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서 론
우리나라에서 호밀은 내한성이 강하고 초기 생장성이 우 수하여 조사료용이나 녹비용으로 매년 5만 ha 정도가 재배 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향후 그 재배면적은 더욱 확 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국내 수요에 발맞춰 답리작 적응성이 높은 조숙, 내한 품종 등 국내 농업 환경에 적합 한 품종을 육성․보급하여야 할 것이다.
국내에서의 호밀 품종 개발은 1984년 재래종을 수집하여 선발한 팔당호밀(Hwang et al., 1985)이 최초이며, 그 후 1980년대 후반까지 두루, 조춘, 춘추 등 외국 도입종이 선 발되었다(Ha et al., 1989, 1990; Hwang et al., 1987). 1990 년 후반부터 최근까지는 집단선발방법에 의해 올호밀(Heo et al., 1998), 곡우호밀, 이그린, 올그린(Heo et al., 2004, 2009a, 2009b) 등 숙기가 빠르면서 수량이 많은 품종이 육 성되었다. 또한 2002년에는 캐나다와 공동연구로 윈터그린 (Heo et al., 2003)이 육성되어 해외채종을 거쳐 국내에 보 급되기도 하였다.
호밀은 종자 결실 습성이 타식성이고 성숙기도 늦으며, 결실기에 도복이 잘돼 국내에서 종자생산에 어려움이 많다. 따라서 국내에서 다수의 호밀품종이 육성되었음에도 불구 하고 국내 수요 종자량은 주로 도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 이다(MIFAFF, 2013).
따라서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는 숙기가 빠르고, 추위에 강하며, 습해에 강해 이모작 지대에서 조사료 생산 용으로 유망하면서 채종량도 많아 국내에서 종자생산이 가 능한 호밀 신품종을 개발하였기에 보고하는 바이다.
Ⅱ재료 및 방법
1.육성경위
본 신품종은 중부지방에서 답리작에 적합한 숙기가 빠르 고 추위에 강한 호밀 품종 개발을 목표로 육성되었다. 1995년에 조숙인 조춘호밀 등 10계통(조춘호밀, 팔당호밀, Maton, 칠보호밀, 춘추호밀, Vitagrazer, Koolgrazer, Wintergrazer70, 무안재래, 경산재래)을 혼합하여 ‘SR95POP’ 집단 을 만들었으며, 이 집단 내에서 개체들 간 타화수정을 유 도하였다. ‘SR95POP’ 집단 내에서 조숙성인 개체를 선발 한 후 1996년 격리장소에서 재배하여 각 개체 간 타화수정 을 유도하였으며, 그 중에서 생육특성이 우수한 S1 집단 (Pop1∼Pop6)을 선발하였다. 이들 집단은 1997∼2004년까지 7년간 수원 및 연천에서 조숙 다수성에 중점을 두어 집단 선발을 실시하였으며, 여러 가지 특성이 우수한 ‘SR95POPS1- 140-9-1-3-7-5-3’ 계통을 선발하였다. 이 계통은 증식과 정을 거친 후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간 생산력검정 시험을 실시한 결과 조숙성이고 조사료 및 종실 생산성이 뛰어난 계통으로 판명되어 2011년부터 ‘호밀50호’로 계통 명을 부여하고 수원, 연천, 익산, 청원, 대구 등 전국 5개 지역에서 3년간 지역적응시험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호밀 50호’는 조사료용 호밀이 지녀야 할 농업형질이 우수한 계 통으로 입증되어 2013년 8월 농작물 직무육성 신품종선정 심의회에서 신품종으로 선정됨과 동시에 ‘씨드그린’으로 명 명되었다.
2.시험방법
지역적응시험은 경기 수원과 연천에서는 전작으로, 충북 청원, 전북 익산, 대구에서는 답리작으로 각각 실시하였다. 파종기는 수원이 10월 상순, 연천이 9월 하순, 청원이 10월 중순, 익산, 대구가 10월 하순이었다. 파종방법(휴폭 × 파 폭 × 휴장)은 전작이 25 cm × 5 cm × 6 m의 세조파를, 답 리작은 150 cm × 120 cm × 6 m의 휴립광산파를 하였으며, 파종량은 전작이 120 kg/ha, 답리작이 150 kg/ha이었다. 시 비량은 진단시비를 하여 보리 표준시비량인 ha당 질소 91, 인산 74, 칼리 39 kg의 30 %를 증비하였고, 시비방법은 질 소를 수원, 연천이 기비 50% : 추비 50%, 청원, 익산, 대 구가 기비 40% : 추비 60%로 분시하였으며, 인산과 가리 는 전량 기비로 시용하였다. 수확은 출수기로부터 7일경에 하였고, 생초수량은 전체구를 예취하여 ha당 수량으로 환 산하였다. 건물수량은 각 품종별로 생초수량을 평량하고 난 후 1 kg을 취하여 70℃에서 60시간 건조 후 건물률을 산출한 다음 생초수량을 곱하여 ha당 수량으로 환산하였고, 4℃ 저온 저장고에 보관하여 조사료 분석용 시료로 이용하 였다. 기타 생육관리는 농진청 표준재배법에 준하였고 생 육, 수량특성, 내한성 및 병충해 저항성 등의 관련 조사는 농촌진흥청 동계작물 신품종개발 공동연구 계획서의 조사 기준에 준하여 실시하였다(RDA, 2010, 2011, 2013). 육성 계통의 조사료 품질평가를 위하여 조단백질은 AOAC법 (1995), NDF (neutral detergent fiber)와 ADF (acid detergent fiber)는 Goering과 Van Soest (1970)의 방법으로 분석하였 다. TDN 함량은 88.9-(0.79 × %ADF)의 계산식을 이용하 여 산출하였다(Holland et al., 1990).Fig .1
Ⅲ결과 및 고찰
1.고유특성
호밀 신품종 ‘씨드그린’의 고유특성은 Table 1에서와 같 다. ‘씨드그린’의 초형은 직립으로 표준품종인 ‘곡우’와 같 다. 또한 ‘씨드그린’의 잎색은 농록색으로 표준품종과 같으 나 잎폭이 표준품종에 비해 약간 넓고 길이가 긴 편이다. 줄기는 황백색으로 중간 정도의 굵기로 표준품종과 같다. ‘씨드그린’의 종실은 갈색이며 중간크기로, 황갈색이며 종 실의 크기가 작은 표준품종 ‘곡우’와 구별된다.
2.출수기
‘씨드그린’의 출수기는 Table 2에서와 같이 지역적응시험 지 전체에서 평균 4월 22일로 표준품종인 ‘곡우’에 비해 3 일 빨랐다(p<0.05). 지역별 ‘씨드그린’의 출수기는 남부지 방인 대구에서 평균 4월 17일로 가장 빨랐고, 북부지방인 연천에서 5월 1일로 가장 늦었는데, 대구와 연천 간에는 14일의 출수기 차이를 보였다. 표준품종인 ‘곡우’ 또한 대 구에서 4월 18일로 출수가 가장 빨랐고, 연천에서 5월 3일 로 가장 늦었다. 표준품종은 출수가 빠른 지역과 늦은 지 역이 15일의 차이를 보여 지역별 변이 정도가 ‘씨드그린’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출수기의 연차간 차이는 ‘씨드그린’이 1일로 ‘곡우’의 4일보다 작은 경향이었다.
3.초장
수확시기인 출수기로부터 일주일 경에 평가한 ‘씨드그린’ 의 초장은 Table 3에서와 같다. 시험지 전체에서 평균 141 cm로 표준품종인 ‘곡우’의 138 cm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 았다. 지역별로 볼 때 ‘씨드그린’의 경우 대구가 평균 153 cm로 가장 컸으며, 익산이 125 cm로 가장 작았고, 표준품 종인 ‘곡우’도 대구에서 152 cm로 가장 컸고, 익산에서 117 cm로 가장 작아 ‘씨드그린’과 같은 경향이었다. Table 2에 서와 같이 시험지역인 익산과 대구에서 출수기가 각각 4월 18일과 4월 17일로 대등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초장에서 대 구가 27 cm 이상 큰 것은 수확시기의 지연, 그리고 지역 의 특성상 출수기 이후 온도 상승으로 인한 호밀의 생육촉 진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4.내재해성
수원, 연천, 청원, 익산 및 대구 등 5개 지역의 지역적응 시험에서 평가한 ‘씨드그린’의 내재해성은 Table 4에서와 같다. 포장 내한성은 평균 2로 표준품종인 ‘곡우’의 1과 대 등한 수준이었다. 도복은 평균 2로 표준품종인 ‘곡우’보다 다소 강하였으며, 국내 답리작의 조사료 생산 환경에서 흔 히 발생할 수 있는 습해나 병해 또한 ‘씨드그린’이 ‘곡우’ 에 비해 강한 면모를 보였다. 호밀은 다른 동계작물에 비 해 강한 내재해성을 가지고 있지만, 초장이 크기 때문에 도복이 잘되는 편이다. 그러나 ‘씨드그린’은 도복에 강한 편으로 표준품종 ‘곡우’에 비해 원활한 수확작업이 가능하 리라 판단되었다.
5.조사료 생산성
호밀의 조사료 수량성과 품질을 고려할 때 적정 수확시 기로 판단되는 출수기 후 일주일에 평가한 ‘씨드그린’의 ha 당 생초수량은 Table 5에서와 같다. 생초수량은 시험지 전 체에서 평균 39.8톤으로 표준품종인 ‘곡우’의 40.8톤에 비 해 98% 수준으로 적었으나 유의성은 없었다. 지역별 ‘씨드 그린’의 ha당 생초수량은 1년 시험을 수행한 청원을 제외 하면 수원과 연천에서 각각 47.8톤과 40.3톤으로 높았고, 대구와 익산에서 34.6톤과 36.8톤으로 낮았다. 이러한 경향 은 표준품종인 ‘곡우’에서도 유사하였다.
건물수량은 Table 6에서 보는 바와 같이 Table 5의 생초 수량과 경향이 유사하였는데, 시험지 전체에서 ha당 평균 8.3톤으로 표준품종인 ‘곡우’의 8.4톤과 대등한 수준이었다. 지역별로는 수원에서 9.1톤으로 건물수량이 가장 많았고, 1 년 시험을 수행한 청원(7.6톤/ha)를 제외하고 연천, 대구 및 대구에서 7.9~8.2톤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었다. 표준품종인 ‘곡우’는 수원에서 9.9톤으로 건물수량이 가장 많았고, 익산, 대구 및 연천에서 7.5∼9.9톤으로 낮은 수준 으로 건물수량에 대한 지역간 편차는 ‘씨드그린’에 비해 조금 더 큰 경향이었다.
6.사료가치
경기도 수원에 소재한 국립식량과학원의 시험포장에서 출수기로부터 1주일 후에 수확한 총체시료로 평가한 ‘씨드 그린’의 조사료 품질 특성은 Table 7에서와 같다. ‘씨드그 린’의 조단백질 함량은 10.5%로서 9.7%인 표준품종 ‘곡우’ 보다 0.8% 높았다. ‘씨드그린’의 ADF와 NDF 함량(%)은 각각 38.8%와 66.4%로, ‘곡우’의 40.4%와 68.2% 보다 낮 았다. ‘씨드그린’의 TDN 함량은 58.3%로 ‘곡우’의 57% 보 다 1.3% 높았으며, TDN 수량 또한 4.81 톤/ha로 4.77톤/ha 인 ‘곡우’ 보다 높았으나 유의성은 없었다.
7.종실 생산성
종자 채종을 위한 ‘씨드그린’의 성숙기, 수량구성요소 및 단위면적당 종자 생산량은 Table 8에서와 같다. 성숙기는 ‘씨드그린’이 6월 16일로 ‘곡우’의 6월 18일 보다 2일 빨랐 으나 유의성은 없었다. 또한 ‘씨드그린’은 ‘곡우’에 비해 수 장이 짧고, m2당 수수가 20개, 1수립수가 2개 적었으나 천 립중이 1.8g 무겁고, ℓ중이 28개가 많아 단위면적당 종실 수량이 ha당 4.0톤으로 16%가 많았다. 특히, 호밀은 수확 시기에 이삭비율이 증가하여 도복이 잘되는 점을 감안하면 ‘씨드그린’은 Table 4에서와 같이 도복에 강해 채종에 유리 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8.적응지역 및 재배상 유의점
호밀 신품종 ‘씨드그린’은 조사료 또는 녹비용으로 이용 된다. ‘씨드그린’은 내한성이 강하고, 생육속도가 빨라 조 기수확이 가능하기 때문에 전국의 답리작 및 전작지대에서 추파에 의한 월동재배가 가능하다. 그러나 다른 호밀 품종 과 마찬가지로 비료를 많이 주고 밀식을 하면 도복이 발생 하여 수확작업을 어렵게 하고 조사료 품질을 떨어뜨리므로 적정 파종량과 표준시비량을 준수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호밀 신품종 ‘씨드그린’은 밭작물이므로 답리작 재배 시에 는 배수로 관리를 철저히 하여 습해를 예방하여야 한다. 또한 호밀은 작물의 특성상 출수한 이후 식물체가 급격히 목질화되어 사료가치를 떨어뜨리므로 출수 후 7일 이내에 수확하여 베일리지(bailage)나 헤일리지(haylage)를 제조해 야 한다.
Ⅳ요 약
국립식량과학원에서 국내 환경에 적합한 조사료용 호밀 품종을 개발하기 위하여 1995년에 ‘조춘호밀’ 등 10개 품 종을 방임수분으로 혼합 교배하여 그 중에서 형질이 우수 한 ‘SR95POP-S1-140-9-1-3-7-5-3’ 계통을 선발하였다. 선발 계통에 대해 생산력을 검정한 결과 특성이 우수하여 ‘호밀 50호’로 계통명을 부여하고 5개 지역에서 3개년간 지역적 응성을 검정하였으며, 조사료 수량뿐만 아니라 종실 수량 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2013년 직무육성신품종 선정위원회 에서 신품종으로 선정됨과 함께 ‘씨드그린’으로 명명되었 다. ‘씨드그린’은 초형이 직립이고, 잎색은 농록색이며, 길 이는 길고, 폭은 넓은 편이다. 줄기는 황백색으로 중간 정 도의 굵기이며, 종실은 갈색이고, 중간 크기이다. ‘씨드그 린’의 출수기는 4월 22일로 표준품종인 ‘곡우’ 보다 3일, 성숙기는 6월 16일로 2일 빠르다. 초장은 141 cm로 ‘곡우’ 보다 3 cm 길다. 한해는 평균 2로 표준품종인 ‘곡우’의 1과 대등한 수준이며, 도복은 ‘곡우’ 보다 약간 강하였으며, 습 해와 병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씨드그린’의 생초수량은 ha 당 39.8톤(곡우 40.8톤), 건물수량은 평균 8.3톤(곡우 8.4 톤)으로 ‘곡우’ 보다 약간 적었으나, 종실수량은 4톤으로 ‘곡우’보다 16% 증수하였다. ‘씨드그린’의 조단백질 함량은 10.5%로서 ‘곡우’ 보다 0.8% 높았으며, ADF와 NDF 함량 (%)은 각각 38.8%와 66.4%로 ‘곡우’ 보다 낮았으나, TDN 함량(%)은 58.3%로 ‘곡우’ 보다 1.3% 높았으며, TDN 수량 또한 4.81 톤/ha로 ‘곡우’ 보다 약간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