 나타낸 바와 같다. 종속변 수는 GM 벼 (쌀) 경작 의사 (GM rice)와 GM 사료작물 경 작 의사 (GM grass)로써, 각각의 경작 의사는 이분변수로 경작 의사가 있으면 1, 없으면 0의 값으로 정의하였다. 응 답자별로 무작위로 상이하게 제시된 소득증가율 (Rate), GM 농작물의 필요성 (Necessity), 영농 경력 (Experience), GM 축산사료 인지여부 (Recog-GMfeed), 응답자의 학력수준 (Edu-high), 벼 (쌀) 재배여부 (Rice), 잡곡 및 조사료 재배여 부 (Grass), 2014년도 곡물 조수입 수준 (Dincome)이 설명 변수로 분석에 포함되었다.
2.분석 방법
우리나라의 경우 GM 종자를 통한 영농이 현행법으로 가능하지 않으므로 이러한 의사 결정의 과정을 직접 관찰 할 수 없기 때문에 대안적인 방법으로써 가상가치평가법 (CVM: contingent valuation method)을 활용하였다. 이를 통 해 무작위로 주어진 가상의 단위 면적당 소득증가율에 따 른 GM 벼 (쌀)와 GM 사료작물에 대한 기술 수용성을 파 악하였다. 두 가지 가상 상황에 대해서 농업경영인의 결정 은 ‘예’와 ‘아니오’로 단순하게 관찰되지만 농업경영인의 GM 기술의 현황에 대한 인식이나 필요성, 영농 규모, 경 력, 학력 등의 제반 요소를 고려하여 평균적인 농업인의 기술수용성을 추정하기 위해서는 로짓모형 (logistic regression model)을 이용한 계량경제학적 추정이 필요하였다. 무작위 로 제시된 소득 증가율과 농업경영인의 의사 결정의 관계 를 이용하여 수용의사금액 (willingness to accept, WTA)의 도출이 가능하게 된다. 본 연구에서는 이론적 제약과의 일 관성 (consistency with theoretical constraints), 통계적 효율 성 (statistical efficiency) 및 총계능력 (ability to be aggregated) 조건을 만족하는 절단된 평균 수용의사금액 (truncated mean WTA)을 사용하였다 (Lee et al., 2014b). 이는 가상적으로 주어진 더 높거나 낮은 소득증가율에 반응하여 변하는 WTA의 확률 분포를 0에서부터 최대 제시금액까지 적분하 여 합산한 WTA를 구한 것으로, 본 연구에서는 0%~70%가 적분 구간으로 사용되었다.
III.결과 및 고찰
불성실한 응답을 제외한 640명의 경종 농가의 특성을 살 펴보면, GM 벼(쌀)와 사료작물을 수용하겠다는 농가가 약 36%와 42%이고, 평균적으로 제시된 소득증가율은 42%, GMO 필요성에 대해서는 66%가 중립(잘 모름) 또는 찬성, 영농 경력은 약 38년, GM 작물을 이용한 조사료에 대해 알고 있는 농가가 46%, 고등학교 이상의 학력을 지닌 응 답자가 59%, 벼 (쌀)와 기타작물을 경작하는 농가가 각각 97%와 18%이며, 조수입이 6천만 원을 넘는 농가가 2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Table 2).
1.GM 벼 (쌀) 경작 수용성
경종 농가의 GM 벼 (쌀)의 의사 결정에 대한 로짓모형 을 최우추정법을 통해 추정한 결과는 Table 3에 나타낸 바 와 같다. 제시된 소득증가율 (rate)은 7.8% 유의 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였고, GM 농작물의 필요성은 1% 내에 서 유의하였으며, 잡곡 및 조사료의 경작 여부가 10% 유 의 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일반적으로 통계적 유의성은 5% 수준에서 판별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해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반면 영농 경력이나 배합사료의 GM 작물 혼합 여부 인지, 교육 수준과 벼 (쌀)의 경작 여 부, 높은 조수입 수준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통계적 유의 수준 (1%, 5%, 10%)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가상적으로 제시된 소득의 증가율이 높아질수록, GM 농작물의 필요성에 대해 부정적이지 않은 경우, 현재 잡곡이나 조사료를 재배하고 있는 경우 GM 벼 (쌀)의 경작 의사가 높아짐을 의미한다. 추정된 결과를 통해 WTA를 계 산한 결과 47%로써 이는 평균적인 농가의 경우 소득이 47% 증가하여야 GM 벼 (쌀) 경작의 경제적 유인 (economic incentive)이 됨을 알 수 있다.
2.GM 사료작물 경작 수용성
경종 농가의 GM 사료작물의 경작 의사 결정에 대한 로 짓모형을 최우추정법을 통해 추정한 결과는 Table 4에 나 타낸 바와 같다. GM 농작물의 필요성과 잡곡 및 조사료 경작 여부는 1% 수준, 배합사료의 GM 작물 혼합 여부 인 지와 높은 조수입 수준은 5% 수준, 고등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은 10% 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반면에 영농 경력이나 벼 (쌀)의 경작 여부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통계 적 유의 수준 (1%, 5%, 10%)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 을 미치지 않았다. 제시된 소득증가율 (rate)에 대한 부호는 정 (+)의 부호로 추정되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아 가상적으로 제시된 소득증가율의 변화가 의사 결정에 영향 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WTA 를 계산한 결과 43%이지만, 일반적인 계량 분석에서 채택 하지 않는 14.1% 유의 수준에서만 경제적 유인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3.GM 기술 수용성에 대한 고찰
생산자로써 GM 기술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을 경우 소 득의 증대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매우 큰 차이가 아니라 면 기술 수용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GM 기술에 대한 낮은 신뢰도는 가상적으로 주어진 소득의 변화를 가상적 상황 혹은 비현실적 선택 상황으로 인식하여 추정된 WTA 가 실제적인 WTA와 상이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이러한 문제는 가상가치평가법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가상적 편의 (hypothetical bias)에 해당한다. 따라서 GM 기술을 국내에 보편적으로 보급하기 위해서는 GM 기술에 대한 인식이나 필요성 등에 대한 이해도가 증대되어야 한다. 특히 잡곡이 나 조사료를 현재 경작하고 있는 농가를 대상으로 할 경우 GM 벼 (쌀)와 GM 사료작물에 대한 경작 수용성을 높이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 이러한 경우 가상적 편의가 줄어들 고 농업 소득 변화에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의사 결정 을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IV.요 약
본 연구는 전국의 686개 농가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해 농가의 GM 기술과 GM 작물 및 이를 활용한 사료에 대한 인식, 농가의 생산 현황과 속성을 바탕으로 농가의 GM 벼 (쌀)와 GM 사료작물에 대한 기술 수용성을 분석하였다. 개 별적인 농가 속성에 따라 수용 의사가 다르지만, 2개의 GM 기술 수용성 추정에서 공통적으로 GM 기술 수용 의 사를 높이는 변수는 GM 농작물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과 잡곡이나 조사료 재배여부로 나타났다. 평균적인 경종 농 가의 경우 7.8% 유의수준에서 농가소득이 47% 증가할 경 우 벼 (쌀)에 대한 GM 기술을 수용하고, 벼 (쌀)를 제외한 사료작물의 경우에는 14.1% 유의수준에서 농가소득이 43% 증가할 때 GM 기술을 수용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벼 (쌀)와 비교해서 사료 작물은 상대적으로 적은 소득 증가 에도 불구하고 수용 가능성이 나타났다. 그러나 두 가지 경우 모두 통계적 유의성이 5%를 넘어가 신뢰도에 문제가 있다. 앞으로 GM 기술에 대한 신뢰성이 높아짐에 따라 CVM에서 발생하는 가상적 편의가 줄어든다면 통계적 유 의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므로 이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