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서 론
과거 겨울철 논과 밭에는 가능하면 밀과 보리를 심어 이 모작을 기본으로 하는 것이 우리나라 농사의 근간이었으며 식량을 해결하는데 크게 공헌을 하였다. 그러나 불과 1세 대인 30년이 지나지 않은 기간 동안 벼와 맥류를 근간으로 하는 이모작 농사는 자취를 감춰가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이모작도 아닌 삼모작 연구를 추진하게 된 배경은 우리나 라와 같이 인구밀도가 높고 경지면적이 좁은 나라에서는 경작면적을 늘리는 방법으로 식량자급률을 높이는데 기여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작물 생산을 위한 논 작부체계는 동계작물인 맥류와 하계작물인 벼의 작기 중심으로 조합하거나 동계작 물인 맥류와 하계작물인 사료용 옥수수나 수단그라스를 조 합하는 이모작 재배가 일반적이다(Ju et al., 2012). 그러나 같은 토지에서 삼모작을 할 수만 있다면 생산성은 더욱 증 가하리라 생각된다. 삼모작은 같은 경작지에서 1년에 세 차례 농작물을 재배하여 수확하는 농법으로 본 연구에서의 삼모작 재배는 가을에 사료작물을 파종하여 이듬해 봄에 수확하고, 바로 조생종 벼를 이앙하여 늦여름에 수확한 후 이어서 귀리를 가을재배 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 기술은 2005년에 농촌진흥청에서 단기 생육형 여름파종용(가을재 배용) 귀리품종인 하이스피드와 다크호스를 육성함으로써 가능하게 되었다. 그러나 삼모작은 아직 현장에서 적용된 사례가 많이 없는 초기단계의 작부체계로 작물의 생육특성 을 고려하여 작기에 맞는 파종시기와 수확시기의 결정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남부지역에서 동계 사료맥류, 하계 조 생종 벼, 추계 하파귀리 등 삼모작 재배기술을 확립하고 그에 따른 적합한 맥종 선정 및 생산성과 사료가치를 검토 하기 위해 실시하였다.
II.재료 및 방법
1.시험재료 및 재배방법
이 시험은 2012년 10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전북 익산 에 소재한 국립식량과학원 벼맥류부 논에서 실시하였다. 삼모작 작부조합은 동계작물+조평벼+하파귀리로, 가을에 파종한 동계작물을 이듬 해 봄에 조평벼 이앙시기에 맞춰 수확한 다음 조평벼를 이앙하고, 늦은 여름에 조평벼 수확 후 월동맥류 재배 전에 약 2개월간 하파귀리를 재배하는 처리와 동계작물을 이듬 해 봄에 청보리 수확기에 맞춰 수 확한 다음 조평벼를 파종하고, 조평벼 수확 후 하파귀리를 재배하는 처리를 두었다. 처리내용은 ①청보리(유호, Hordeum valgare L.) +벼(조평, Oryza sativa L.) +귀리(하 이스피드, Avena sativa L.), ②호밀(곡우, Secale cereale) + 벼(조평) +귀리(하이스피드), ③총체밀(청우, Triticum spp.) +벼(조평) +귀리(하이스피드), ④트리티케일(신영, Triticosecale wittmack) +벼(조평) +귀리(하이스피드) 등 4처리를 두었 다. 동계사료작물은 11월 1일에 휴립광산파로 파종하였으 며, 파종량은 청보리는 220 kg/ha, 호밀은 240 kg/ha, 총체밀 은 220 kg/ha, 트리티케일은 220 kg/ha로 하였다. 시비는 답 리작 보리재배의 기준시비량인 N-P2O5-K2O=91-74-39 kg/ha 에서 질소는 30% 증량하였으며, 이 중 인산과 칼리는 전 량 기비로 사용하였고, 질소는 기비 대 추비를 40 : 60으로 나누어 분시하였으며, 수확은 4월 30일, 5월 30일 두 번에 걸쳐 실시하였다. 하계작물은 조생종 벼인 조평벼를 사용 하였는데, 4월 6일에 파종하여 5월 6일에 이앙한 처리와 5 월 4일에 파종하여 6월 4일에 이앙한 처리를 두었고 재식 거리는 30×12 cm로 주당 5본으로 하였다. 시비량은 N-P2O5-K2O = 100-64-78 kg/ha를 질소는 기비, 분얼비, 수비 를 각각 50%, 30%, 20%로 분시하였고 인산은 전량 기비 로 사용하였고 칼리는 기비 70%, 수비 30%로 분시하였다. 수확은 1차 이앙한 처리구는 8월 26일, 2차 이앙한 처리구 는 9월 9일에 하였다. 하파귀리는 하이스피드 품종을 8월 28일에 파종한 처리구와 9월 2일에 2차 이앙한 조평벼에 입모중 파종한 처리구를 두었다. 파종량은 200 kg/ha, 시비 는 추파 맥류의 70% 수준으로 N-P2O5-K2O = 64-52-27 kg/ha 를 전량 기비로 시용하였으며, 수확은 10월 27일에 실시하 였다. 모든 작물의 병해충 및 잡초방제는 기본방제를 기준 으로 하였으며, 기타 재배 및 생육조사 등은 국립식량과학 원 표준재배법(NICS, 2010)과 농업과학기술 연구조사분석기 준(RDA, 2012)에 의하여 실시하였다.
2.사료가치 분석
분석용 시료는 각 품종의 수확기별로 반복마다 1 kg씩 시료를 취하여 70℃ 순환식 건조기에 60시간 이상 건조한 후 건물 중량을 칭량하여 건물함량을 산출한 다음 이를 분 쇄기로 분쇄하여 사료가치 분석에 이용하였다. 시료의 조 단백질은 AOAC (1995) 방법으로, neutral detergent fiber (NDF)와 acid detergent fiber (ADF)는 각각 Goering과 Van Soest (1970)의 방법으로 분석하였다. Total digestible nutrients (TDN)는 ADF와 NDF는 건물소화율 및 섭취량과 높은 상관관 계를 가진다는 점에 근거하여 TDN (%) = 88.9-(0.79 × %ADF) 의 계산식을 이용하여 산출하였다(Holland et al., 1990).
3.통계분석
이 실험에서 얻어낸 데이터는 SAS Ver. 9.1 program을 이용하여 분산분석을 실시하였으며, Duncan’s multiple range test에 의하여 5% 유의수준에서 처리구간의 통계적인 차이를 구명하였다.
4.기상조건
시험기간 중의 기상 조건은 Fig. 1과 같다. 사료맥류의 월동기간은 평년보다 저온으로 경과되었고, 조평벼의 생육 기간은 평년과 비슷한 기온을 보였으며, 귀리 생육기간의 기상경과는 파종기인 8월 하순에 평년보다 강수량이 많고 이후에는 큰 차이가 없었으며, 평균기온은 대체로 생육기 간 전반에 걸쳐 높게 경과하였다.
III.결과 및 고찰
1.동계 사료맥류
(1)동계 사료맥류
동계 사료맥류의 생육특성 및 수량성은 Table 1과 같다. 청보리, 호밀, 트리티케일 및 밀 등 시험한 사료맥류의 생 육은 월동기간 중 저온으로 경과하여 매우 저조하였으며, 호밀을 제외한 다른 맥류는 4월 30일 1차 수확할 때까지 출수 하지 않았다. 조평벼의 이앙기에 맞춰 4월 30일에 수 확한 사료맥류의 건물수량은 호밀>트리티케일>총체밀>보 리 순으로 많았으며(p<0.05), TDN 수량도 같은 경향을 보 였다. 사료용 맥류의 수확적기는 호밀이 4월 말~5월 초순 이고, 청보리, 트리티케일, 총체밀은 5월 말경으로(Song et al., 2009), 조평벼의 조기이앙을 위한 4월 30일 수확은 호 밀을 제외하고 모두 낮은 수량을 보였다. 이는 Choi and Kim (2008)에 의하면 청보리는 출수기 전후 초기 생산량이 적다고 보고하였는데, 4월 30일에 수확된 보리, 트리티케 일, 총체밀은 모두 출수기 이전에 수확되었기 때문에 낮은 수량성을 보였다. 맥류의 수확기에 맞춰 5월 30일 수확한 사료맥류의 건물수량과 TDN 수량은 호밀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트리티케일이 많았으며 청보리와 밀이 비슷한 수 량을 보였다(p<0.05).
(2)사료가치
월동 사료맥류의 사료가치는 Table 2와 같다. 조평벼의 적기 이앙을 위하여 4월 30일에 수확한 사료맥류는 호밀을 제외하고 모두 출수 전으로 조단백질 함량은 높고, 섬유소 함량은 낮게 나타났다. 조단백질 함량은 청보리와 밀이 21.7%, 21.6%로 높게 나타났고, 호밀이 12.7%로 가장 낮았 다. NDF와 ADF는 유호보리가 각각 47.2%, 19.4%로 가장 낮았고, 호밀이 61.1%, 32.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p< 0.05). TDN 함량은 유호보리>청우밀>트리티케일>호밀 순 으로서 보리가 가장 높은 가소화영양소 함량을 보였다 (p<0.05). 사료맥류의 수확적기에 맞춰 5월 30일에 수확한 사료맥류의 조단백질 함량은 청보리가 9.8%로 가장 높았 고, 호밀이 7.3%로 가장 낮았다. NDF와 ADF도 청보리가 54.3%, 28.5%로 가장 낮았고, TDN 함량은 66.5%로 가장 높았다(p<0.05). 4월 30일에 수확한 맥류와 비교했을 때 조단백질 함량은 감소하였고, 섬유소함량은 증가하였다 (p<0.05). 사료맥류의 조단백질 함량은 생육초기에 높고 출 수 후 생육이 진행됨에 따라 감소한다고 보고하였고(Hwang et al., 1985; Kim et al., 1992), 식물체 구조를 형성하는 세 포벽 구성물질인 NDF와 ADF는 사료맥류에서 출수기에 정 점으로 증가되다가 유숙기에 감소한다는 보고가 있었는데 (Shin and Kim, 1995; Song et al., 2009), 본 연구에서는 늦게 수확한 처리구에서 NDF와 ADF의 함량이 유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hemicellulose 함량은 4월 30일과 5월 30일 수확 간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는데, 이는 생 육후기로 갈수록 cellulose 함량만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 었다.
2.하계작물 조평벼
(1)생육특성 및 수량성
월동 사료작물을 4월 30일에 수확 후 5월 6일 이앙한 조평벼의 출수기는 7월 15일이었고, 8월 22일 수확하였으 며, 간장은 평균 68 cm이었고, 주당 수수와 수당립수는 평 균 23개와 77개로 대비구로 파종한 중만생종 황금누리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등숙비는 평균 83.6%이었고, 현미 천 립중은 20.2 g이었으며, 백미중은 평균 4.37톤/ha로 9월 단 작인 황금누리보다 평균 약 19%가 감소하였다. 월동 사료 맥류를 5월 30일 수확하고 6월 4일에 이앙한 조평벼의 출 수기는 7월 31일로 5월 6일 이앙보다 약 16일이 늦어졌으 며, 이는 단작 대비구인 중만생종 황금누리도 같은 경향이 었다. 9월 9일에 수확한 조평벼의 간장은 75 cm로 5월 6일 에 이앙한 처리구보다 컸으며, 수수와 수당립수는 비슷하 였다. 등숙비율은 평균 63.2%로 낮았고, 백미중은 3.43톤 /ha로 단작 대비구인 황금누리벼의 57% 수준으로, 이는 등 숙비율과 1수립수의 차이로 여겨졌다. 1, 2차 이앙한 조평 벼의 생육특성 및 수량성 모두 재배된 앞작물의 품종에 따 른 유의성은 나타나지 않았다. Kim et al., (1996), Kang et al., (2005), Jung et al., (2003), Ko (1997) 등은 이앙시기가 늦어질수록 수량이 떨어진다고 보고하였는데, 조평벼는 5 월 6일 조기 이앙보다 6월 4일에 이앙한 처리구에서 약 22% 수량이 감소하여 비슷한 시험결과를 보였으나, 단작 대비구인 황금누리벼는 5월 6일 조기 이앙보다 6월 4일에 이앙한 처리구에서 약 11% 증수하여 품종에 따라 작기 조 정이 다를 것으로 사료된다. Nam et al., (2013)은 4월 20일 에 파종하여 5월 20일에 이앙한 조생종 벼 조평의 평균 출 수기는 5월 28일이있고, 간장은 67 cm이며, 등숙비율은 94%, 백미수량은 보통기 보비재배에서 평균 5.67톤/ha, 중 부평야 및 호남평야, 영남평야의 소득후작 재배에서 평균 4.88 MT/ha라고 하였는데, 본 연구에서는 등숙비율도 낮았 고 수량성도 낮게 나타났다. Table 3
3.가을재배 귀리
(1)생육특성 및 수량성
조평벼를 수확한 후 가을에 월동 맥류를 파종하기 전에 틈새작물로 파종한 가을재배용 귀리품종인 하이스피드의 생육특성 및 수량성은 Table 4와 같다. 조평벼를 8월 22일 수확 후 8월 28일에 파종한 하이스피드귀리의 출수기는 10 월 10일이었으며, 수확기인 10월 27일의 초장은 평균 110 cm, 경수는 m2당 878개이었다. 생초수량은 37.7톤/ha, 건물 수량과 TDN 수량은 각각 8.5톤/ha과 5.0톤/ha을 나타내었 다. 2차 파종한 조평벼의 수확시기가 늦어짐에 따라 9월 2 일에 입모중 파종한 하파귀리는 월동사료맥류의 파종인 10 월 말까지 출수를 하지 않았다. 초장은 평균 81 cm이었고, 생초수량은 22.8톤/ha이었으며, 건물수량과 TDN 수량은 각각 3.6톤/ha과 2.4톤/ha이었다. 1, 2차 파종한 하이스피 드 귀리의 생육특성 및 수량성 모두 재배된 앞작물의 품종 에 따른 유의성은 나타나지 않았다(p>0.05). Han et al., (2012)은 8월 17일에 파종한 하파용인 다크호스․하이스피 드․스완의 출수기는 10월 11~12일이라고 보고하였는데, 본 연구에서도 하이스피드 귀리의 파종기는 8월 28일로 10 일정도 늦기는 하였지만 출수기는 비슷한 시기였고, 9월 2 일에 입모중 파종한 하파귀리는 출수를 하지 않았다. 수량 성에서는 2차 파종이 1차 파종에 비해 건물수량과 TDN 수량 모두 50%를 못 미치는 결과를 나타내어(p<0.05), 틈 새작물로 하이스피드귀리를 파종 시에는 파종이 빠를수록 유리한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삼모작에 재배되는 하이 스피드 귀리는 약 2개월만 생장하는 단기성 작물로 기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생각되며, 파종기에 비로 인한 파종기 지연 및 생육기간 중 온도의 영향 등이 우려될 수 있으므로 귀리의 안전재배법에 관련된 연구가 앞으로 지속 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된다.
(2)사료가치
가을재배 귀리의 사료가치는 Table 5와 같다. 1차 파종 한 하이스피드 귀리의 조단백질 함량은 평균 10.7%이었고, NDF와 ADF의 함량은 각각 62.2%와 36.7% 이었으며, TDN의 함량은 59.9% 이었다. 2차 파종한 하이스피드 귀리 의 조단백질 함량은 평균 21.7%로 1차 파종에 비해 유의 적으로 높았으며(p<0.05), NDF와 ADF 함량은 각각 47.6% 와 28.3%로 낮았고, TDN 함량은 66.5%로 높게 나타났다 (p<0.05). 이 결과는 2차 파종한 하이스피드 귀리는 수확 시까지 출수 전의 생육단계로 단백질 함량이 높은 잎이 차 지하는 비율이 높고 식물체의 목질화가 이루어지기 전이었 기 때문에 1차 파종에 비해 높은 조단백질과 낮은 섬유소 함량을 나타낸 것으로 사료된다. 1, 2차 파종한 하이스피드 귀리의 사료가치는 앞 작물인 사료맥류의 맥종별+조평벼 처리간에 유의성은 나타나지 않았다(p>0.05).
IV.요 약
이 연구는 남부지역 논에서 동계 사료맥류, 하계 조생종 벼, 추계 하파귀리 등 삼모작 재배기술을 확립하기 위해 실시하였다. 월동 사료작물을 조생종 벼인 조평벼의 이앙 시기에 맞춰 4월 30일 1차 수확한 처리구와 사료맥류의 수 확기인 5월 30일에 수확한 처리구 모두 곡우호밀이 각각 생초수량 32.0톤/ha과 42.3톤/ha, 건물수량이 5.8톤/ha과 16.5톤/ha로 다른 작물에 비해 높은 수량을 보였다. 하계 조평벼는 5월 6일에 1차 이앙한 처리구보다 6월 4일에 2차 이앙한 처리구에서 등숙비율이 떨어지고 수량도 약 22% 감소하여 조기 이앙이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틈새작물 로 재배한 하이스피드 귀리는 8월 28일에 1차 파종한 귀리 는 10월 10일에 출수하였지만 9월 2일에 입모중으로 2차 파종한 귀리는 출수도 하지 못하였으며 1차 파종에 비해 건물수량과 TDN 수량 모두 50%를 못 미치는 결과를 나타 내어 파종이 빠를수록 유리한 것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남부지역에서 삼모작을 하기 위해서는 호밀을 재배하여 4 월 30일 전에 수확한 후 조평벼의 조기 이앙과 하이스피드 귀리의 적기 파종이 쌀 수량과 조사료 수량 확보에 유리한 것으로 사료되었다.